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9 여름호 / 기획특집 / 블랙홀

2019-07-18 58

기획특집 / 블랙홀

블랙홀 이미지

시험 기간, 공부에 몰두하다 문득 밤하늘을 올려다 본 적이 있나요? 포항은 별이 잘 보이기 때문에 무수히 쏟아지는 신비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답니다. 우주는 드넓어, 우주 저 너머에 존재할 눈에 담지 못할 천체를 생각하면 때로는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합니다.  4월 10일, 이런 신비를 연구하는 분야에 새로운 장이 열렸습니다. 바로 인류 역사상 최초로 블랙홀 관측에 성공한 것이죠! 블랙홀은 대중적인 개념인 만큼, 이번 소식에 호기심을 가질 친구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획특집에서는 우주 속의 신비, 블랙홀과 그 관측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획특집 Ⅰ>

블랙홀과 발견들

포스테키안 구독자 여러분, ‘블랙홀’에 대해서 들어본 적 있으시죠? 어렸을 때부터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던 이 단어에 대해서 얼마나 자세히 알고 계시나요? 이번 포스테키안 여름호에서는 블랙홀에 대해 지금 여러분이 알고 있는 지식보다 더욱 구체적으로 소개해주려고 해요! 먼저 블랙홀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부터, 유명한 학자인 스티븐 호킹이 블랙홀에 대해 전 세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증명들, 그리고 가장 잘 알려진 블랙홀 모델인 ‘슈바르츠 실트 블랙홀’까지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도록 해요.

2019년 4월 10일 인류 최초로 공개된 블랙홀 이미지

Figure 1. 2019년 4월 10일 인류 최초로 공개된 블랙홀의 모습

블랙홀이란 무엇일까?

블랙홀이란 ‘중력이 너무 커서 빛조차도 빠져나가지 못하는 천체’를 의미합니다. 블랙홀은 존 미첼, 라플라스 등의 수학자들이 처음 생각해 낸 것이지만 이것은 오랫동안 이론으로만 존재했습니다. 그 이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해 이론적으로 증명되었으며 백조자리에 있는 ‘시그너스 X-1’이라는 블랙홀이 관측되면서 블랙홀이 실존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블랙홀 근처에 별이 있다면, 이 별에서 나오는 기체가 블랙홀로 흡수되며 X선이 방출됩니다. 관측자는 이 X선을 전파망원경으로 확인해야만 블랙홀이 있는 위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블랙홀이 생성되는 과정을 두 가지로 나누자면, 첫째로, 블랙홀은 질량이 엄청나게 큰 별의 진화 마지막 단계에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작은 별은 별의 진화 과정에서 ‘백색왜성’이라는 최후 진화 단계를 거치지만 태양보다 8배 이상 무거운 별은 ‘적색 초거성’이 되며, 초신성 폭발을 일으켜 ‘중성자별’로 남게 됩니다.  이 중 중성자별의 밀도가 무한대에 가까운 것이 블랙홀입니다. 이 폭발 과정에서 많은 먼지가 우주에 흩뿌려지며, 여기에서 다시 새로운 별이 탄생합니다. 둘째로, 별의 마지막 단계에서 생긴 블랙홀 이외에 ‘원시 블랙홀’이란 것이 있는데, 이는 약 150억 년 우주 대폭발(Big Bang)에 의해서 창조될 때 물질이 크고 작은 덩어리로 뭉쳐져서 블랙홀이 생겨난 것입니다.  블랙홀은 질량을 잃으면서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하며 거의 마지막에 증발이 심해져서 창백하게 빛나며 높은 에너지의 감마선을 방출합니다. 마지막에는 감마선 폭발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격렬하게 감마선을 방출하면서 증발하며 소멸한다고 합니다.

스티븐 호킹의 발견

스티븐 호킹은 21살 때 ‘루게릭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이는 근위축측삭경화증으로, 길어야 2~3년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의사는 예측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살아남았고, 그 시간 동안 우주에 대해 대단한 발견을 해냈습니다. 먼저 호킹은 어떤 물질이 블랙홀 안으로 들어가면 블랙홀은 사건의 지평선이 항상 커진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블랙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서 나올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것을 수학적으로 증명해 낸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를 다른 것에 비유해 조금 쉽게 풀어보자면, 계의 무질서도를 나타내는 척도인 엔트로피가 커질수록 무질서도도 증가합니다. 어떤 것을 건드리지 않고 내버려 두면 엔트로피는 증가하게 됩니다. 얼음을 예로 들자면, 가만히 놓아두면 물이 됩니다. 하지만 에너지를 공급하는 냉장고가 없다면 물은 결코 다시 얼음이 될 수 없겠죠? 이와 비슷하게 블랙홀도 더 많은 물질들을 집어삼키면서 사건의 지평선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스티븐 호킹 박사가 증명했습니다.

블랙홀은 그다지 검지 않다

호킹은 1974년 옥스퍼드에서 열린 양자중력 심포지엄에서 이 발견을 발표했습니다. 호킹은 양자역학 법칙을 블랙홀에 적용하며 블랙홀이 마치 뜨거운 물체인 양 입자를 만들고 방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 결과 블랙홀의 질량은 서서히 감소하다가 결국 마지막에는 큰 폭발과 함께 사라진다는 사실까지도 발견했답니다. 이것은 물리학계를 완전히 뒤집어 놓은 사건이 되었습니다. 원래 블랙홀은 아무것도 방출하지 않으며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스티븐 호킹은 태양 질량의 몇 배 정도인 보통 크기의 블랙홀이 완전히 증발하려면 우주의 나이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 추정했습니다. 별만 한 질량을 가진 블랙홀이 완전히 사라지려면 1066년보다 더욱 긴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그렇지만 빅뱅 속에서 질량이 아주 작은 블랙홀이 생겨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런 블랙홀은 이미 폭발해 버렸겠죠. 호킹이 이 개념을 발표하고 동료 물리학자들은 그의 의견을 불신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 2년 사이 과학자들은 호킹이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사실을 천천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블랙홀의 온도를 측정해보니, 호킹의 주장대로 그 온도는 0도가 아니었습니다. 이것이 블랙홀에서 나오는 복사인, ‘호킹 복사’라고 알려진 복사의 온도였습니다.

에너지를 토해내는 블랙홀(NASA) 이미지

Figure 2. 에너지를 토해내는 블랙홀(NASA)

슈바르츠실트 블랙홀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은 독일의 천문학자 카를 슈바르츠실트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의 장 방정식(Field-equation)에서 유도해 낸 슈바르츠실트 계량1으로부터 나온 블랙홀 모델입니다. 블랙홀 모델 중 가장 단순한 형태의 블랙홀이며, 이는 구면 대칭을 이루고 있으며 회전하거나 대전되지 않은 블랙홀입니다. 즉 질량만 같다면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은 모두 물리적 성질이 같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로 일반적인 블랙홀은 회전할 수도 있고 대전 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회전하면서 전하를 띠지 않은 블랙홀은 커 블랙홀(Kerr Black Hole), 회전하지 않고 전하를 띠는 블랙홀은 라이스너-노르드스트룀 블랙홀(Reisner – Nordstrom black hole), 회전하면서 전하를 띠는 블랙홀은 커-뉴먼 블랙홀(Kerr–Newman Blackhole)이라 불린다고 하네요!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은 회전하지도 않고 전하도 띠지 않기 때문에 매우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구 대칭의 모습으로 중앙의 특이점을 향해 중력이 작용되는 모습을 보이며,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의 거리에 구형의 사건의 지평선을 갖고 있습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의 외부 중력장은 같은 질량을 가진 다른 천체의 중력장이 미치는 것과 동일한 영향을 끼칩니다. 이 해를 바탕으로 태양과 같은 질량을 가진 회전하지 않고 대전되지 않은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의 반지름을 유도해 보면 약 3km로  계산된다고 합니다.

기획특집 코너의 첫 번째 순서에서는 블랙홀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들과 스티븐 호킹의 위대한 발견, 슈바르츠실트 블랙홀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그러면 다음 장에서 블랙홀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1 구형 대칭이며 대전되거나 회전하지 않고, 정적인 질량 분포를 나타내는 아인슈타인 방정식의 해

알리미 24기 무은재학부 18학번 박중우

알리미 24기 무은재학부 18학번 박중우

<기획특집Ⅱ>

중력파와 블랙홀

앞서 블랙홀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블랙홀과 연관된 다양한 개념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인슈타인이 1915년에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과 블랙홀이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또 블랙홀로 인해 발생하는 중력파를 인류가 검출했던 방법과 중력파가 가지고 있는 의미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 상대성이론과 블랙홀

우선 블랙홀 이야기를 하기 전에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반 상대성이론의 경우 특수 상대성이론과 달리 가속 운동을 하는 관측자에 대해서도 해석이 가능한 이론입니다. 일반 상대성이론의 요지는 바로 등가원리, 즉 중력과 가속도에 의한 힘은 구별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자신이 밖이 보이지 않는 우주선 안에 있다고 가정했을 때, 내가 바닥을 붙이고 있는 방향에서 아래로 힘이 작용한다면 그 힘이 해당 방향에 있는 천체로 인한 중력인지, 아니면 반대 방향으로 가속운동 중이기 때문에 작용하는 힘인지 구별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가속력과 중력은 ‘기준계에 따라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힘’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중력이라는 존재는 힘이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여러분들과 짧은 사고실험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아주 빠르게 가속 중인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엘리베이터 왼쪽 틈에서 빛이 들어옵니다. 빛은 직진하려고 하고 엘리베이터는 빠르게 가속되고 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내에서 휘어지며 지나게 됩니다. 이 사고실험을 등가원리와 연결 지어 생각해보면 ‘빛은 중력에 의해 휜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빛은 질량이 없어 만유인력의 관점에서 빛이 중력에 의해 휜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앞선 내용들을 정리해 보면 중력은 힘이 아니며 질량이 없는 것들에게도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뉴턴의 만유인력으로는 해석할 수 없는 이 현상을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이론에서 공간의 휘어짐을 통해 설명했습니다. 빛 또한 공간을 운동하면서 직진하고 있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빛이 휘어지는 것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이러한 공간의 왜곡을 서술하는 식이 바로 아인슈타인 방정식이며, 이 방정식의 해가 바로 ‘슈바르츠실트 해’입니다. 이 슈바르츠실트 해는 다음과 같이 기술됩니다.

공간의 왜곡을 서술하는 식이 바로 아인슈타인 방정식

이 식에서 ds는 구형 물체의 주변에서 공간의 휘어진 양을 나타내며 rs는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을 나타냅니다. 슈바르츠실트의 해를 보면 r = 0일 때와 r = rs일 때 ds는 무한대로 발산하게 됩니다. 즉 어떤 구형 물체의 반지름이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에 다다르면 그 구형 물체의 주변 공간은 급격하게 휘어지게 되며 우리가 흔히 아는 블랙홀이 되는 것입니다.

일반 상대성이론의 관점에서 바라본  중력으로 인한 공간의 휘어짐을 보여주는 이미지

Figure 1.

일반 상대성이론의 관점에서 바라본  중력으로 인한 공간의 휘어짐

http://m.esa.int/spaceinimages/Images/2015/09/Spacetime_curvature

중력파의 검출 방법

중력파는 바로 이러한 시공간의 곡률, 즉 뒤틀림에 의해 발생한 요동이 광속으로 진행하는 파동을 말합니다. 질량을 가지는 물체가 가속운동을 하면 시공간의 변동이 발생하고 이것이 파동의 형태로 전파됩니다. 즉 중력파는 중력을 시공간의 왜곡으로 바라본 일반 상대성이론에 그 근거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당연하게도 블랙홀 또한 시공간의 왜곡을 일으키기에 중력파를 발생시킵니다. 그렇다면 이 중력파를 검출하는 방법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력파는 2016년 2월 11일에 처음 실험적으로 관측되었습니다. 중력파의 관측은 라이고(LIGO: 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관측은 빛의 성질들을 활용하여 이루어졌습니다.

빛이 서로 다른 경로로 날아갔다 다시 합쳐지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만약 다시 합쳐진 빛의 밝기가 일정할 경우 각각 다른 두 방향으로 출발한 빛이 꾸준히 같은 거리를 운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빛의 세기가 변하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빛의 파동성 때문에 생기는 간섭으로 인해 서로 다른 두 빛 중 하나는 기존에 이동했던 거리보다 더 많거나 더 적은 거리로 이동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간단한 원리를 기반으로 라이고에서는 패브리-페로 관(Fabry Perot cavities)을 추가하여 라이고에서 빛이 진행하는 경로를 수백 배로 증폭하여 측정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중력파가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중력파를 발견한 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의 이미지

Figure 2. 중력파를 발견한 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의 모습

https://www.ligo.caltech.edu/image/ligo20170927b

중력파와 블랙홀

그렇다면 이렇게 검출되는 중력파는 우리에게 어떤 정보를 알려주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블랙홀이 보내오는 신호인 중력파는 블랙홀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은 채로 지구에 도착합니다. 블랙홀의 회전 방향, 반지름. 속도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중력파가 어떠한 과정을 통해 발생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블랙홀 쌍성에 관한 연구가 바로 중력파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블랙홀 쌍성이란 블랙홀 두 개가 서로의 주변을 공전하는 천체입니다. 블랙홀은 빛 또한 흡수하기 때문에 전자기파 관측으로는 이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대신 블랙홀 쌍성은 강력한 중력파를 내보내고 이를 통해 그동안 가설만 존재했던 블랙홀 쌍성의 생성과정에 대해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블랙홀 쌍성이 생성되는 가설 두 가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두 개의 별이 쌍성처럼 가까이서 돌다가 각각의 별이 블랙홀로 진화한다는 가설이고, 두 번째는 서로 다른 블랙홀 두 개가 가까워지면서 쌍성을 이룬다는 가설입니다. 중력파의 관측 결과 두 개의 블랙홀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충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서로 다른 두 블랙홀이 만나 쌍성계를 형성했다는 근거가 발견되었습니다. 이처럼 중력파의 연구를 통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블랙홀의 비밀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금까지 블랙홀과 관련된 여러 과학적 개념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중력파의 검출을 통해 블랙홀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하나 더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중력파 이외에도 지구에서 블랙홀을 볼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알리미 24기 무은재학부 18학번 현진

알리미 24기 무은재학부 18학번  현진

<기획특집Ⅲ>

블랙홀의 관측

앞서 블랙홀과 상대성이론, 중력파 등 다양한 과학적 개념과 블랙홀의 관계에 대해서 잘 배웠나요? 이렇게 다양한 과학 개념들과 탄탄히 얽혀 있는 블랙홀에 대해 탐구하다 보면, 블랙홀이 드넓은 우주에 당연히 존재할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럼, 대체 왜 블랙홀의 관측은 최근에야 성공할 수 있었을까요? 지금부터는 2019년의 빅 이슈! 블랙홀의 최초 관측에 대해 현미경부터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까지 이어지는 내용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현미경의 Resolution limit

먼저, 블랙홀의 관측에 대해 다루는 데 필요한 기본 개념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블랙홀은 우주 속에 존재하는 만큼, 지구의 관측자에게는 ‘아주 멀리 존재하는 작은 것’으로 보이겠죠? 그래서 우리는 ‘작은 것’을 관측하는 현미경에서부터 블랙홀 관측을 다루어 보겠습니다. 그림 1과 같이 광원에서 출발하는 빛이 렌즈를 통과하여 한 점에서 모이는 광학 현미경의 원리는 많이 접해 보았을 것입니다. 이때 ‘빛이 모이는 한 점’에 대해서 그동안 신경을 써본 적이 있나요? 빛은 입자성과 파동성을 동시에 지니기 때문에, 이 ‘한 점’에서 모일 때, 파동의 간섭(interference)과 회절(diffraction)이 일어나게 되죠. 따라서 실제 관측 대상의 맺힌 상을 확대해 보면 회절 무늬가 그림처럼 ‘airy disk’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답니다.

그럼 그림 2와 같은 airy disk가 붙어 있는 형태를 상상해 봅시다. 왼쪽 그림은 첫 번째 airy disk가 떨어져 있는 반면에 오른쪽 그림은 첫 번째 airy disk가 붙어 있어서 구분할 수가 없네요. 이렇게 현미경을 통해 관찰할 때는 작은 물체를 오롯이 구분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이런 능력을 분해능(resolution)이라고 합니다. 현미경의 resolution limit이 작을수록, 우리는 더 작은 물질을 관찰할 수 있는 거죠. 그럼 이런 resolution limit을 어떻게 작게 만들까요? 첫 번째 airy disk의 크기가 작을수록, 그러니까 peak가 sharp할수록, 두 airy disk를 더 구분하기 쉽겠네요!

그럼 이 그림 3과 같은 airy disk의 크기는 어떻게 결정될까요? 그림 속 disk의 반지름이 resolution을 나타낸다고 하면 그 크기는 우측의 식(그림 3)을 따릅니다. 이때 λ는 빛의 파장을, NA는 numerical aperture(NA = n・◦sinθ)를 나타냅니다. (이때 n은 refractive index로 빛이 투과하는 곳의 굴절률을 나타내고, θ는 그림과 같습니다) 즉, 빛의 파장이 작아지고, NA가 커질수록 (더 큰 렌즈를 사용하거나 광원과 렌즈 사이의 거리가 줄어들면) 우리는 비로소 더 작은 물질을 관측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럼 멀리 있는(작게 보이는) 우리가 블랙홀과의 거리를 임의로 조정하거나, n을 변경할 수 없으므로, 블랙홀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렌즈의 크기를 키워야겠죠?  실제로 블랙홀 관측을 위해선 거의 지구 크기의 렌즈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한, 이때는 반드시 전파 망원경을 이용하는데요, 곧이어 설명할 간섭계를 활용하기 위해선 역설적으로 긴 파장대의 전파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가시광선같이 단파장의 빛을 활용하면 망원경끼리 100m만 떨어져도 영상을 얻기가 어렵거든요!)

 Zeiss-numerical aperature and resolution

이미지 출처

Figure 1. Zeiss-numerical aperature and resolution

https://www.zeiss.com

Figure 2. Dunst, Sebastian & Tomancak, Pavel. (2019). Imaging Flies by Fluorescence Microscopy: Principles, Technologies, and Applications. Genetics. 211. 15-34. 10.1534/genetics.118.300227.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Numerical-Aperture-NA-Airy-disks-and-image-resolution-A-Fluorophores-are_fig1_330272251

Figure 3. Nikon MicroscopyU

(좌)https://www.microscopyu.com / (우)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Numerical_aperture_for_a_lens.svg

EHT(사건의 지평선 망원경)

지구 크기의 렌즈라니, 제작이나 할 수 있을까요? 놀랍게도 과학자들은 전파 망원경들을 합쳐 쓰는 알고리즘으로, 지구 크기의 가상의 렌즈를 만들어 resolution을 높이는 데 성공했는데요, 이것이 바로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HT)이랍니다. EHT는 VLBI(very-long-baseline interferometry)라는 빛의 파동성을 이용한 천문학 간섭계를 이용합니다. 우주에서 오는 신호를 지구상의 여러 전파 망원경에서 수집하면, 지구상의 위치에 따라 같은 신호가 도착하기까지 시차가 생기게 됩니다. 이 시차를 이용해 전파 망원경 사이의 거리를 계산하면, 많은 전파 망원경이 동시에 한 물체를 관찰하는 것처럼(망원경이 떨어진 거리에 비례하는 지름을 가지는 새로운 렌즈처럼) 이용할 수 있답니다. 이런 VLBI를 활용하여 미국의 SMA, JCMT, 그린란드의 GLT, 멕시코의 LMT 등 총 9대의 전파 망원경을 동원해 지구 크기의 가상의 렌즈로 재조합한 것이 바로 EHT,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입니다. EHT로 얻은 디지털 정보를 푸리에 변환이란 과정을 통해 공간 정보, 즉 영상으로 변환하면 우리가 원하는 ‘멀리 있어 작게 보이는’ 다양한 천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거죠! 실제로 EHT의 resolution은 뉴욕에서 판매되는 신문을 파리의 카페에서도 볼 수 있는 정도라고 합니다.

블랙홀의 관측

자, 지구 크기의 렌즈까지 만들었으니, 이제 블랙홀을 관측할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럼 블랙홀은 실제로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로 조합해 봅시다.

우선 블랙홀은 중력이 아주 커서 주위의 빛까지 빨아들이며 시공간을 왜곡시킵니다. 그래서 블랙홀 근처에는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마지노선,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의 지평선 바깥에는 블랙홀이 빨아들이는 물질들이 ‘강착 원반’(accretion disk)을 형성한 채로 빠르게 회전하고 있습니다. 이때 블랙홀 주변에는 중력에 의해 시공간이 왜곡되어 보이는 ‘중력 렌즈 효과’가 작용하는데요, 덕분에 우리는 블랙홀의 앞면뿐만 아니라 뒷면의 강착 원반까지 함께 관찰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블랙홀 전체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마치 ‘인터스텔라’의 블랙홀처럼요! 덧붙여 이번에 관측한 신비한 블랙홀의 모습은 그림 6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블랙홀의 최초 관측 속 숨겨진 과학 기술들을 알고 나니, 더 대단한 업적으로 다가오지 않나요? 앞으로 블랙홀 관측 기술이 더욱 발전한다면, 여러 종류의 블랙홀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고, 더 나아가 블랙홀과 은하, 은하단, 우주의 성장 과정 이해에도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 합니다. ‘상대성 이론’, ‘중력파’, ‘전파망원경’ 등으로 어렵게만 다가오던 블랙홀이 조금은 친숙해졌기를, 또 여러분들이 새 장이 열린 천문학 연구의 주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블랙홀을 위에서 내려다 본 이미지 - 블랙홀을 측면에서 본 모습

이미지 출처

Figure 4. VLBI Project https://www.jpl.nasa.gov/news/news.php?feature=5113

Figure 5. 인터스텔라의 블랙홀 https://wouldyoulike.org/featured/블랙홀-정체가-뭐야/

Figure 6. EHT 관측결과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27269

내용 출처 (포항공과대학교 나노과학기술 수업자료 )

https://www.microscopyu.com/

https://eventhorizontelescope.org/

http://dongascience.donga.com

알리미 23기신소재공학과 17학번  이예원

알리미 23기신소재공학과 17학번  이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