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이상준 교수팀, 기공 움직임 모사 ‘수화젤 멤브레인’ 개발

2015-09-07192
 식물 숨구멍 쏙 빼닮은 움직이는 막 만들었다

이상준 교수팀, 기공 움직임 모사 ‘수화젤 멤브레인’ 개발
 
동물에만 코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식물에도 코가 있는데, 바로 ‘기공’*1 이다. 사람의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식물은 하루에도 수없이 잎에 분포한 ‘기공’을 여닫으며 생존에 필요한 기체와 수분을 주고받는다. 긴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살아가는 식물은 기공 덕분에 생존을 위한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연구팀이 이 역동적인 기공의 형태와 기능을 옮겨 낸 기능성 막(멤브레인)*2을 만들어 내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계공학과 이상준 교수, 박사과정 김혜정씨 팀은 온도 및 산도(pH 농도)에 반응하는 식물 잎 기공의 움직임을 유사하게 구현할 수 있는 수화젤*3 멤브레인(Stomata-Inspired Membrane, SIM) 제작 방법을 개발하고, 세계적 재료공학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지를 통해 발표했다.
 
자유자재로 움직임을 조절하면서도 특정 자극에 반응하는 막을 만들면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어 많은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다. 이 교수팀은 온도와 산도에 반응하는 수화젤을 패턴이 인쇄된 포토마스크(Photomask)를 덧씌워 자외선에 노출시켰고, 자외선 노출 정도와 무늬 형태를 조절하여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구멍을 가진 막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냈다.
 
이렇게 만든 막은 특정 온도나 산도에 반응하는 성질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각종 산업계에서 필요한 여과 막, 막 기반 센서 등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제조 기법도 매우 단순해졌다. 기존에는 움직이는 수화젤을 제작하기 위해 서로 다른 두 물질을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 과정이 복잡했고 상이한 두 물질을 붙일 때 예기치 못한 주름이 잡히거나 찢어지는 등 불완전한 부분이 많았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움직이는 막 제작법은 자외선에 한 차례만 쪼이면 손쉽게 이층 구조의 막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포토마스크 디자인만 바꿔 주면 응용 분야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멤브레인 제작이 가능하다.
 
연구를 주도한 이상준 교수는 “식물이 기공을 통해 수분을 증발시키고 끌어오는 통로로 활용하는 자연 현상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며 “이번에 개발된 멤브레인을 기반으로 향후 유량조정 벨브를 만들거나, 특정 온도에 반응하는 의료분야 진단기의 유체흐름을 조종하는데 핵심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의 창의적 연구사업 과제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1. 기공(氣孔)

잎의 뒷면에 있는 공기구멍. 두 개의 공변세포에 의해 열리고 닫힌다. 광합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가 들어오고 광합성의 결과로 만들어진 산소가 나가는 공기의 이동통로이다. 이곳에서 잎에 있는 물이 기체 상태로 내보내지는 증산작용이 일어난다.
 
2. 멤브레인(Membrane)
특정물질을 선택적으로 투과시키는 수많은 구멍을 가진 막. 액체나 기체상태의 용해되지 않는 입자 분리라는 일반여과(Filteration)뿐만 아니라 액체에 용해된 용존물질이나 혼합기체의 분리까지도 가능하다.
 
3. 수화젤(Hydrogel)
유동성이 뛰어난 친수성 고분자. 많은 양의 수분을 함유한 삼차원 네트워크 구조의 부드러운 재료로서 신체 조직과 유사하여 생체 적합 재료로서 많이 사용된다. 이 중에는 온도나 산도 등으로 상전이를 하여 불연속적으로 변화하는 것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