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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한 번에 학사학위 4개 취득하는 “엄친아” 포스텍 졸업생

2009-02-18 4,435

                                             “학사학위 4개, 그것도 모자라요.”
                 POSTECH 졸업생 김도현군, 생명ㆍ수학ㆍ화학ㆍ컴공 등 4개 학위 취득
                      학과 공부 외에도 특허ㆍ법ㆍ경영학도‘독학’… 욕심많은‘엄친아’

“지도교수님(포스텍 류성호 교수)께서 절 보시더니, ‘너 욕심 많지?’하시더군요.생각해보면, 정말 배우는 욕심이 남보다 많은 것 같아요. 아직도 배워야 할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18일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POSTECH)을 졸업하는 김도현(金都顯ㆍ23) 군은 ‘포스텍 역사상 최초로 학사학위를 4개 받은 학생’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복수전공이 당연한 필수 과정이 된 요즘의 대학사회이지만, 1개 전공 학위를 따기도 어려운 포스텍에서 4개 학위를 한꺼번에 취득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이다.

김도현 군은 학위를 4개나 취득한 이유를 ‘재미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수학과 화학에 관심이 많았던 김 군은 대학에서도 자연스럽게 전공인 생명과학과 함께 수학, 화학 공부를 계속한 것이다. 그러나 컴퓨터공학을 선택한 것은 그 나름의 확고한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1학년 때 교수님과 1:1로 논문을 읽는 과목이 있었어요. 그 과목에서 아무리 생명과학을 전공하더라도 컴퓨터에 대해 무지하면, 융합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는 지금에는 연구에 장애물이 많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컴퓨터 공학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그는 졸업 후 포스텍 대학원 시스템생명공학부(I-BIO)에 진학해 수많은 데이터를 컴퓨터를 활용해 분석하는 유전자 연구에 참여할 계획이다. 유전자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특정 질병이 어떠한 유전자의 결함을 통해 발생하는지 그 요인을 밝혀낼 수 있도록 하는 연구다.

김도현 군은 이외에도 작은 DNA에 세포나 단백질을 부착해 특정 세포에 작용하는 약물연구에도 참여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의 최종 목표는 최고의 생명공학자가 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좋은 아이템이 생기면, 그것을 발전시켜서 생명공학 분야 벤처기업을 세워보고 싶어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생명공학 분야 기업에 들어가 최고기술경영자(CTO)로 활약하고 싶습니다. 연구가 학문으로 그치지 않고,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으려면 좋은 연구가 기술 개발로, 또 기술이 상용화로 이어져야 하니까요.”

그러한 꿈을 위해 김 군은 경제학, 경영학, 여기에 특허와 관련 법규까지 혼자 공부해 왔다. 훌륭한 경영자가 되려면 전문지식 뿐만 아니라 경영에 필요한 제반지식을 춰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10학기 만에 4개 전공을 끝내야 했기에 정규 강좌 이외에 계절학기까지 챙겼다.

취미, 학교생활은 즐길 틈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요리나 피아노 연주, 여행 등 다양한 취미생활도 갖고 있다. 대학 시절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여름학기를 이수하기도 하고, 기숙사의 영어전용 생활화동에서 생활하며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활발한 교류를 하기도 했다.

잠을 제대로 잘 수도 없을 것 같은 삶으로 보였지만, 의외로 하루에 7시간은 반드시 자야한다고 답했다.

“제 생활 원칙은 깨어 있을 때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한다는 거예요. 잠을 줄여가면서 몽롱한 상태로 공부를 해봤자 소용이 없으니까요. 시간을 잘 활용해서 공부를 하면 취미생활을 할 시간도, 친구들과 즐길 시간도 충분히 생깁니다.”

학업이면 학업, 취미 생활이면 취미 생활까지 모두 완벽하게 해내는 김도현 군은 욕심 많은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를 줄인 신조어로 모든 일에 완벽한 이를 이르는 말)’로 보이지만, 그 스스로는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학위를 4개나 따는 건 누구나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정규수업에 계절학기를 조금 들으면 계산상으로 10학기 만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에요. 그게 특별한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