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LabCumentary 권세윤 교수 (환경공학부)
환경보건평가 연구실
Environmental & Health As...
환경보건평가 연구실
Environmental & Health Assessment Lab
권세윤 교수 (환경공학부)
경북 포항시 POSTECH에 위치한 ‘환경 보건 평가 연구실’. 대화를 나누며 연신 웃음꽃을 피우던 연구원의 얼굴이 돌변했다. 형산강에서 잡은 물고기가 연구실에 도착한 것이다. 연구원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물고기의 배를 가르고 내부 장기를 분리하기 시작했다. 포항 형산강을 수은으로 오염시킨 범인을 알아내기 위한 ‘환경과학수사’가 진행 중이다.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가 이끄는 ‘환경보건평가 연구실’은 자연 환경과 생태계가 어떤 오염원으로 언제, 어떻게, 어느 범위까지 오염되었는 지를 과학적으로 수사한다.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오염이 향후 기후변화나 환경정책 수립을 통해 어떻게 변동될 지도 예측한다. 원인과 현상, 미래까지 한 번에 분석하는 능력을 갖춘 것이다.
연구실은 환경과학수사에 관련된 모든 연구를 수행한다. 특히 주목하는 것은 사람의 중추신경계에 문제를 일으키는 수은이다. 수은은 독성이 강하고 환경에서 장기간 잔류하는 중금속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0대 오염 물질 중 하나다. 석탄 발전소나 폐기물 소각, 시멘트 생산 과정 등 인위적인 활동을 통해 환경으로 배출된다. 한번 배출되면 어떤 방식으로도 분해되지 않고, 다른 중금속보다 휘발성이 높아 대기를 통해 극지까지 이동하기도 한다. 수은은 물고기 섭취를 통해 사람 체내에도 축적될 수 있다.
연구실은 포항시청의 의뢰를 받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수은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통한 수은 오염원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포항 형산강의 물고기, 퇴적물, 토양에 축적된 수은이 어떤 산업 공정으로부터 배출되었는지를 수사하는 것이다. 이 때 환경 매체의 ‘수은 안정동위원소 비’가 핵심 단서가 된다. 수은은 안정동위원소를 가지고 있는데 수은 배출원마다 각 안정동위원소의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오염물질의 기원과 유입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 수치 모델을 통해 수은 오염의 미래도 예측할 수 있다.
연구실은 그동안 축적한 모든 데이터를 정리하여 수은 안정동위원소 기반의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이 빅데이터는 ‘유엔 국제수은협약’ 상황을 평가하기 위한 주요 데이터로 채택됐다. 유엔 국제수은협약은 수은을 사용하거나 배출하는 산업, 생산 과정, 상품을 전반적으로 규제하는 내용을 담은 협약으로 지난 2017년 발효됐다. 연구실의 수은 빅데이터는 곧 유엔 사이트에 공식 등록돼 전 세계에서 활용하게 될 예정이다.
연구실은 구축한 수은 안정동위원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은 오염원을 추적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자 한다. 환경과 인류 보건에 피해를 초래하는 수은 오염원을 통합적이고 과학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권세윤 교수는 “하지만 합리적인 지표 개발을 위해서는 생물의 체내 대사과정에서 수은 안정동위원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규명하는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며 “환경과학수사와 관련된 재밌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모든 연구를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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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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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위치
환경공학동 1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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