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0 여름호 / 문화 거리를 걷다

2020-07-27 248

문화 거리를 걷다/ 사진으로 표현하기

사람들은 누구나 평생 간직하고 싶은 순간을 맞이하고 지나치게 됩니다. 또, 그때 느꼈던 벅찬 감동, 즐거움을 잊지 않으려 하죠.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느꼈던 기분을 공유하고 싶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일상 속의 순간을 기록하고,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기에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빛을 상자에 담아 보관할 수는 없지만,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은 그 순간을 기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록된 사진은 눈으로 담았던 장면과 느낌을 간직할 수 있게 해주죠.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것이 참 많았던 저는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기로 했습니다. 4학년이 된 지금까지 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 중 하나가 사진 예술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저는 저를 표현하고 말하고자 하는 것을 사진으로 전달하는, 저만의 사진 세계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직은 이런 목표에 눈곱만큼도 도달하지 못했다고 생각하지만, 그만큼 배울 수 있는 것이 많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사실이 저를 더 설레게 합니다.
사진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된 것은, 1학년 겨울방학 때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계절학기 학점 교류를 통해 2개의 사진학 수업을 수강하면서부터였습니다. 기초 사진 이론과 사진 편집 기술을 배움으로써 제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조금 더 자연스럽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기초 지식을 쌓고 나니,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매우 많아져서 그만큼 배울 수 있는 것들도 더 다양해 졌습니다.
시간이 흘러 작년 가을, 미국으로 단기 유학을 다녀온 것은 저만의 사진을 찾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여행할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홀로 여행하며 사진 찍기를 즐겼습니다. 남들이 잘 보지 않는 소소한 아름다움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고, 유명한 여행지에서는 흔한 사진 촬영지보다는 제가 강조하고 싶은 피사체가 잘 나오는 장소를 찾기 위해 건물 옥상이나 맞은편 주차 타워도 올라가 봤습니다. 여행하면서 정말 우연히 저를 향해 다가올 한순간도 빼먹지 않으려고 사진기를 항상 어깨에 메고, 렌즈 캡을 열어두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찍은 사진들을 주위에서 잘 찍었다고 칭찬해 주기도 하지만, 사실 아직도 가장 ‘나답다’고 할 수 있는 사진은 많이 못 찍은 것 같습니다. 내가 느낀 감정과 이미지, 공간감과 움직임을 느낀 그대로 전달하기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실력이죠. 그래서 사진 공부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자연스러운 이미지 속에 의미를 담는 것을 공부하고 싶어 사진 심리학 책을 펴 봅니다. 좋아하는 사진작가의 SNS를 통해 보게 되는 흥미로운 사진들은 저장해 놓고 어떻게 그 사진을 찍었을지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 계속 혼자 상상하다 보면 언젠가는 머릿속 그림이 제 사진으로 남을 수 있겠죠.
전공을 공부하기에도 바쁜데, 사진까지 공부하려니 더 힘들지 않냐고 묻는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사진 공부는 제가 정말 좋아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공 공부도 재미있지만 가끔 과제와 다가오는 시험으로 머릿속이 복잡해 지면, 카메라를 들고 나가 보거나 예전에 찍었던 사진을 꺼내 봅니다. 그럼 어느새 답답함이 가시고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세상에는 사진말고도 다양한 재밌는 것들이 많습니다. 여러분도 길고 긴 인생 속에서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여러 자극에 무기력하게 살기보다는, 여러분만의 취미를 찾아서 삶을 조금 더 생기 있게 만들어 나가길 바랍니다!

작년 가을, 미국 뉴욕 여행 중 찍은 사진

 

화학공학과 17학번 이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