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8 봄호 / 알리미가 만난 사람 / 송재경님과의 대화

2018-04-19 73

송재경님과의 대화

하나의 직업이 아닌 두 가지 직업을 갖고 사는 삶은 어떨까? 영화 <나쵸 리브레>에서는 주인공이 낮에는 수도사로, 밤에는 프로 레슬러로 살아간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두 사람의 삶을 한 번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번에 인터뷰를 하게 된 송재경님 또한 두 직업을 가지고 계신다. 낮에는 포스코의 경영 전략팀의 과장으로, 밤에는 ‘9와 숫자들’의 보컬로 말이다. 이와 같이 다양한 경험을 하신 송재경님이 포스테키안을 구독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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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회사원 두 가지의 삶을 성공적으로 이룬 비결은?

2015, 2017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 록 노래상, ‘9와 숫자들’이 받은 상이다. 이 밴드의 보컬인 송재경님은 하나의 직업으로도 성공하기 힘든데 회사원과 가수로서의 삶 모두 성공하셨다. 두 가지 직업을 갖게 되면 일이 겹치거나 힘든 상황도 많을 텐데 어떻게 자기 관리를 했는지 그 비결이 궁금했다.

“처음에는 두 직업을  감당 못했는데, 시간을 아껴 쓰면서 해결할 수 있었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가수로서 해야 하는 일 외에도, 회사에서 주어진 일들도 있었기 때문에 이 일들을 완수하지 못하면 여유시간을 만들지 못했어요. 그래서 주어진 시간 내에 일을 완수하기 위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했어요. 실제로 어렸을 때 방학에 만들었던 하루 일과표와 같은 것이 항상 제 머리 속에서 돌아가고 있어요. 30분, 1시간 단위로 제가 해야 할 일을 정해 놓고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죠. ‘이 일은 무슨 요일까지 끝내야 하고,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무엇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어요. 그렇게 일을 효율적으로 해서 끝내면 남는 시간에 여유를 즐긴답니다.”

# 아름다운 노래 가사를 어떻게 얻을까?

‘9와 숫자들’의 노래를 들으면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가사들이 많다. 특히 ‘9와 숫자들’의 높은 마음이라는 노래를 좋아하는데, 힘들 때 들으면 힘이 나는 노래이다. 그만큼 노래에서 가사는 멜로디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가사들은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나오는데, 송재경님은 가사에 대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고, 풀어내는 지 물어보았다.

“소재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소재를 관찰하고 정물화 그리듯이 표현해요. 예를 들어서 9와 숫자들의 노래 중에서 ‘검은 돌’이라는 노래가 있는데요, 이 노래의 가사를 쓸 즈음에 제주도에 갈 일이 많았어요. 그때 문득 느꼈었는데, 제주도는 정말 검정색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주도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바닥의 돌도 검정색이고 집의 담장들도 검정색이잖아요.

그러면서 제주도가 화산 섬이라는 것을 떠올리게 되었고, 섬이 만들어져서 지금까지 계속 존재해온 시간들을 상상해 봤어요. 그렇게 상상하다가 떠올린 것이 ‘한숨 쉰 자리가 성가신 흉터로 남아 눈물 담아 둘 곳 내게는 없네’라는 가사예요. 이 가사는 현무암에 대해서 사람들이 갖고 있는 흔한 생각들을 정리해서 만든 것이에요. 가사에서 한숨쉰다는 것이 화산 폭발이 일어나면서 가스가 분출되어 현무암에 구멍이 생기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물을 담지 못한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거든요. 이렇게 상상하고 생각하면서 제가 생각하는 좋은 표현들로 써 내려가면서 가사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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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에게 조언 한마디!

“어릴 때, 어른들이 제게 항상 ‘공부 열심히 해라. 그러면 정말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 라는 말을 하셨어요. 예전에는 저도 인정하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까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여기서 공부라는 게 함유하고 있는 폭이 넓어요. 학교에서 하는 입시 공부부터, 개인적으로 궁금하고 좋아해서 하는 것까지 모두 공부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세상에서 지구의 땅 일부를 밟고 살잖아요, 그런데 개인이 인식할 수 있는 세상의 크기는 사람마다 달라요. 하지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인식할 수 있는 세상의 크기가 넓어지죠. 이렇게 자기가 인식할 수 있는 세상이 넓어질수록 삶에서 행복을 찾게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 같아요. 마치 보물찾기를 할 때, 다른 사람들은 동네의 잔디밭만 뒤지고 있을 때 나는 구름 속에서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처럼 말이죠. 여러분들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더 넓은 세상에서 행복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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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미 23기 문새미 | 컴퓨터공학과 17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