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극한환경로봇 연구실’ 유선철 교수팀, 해저탐사․건설 새 길 개척

2016-04-14 945
유선철 교수 사진
최근 소형 드론(무인항공기)을 이용해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 한 항공촬영 이미지가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특히, 화산 폭발과 산불 등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재해현장 및 험한 지형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산소부족과 거친 해류, 수압 등을 견뎌야 하는 바다 속은 어떨까. 지금까지는 초음파의 반사를 이용하거나 수중 로봇을 투입해 촬영해왔지만, 3차원 지형을 구현하기에는 정밀하지 못했다.
 
 유선철 교수 연구팀 사진

창의IT융합공학과 유선철 교수조현우 연구교수석박사 통합과정 표주현씨가 바다 속에서도 수 밀리미터(mm)단위의 정밀한 위치 이동이 가능한 수중 촬영로봇 “Cyclops(싸이클롭)”을 개발하여, 국내 최초로 3차원 해저 지형도 및 실사 모형 제작에 성공했다.
 
로봇을 이용하여 촬영된 기존의 수중 영상은 높은 해상도를 구현하거나 로봇의 이동에 따른 영상 간의 변화를 최소화하는 일이 어려워 2차원 수준의 이미지에 머물렀다. 2차원 데이터로는 수중 지형을 필요만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다각도의 연구가 이루어 졌으나 실제 3차원 지형을 구현할 정도의 고해상도의 이미지는 얻지 못하였다.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수중 로봇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방안 또한 중점적으로 연구 되어 왔으나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해양환경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웠다. 유 교수팀은 정밀한 위치 제어 성능에 초점을 맞춰 ‘벌크 업’한 로봇을 설계제작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의 수중로봇과는 달리 드론처럼 전후좌우상하 어느 방향으로도 직진 이동이 가능하도록 각 방향에 전용 추진기를 장착하여 사전에 설정된 촬영 지점에 정확하면서도 효율적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유 교수팀이 개발한 싸이클롭은 수중에서 가상의 격자 위에 놓인 수백 개의 촬영 지표들을 따라 이동하며 사진 촬영을 자동으로 수행해, 육상에서 지형 계측을 위해 촬영된 이미지와 견줄 만한 고화질의 수중 지형 데이터를 얻었다. 유 교수팀은 얻어진 데이터를 3차원 수중 지형도로 제작, 최근 각광받는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수중 지형을 정확한 비율로 축소한 실사 모형을 구현했다.
 
이번 연구 성과로 다양한 해저탐사와 지형계측의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 센티미터(cm)의 변화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정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어 지질생물학 관점의 주기적 해저 환경 변화 조사에 활용하면, 어업에 심각한 손실을 입히는 백화현상*1이나 지각변동 등도 예측 가능하다. 특히, 광범위한 지역을 포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저 초음파 영상조사와 함께 사용하면 상호보완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데이터는 또, 화질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정확한 3차원 좌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해저터널과 같은 인프라 건설 및 군사 목적을 위한 해저 지형 조사에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유 교수는 “싸이클롭을 통해 촬영된 영상은 항공기나 드론으로 지상을 촬영하는 작업을 수중에서 했다고 볼 수 있다”며, “3D 프린터 출력을 통한 실사 지형도를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수중 환경 정보를 필요로 하는 많은 분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2016년 해양수산부의 재원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1. 백화현상(whitening event)

산호처럼 생긴 석회질 성분의 홍조류가 바다 속에 퍼져 바다 밑바닥을 하얗게 만드는 현상. 백화 현상이 일어나면 생물이 살 수 없어 일명 ‘바다의 사막화 현상’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