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POSTECH 조길원교수팀, 세계최초 ‘볏잎효과’규명․인공볏잎 표면 제작 성공 (201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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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볏잎에도 ‘자기세정’ 기능 있었네”
POSTECH 조길원교수팀, 세계최초 ‘볏잎효과’규명․인공볏잎 표면 제작 성공

 

온도와 습도가 높은 지역에서 자라 언제나 병이나 곰팡이가 생길 위험이 큰 벼. 이 벼가 곰팡이의 포자나 병균, 먼지를 스스로 떼어낼 수 있을까.

흔히 알려진 연잎처럼 벼의 잎 역시 물방울이 잎의 길이 방향으로 쉽게 굴러가도록 함으로써 항상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려고 하는 아주 작은 크기의 돌기와 주름이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조길원 교수(56)와 이승구 박사(31) 연구팀은 교육과학기술부 글로벌프론티어 소프트일렉트로닉스 연구단의 지원으로 벼의 자가세정 기능인 ‘볏잎효과’를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물방울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기능성 표면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재료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어드밴스드펑셔널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지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된 이번 연구성과는 볏잎이 가진 자기세정 기능을 이용해 새로운 소재로의 응용가능성을 제시한 만큼 실생활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팀은 볏잎의 표면을 분석한 결과, 볏잎은 수백 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크기의 왁스결정, 수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돌기와 평행한 주름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표면에 빽빽하게 자리잡은 왁스결정과 돌기가 물방울을 밀어내고 주름 사이에 공기가 끼어들어 물방울이 한쪽 방향으로 굴러가도록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렇게 굴러가는 물방울이 볏잎 표면에 붙은 곰팡이나 병균을 떨어뜨리며 항상 깨끗하고 건조한 잎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다는 점에 착안, 조 교수팀은 이 구조를 모방해 평행한 주름 표면에 물을 싫어하는 특성을 가진 나노입자와 고분자 전해질이 교대로 쌓인 구조로 만들어진 ‘인공볏잎 표면’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또, 이와 함께 주름 위의 미세 구조를 조절하거나 물방울의 크기를 바꾸면 물방울이 구르는 방향은 물론 각도를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도 최초로 밝혀냈다.

연구를 주도한 조길원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물 표면 위에 물방울이 맺히거나 구르는 특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또 미세표면 구조를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원리를 규명해 마이크로 유체 기기나 자기세정 표면, 물질이송관 코팅 등 액체의 이동제어기술 발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