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소식
[보도자료]포스텍연구진, 죽음의 생체 회로 규명
“노화와 죽음은 체계적으로 프로그래밍된 필연적 단계”
포스텍 남홍길 교수, 세계 최고 과학 학술지 Science 지에 발표
□ 포스텍 남홍길(南洪吉, 51세) 교수팀이 식물을 이용해 지금까지 비밀에 싸여 있던 생명체의 노화 및 죽음을 관장하는 생체 회로를 규명하며 인간의 노화를 지연시키는 연구의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였다.
○ 이 연구를 통해 남 교수팀은 노화와 죽음은 유전자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피할 수 없는 필연적 단계임을 밝혀내고, 식물뿐만 아니라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의 노화와 죽음이 생체의 회로를 통해 조절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 남홍길 교수팀의 김진희(金珍姬, 31세)ㆍ우혜련(禹惠蓮, 35세) 박사의 주도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이 지원하는 선도연구센터육성사업(구 국가핵심연구센터(NCRC)사업) 및 21세기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의 과학 전문지인 사이언스(Science)지에 2월 20일 자에 게재된다.
□ 노화는 생명체의 수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발달 과정인데, 아직 그것에 대한 분자유전학적 기작, 특히 그 유전적 조절 회로에 대해서는 규명된 바가 거의 없다.
□ 남 교수는 노화를 설명하기 위한 여러 가설 중 노화의 유전적 결정론에 바탕을 두고, 노화 연구가 용이한 애기장대를 통해 노화의 분자적 기작을 연구했다.
○ 유전적 결정론 관점에서 볼 때 식물에서의 노화는, 식물의 발달 과정 중 마지막 단계에서 진행되는 일련의 생화학적, 생리적 현상으로, 그것이 유전적으로 계획되어 있어 세포, 조직, 기관 수준에서 매우 정교하고 능동적으로 진행된다.
□ 남 교수팀은 애기장대 연구를 통해, 노화에 관련된 세 개의 유전자 ORESARA1(약자: ORE1; 오래살아1), EIN2, miR164의 상호작용을 통해 작동되는 생체 회로의 조절이 노화 조절에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냈으며, 나아가 이 식물에는 노화 및 죽음의 과정이 필수적으로 일어나게 하는 견고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있음을 증명하였다.
○ 연구팀은 여러 애기장대들 중 노화가 지연되는 돌연변이체(애기장대)의 유전자 중 하나인 ORE1의 특성을 밝혔으며, 식물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EIN2 유전자의 활성으로 ORE1 전사체의 양이 증가하면서 노화 및 그에 따른 죽음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즉, 노화와 죽음에 관련된 생체회로들은 이같이 ‘ORE1의 전사체 양의 조절로서 노화와 죽음을 조절한다. 어린 식물에서는 ORE1 전사체의 양이 적고, 모두 miR164에 의해 분해되지만, 노화가 진행될수록 EIN2가 miR164의 분해를 막음으로써 ORE1의 양이 늘어난다다. 그러나 ORE1의 증가를 막아도 식물의 노화와 죽음은 진행됐다는 것이다.
○ 한편, 남 교수팀은 포스텍 황대희 교수와 함께 노화조절 네트워크의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노화와 죽음에 이르려면 일정 기간이상(어느 정도 식물이 성장해야) 노화 생체회로가 작동해야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 포스텍 남홍길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식물이 나이가 들면 노화 및 죽음을 피할 수 없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했다.“며 ”식물뿐만 아니라 동물과 인간을 비롯한 다른 개체의 노화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 이로써 남홍길 교수는 세계 3대 대표 과학저널인 사이언스(Science), 네이처(Nature), 셀(Cell)지에 국내에서 연구한 성과를 주저자로서 모두 발표 후 불과 4개월 만에 다시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쾌거를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