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의 심장,
지곡 연못
글 | POSTECH Creators 지은수 학생 (산업경영공학과 2학년)

촬영: 임찬석 (2024 대학 사진 공모전 출품작)
우리가 매일 오고 가는 지곡 연못, 이 곳에는 포스텍의 시간이 고요히 담겨 있습니다.
1. 지곡 연못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사실 지곡 연못은 처음부터 자연적으로 존재하던 연못이 아닙니다. 1986년 개교 후, 1987년에 지곡회관을 만들면서 건물만 덩그러니 있던 캠퍼스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방안으로 무려 3일만에 만들어졌습니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지곡회관 환경개선사업에서 측정한 결과, 지곡 연못은 약 2243m2의 면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연못의 가장 깊은 곳은 수심이 1.2m 정도이고, 평균 수심은 0.8m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넓고 깊은 연못은 어디에서 물을 공급받을까요? 바로 포스코 수원지였습니다. 정확한 급수량은 알 수 없지만, 지곡회관 건설 당시에는 포스코 수원지에서 물을 공급받았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물을 공급하는 설비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문제로 지금은 폐쇄되었고, 요즘은 빗물이 주 수원지가 되어서 생활관 지역의 우수관로와도 연결되어 있다고 합니다.
연못의 아름다운 분수는 연못이 만들어진 지 몇 년 후인 2000년대 초반에 설치되었습니다. 이 분수는 포스테키안들에게 선물 같은 풍경을 선사할 뿐 아니라, 연못의 수질을 깨끗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도 해내고 있습니다. 매년 5월 1일부터 겨울이 오기 전인 10월 30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분수를 통해 지곡 연못은 더욱 풍성한 모습으로 캠퍼스의 중심을 지켜주고 있습니다.

촬영: 조민근 (2024 대학 사진 공모전 출품작)
연못이 완성되자마자 주변에는 나무와 벤치 같은 휴식 공간들도 함께 조성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평화로운 지곡 연못의 모습이 그때부터 갖춰진 것이죠. 오늘날의 평온한 연못이 있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노력과 손길이 이어져 왔습니다.

촬영: 나정현 (2024 대학 사진 공모전 출품작)
2. 포스테키안들의 문화와 추억이 스며든 연못

한때는 출입이 가능했던 지곡 연못
친구들과 지곡 연못에 입수하자는 장난스러운 농담을 혹시 나눠보신 적 있으신가요? 연못 주변에 있는 ‘다이빙 및 입수 금지’ 팻말을 가리키면서 기겁하고 거절하신 경험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때는 지곡 연못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했고, 심지어 연못에 입수하는 독특한 문화도 존재했습니다.
바로 생일 때 지곡 연못에 빠뜨리는, 이른바 ‘지곡빵’ 문화였습니다. ‘지곡빵’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진행됩니다. 먼저, 생일을 맞은 친구와 함께 연못으로 가서 자진입수를 권유합니다. 만약 스스로 순순히 입수를 하지 않을 경우, 친구들이 생일을 축하하며 물에 빠뜨리는 것이었어요. ‘지곡빵’ 문화는 생일뿐 아니라 축하할 일이 있는 모든 포스테키안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해마다 열리는 포스텍의 봄 축제인 ‘해맞이한마당’에서는 지곡 연못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Lake Game Tycoon (연못게임)’ 같은 경기였다고 합니다.
이곳은 단순히 멋진 조경을 넘어, 수많은 포스테키안들의 소중한 기억과 순간순간이 머무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촬영: 차동곤 (2024 대학 사진 공모전 출품작)
3. 지곡 연못의 의미: 배움과 탐구의 관점에서
지곡 연못이 만들어진 후 가장 큰 위기가 찾아왔던 때는 1998년, 태풍 ‘예니’가 휩쓸고 갔을 때였습니다. 연못에 엄청난 양의 흙이 쌓여, 밖으로 빼놓았던 물고기들이 죽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태풍의 영향 이후에는 바닥에 퇴적토가 계속 쌓여 수위가 점점 낮아졌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2년과 2023년에는 포스텍 시설운영팀에서 지곡 연못 준설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연못 바닥을 청소하기 위하여 수중 펌프를 설치하고 연못의 물과 물고기들을 모두 빼낸 다음, 연못의 바닥을 드러내어 흙을 모두 말리고 무려 200톤에 달하는 토사를 청소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지곡 연못을 꾸준히 가꾸는 준설 작업은 2026년에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지곡 연못은 꾸준히 수질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SS(부유물질), DO(용존산소량),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T-N(총 질소 농도), T-P(총 인 농도) 같은 항목들을 분석해서 연못의 수질을 철저히 관리하고 있습니다.
4. 지곡 연못을 대상으로 한 연구 및 탐구 활동
지곡 연못은 때로는 학생들의 탐구 활동 장소로, 교수님들의 강의실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2016년에는 산업경영공학과 학생들이 지곡 연못의 수질 개선을 위한 ‘POSFISH’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지곡 연못에 잉어 사료 무인 판매대를 설치하는 것이었습니다. 잉어 사료를 500원에 판매해서 모인 돈으로 수질 개선에 도움이 되는 물품들을 구매하고 지곡 연못의 수질을 개선하자는 목적을 갖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수질 개선에 도움이 되는 부레옥잠 같은 식물을 연못에 띄우거나, 수질 개선 필터를 구매해서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또, 연못을 산책하는 사람들을 위해 연못에 띄울 오리 인형을 구매하는 등의 계획이 담긴 탐구활동이었다고 합니다.

촬영: 김혜인 (2024 대학 사진 공모전 출품작)
지곡 연못은 때로는 강의실로 변신하기도 하는데, 환경공학부 감종훈 교수님의 수업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교수님은 2020년 부임 이후 매년 한 번씩 관측 수업의 일환으로 지곡 연못에서 무인보트를 띄워 연못의 수심과 수질을 측정하고 계십니다. 감종훈 교수님은 “‘지곡빵’ 문화는 생소하지만, 입수가 금지된 것은 연못의 수질 때문이 아니라 학생들의 안전 문제 때문일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 교수님에게 지곡 연못은 ‘거북이들을 보면서 멍 때리기 좋은 곳’이라는 말씀을 덧붙여 주셨습니다.
감종훈 교수님께서 진행하시는 환경공학부 환경융합부전공 현장 관측 및 실습 프로그램 사진 (제공: 환경공학부 행정팀)
누군가에게는 지친 몸을 기댈 쉼터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어릴 적 설레는 소풍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거북이와 백로 등 연못의 생명체들에게는 고요한 안식처가 되어주는 지곡 연못.
따스한 햇살 아래서 지곡 연못은 이 모든 다채로운 삶과 소중한 가치들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촬영: Yen Hung (2024 대학 사진 공모전 출품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