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세상에서 가장 작은 ‘적혈구’만한 펌프 개발 (2010.5.17)

2010-06-17 1,127

– POSTECH-미시건대 연구팀, 나노크기 절연체 전도현상 규명 및 전기운동학적 펌프 개발
– Nature Nanotechnology 16일 온라인판서 주목할 만한 연구로 선정돼

혈액 한 방울의 1%로 뇌졸중의 전조를 진단할 수 있는 마이크로 유체칩, 적혈구만한 작은 세포도 치료할 수 있는 치료기구 등 공상과학 영화에 나오는 이 모든 기술을 현실화할 수 있는 적혈구크기의 펌프(pump)가 한국-미국 공동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기계공학과 이상현 박사・미국 미시건대 앨런 헌트(Alan Hunt) 교수팀은 나노 크기의 절연체*가 일반 반도체와 같은 전기 전도 현상을 갖는 것을 발견하고 그 근본 원리를 규명하는 한편, 이를 이용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적혈구 크기의 전기운동학적 펌프를 개발했다.

나노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온라인판 17일자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Featured paper)로 선정된 이 연구결과는 특히, 마이크로 유체 분석칩(Lab-on-a-chip)이나, 나노크기의 반도체 등에 아주 쉽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돼 더욱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한-미 연구팀은 유리와 같이 전기를 전달하기 어려운 성질을 가진 절연체가 나노미터 크기로 작아지게 되면 아주 낮은 전압으로도 전류를 흐를 수 있게 되지만 이 현상이 가역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이를 이용해 나노크기의 기기들의 전극으로 사용가능한 액체-유리-나노전극(nano-liquid-glass electrode)을 개발했다.
 순수한 부도체인 유리로만 만들어진 이 전극은 도체와 부도체를 동시에 집적할 필요가 없어 마이크로 유체분석칩과 같은 작은 장치의 집적을 보다 쉽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전극을 이용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전기운동학적 펌프도 함께 발표했다. 

이 기술은 동전만한 크기의 칩에 미세가공기술을 이용하여 화학 분석장치들을 집적해 놓아 혈액 한 방울의 1%로도 어디서나 질병을 분석해낼 수 있어 ‘칩 위의 실험실’로 불리는 마이크로 유체분석칩은 물론, 절연체의 전도성질 때문에 상용화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빚었던 나노크기의 반도체, 단일 세포를 치료할 수 있는 첨단 나노크기 의료장비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연구결과는 마이크로 유체칩 내부에 유체 보조 삼차원 펨토레이저 나노 가공 기술을 이용해 집적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에 개발되어 있는 칩에도 바로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상현 박사는 “지금까지 전기운동학적 동작체나 센서는 반드시 도체와 부도체를 동시에 집적해야 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마이크로 크기의 장치를 개발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번 연구성과는 생명공학 분야 뿐만 아니라 소형화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