POSTECHIAN Today

심지훈 교수(물리94학번),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POSTECHIAN 후배들에게

2015-06-26792
심지훈 교수(물리94학번),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POSTECHIAN 후배들에게

 미국 러트거스대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중 연구팀을 주도해 세계 최초로 플루토늄 물성을 규명하여 세계적인 사이언스 저널 Nature에 논문을 발표해 주목 받은 POSTECHIAN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심지훈 교수다. POSTECH에서 학사, 석·박사 통합과정을 마친 심교수는 현재 모교 POSTECH 교단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좋은 스승으로서 친구 같은 선배로서 후배들이 스스로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좋은 롤모델이 되고 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바쁘신 와중에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께서 이공계 분야에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되신 계기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처음 이공계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어려서부터 이공계 분야를 좋아했었던 것 같습니다. 어릴 적 어느 집에나 있었던 학생대백과사전이 저희 집에도 있었는데 책에 소개 된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저는 과학기술과 우주관련 부분이 유독 재미있어 관심을 갖고 여러 번 봤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이때부터 이공계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교인 POSTECH에 부임하셔서 교단에 서시기로 결심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요? 혹시 그 결정에 영향을 끼친 롤모델이나 은사님이 계신지요?

저는 기본적으로 계속 연구를 하고 싶었습니다. 미국 러트거스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을 때, POSTECH과 같은 연구중심대학에서 재직하며 제가 하고 싶었던 연구를 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었습니다. 제가 POSTECH을 졸업하기는 했지만 모교에 부임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좋은 기회도 있었고 연구실적도 인정 받아 모교인 POSTECH에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제 모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POSTECH 물리학과에 재학했을 때 민병일 교수님께서 박사지도교수님이셨습니다. 민 교수님께서는 학생들보다 항상 더 열심히 연구를 하셔서 오히려 학생들이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셨습니다. 또, 학생들에게 연구나 과제를 시키실 때도 강압적으로 시키시지 않으시고 항상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인내심을 갖고 지도해 주셨습니다. 저도 교단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민 교수님만큼은 안되더라도 학생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관심이 있으셨던 분야, 활동, 미래에 대한 준비 등 교수님의 학창시절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는 지극히 평범한 학생 이었습니다. 1, 2학년때는 산악회, 서예 동아리, 동아리연합회 등 각종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했습니다.


 지금의 학부 POSTECHIAN들도 그렇겠지만 저 역시 학부 때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과학잡지나 교과서에 나오는 이론만 알고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가 장래성이 있고 해야 한다는 명확한 목표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학부 4학년때 민병일 교수님의 지도아래 연구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광범위한 것보다는 한가지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을 좋아해서 고체물리학을 중심으로 열심히 연구를 했습니다. 그때의 연구참여가 계기가 되어서 조금씩 미래에 무엇을 해야겠다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Q POSTECH에서 학사, 석·박사 통합과정을 마치시고 모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계시는데요. 교수님께서 교단에 계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시는 순간은 언제이신지요?


학부 졸업생들은 있지만 아직 연구실을 졸업 한 학생들은 없는데요. 제 제자들이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해서 잘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굉장히 보람찰 것 같습니다. 제자들이 잘되는 것 이상으로 교수에게 기쁨을 주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물리학을 전공하셨지만, 화학과첨단원자력공학부에서 겸직으로 재직 중 이신데요. 학창시절의 전공과 다른 분야에서 연구하시는 과정에서 겪으시는 어려움은 없으신지요?


A 물론 많은 여러움이 있었습니다. 저는 학창시절에 물리학 중에서도 고체물리학을 전공했습니다. 고체물리학 관련으로 박사후 연구원을 가려고 했지만 자리가 없다거나 연구비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원하는 곳에 가지 못해 같은 고체물리학 분야이긴 했지만 분야를 많이 틀어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 전공을 다른 분야와 접목 시키면서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잘 나왔고 좋은 논문도 쓸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셈이지요.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연구중심대학에 갈 수 있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기회를 알아보던 중 POSTECH 화학과의 초빙공고를 보고 화학분야에 접목시킬 수 있는 아이템을 모아 지원을 했습니다. 저를 뽑아 준 화학과가 매우 진취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밖에서 보는 화학과 실제로 접하는 화학은 용어도 다르고 학문 스타일도 상당히 달랐습니다. 화학을 전공하신 분들은 제가 관심을 갖고 있었던 분야에 관심이 없으시다거나, 제가 너무 단순하게 가지고 있던 가정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등 극복해야 할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박사후 연구원 때 플루토늄 관련 연구를 해서 핵연료 등의 분야를 원자력과 접목 시키면 어필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하는 시뮬레이션이 실제 현장에 적용 시킬 수 있는 원자력공학 연구를 하시는 분들이 보시기에는 굉장히 원천적이어서 중간의 갭이 컸습니다 지금도 그 갭을 채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행착오를 거치고 다방면으로 방향선회도 하며 제 연구를 어떤 분야와 접목을 시키면 좋을지 고민하며 연구를 계속 하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미국 러트거스대 물리학과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하셨을 때 러트거스대 연구팀 소속으로 연구를 주도하셔서 플루토늄 물성의 원인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셨고 그 연구 성과가 세계적인 사이언스 저널인 네이처 지에 실려 주목을 받으셨습니다.
 또한, 폐열을 전기에너지로 바꿀 때 변환효율을 기존 7%에서 12%로 향상시킨 신소재인 인듐셀레나이드(In4Se3-x)를 개발하셨고 그 연구 성과 역시 네이처 지에 실렸는데요. 이런 우수한 연구성과를 내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으리라 사료 됩니다. 교수님께서 겪으신 어려움과 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말씀 부탁 드립니다.


당시 러트거스대 연구팀에서는 연구를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여건(tool)은 갖추고 있었는데 제가 POSTECH에서 배운 방법론(기술)이 없었습니다. 2년 넘게 성과 없이 지지부진했던 연구가 제가 연구팀에 합류하여 연구를 주도하면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박사후 연구원을 위해 미국 러트거스대에 처음 갔을 때 생소한 분야와 관련하여 미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영어로 토론을 하며 연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인듐셀레나이드와 관련해서는 제가 박사후 연구원을 마칠 무렵 삼성에서 근무하고 있는 고등학교 동기에게서 연락을 받아 하게 되었습니다. 삼성에서 연락 받은 건은 열전소재 관련이었는데 그 건을 위해 제가 박사 때 했었던 연구와 관련된 분석을 요청 받아 처음에는 서포트 역할로 참여했는데 논문 제작까지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열전연구를 하게 되었고 지금은 관련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박사후 연구원으로 미국에서 연구를 할 때보다 학부시절이 더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우수한 학생들만 모여있으니 열심히 해도 성적이 오르기는 했지만 상위권까지 오르지 않아 좌절도 했었습니다. ‘여기는 정말 대단한 학생들만 있구나… 아무리 열심히 해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있구나…’ 등의 ‘나는 안돼’라는 생각을 하며 위축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연구참여가 계기가 되어 고체물리학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했고 지금의 제가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향후의 연구계획과 연구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지향하시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 드립니다.


과학자로서 제가 지향하는 것은 교과서에 나올 수 있는 새로운 발견을 하는 것 입니다. 물리나 화학은 같은 이공계분야라고 해도 대부분 50년 이상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이론이 교재에 나오고 있습니다. 언젠가 제가 획기적인 발견을 해서 교과서에도 실릴 수 있는 연구 결과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학문적인 부분 외에 교수님께서 특별히 강조하시는 것이 있으신지요?


POSTECH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모두 고등학교 때 최상위권이었던 우수한 학생들입니다. POSTECH은 그런 우수한 학생들로만 구성되어 있어 개개인의 능력이 모두 출중하고 잘하고 있는데도 위축되어있는 학생들이 있어 안타깝습니다. 미리부터 소심해져서 ‘나는 못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연구는 뛰어난 재능을 요구하지만 어떤 연구는 꾸준한 인내심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동기부여만 되면 모두 잘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남과 비교하며 스스로 못한다고 판단하고 좌절하지 말고 스스로 ‘잘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갖고 열심히 하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