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공 차형준 교수팀, 절단된 신경, 빛과 홍합이 바로 이어 붙여 재생한다

2022-05-26 479

[POSTECH·이화여대·가톨릭의대 공동연구팀, 홍합접착단백질 기반의 신경재생용 광(光)가교 하이드로젤 의료접착제 개발]

[무봉합 신경문합술로 신경재생 효과 ‘쑥쑥’]

절단된 신경을 수술용 봉합실 없이 바로 이어붙일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한 이 기술은 의료진의 시간적 부담을 덜 뿐만 아니라, 봉합실에 의한 환자의 2차 손상을 막을 수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정호균 박사 연구팀은 이화여대 화공신소재공학과 주계일 교수,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전영준 교수·이종원 교수·재활의학과 이종인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홍합접착단백질 기반의 혁신적인 의료용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개발했다.

자연에서 유래한 소재로 신경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이 연구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최근 게재됐다.

신경은 재생이 어려운 조직 중 하나로, 사고로 절단이 되면 봉합실을 이용해 정교한 문합술*1을 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의료진의 숙련도가 높아야 하는 데다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고 봉합실이 관통할 때 가해지는 2차 손상에 의해 신경 재생이 방해될 수 있었다.

공동연구팀은 타키키닌 계열 신경전달물질인 Substance-P(SP) 기능성 펩타이드가 도입된 홍합접착단백질을 광(光)가교 하이드로젤 접착제 형태로 만들어 문제를 극복하고자 했다. 빛을 쬐지 않았을 때 액상으로 존재하는 이 접착제는 가시광선을 쬐면 하이드로젤 상태로 순식간에 변하며 접착력이 생긴다.

접착제를 적용한 무봉합 신경 문합술로 신경의 2차 손상을 막고, 기능성 펩타이드가 M2 아형으로의 대식세포*2 분극을 유도함으로써 환부의 추가적인 면역 염증반응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신경 재생도 효과적으로 촉진된다.


연구 결과, 단순히 절단된 신경의 문합뿐만 아니라 1.2cm 신경 결손 부위의 문합에서도 기존 봉합사를 이용한 문합술과 비슷하거나 우수한 신경 조직 재생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신경 재생이 매우 어려운 1.2cm 신경 결손의 경우에도 신경의 운동과 감각 기능 회복에 대한 예후가 봉합사를 이용한 문합술보다 더욱 뛰어났다.

차형준 교수는 “혁신 원천 소재인 홍합접착단백질 기반의 신경재생용 무해한 의료접착제로 의료진의 수술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환자의 예후 또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며 “신경뿐 아니라 다른 환부의 수술에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적인 의료접착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연구단사업과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한편, 홍합접착단백질 소재 기술은 ㈜네이처글루텍에 기술이전이 완료됐고, 이중 광가교 표피외 연조직용 의료접착제인 ‘픽스라이트(FIxLight)’ 제품은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거쳐 임상을 진행 중이다.


1. 신경문합술(neurorrhaphy)
절단되거나 결손된 신경 부위를 이어주는 수술로, 현재까지는 봉합실(suture)을 이용하는 방식이 유일하다.

2. 대식세포(macrophage)
체내에 두루 분포하며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세포로 여러 아형(subtype)으로 분극(polarization)할 수 있다. 여러 아형 중 면역을 유도하는 M1 아형에서 면역을 억제하는 M2 아형으로 분극하는 것이 신경 재생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