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원자 정확히 배치하는 '2D 나노공간 한정' 기술로 차세대 초고효율 촉매 개발]
최근 화학과 이인수 교수, 심지훈 교수 공동연구팀이 화학 반응의 효율을 높이는 나노 세계의 '원자촉매 호텔'을 만들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연구는 화학 분야 권위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에 게재됐다.
화학 산업에서는 오래전부터 '단일 원자 촉매'(Single-Atomic Catalyst)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 촉매는 백금(Pt), 팔라듐(Pd) 등 귀금속 원자가 개별적으로 고르게 분포해 있어 화학 반응을 매우 효율적으로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넓은 공간에서 일꾼들이 한데 모여 있으면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없는 것처럼 귀금속 원자들은 서로 뭉치는 성질이 강해 촉매의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2D-나노공간 한정' 전략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두 개의 얇은 실리카(silica, 유리 주성분)층 사이에 금속 원자를 가두어 원자들이 위아래로 뭉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실리카층 사이의 공간이 매우 좁아 원자들은 수직 이동이 제한되고, 옆으로만 움직일 수 있다. 이 제한된 공간에서 원자들은 1나노미터(nm, 머리카락 두께 약 10만분의 1) 두께의 금속 산화물 시트 위에 고르게 배열된다. 각 촉매 원자가 자기 방을 가진 호텔에 머무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촉매는 기존 촉매들보다 알코올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반응에서 훨씬 더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이 반응은 알코올을 유용한 화학물질로 바꾸는 과정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기존보다 에너지를 더 적게 사용하면서도 불필요한 부산물을 줄일 수 있어 정밀화학이나 제약, 석유화학 등 산업에서 제품을 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인수 교수는 “단순한 합성 공정을 통해 촉매를 만들 수 있어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실리카처럼 비교적 저렴한 재료를 사용해 경제성까지 확보한 친환경 기술”이라며 “이 촉매는 재활용할 수 있어 실제 산업에 적용되면 훨씬 더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인 화학 공정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과학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02/anie.202423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