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韓ㆍ獨 공동연구팀, 테라비트급 Fe램 구현 ‘앞당긴다’ (2008.6.15)

2009-08-17 1,011

POSTECHㆍKRISSㆍ막스플랑크 연구소 백금-PZT-백금 나노크기 커패시터 최초 구현
네이처 자매지 온라인판 게재 … 다강체 활용 가능성 후속연구

이우 박사                      한희 씨

동전만한 크기에 콤팩트디스크(CD) 1500장 이상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어 각국에서 경쟁적으로 개발에 나서고 있는 차세대 테라비트급 Fe램(통칭 F램) 구현을 위한 새로운 기술이 한국과 독일의 공동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독일 막스플랑크 재단 미세구조 물리학연구소 궤젤레 박사(現 연구소장)와 이우 박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원)연구팀과 POSTECH 신소재공학과 백성기 교수(現 POSTECH 총장)와 박사과정 한희 씨 연구팀은 다공성 산화알루미늄(alumina)을 틀로 사용해 대표적인 강유전체 물질인 ‘납-지르코늄-티타늄 복합산화물(이하 PZT)’ 나노점을 대면적 기판 위에 정렬해 초고밀도 Fe램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온라인판을 통해 6월 15일(현지시간) 발표된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고저장밀도 Fe램 개발에서 선행되어야 할 과제로 지적되어 온 커패시터의 소형화를 해결한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Fe램은 현재 주로 사용되는 D램과 거의 같은 구조로 되어 있지만 전하를 저장하는 커패시터로 강유전체(强誘電體ㆍferroelectrics)를 사용해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 메모리 반도체는 데이터 저장밀도를 높이는데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어 상대적으로 낮은 용량의 메모리를 요구하는 휴대형 PC나 이동통신 단말기, 스마트카드 등에 주로 이용되어 왔다.

연구진은 나노미터(nm) 크기의 구멍이 벌집모양으로 배열되어 있는 다공성 산화알루미늄이 열에 대한 안정성이 탁월하다는 점에 착안해 PZT의 결정화 온도 이상에서 PZT 나노점을 성장시켜 백금-PZT-백금의 적층구조를 갖는 나노 커패시터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이 기술은 독성화학물질을 포함하지 않으며, 수백만 번 이상 읽고 쓰기 동작을 수행한 후 급격하게 정보가 손실되는 ‘전기적 피로’ 현상이 없는 다른 강유전체에도 적용할 수 있다. 또 이 기술을 공정에 적용하면 지금까지 커패시터를 소형화하는데 활용되었던 이온빔식각이나 리소그라피 공정을 이용할 때보다 공정시간이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 연구팀을 이끈 이우 박사는 “커패시터를 소형화하기 위한 다른 공정은 공정과정 중 강유전체 물질의 격자가 손상돼 메모리소자로서의 신뢰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며 “나노점을 성장시켜 커패시터를 구현하는 기술을 제안한 이번 연구로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후속연구를 통해 고 저장밀도의 Fe램이 상용화되면, 전원 버튼을 누른 뒤 부팅 시간이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컴퓨터의 개발도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강유전성과 강자성(强磁性)을 동시에 가지며 차세대 메모리소자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다강체(Multiferroic)’ 나노점 물질에 적용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독일 폭스바겐 재단(Volkswagen Foundation)과 한국 교육과학기술부 BK21사업의 지원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번 연구에 제2저자로 참여한 POSTECH 박사과정 한희씨는 한국학술진흥재단과 독일연구협회가 공동으로 후원하는 독일학술교류처의 장학금을 지원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