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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 Perspectives] APRU 학생 패널리스트 참가 후기: 우리의 목소리로 세계를 잇다

  • 등록일2025.10.21
  • 조회수779

APRU 학생 패널리스트 참가후기:

우리의 목소리로 세계를 잇다



글|POSTECH 제39대 총학생회장 박준기 (신소재공학과)


※ 본 게시글은 박준기 학생이 지난  2025년 6월 22~24일 미국 UC San Diego에서 열린 APRU (Asia Pacific Association of Research Universities) Annual Presidents' Meeting 에 학생 패널리스트로 참여한 후 작성한 후기입니다.


APRU 참석 사진


각자의 대학을 대표하는 자리였지만, 내게 그들은 모두 따뜻하고 다정한 ‘교수님들’처럼 느껴졌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생각했다.


“나도 언젠가,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남기고 싶다.”


그 순간 깨달았다. 학교를 대표하는 국제회의에서도 결국 중요한 건 ‘사람의 목소리’라는 것을. 한 문장, 한 생각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아 변화를 만든다는 사실이, 그날따라 유난히 선명했다. 



APRU에서 만난 변화의 시작


나는 평소 APRU—Asia-Pacific Association of Research Universities, 즉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주요 연구중심대학 협의체—에 관심이 있었다. POSTECH 역시 그 회원 대학 중 하나였다. 처음엔 단순히 ‘국제 네트워크’ 중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궁금해졌다.


‘이 모임의 중심에서는 어떤 이야기들이 오갈까? 각 대학은 어떤 미래를 그리는 걸까?’


단순히 문화를 체험하거나 교류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대학의 리더십이 모여 어떤 비전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를 보고 싶었다. 그 궁금증이 나를 APRU Annual Presidents’ Meeting 학생 패널리스트 모집 공고로 이끌었다.


국제 교류에 대한 관심은 그보다 훨씬 전부터 이어져 왔다. PBUD(POSTECH Buddy, 국제화·교환학생 지원 단체) 1기 창립 회장단으로 활동하면서 나는 깨달았다. 대학이란 곳은 단지 한국 안에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서로의 문화와 지식이 오가는 장(場)이라는 것을. 외국인 교환학생이나 주한 대사를 맞이해 학교를 소개할 때면 늘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우리가 가진 가치를 어떻게 세상에 보여줄 수 있을까?’


그 질문은 제39대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며 더 구체적인 형태를 띠었다. 나는 ‘포스텍의 대외 이미지를 새롭게 세우는 일’은 학교 구성원 모두의 역할이자 공동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학생으로서, 그리고 대학의 한 주체로서 적극적으로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믿는다.


기념품샵 구축을 위해 학교 여러 부서와 긴밀히 협력하며 포스텍의 가치를 알리고 대외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이번 APRU 참석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있었다. 김성근 총장님을 비롯해 국제협력팀, 대외협력팀과 함께 POSTECH의 이름을 더 넓은 무대에 올릴 수 있었다는 점이, 나로서는 큰 영광이었다. 그 경험은 단순히 ‘참여’가 아니라 학교와 함께 걸은 ‘동행’에 가까웠다.



글로벌 리더들에게 전한 '이야기의 힘'


이번 패널에는 POSTECH, 연세대학교, UC San Diego, HKUST, 그리고 University of Sydney, 총 다섯 개 학교가 초청되었다. 각 대학의 학생들은 자신이 받은 지원 속에서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리고 그 경험이 어떻게 학교의 발전으로 이어졌는지를 이야기했다. 발표 하나하나에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나 있었고, 나는 그 진심이 인상 깊었다.


나 역시 같은 마음으로 무대에 섰다. 학생으로서 학교의 성장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 그리고 포스텍이 가진 가치를 어떻게 더 멀리 전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래서 내 발표는 기술적 성과보다는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대학이 학생에게 영감을 주는 방식, 그리고 학생이 다시 대학을 변화시켜 가는 과정을 전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학생 패널이 발언을 마칠 때마다 총장들의 시선이 자연스레 무대로 향하던 순간이었다. 그들은 단지 듣기 위해 앉아 있는 관객이 아니라, 진심으로 배우려는 자세로 임하고 있었다. 서로의 대학이 가진 강점을 포용하고, 새로운 협력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각자의 대학을 하나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연구하는 사람들 같았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나는 문득 생각했다. 포스텍이 이 자리에 온 이유는 다른 대학을 따라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걸어온 길을 세상과 나누기 위해서였다는 것. 학생의 자율성을 믿고, 실패 속에서도 다시 도전하게 하는 포스텍의 문화—그것이야말로 포스텍이 가진 가장 인간적인 힘이었다.


APRU 학생 패널로서 발언하는 모습


'사람'을 잇는 언어, '변화'를 만드는 이야기


회의가 끝난 뒤에도 여운이 오래 남았다. 한 학생의 짧은 이야기가 수많은 총장들에게 ‘생각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동시에 자랑스러웠다.


이번 경험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건, 국제회의 속 ‘학생’의 자리가 단순히 상징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학생은 초청된 발표자가 아니라, 대학이 미래를 상상하는 과정의 동반자였다. 짧은 발언이라도 진심을 담아 전하면, 그 이야기가 실제 논의의 일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 경험에서 배웠다.


예전에는 ‘국제화’라는 단어가 거대한 제도나 협약의 언어로만 들렸다. 이제는 훨씬 더 인간적인 의미로 다가온다. 대학의 국제화란 결국 사람과 사람, 생각과 생각이 이어지는 과정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포스텍에서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 일하고, 이번 회의에서 세계 여러 대학의 총장들을 만나며 확신했다. 모든 연결의 시작은 결국 ‘이야기’라는 것을.


그 깨달음은 내가 총학생회장으로서 지향하는 방향과도 닮아 있었다. 학생사회를 운영한다는 건 행정적 업무를 처리하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이어주는 일이다. 목소리를 듣고, 때로는 다리를 놓아 공동체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도록 돕는 일.


그건 기술을 통해 사람을 잇는 일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나는 지금 그 ‘연결의 언어’를 사람 속에서 배우고 있고, 언젠가는 그것을 기술의 언어로 확장해보고 싶다.



연결의 언어로 세상을 잇다


회의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 처음 그 회의장에 들어섰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때는 그저 낯선 무대에서 긴장된 마음으로 서 있었지만, 이제는 조금 다른 시선으로 그 자리를 기억하게 된다. 그곳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또 나의 이야기를 건넬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 단순한 사실이 내게 오래 남았다.


이번 경험은 내 안에 조용한 확신을 남겼다. 변화는 언제나 거창한 자리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진심 어린 이야기 하나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 그 이야기가 모이면 학교가 움직이고, 학교가 움직이면 세상이 조금씩 바뀐다. 나는 여전히 그 변화의 과정 한가운데에 있다.
 

총학생회장으로서, 또 한 명의 학생으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람과 이야기를 잇고 싶다. 언젠가 기술이라는 언어로 이 ‘연결’의 가치를 더욱 확장해나갈 때에도, 그 시작은 언제나 ‘사람’이어야 한다는 걸, 이번 APRU에서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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