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9 여름호 / 문화 거리를 걷다

2019-07-18 26

문화 거리를 걷다 / 춤과 함께한 나의 7년

교내 댄스 동아리인 CTRL-D(컨디)가 무대에서 춤추는 이미지

대학생이 된 후 맞이한 첫 축제, 설레는 마음에 부풀어 있었던 저희 동기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쇼캠’이었습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같은 과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아이돌 댄스를 커버해서 축제 무대에서 공연하는 행사가 있었거든요. 잠시 학업에서 벗어나 안무를 하나하나 익히며 서로 웃기도 하고, 야식도 먹고 3주간 차근차근 공연을 준비해 무대에 섰을 때 느낀 뿌듯함과 쾌감에 정말 재미있는 축제를 보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로 춤에 매력을 느끼게 되어 교내 댄스 동아리인 CTRL-D(컨디)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음악방송에서 가수들이 추는 춤만을 접해 왔던 저에게 컨디 생활은 정말 신세계였습니다. 생각보다 너무나도 다양한 춤의 장르가 있었고, 멋있게 춤을 추는 선배들이 정말 많았거든요. 여름 방학 때마다 동아리에서 합숙을 진행하는데, 2주에서 3주 동안 오전에는 기초 체력을 기르는 운동을 하고 리듬 타는 법, 웨이브를 하는 법 등 춤에 대한 기본기를 배웠고, 오후에는 매일매일 선배들이 일일 선생님이 되어 각자 좋아하는 장르의 춤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저는 합숙 때 잠깐 배워보았던 많은 장르 중 브레이킹이 가장 재미있어서 합숙 이후로 브레이킹의 기본기를 배웠고, 비보이 선배들과 정기 공연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프리즈, 윈드밀 등 새로운 기술들을 익힐 때마다 느껴지는 성취감에 재미있게 연습을 했습니다. 꾸준히 연습하다가 그 동작을 성공하는 순간의 희열이 정말 좋았거든요. 그렇게 기술 위주로 연습을 하다 노래를 듣고 표현하는 것에 재미를 붙이고 난 후에는 어떻게 하면 노래에 어울리게 움직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움직여 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혼자 연습을 하는 것도 좋았지만, 그래도 가장 재미있을 때는 친구들과 같이 아무 노래나 틀어 놓고 아무나 마음에 드는 노래에서 즉흥적으로 춤을 출 때인 것 같아요. 음악에 맞추어 이런 느낌을 표현하다가도 다른 음악에서는 또 다른 감정을 표현한다는 점이 너무 재미있거든요. 제가 어떤 사람이든 누구든 되어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또 같은 음악이더라도 사람마다 다른 포인트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음악을 풀어내는 것을 보면, 너무 신기하면서도 항상 새로운 자극이 되어줍니다. 그렇게 친구들의 춤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따라하기도 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박수도 쳐주면서 몇 바퀴씩 번갈아 가며 춤을 추고 난 후, 땀에 젖어 기숙사로 돌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밤공기의 시원한 촉감과 한적한 분위기도 정말 좋아해요.

처음엔 학교에서 선배들이 가르쳐 주는 동작을 따라하다가 점점 흥미를 붙이게 되면서 유튜브나 SNS를 통해 댄서들의 춤을 찾아보게 되었고, 걸스힙합이라는 장르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희 동아리에는 걸스힙합을 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멋있는 춤을 함께 나눌 친구들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방학 때나 휴학생 시절에는 저와 같이 걸스힙합에 흥미를 갖게 된 동아리 친구와 평소에 좋아하던 댄서의 클래스를 찾아가 열심히 춤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돌아와서는 배웠던 것들을 정리해서 함께 나누었습니다. 서울에서 같이 수업을 들었던 수강생분들과 함께 무대를 꾸미기도 했고, 유럽으로 여행을 갔을 때는 내가 마음에 드는 곳마다 멈춰서 나의 춤을 멋진 배경과 함께 영상으로 남겨 두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가끔 마음에 드는 노래를 발견하면 그 노래를 몇십 번이고 반복해 들으면서 즉흥적으로 움직여 보기도 하고, 춤을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 안무를 공유하곤 합니다.

춤으로 많은 사람 앞에 서기도 하고, 반대로 춤을 구경할 때는 환호성을 지르기도 하고, 하나의 공연을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하거나, 제가 알고 있는 부분은 나눠주기도 하면서, 어디에서 말 한마디도 하기 어려워했던 소극적인 성격도 조금씩 외향적으로 변해 갔습니다. 그리고 춤이 좋아서 열심히 춤을 추러 다니다 보니 춤을 좋아하는 친구들도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즐거운 시간을 함께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지난 대학 생활을 돌아보면 저는 춤을 통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행복한 에너지를 얻고,  즐거움을 함께 나누어 왔던 것 같습니다.일상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나를 조금 더 활기차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취미 한 가지 정도는 꾸준히 해보면 어떨까요?

화학과, 13학번 김국희

화학과, 13학번 김국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