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9 여름호 / 공대생이 보는 세상

2019-07-18 86

공대생이 보는 세상 / 기숙사­

생명과학과가 본 기숙사 사진

대학생활의 로망을 이야기할 때면 빠지지 않는 것이 있죠? 바로 기숙사 생활! 포스텍에서는 1, 2학년 전원이 의무적으로 기숙사 생활을 해, 이 로망을 실현해 볼 수 있습니다. 기숙사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우리 공대생들의 생각, 들어볼까요?

생명과학과가 본 기숙사  Dept. of Life Science

콜록콜록!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더니, 에어컨을 너무 세게 틀었나? 오늘은 기숙사에만 콕 박혀 있어야 겠다. 입맛이 없지만 약을 먹으려면 억지로라도 밥을 먹어야 겠지? 음…. 방에는 컵라면밖에 없네…. 컵라면을 끓일 때는 플라스틱이 가열돼서 환경호르몬이 나와. 환경호르몬은 안드로겐과 에스트로겐을 비롯한 지용성 호르몬의 수용체와 결합해서 우리의 내분비계를 교란하지. 원래는 지용성 호르몬들이 수용체와 결합하면 호르몬-수용체 복합체가 형성되고, 이는 핵으로 이동해서 특정 유전자의 전사인자로 작용해. 그런데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면 환경호르몬이 수용체와 복합체를 형성해서 전사인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고, 세포의 기능을 저해시키는 거야!

오늘처럼 아픈 날에는 되도록 컵라면을 먹으면 안 되겠어…. 어쩔 수 없이 매점에서 간단히 사 먹고 약을 먹어야겠다. 일단 열을 내리려면 해열, 소염진통제인 아스피린이 좋을 것 같아. 아스피린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NSAIDs)의 일종으로 cyclooxygenase(COX)를 억제하게 돼! COX는 염증과 발열에 관여하는 프로스타글란딘 (prostaglandin)을 생성하는 효소인데, 이를 억제하면 자연스럽게 항염증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 거지~. 이 프로스타글란딘은 위벽 보호에도 관여하기 때문에 아스피린을 너무 많이 먹으면 속을 버리게 돼! 역시 약은 정해진 용법대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

휴… 약을 먹었으니 한숨 자야겠다. 그런데 방의 불을 끄는 걸 깜박했네. 다시 끄러 가기 귀찮지만, 방이 밝으면 잠이 안 오겠지? 송과샘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은 수면과 관련이 있는데, 빛의 변화 때문에 그 분비가 조절되지. 밤과 같이 어두운 환경에서 송과샘의 heterogenous nuclear ribonucleoprotein Q(hnRNP Q)라는 단백질이 aralkylamine N-acetyltransferase(AANAT)라는 효소의 양을 증가시키고, 이는 멜라토닌 합성을 촉진하지! 그 결과 잠이 오게 되는 거야~. 아플수록 숙면을 해야 하니까 귀찮더라도 불을 끄고 자야겠다. 얼른 낫기 위해서 난 먼저 자러 가볼게~.

알리미 23기 생명과학과 17학번 김동윤

알리미 23기 생명과학과 17학번 김동윤

전자전기공학과가 본 기숙사  Dept. of Electrical Engineering

아, 시원하다~. 역시 여름에는 기숙사에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이불에 들어가 있는 게 최고야. 희망 온도를 설정하기만 하면 스스로 온도를 조절하고,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제습, 파워 냉방 등 다양한 모드를 지원하는 에어컨은 참 똑똑한 것 같아~. 응? 뭐라고? 에어컨이 이렇게 똑똑하게 작동할 수 있는 원리가 궁금하다고? 좋아, 내가 에어컨과 같은 가전제품들이 똑똑하게 제 역할을 하게 해주는, ‘임베디드 시스템’에 대해서 설명해 줄게!

임베디드 시스템(Embedded System)이란 전자기기에 내장된 컴퓨터라고 생각하면 돼. 다만, 가전제품의 작동과 같이 특정한 작업의 수행을 위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최적화시켰다는 것이 일반적인 컴퓨터 시스템과의 차이점이야. 온도조절, 바람세기 조절과 같은 몇 개의 특정한 작업만 하면 되는 시스템에 우리가 사용하는 PC와 같이 복잡한 시스템을 넣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지.

임베디드 시스템 안에는 반드시 Controller(주로 MCU: Micro Controller Unit)가 존재하고 이 Controller가 에어컨의 모든 동작을 조절하고 있어. 예를 들어, 에어컨에 탑재된 온도 센서가 온도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Controller에게 보내주면 그 정보를 받은 Controller가, 연결된 수많은 다른 장치들(냉각장치, 팬(FAN) 등)에 명령을 내려 온도를 조절하지. 간단해 보이는 저 과정 속에도 Analog Data(온도 센서 데이터)를 컴퓨터가 연산하기 위한 Digital Data로 바꿔주기 위한 ADC(analog to digital converter), Controller가 연산하는 중간에 발생한 예외 상황을 처리해주는 Interrupt Controller 등과 같은 복잡한 회로로 구성된 것이 바로 임베디드 시스템이야. 이제 우리 주변의 가전제품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가 좀 되니? 포스테키안 구독자 친구들 모두, 추운 에어컨 아래에서 감기 걸리지 말고, 여름철 적정온도를 잘 준수하길 바라! 그럼 모두 즐거운 여름방학 보내~.

알리미 23기전자전기공학과 17학번 서재민

알리미 23기전자전기공학과 17학번 서재민

컴퓨터공학과가 본 기숙사  Dept. of Computer Science & Engineering

드디어 모든 수업이 끝났네. 얼른 기숙사에 가서 쉬어야 겠어. 그런데 요즘 외부인들의 출입이 조금 잦아진 것 같은데, 우리 기숙사의 보안 기능은 충분히 안전한 걸까? 다른 학교들을 보니 최근에 얼굴 인식 출입 시스템을 도입하는 곳도 있던데 우리 학교도 그렇게 더욱 안전한 방법을 도입하면 좋을 것 같아!

그런데 얼굴 인식 시스템은 어떻게 빠르고 정확하게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걸까? 아! 작년에 개최되었던 안면인식공급자대회(FRVT)에서 수상한 알고리즘들은 무려 99%의 정확도를 가진다고 했던 게 기억나. 1960년대 초, 얼굴에 있는 여러 개의 특정한 점들 사이의 거리 계산을 통하여 얼굴 간의 유사성을 찾기 시작한 시절과 비교하면 정말 큰 발전을 이룬 것 같아. 초창기에는 머리 방향이 조금이라도 다르다거나 조명이나 표정 등 다양한 요인들로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등 단점들이 매우 많았는데, CNN 같은 학습 알고리즘들이 발달하면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들을 통해 정확도를 매우 높일 수 있다고 했어. 그리고 요즘에는 2D뿐만이 아니라 3D 인식도 가능하잖아? 3D 인식을 위해서는 단순히 특정한 점들 사이의 거리뿐만 아니라 눈, 코, 턱의 윤곽 등 얼굴의 모습 자체를 인식해야 해서 더 발달한 알고리즘을 요구하지. 예를 들어 애플의 ‘Face ID’는 입체구조광 기술을 사용하는데, 이 방법은 얼굴에 특정한 패턴으로 레이저를 쏜 후 얼굴의 모양에 따라 패턴이 변화되는 정도를 분석하여 안면의 윤곽을 인식하는 방법이야. 또 다른 방법으로는 비행시간 측정 기술이 있어. 이 방법은 레이저가 얼굴에 닿았다가 반사되어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얼굴의 윤곽을 알아내는 방식이지.

정말 신기한 방법들이 얼굴 인식에 사용되는구나! 요즘에는 이러한 기술들이 상용화되어 곳곳에 편리함을 더해줄 것 같아. 공공시설에서는 범죄나 테러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은행이나 개인의 집, 휴대전화같이 개인적인 암호가 필요한 곳에서 더욱 잘 활용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아직은 일란성 쌍둥이의 얼굴이나 가면 등을 100% 구별해 내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조심해야 할 부분은 남아 있는 것 같아. 아무튼, 우리 학교도 더 안전한 보안 시스템을 마련하면 좋겠는걸?

알리미 23기 컴퓨터공학과 17학번 정채윤

알리미 23기 컴퓨터공학과 17학번 정채윤

물리학과가 본 기숙사 Dept. of Physics

어? 땅이 흔들리잖아. 지진인가 봐! 빨리 대피해! 휴… 큰일 날 뻔했잖아. 그런데 땅이 이렇게 흔들렸는데도 기숙사 건물은 멀쩡하네. 이게 다 내진설계 덕분이구나! 내진 설계는 지진의 피해를 줄이는 방식에 따라 총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어.

튼튼하게 설계해서 지진을 견디는 ‘내진 구조’, 진동의 주기를 길게 변화시키는 ‘면진 구조’, 그리고 스스로 진동을 제어하는 ‘제진 구조’가 그것이야.  가장 기본적인 내진 구조는 지진으로부터 발생하는 지반의 흔들림에도 건물이 붕괴하지 않도록 건설하는 방법이야. 그래서 건축물 내부에 철근 콘크리트의 내진벽과 같은 부재를 설치해서 건물 자체를 튼튼하게 만드는 구조 방식이지. 그런데 이런 내진 구조는 건축물 자체의 붕괴는 방지할 수 있지만, 전기나 통신 설비, 수도관 같이 건물 내부의 설비들까지는 보호하기 어렵다고 해. 그래서 등장하게 된 구조가 바로 면진 구조야! 면진 구조는 지진으로 발생하는 진동의 주기를 길게 변화시켜 건축물이 받는 피해를 줄이는 원리로 개발된 구조 방식이야. 보통 지진이 건물 내에서 관성력(Inertia Force)이라는 내부 힘을 발생시켜 지진 피해가 발생하는데, 진동의 주기를 길게 하면 관성력을 줄일 수 있어서 건축물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해. 이런 주기를 변화시키는 방법이 바로 건축물과 지반을 분리(base isolation)하는 거야. 즉, 지반 위에 바로 건물을 짓는 것이 아니라 지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장치 위에 건물을 올리는 거지. 예를 들어 고무나 용수철같이 변형이 잘되는 물질이나 구슬 형태의 구조물 말이지. 그래서 지진이 발생하게 되면 지반의 진동이 바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지반의 진동을 장치가 완화해서 건물로 전달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거야. 마지막 구조인 제진 구조는 지진의 진동 자체를 줄이는 방식의 구조야. 면진 구조가 주기를 늘려서 피해를 줄였다면 제진 구조는 진동을 감쇠시켜 피해를 줄이는 거야.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진동을 감지하고 그에 대응하는 진동을 발생시켜 건축물로 전달되는 진동을 감쇠시키는 것이지.

이렇게 기숙사에 내진 설계가 적용되어 있으니까 지진이 나더라도 너무 걱정하지 마! 그렇다고 해서 대피에 소홀해서는 안 되는 거 알지?

수습알리미 25기 무은재학부 19학번 서동희

수습알리미 25기 무은재학부 19학번 서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