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1 겨울호 / 최신 기술 소개

2022-01-19 84

01 피 한 방울로 유전자 증폭 없이 암 진단하다

출처 http://www.wiz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840

포스텍 화학과 박준원 교수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 서울대 의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유전자 증폭 없이 피 한 방울로 암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사실상 피 한 방울만으로 암이나 질병을 진단한다는 개념은 그리 새로운 개념은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액체생검(Liquid Biopsy)이라는 방법으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됐고, 혈액 검사를 통해 암을 진단하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유전자 증폭 검사(PCR)에 의존하지 않고 암을 진단함으로써 액체생검 기술의 진보를 일궈낸 성과이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방법들은 암 특이적인 유전자를 검사하고, 이후에 PCR을 통해 양을 증폭하여 이러한 유전자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개발된 방법은 현미경 내의 탐침과 원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측정해서 시료의 표면을 스캔하는 비광학 현미경인 원자힘 현미경을 통해 유전자 증폭 없이도 변이유전자를 검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PCR에 의존하지 않으면 암 진단의 특이도가 100%에 가까우며 혈액 속 1~3개의 변이유전자, 즉, 낮은 농도의 변이유전자까지 찾아낼 수 있는 높은 민감도를 갖게 된다고 합니다. 이때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암으로 진단받은 사람 중 실제 암 환자의 비율, 암이 아니라고 진단받은 사람 중 실제로 암 환자가 아닌 사람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특이도와 민감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진단의 정확도가 높아진다는 것이겠죠? 그뿐만 아니라 이 기술은 치매의 조기진단 분야에의 응용도 고려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무궁무진한 발전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02 씨앗 구조를 본뜬 3차원 전자 소자

출처 https://www.chosun.com/economy/science/2021/10/07/2GAPTB32CJFMNEZH55VD2EDNI4/

식물은 움직일 수 없지만, 씨앗은 수 km까지 퍼뜨릴 수 있습니다. 열매를 먹은 동물이 직접 씨앗을 퍼뜨리기도 하지만 민들레나 단풍나무의 경우처럼 씨앗이 바람을 타고 날아가기도 하죠. 숭실대 김봉훈 교수와 미국 노스웨스턴대의 존 로저스 교수 공동 연구진은 이러한 단풍나무의 씨앗에 착안하여 초소형 센서 소자를 개발했습니다. 지금까지 대기 상태를 측정할 때는 드론이나 비행 로봇을 사용했지만, 이는 비행 시에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고 소형화하기에는 부품이 너무 많이 쓰인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반면에, 새롭게 개발된 초소형 센서 소자는 가운데에 코일, 센서, 제어 회로 등을 담았고, 잘 휘는 플라스틱을 사용하여 바람을 타고 잘 날아가는 단풍 씨앗의 얇은 막 구조를 모방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크기는 최소 0.5mm로 실제 씨앗보다 작게 설계하였고, 교통 카드와 동일하게 근적외선 통신을 통해 전력을 전송받아 센서의 이동에 별도의 동력이 필요하지 않게끔 제작하였습니다. 즉, 플라스틱을 포함한 작은 부품들을 사용하여 소형화했을 뿐만 아니라 근적외선 통신을 이용하여 자체 동력 없이 작동시킴으로써 이전의 한계점을 모두 보완한 것입니다. 연구진은 미세 먼지 농도를 정밀 측정해 주는 회로를 씨앗 모방 센서에 연결하는 데 성공하였다고 하는데요. 코넬대의 패럴 헬블링 교수는 이 소자가 사물 인터넷(IoT)에 사용되어 환경 감시와 통신 중계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다고 평가하였다고 하니, 하루빨리 상용화된 모습을 만나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03 태양광 컬러 유리

출처 https://www.kimm.re.kr/sub0504/view/id/19090#u

여러분은 ‘태양광 발전 패널’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대부분 검푸른 유리를 떠올릴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빨강, 파랑, 노랑 등의 다양한 색상의 유리로 이 검푸른 유리를 대체할 수 있을 거라고 하는데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의 박상진 원장을 포함한 연구진이 오염에도 강하고 다양한 색도 담아낼 수 있는 컬러 유리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유리는 금속 나노 입자의 플라즈모닉 효과를 이용하여 만든 것으로, 유리의 표면에 고기능성 나노 소재인 금속과 실리카 나노 입자가 코팅되어 있다고 합니다. 플라즈모닉 효과는 빛이 금속을 비추면 빛의 파동에 맞추어 금속 표면의 나노 입자들이 집단으로 진동하고, 금속의 길이, 구조 등에 따라 특정 색의 빛만 산란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활용하여 개발된 태양광 컬러 유리는 나노 입자를 코팅하는 두께와 그 농도를 조절함으로써 투과율을 쉽게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친환경 소재인 발수 실리카 입자를 나노 구조로 코팅함으로써 자기 세정 기능 또한 갖출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 자기 세정 컬러 유리로 만든 태양전지 모듈을 건물 외벽에 설치한 뒤 1년간 평가를 한 결과, 기존의 태양광 모듈이 생성하는 에너지 효율의 80%에 달하는 효율을 나타냈습니다. 성능이 검증되면서 앞으로는 건물의 벽면, 지붕에서만 볼 수 있었던 검푸른 패널을 대신하여 건물 디자인에 맞는 다양한 색의 패널을 제작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현재 상용화된 태양전지에 근접한 효율뿐만 아니라 자기 세정력을 기반으로 한 내구성까지 지닌 컬러 유리, 앞으로 태양광 모듈을 건물 외장재로 사용하는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스템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합니다!

 

04 이상 시의 4차원 시공간 설계 및 건축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hoH1GrumJ58

20세기 초반에 활동한 작가이자 건축가, 이상을 아시나요? 「오감도」 등의 난해한 시를 써 많은 사람에게 알려진 작가인데요. 이수정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와 오상현 미국 캘리포니아대 머세드 물리학 박사 과정 연구원은 이상 시인의 작품 「삼차각설계도」와 「건축무한육면각체」에 등장하는 용어를 기하학, 물리학적인 관점으로 해석하였습니다. 이 연구의 핵심은 작품에 등장하는 용어인 ‘삼차각’과 ‘육면각’의 의미 이해에 있습니다. 먼저, ‘삼차각’이라는 용어는 4차원 공간상의 한 점을 초구면 좌표로 나타낼 때 쓰이는 세 개의 각도 값을 의미하며, ‘육면각’은 4차원 공간상에서 만들어지는 6개의 평면이 이루는 각도의 영역을 의미한다고 해석하였습니다. 이 해석에 기반하여 연구에서 「삼차각설계도」와 「건축무한육면각체」는 각각 4차원 시공간에서의 설계와 건축을 나타내는 작품임을 추측해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4차원 시공간은 3차원 공간에 1차원 시간이 더해진 것임을 미루어 보아 이 두 작품에서의 설계와 건축은 물체의 시간에 따른 변화까지 설계하여 건축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두 연작시의 관계를 규명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이러한 구체적인 이해에 기반하여 이상 시의 새로운 해석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문학 작품의 용어를 기하학, 물리학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사실, 신기하지 않나요?

 

글. 무은재학부 21학번 27기 알리미 황예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