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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2026학년도 입학식사

  • 등록일2026.02.20
  • 조회수1724

신입생 여러분의 입학을 환영하고 축하합니다.


대학생들에게 대학은 무엇일까요? 기존지식을 전달하는 고등학교와 달리 대학은 새로운 지식과 정보가 만들어지는 현장입니다. 여러분은 그런 “현장경험”을 하기 위해 대학에 들어온 것입니다. 그것은 연구 참여, 외부인턴, 해외연수, 심지어 창업까지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공부이고 여러분은 그 모든 것의 주체입니다.


대학원생들에게도 대학의 의미는 능동적으로 자신의 학문세계를 넓혀 나가는 운동장입니다. 수동적으로 할당받은 과제를 위해 반복적인 노동만 하는 곳이 아니라, 모든 것을 스스로 감독하고 책임지고 결과를 얻기 위해 실전을 치르는 곳입니다. 대학원 연구의 주체는 지도교수가 아니라 여러분 자신입니다.


스스로 책임지는 경험을 처음 하는 사람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실패의 가능성입니다. 그러나 사실 실패는 가능성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다가옵니다. 피하려고 노력은 하되 실패를 잘 맞이할 준비도 해야 합니다. 실패가 없이는 성공도 없기 때문에 “성공은 경험으로부터 오고 경험은 실패로부터 온다.”는 말도 있습니다. (“Success comes from experience, and experience comes from failures.”)


청운의 뜻을 품고 오늘 이 자리에 선 신입생들에게 털어놓고 싶은 비밀은 바로 “대학은 실패를 배우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사회에 나가기 전에 충분한 시도와 좌절과 실패를 통해 경험의 보물창고를 쌓아 나가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패를 버텨내는 힘이 필요한데 우리는 그것을 지치지 않는 집념이라고 부릅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4자성어 하나를 소개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이 산을 옮긴다는 뜻입니다. 영리한 사람은 생각조차 하지 않을 일을 우직한 사람이 해낸다는 의미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대학 졸업식에서 인용한 그 유명한 구절인 “Stay Hungry, Stay Foolish”의 후반부 얘기입니다. 그런데 말그대로 손으로 산을 옮긴 사람이 실제로 있어 제가 어느 칼럼에 썼던 얘기를 소개합니다:


어떤 남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의 아내가 사고로 다쳤습니다. 그러나 산골에서 병원 가는 길이 너무 멀어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남자는 결심합니다. 마을의 어느 누구도 더 이상 자기와 같은 비극을 겪지 않게 하겠다고 말입니다. 그는 마을을 가로막고 있던 바위산을 망치와 정으로 깎기 시작했습니다. 생계를 위한 노동을 끝내고 집에 와서 하는 일이라곤 바위를 깎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마침내 무려 22년 뒤, 마을을 가로막은 산맥의 허리를 끊는 너비 9미터, 깊이 8미터, 길이 110미터의 지름길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55킬로미터에 이르던 산길 우회로는 15킬로미터로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인도 북동부에 살던 다쉬랏 만지(Dashrath Manjhi, 1929-2007)라는 사람의 실화입니다. 영화와 기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사실 여부에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인도 정부가 2016년에 우표를 발행한 이후로는 현대판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실제 사례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다쉬랏 만지의 얘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그의 불굴의 의지에 경탄하고, 그의 이타심에 감동받고, 실제로 바위산이 사람 손에 의해 깎여 나갈 수 있다는 데 전율하곤 합니다.


요즘을 흔히 셀럽의 시대라고 합니다. 연예인뿐만 아니라 정치인, 기업인, 심지어 학자들마저도 언제 떴나 싶다가도 어느새 사라져버리곤 합니다. 그러나 이 시대의 다쉬랏 만지들은 오늘도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불가능을 망치와 정으로 조금씩 깎아 나가고 있습니다. 포스텍 캠퍼스 가득하게 밤 늦게 불 켜진 도서관과 연구실에서 앞으로 바위산을 깎아 나갈 여러분들을 진정한 록스타(rock star)라고 생각하며 응원과 격려를 보냅니다.


학부모님과 가족 여러분, 귀한 자녀를 포스텍에 맡겨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지지로 이들의 여정에 함께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신입생 여러분, 포스텍에서의 모든 성공과 실패가 경험이라는 값진 보물이 되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의 포스텍 입학을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2026. 2. 20.

총장 김 성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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