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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원 교수팀, 주름 없이 그래핀 옮기는 전사기술 개발

2016-04-19 912
 매끈하게 잘생긴 그래핀이 일도 잘한다!

조길원교수 연구팀
 
매우 얇고 가벼워 잘 휘어지면서도 튼튼하고 전기가 빠르게 잘 통한다. 투명 플렉서블 디스플레이(Transparent flexible display) 등 차세대 기술에 가장 크게 활용될 신소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꿈의 소재’ 그래핀의 이야기다. 그래핀 중에서도 특히 매끈하게 잘생긴 그래핀이 이런 전기적, 물리적 특성들을 지니는데, 합성된 그래핀을 반도체 제작 과정에서 주름이나 기포 없이 깔끔하게 옮기는 전사기술에 그래핀의 운명이 달려있다.  
 
화학공학과 조길원 교수, 김현호 박사, 이승구 박사, 이성규 연구원으로 이루어진 연구팀이 그래핀을 전사할 때 주름이 생성되는 매커니즘을 규명해 어떤 표면에도 미세결함 없이 그래핀을 옮길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태블릿을 돌돌 말아 주머니에 넣거나 손목에 차는 등 다양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곳에든 그래핀을 균일하게 옮겨 붙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전자들이 고르게 잘 분포되고 전하의 이동도가 높아져 전류의 흐름이 빨라지며, 몇 번을 구부리고 휘어도 이런 전기적 특성이 오래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스마트폰 화면에 기포 없이 보호 필름을 붙이는 것이 쉽지 않은 것처럼, 제작된 그래핀을 기판에 주름이나 기포 없이 옮기는 일은 매우 어려워 그래핀 상용화의 큰 걸림돌이 되어 왔다.  
 
기존의 전사방식은 금속 촉매 위에서 합성된 그래핀과 고분자 층을 물 위에 띄운 후 그대로 다른 기판 위에 올려 건조시키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이 방법은 간단하지만, 전사될 때 기판과 그래핀 사이에 갇혀있던 물방울이 증발하면서 그래핀에 주름을 만드는 등 물리적 손상을 입히고 표면이 오염될 수 있어 그래핀의 뛰어난 특성이 훼손되는 단점이 있다. 특히, 대부분의 기판은 물과 잘 맞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물 분자가 퍼지지 않고 방울로 맺혀 있다가 증발하게 되어 주름 등의 흔적이 크게 남는다.
 
연구팀은 물과 달리 표면장력이 낮은 유기액체가 어떤 표면에도 방울이 만들어지지 않고 매끈하게 퍼진다는 원리에 착안해 미세 결함 없이 균일한 고품질의 그래핀을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물 위의 그래핀을 먼저 뜰채와 같은 틀에 옮겨 물기를 제거한 후 유기액체를 바른 기판 위에 올리면, 유기액체가 기판과 그래핀의 매개체 역할을 하여 그래핀이 기포나 주름 없이 매끄럽게 기판위에 붙게 되는 원리이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개발된 전사 방법을 이용해 제작된 그래핀은 기존의 그래핀보다 전하이동도가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전기적 특성이 크게 향상됐다. 또, 반복적으로 구부렸을 때 끊어지지 않고 전기적 특성이 계속 유지됨을 뜻하는 구부림 안정성은 기존 대비 3배 이상 좋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호의 표지논문으로 게재되며 학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연구를 주도한 POSTECH 조길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래핀을 이용한 웨어러블 전자소자의 안정성과 기계적인 특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제시했으며, 더 나아가 그래핀 뿐만 아니라 최근 각광받고 있는 차세대 신소재의 성능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론티어 사업 ‘나노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