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0 봄호 / 포스텍 연구소 탐방기

2020-06-02 302

포스텍 연구소 탐방기 / 바이오 신약 사업의 핵심 인프라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세포막은 세포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는 지질막으로 여기에 많은 수의 단백질이 박혀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림 1a). 세포막 단백질은 세포 내부와 외부 간의 에너지 대사, 외부 신호 감지, 물질 수송 및 통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인간 세포에 존재하는 27,000여 개의 단백질 가운데 대략 30%가량이 세포막에 존재하는 세포막단백질이다. 또한, 세포 내의 생리 기작은 신호 전달 과정을 통해 조절되는데, 세포 신호 전달의 60~70%가량이 세포막 단백질로부터 촉발된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시판 중인 화합물 의약품의 60% 이상과 항체 의약품의 대부분이 세포막 단백질을 약물이 작용하는 작용점으로 활용하고 있다(그림 1b). 신약 개발의 표적이 되는 단백질의 입체 분자 구조를 알 수 있으면,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화합물 분자나 항체를 디자인할 수 있으며, 좀 더 기능이 향상된 약물의 개발을 촉진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신약 표적인 세포막 단백질의 입체 구조규명 연구는 일반 단백질 구조 규명 연구에 비해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전 세계의 생물학자들에게 커다란 도전 과제이다.

그림 1 세포막의 구조 (a)와 신약개발 (b)

단백질 분자 입체 구조는 2가지 방법으로 구할 수 있다. X-ray 결정학 방법은 1960년대에 개발된 방법으로 그동안 대부분의 단백질 구조는 이 방법으로 규명되어 왔다. X-ray 결정학 방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강한 X-ray 빔을 만들 수 있는 방사광 가속기 빔라인이 필요한데 이를 위하여 우리나라에는 포항 가속기 단백질 빔라인이 2000년부터 가동되고 있다. 극저온전자현미경은 최근에 개발된 새로운 단백질 구조 규명 방법이다.

2013년 UCSF 대학 연구팀이 이 방법으로 세계 최초의 TRPV1 채널 단백질 구조를 보여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단백질 구조를 규명하고자 하는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극저온전자현미경 기법은 X-ray 결정학에 비해, 단백질 결정을 만들지 않아도 되고, 필요한 단백질의 양이 적으며, 한 번에 여러 상태의 구조를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X-ray 결정학에서는 결정 상태의 단백질 샘플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극저온전자현미경 기법에서는 결정화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세포막 단백질의 경우에는 더 적합한 구조 연구 방법이다. 또한, 단분자 구조 분석을 넘어 세포 내 온전한 단백질 구조를 규명하는 분석법들 역시 점차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구조 규명을 위해 데이터를 얻는 데 X-ray에 비하여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단백질의 크기 제한과 상대적으로 낮은 해상도가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세포막단백질연구소에서는 새로 설치되는 극저온전자현미경과 포항가속기연구소의 X-ray 결정학 빔라인을 이용하여 고분해능으로 신약 표적이 되는 다양한 세포막 단백질의 입체 구조를 규명하고자 한다. 연구소는 448억의 국비와 지방비를 지원받아 포항역 인근 강소연구개발특구에 설립될 예정이며, 연구소에는 최신 극저온전자현미경과 항체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연구 장비와 시설이 설치될 예정이다(그림 2).

그림 2 세포막 단백질 연구소 건립과 연구목표

세포막 단백질연구소는 가속기와 극저온전자현미경을 활용하여 세포막 단백질 구조를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며, 단백질의 구조에 기반한 항체 엔지니어링을 통해 항체 신약 선도 물질을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불어, 포항가속기연구소 단백질 결정학 빔라인에서 구축 중인 단백질 결합 물질조각 대단위 탐색 시스템을 활용하여 표적 단백질 결정화 및 구조 규명하고, 단백질-물질 조각 복합체의 3차 구조 규명을 통해 결합여부/위치/기작을 확인함으로써 잠재적인 신약 선도 물질의 가능성을 검증, 개발할 것이다. 이를 통하여 암과 감염성, 대사성, 뇌, 심혈관, 희소 질환 등 6대 중증 질환 관련된 세포막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하고 응용해 항체 의약품과 신약 후보 물질을 찾을 계획이며 글로벌 신약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3차 구조사업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생명과학과 교수 김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