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8 여름호 / 기획특집 / 독

2018-07-12 65

기획특집 / 독

모두들 익히 알고있듯이, 독은 수많은 살인사건과 사망사고의 원인이 되는 위험한 물질입니다. 대표적으로 김정남 살인 사건, 농약 사이다 사고 등이 있죠. 하지만 놀랍게도, 주름을 탱탱하게 펴주는 약물로 유명한 ‘보톡스’의 주성분 또한 ‘보툴리눔 톡신’이라는 독입니다. 실제로 이 독이 신경세포 사이를 이동해서 시술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의 근육에 작용하면 호흡곤란이나 근육 약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대체 ‘독’은 무엇인 걸까요. 위험한 줄로만 알았던 독이 어떻게 병원에서 이용되는 걸까요. 독은 어떻게 인체를 공격하고, 인체는 어떻게 방어하고 있을까요?

주사기에 약물을 주입하는 이미지

<기획특집 Ⅰ>

독에 관한 기본 개념

주름을 탱탱하게 펴주는 약물로 유명한 ‘보톡스’, 이 보톡스의 주성분이 ‘보툴리눔 톡신’이라는 독소라는 것도 알고 계셨나요? 실제로 이 보툴리눔 톡신은 라면 스프 한 봉의 양으로 서울 전체 인구를 죽일 수 있을 만큼 무서운 독입니다. 이렇듯 위험한 독소라고 해도 소량으로는 약물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독이란 그 범위를 정확히 하기가 어렵고, 또 그만큼 더 위험하다고 할 수 있어요. 그러면 독의 양면성과 관련된 여러 개념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독과 관련된 약초이미지

‘독’이란?

독이란 작은 분자나 펩타이드, 단백질로 구성된 물질로, 접촉이나 흡수를 통해서 유기체의 조직에 침투하였을 때, 효소나 세포 수용체 등에 교란을 일으켜 질병이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물질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독은 그 종류별로 작용 메커니즘이 모두 달라 생물체에서 작용하는 표적이나 죽음을 일으킬 수 있는 양이 다른데요. 각각의 독이 생체 내에서 작용하는 기작은 다음 장에서 자세히 보도록 하고, 그에 따라 달라지는 독성 작용의 용량에 대해 먼저 알아 보도록 합시다.

일반적으로 독성물질은 용량이 많아질수록 독성 반응이 더 심해집니다. 그러나 물질에 따라 용량-반응 관계가 급속하게 증가하는 경우도 있고, 완만하게 증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독성물질의 유해성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물질별로 수용되는 용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성물질의 용량 평가에 사용되는 다양한 단위들이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LD50’이라는 단위가 주로 독성을 비교하는 데 사용됩니다.

LD50(Lethal Dose 50%)이란 ‘반수 치사량’이라고도 불리며 통계적으로 개체의 50%가 죽을 것으로 예상되는 독성물질의 용량을 의미합니다. 독성 물질의 양을 점점 증가시키며 실험군에 투여할 때 용량에 따른 치사율 곡선을 얻을 수 있는데, 그 곡선에서 50%의 치사율을 나타내는 용량이 LD50입니다. 이것의 단위는 실험군의 체중 kg당 mg으로 나타냅니다. 그렇다면, LD50 값이 작을수록 독성이 더 큰 물질이겠죠? 이 LD50값이 0.00001mg/kg으로, 세상에서 가장 독성이 큰 물질이 보톡스의 주요 물질로 소개했던 ‘보툴리눔 톡신’이라는 독소랍니다.

독도 잘 쓰면 약이 된다

‘보툴리눔 톡신’이라는 독소는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이라는 박테리아가 배출하는 독소입니다. 보툴리눔 톡신의 독성 효과는 근육세포와 접하고 있는 신경세포의 축삭 말단에 작용하여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방출을 막아 근육의 경직을 일으키는 효과 때문에 나타나는데요. 이 효과를 그대로 이용해서 근육 경련과 주름을 치료하는 약물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보톨리눔 톡신’은 병원에서 주름 개선제, 사시 치료, 소아마비 치료 등에 사용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은 약물입니다. 물론 치사량의 1000분의 1정도의 양을 주사한다고 해요. 그 외에도 살모사의 독이 혈관을 이완시켜 죽음을 이르게 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고혈압 치료제를 개발한 예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독성 효과를 동시에 가진 특정 의약품이 안전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를 나타내기 위해서 ED50(Effective Dose 50%)이라는 지표를 이용하는데요. 치료 반응도 독성 반응과 유사하게 용량이 증가할수록 커질 것입니다. ED50이란 이 용량과 특정 효과의 관계를 살펴보았을 때 우리가 기대하는 특정 반응이 집단의 50%에서 나타나도록 하는 용량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아스피린의 경우, 실험군의 50%가 두통의 감소 효과를 나타내는 용량을 ED50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아스피린의 치료 반응은 독성 반응과 같은 메커니즘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약을 만들 때는 아스피린의 독성 효과를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앞에서 살펴본 독성 효과의 지표인 LD50과 치료 효과의 지표인 ED50을 함께 고려하여 새롭게 TI(치료 계수)를 ‘TI=LD50/

ED50’로 정의, 의약품의 상대적인 안정성을 나타냅니다.

아스피린의 LD50이 200mg/kg이고, ED50이 20mg/kg이라고 해봅시다. 그렇다면 TI는 10(200/20)이 됩니다. TI지수가 클수록, 즉 독성 효과를 나타내는 용량이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용량에 비해 현저히 클수록 더 안전한 의약품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Poison vs. Venom

여러분들은 독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나요? ‘Poison’이라는 단어를 주로 떠올릴 텐데요. 그렇다면 독성이 있는 뱀은 어떻게 표현할까요? ‘Poisonous snake’일 것 같지만, 올바른 표현은 ‘Venomous snake’입니다. 위에 설명했던 독의 정의에 해당하는 것은 모두 toxin이라는 큰 범주에 속하고, 감염경로에 따라 크게 2가지로 분류를 하는데요. 곤충이나 동물 등에 쏘이거나 물렸을 때 감염되는 독은 venom이고, 섭취나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것은 poison이라고 합니다. 두 경우 모두 생물체의 혈관을 통해 독성 물질이 이동하여 표적 위치에 독성 작용한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venom의 경우는 독성을 가진 개체가 직접 혈관에 상처를 내서 독성물질을 주입하는 것이고, poison은 피부의 접촉이나 소화과정을 통해 혈관으로 독성물질이 흡수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즉 독버섯을 먹어서 독성에 감염되는 경우는 poisonous한 버섯에 감염되는 것이고, 뱀에게 물려서 독에 감염되는 경우는 venomous한 뱀에 감염되는 것이랍니다.

‘독도 잘 쓰면 약이 된다’. 유해성의 대명사인 ‘독’과 사람을 살리는 ‘약’, 안 어울리는 두 단어였지만 알고 보니 굉장히 가까운 존재인 것 같죠?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특정 물질을 의약품으로 이용할 때는 항상 그 독성 효과를 올바르게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보다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독성 물질이 생체 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알아야 할 텐데요.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해요.

알리미 23기 이예지

알리미 23기 이예지 | 화학과 17학번

<기획특집 Ⅱ>

독의 작용 메커니즘

술을 마시면 에탄올이 분해되어 아세트 알데하이드(Acetaldehyde)가 생성됩니다. 아세트 알데하이드는 숙취를 불러일으키는 일종의 독성 물질이지만, 생명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반면에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독인 보툴리눔 톡신(Botulinum toxin)은 15ng 정도의 미량만으로도 성인 남성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습니다. 어째서 어떤 독은 크게 해롭지 않지만 다른 독은 생명을 앗아갈 만큼 치명적인 것일까요? 그 이유는 두 독의 작용 메커니즘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독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주는지, 그 메커니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독이 작용하는 곳

일반적으로 독은 특정한 조직이나 기관에 특이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를 표적 조직 또는 표적 기관이라 부릅니다. 예를 들어 일산화탄소(Carbon monoxide)와 아질산나트륨(Sodium nitrite)은 적혈구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함으로써 산소 전달을 차단하기 때문에, 이 둘의 표적은 적혈구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모든 조직에 공통적으로 작용하는 독성 물질도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 자유 라디칼(Free radical)을 들 수 있습니다. 라디칼이란 홀전자(Unpaired electron)를 지니고 있는 물질로서 굉장히 높은 반응성을 지닌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우리 몸이 방사선에 노출되면 방사선의 강한 에너지로 인해 자유 라디칼이 몸 곳곳에서 생성되고, 세포의 구성성분들과 활발하게 반응해 세포의 사멸 또는 암을 초래하게 됩니다.

이렇듯이 독은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작용 방식과 작용 부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치명적인 독의 표적은 무엇일까요? 소화계, 순환계, 호흡계 모두 독의 표적이 될 수 있지만 가장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표적은 신경계입니다. 현재까지 약 1000종의 신경독(Neurotoxin)들이 발견되었고, 세상에서 가장 강한 5개의 독1 중 4개의 독이 신경독에 속합니다. 신경계는 항상성 유지에 있어 중대한 역할을 수행하므로, 신경계가 공격당하면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럼 지금부터 신경독을 중심으로 독의 작용 메커니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신경독의 작용 메커니즘

신경계는 뉴런(Neuron)이라는 단위체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뉴런은 신호의 수용을 담당하는 수상돌기(Dendrite)와 신호의 전도를 담당하는 축삭(Axon)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수상돌기로 화학적 신호가 전달되면 그 신호는 전기적 신호로 전환되어 축삭을 따라 이동하게 되고, 신호가 축삭 말단에 도달하면 화학물질이 분비되어서 다음 뉴런에게 신호를 전달합니다. 일반적으로 신경독은 신호 전달과정을 크게 3가지 방법으로 저해합니다. 신호 전달을 담당하는 뉴런 자체를 손상시키거나, 축삭을 통한 전기적 신호의 전도를 방해하거나, 뉴런 간의 화학적 신호 전달을 방해함으로써 신호 전달을 교란시킵니다. 각 방법에 따른 저해 메커니즘을 예시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뉴런을 손상시키는 독으로는 일산화탄소와 아질산나트륨 등이 있습니다. 앞서 소개했듯이 이 독들은 적혈구를 표적으로 하여 산소 전달을 저해합니다.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으면 산소에 민감한 뉴런이 사멸하기 때문에 신경계가 망가지게 됩니다. 또한 시안화수소(Hydrogen cyanide)와 플루오르아세테이트(Fluoroacetate)는 뉴런에 직접 흡수되어 물질 대사를 저해하고 산소의 활용을 억제합니다. 시안화수소는 사이토크롬 C(Cytochrome C) 산화효소 복합체와 결합해 전자전달계를 저해하고, 플루오르아세테이트는 조효소 A(Coenzyme A)와 결합해 시트르산 회로2를 저해합니다. 그 결과 에너지를 생산할 수 없어서 뉴런이 사멸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전기적 신호의 전도를 저해하는 독으로는 테트로도 톡신(Tetrodotoxin)과 테트라에틸암모늄(Tetraethylammonium) 등이 있습니다. 뉴런은 소듐(Sodium) 이온과 포타슘(Potassium) 이온에 대한 채널(Channel)3을 이용해 전기 신호를 전도시키는데, 테트로도 톡신은 소듐 채널을, 테트라에틸암모늄은 포타슘 채널을 차단하게 됩니다. 채널이 차단되면 탈분극4이 일어나지 않아 전도가 진행되지 않고 신호가 소실됩니다. 신호가 전달되지 않으면 우리 몸은 항상성을 유지할 수 없고,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화학적 신호의 전달을 저해하는 독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독인 보툴리눔 톡신 등이 있습니다. 전기 신호가 축삭 말단에 도달하면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등의 신호 전달 물질이 담겨있는 소낭(Vesicle)이 세포막과 융합되어 시냅스5로 방출됩니다. 이 때 SNARE 단백질이 소낭과 세포막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보툴리눔 톡신은 SNARE 단백질을 절단함으로써 소낭과 세포막의 융합을 억제합니다. 신호 전달 물질이 시냅스로 방출되지 않으므로 신호 전달은 멈춰버리고 우리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초래합니다.

다양한 독의 작용 메커니즘

지금까지 신경독을 예시로 독이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다룬 독의 메커니즘은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세상에는 신경독 외에도 수많은 독과 수많은 작용 메커니즘들이 존재합니다. 피마자라는 식물이 만드는 독소인 리신(Ricin)은 rRNA의 특별한 서열인 A4324 서열을 절단함으로써 리보솜의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세포를 사멸시킵니다. 그리고 탄저균이 만드는 독소인 탄저 독소(Anthrax toxin)는 세포 내 신호전달 물질인 cAMP6를 증가시켜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교란시킬 뿐만 아니라 대식세포의 세포 사멸을 유도함으로써 면역계를 망가뜨립니다. 이처럼 우리 몸의 다양한 시스템을 표적으로 하는 독들이 있고, 그 공격 메커니즘에 따라 서로 다른 영향을 끼칩니다.

독들의 공격 메커니즘이 있다면 우리 몸의 방어 메커니즘도 존재하겠지요? 우리 몸은 독성 물질을 분해시키거나 변형시키는 해독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음 장에서 우리 몸의 해독 과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가장 치명적인 5개의 독: 보툴리눔 톡신, 테타노스 톡신, 리신, 펠리 톡신, 바트라코 톡신.

2 시트르산 회로: 세포호흡의 과정 중 하나. TCA 회로라고도 부름.

3 채널: 물질을 특이적으로 투과시키는 단백질 통로.

4 탈분극: 뉴런의 세포막에서 유지되고 있는 일정한 전위차가 소실되는 현상으로서 전도의 원인이 됨.

5 시냅스: 뉴런과 뉴런 사이의 공간. 축삭 말단에서 분비된 신호 전달 물질은 시냅스 후 뉴런에게 전달됨.

6 cAMP: cyclic Adenosine Mono Phosphate의 약어. 세포 내 신호전달에서 2차 전달자로 사용되는 물질.

알리미 23기 김동윤

알리미 23기 김동윤 | 생명과학과 17학번

<기획특집 Ⅲ>

체내 효소계에 의한 인체의 해독 작용

살면서 우리의 몸은 종종 독성 물질에 노출됩니다. 독성 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해독’ 작용이 필요한데요, 이는 매우 복잡할 뿐만 아니라 개개인마다 차이를 보이고, 환경, 생활 방식, 유전자 구성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달리 생각해 보면 해독 작용이란 ‘체내에 등장한 새로운 물질이 어떤 경로를 따라 어떤 반응을 거칠까?’라는 거대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알려진 메커니즘은 체내 효소계에 의한 해독 작용인데요, 한 번 자세히 알아볼까요?

우선 개관적 흐름은 체내에서 지용성인 독성 물질이 소장에 도달한 후 간문맥을 통해 간으로 이동하고, 간에서 효소계에 의해 수용성 물질로 전환된 후, 간정맥을 통해 신장으로 이동하여 소변으로 배설되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여러 물질이 관여하고 여러 단계로 일어나는데, 크게 modification, conjugation, excretion의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Phase 1 : Modification  

Phase 1에서는 작용기의 도입을 통해 독성 물질의 반응성을 높입니다. 이 과정에는 미토콘드리아나 소포체에 존재하는 효소의 대가족유전자군 CypP450이 중심적인 역할을 맡게 되는데, 간의 효소 농도에 따르면 100여 가지의 P450 중에서도 Cyp3A4, Cyp1A1, Cyp1A2, Cyp2D6, Cyp2C가 주요하게 작용합니다. 이들은 보조인자 NADH와 함께 비활성의 탄화수소에 산소 원자를 포함시킴으로써, 산화 반응을 통해 에폭사이드나 카보닐기를, 가수분해 반응을 통해 아미노기, 하이드록실기, 메르캅토기를 도입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하이드록실화 반응은 ‘O2 + NADPH + H+ + RH → NADP⁺+ H2O + ROH’의 식을 따릅니다. Phase 1은 산화 반응과 가수분해 반응 외에도 환원, 고리화 반응 등을 통해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Phase 1의 결과로 독성 물질 한 분자당 자유 라디칼 한 분자가 생성되는데, 이는 글루타치온(glutathione)에 의해 처리되어 글루타치온 황화물(glutathione disulfide)로 산화됩니다. 또한 phase 1에서는 과산화 현상에 의해 더욱 반응성이 높은 독성 물질이 중간물질로 생성될 수 있습니다. 이는 항산화제와 phase 2에 의해 해독될 수 있기 때문에 phase 1과 2의 비율은 매우 중요합니다. 건강한 사람의 간에서 이 비율은 적절하게 유지되지만 니코틴이나 알코올 등은 phase 1의 비율을 늘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두 단계의 불균형이 발생할 경우 중간물질은 점차 누적되어 조직에 손상을 입히게 됩니다.

Phase 2 : Conjugation  

Phase 2에서는 반응성이 높아진 독성 물질의 활성 부위에 전하를 띤 물질의 콘주게이션(conjugation)이 일어납니다. 이때 전하를 띤 물질이 무엇이냐에 따라 글루타치온(glutathione) 콘주게이션, 황화(sulfation), 메틸화(metylation), 아미노산 콘주게이션, 글루쿠론산(glucuronic acid) 콘주게이션 등으로 불립니다. 이 과정에는 phase 1과 마찬가지로 효소와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보조인자가 필요한데, 이 물질들은 어떤 콘주게이션인지에 따라 달라지며 주로 미세소체나 세포질에 존재합니다.

Figure1.지용성 독성 물질의 phase 1&2 과 관련된 화학구성도-이미지 출처:처:https://en.wikipedia.org/wiki/drug_metabolism

Phase 3 : Excretion  

Phase 2의 산물이 체외로 배설됩니다. 만약 phase 1이 끝난 후의 산물이 충분히 극성 수용성을 띤다면 phase 1의 산물도 곧바로 배설될 수 있습니다. 앞서 phase 1과 2는 각각 전기음성도와 전하를 띤 물질에 의해 독성 물질의 극성을 높여 수용성을 띠게 했습니다. 수용성 물질은 지용성인 세포막을 잘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활발히 이동할 수 있고, 결론적으로 쉽게 배설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체내 효소계에 의한 해독 작용인만큼 관여하는 효소들입니다. 효소의 생성에는 여러 비타민과 미네랄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들 성분을 포함한 음식물의 섭취가 필요한데요, 대표적으로 마늘, 양파, 계피, 홍차, 사과, 케일 등이 바로 그 예시들입니다. 특히 비타민 A, C, E는 앞서 설명한 phase 1의 독성 대사산물의 해독 또한 도울 수 있습니다.

Figure2.간에서의 해독 작용에 관련 화학 및 작용 구성도 - 이미지 출처:http://www.altmedrev.com/publications/3/3/187.pdf Liska DJ (1988) The detoxification enzyme systems.Altern Med Tev.3(3):187-98.

막연한 개념으로 다가오던 ‘독’, 조금은 더 명확하게 이해가 됐나요? 간단히 다루었지만 독에 관한 연구는 보다 방대한 분야이며, 새로운 물질의 발견과 생명체의 변화가 있는 한 앞으로도 끊임없이 계속될 것입니다. 이번 기획특집을 통해 여러분들이 ‘독’의 관점에서 일상 속 물질들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갖길 기대할게요!

알리미 22기 김채영

알리미 22기 김채영 | 화학과 16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