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2 봄호 / 최신 기술 소개

2022-04-18 295

01. 하반신 마비 환자도 걷게 하는 신경 전극 장치

척추에 포함된 척수는 운동, 감각 등 다양한 신경이 있는 기관입니다. 그렇기에 심각한 교통사고를 겪은 후 척수가 심하게 손상되면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하반신 마비 환자들이 걸을 수 있게 도와주는 기술이 나왔다고 하는데요. 스위스 로잔공대EPFL 그레고와르 쿠르탱 교수를 포함한 연구진들이 척추에 전극을 삽입하여 하반신 마비 환자도 걷게 하는 신경 전극 장치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우리의 뇌는 근육에 명령을 내리기 위해 전기 신호를 이용하는데요. 이 전기 신호가 다니는 경로 중에 중요한 부분이 바로 척수입니다. 이 척수가 완전히 절단되는 경우 전기 신호가 이동하지 못하여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연구진들은 절단된 부분 아래에 남아 있는 운동 뉴런으로 이루어진 사슬을 발견했고, 이에 힌트를 얻어 다양한 운동 뉴런을 자극하는 신경 전극 장치를 개발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운동 뉴런들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어, 운동 뉴런 간의 관계와 몸에서 운동 뉴런이 어떻게 자연적으로 발생되는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습니다. 자료 조사와 연구 끝에 자극별로 일어나는 현상과 뉴런의 반응도를 프로그래밍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하는데요. 즉, 평균적인 뉴런의 크기와 배치를 파악하여 평균 척수의 예측 모델을 만들어낸 것이죠. 그리고 이 모델을 토대로 사람별로 필요한 척수 밑에 존재하는 운동 뉴런의 위치에 전극을 삽입하였다고 합니다. 예측 모델이 여러 자극별로 경우가 나누어져 있어서 뛰거나, 수영하거나, 자전거를 탈 수도 있게 해준다고 하네요. 치료받은 환자들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것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서 빨리 이 기술이 더 발전되어서 이 전극을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연구도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02. 도마뱀 꼬리 빨리 자르는 비결

도마뱀은 스스로 꼬리를 잘라도 다시 자란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보셨을 텐데요. 이처럼 위급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꼬리를 자르고 도망쳐 생존하는 방식을 흔히 ‘자절’이라고 말합니다. 도망을 칠 때 쓰는 방법인 만큼 빠르게 자르는 것이 중요할 텐데, 도마뱀은 어떻게 꼬리를 빠르게 자를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미국 뉴욕대 의생명공학과와 미국 페어레이디킨슨대 컴퓨터과학및공학과 공동 연구진들이 학술지 << Science>>에 발표했다고 합니다. 연구진들에 의하면, 도마뱀 꼬리의 절단면을 현미경을 이용해 자세히 들여다보면 버섯 모양의 미세한 기둥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기둥의 끝에는 나노 단위의 작은 구멍이 있는데, 이런 구조를 ‘다중 스케일 계층 구조’라고 합니다. 바로 이 구조를 통해 근육이 잘 갈라져 꼬리가 빠르게 떨어질 수 있게 되는 거죠. 그런데 연구를 하던 중 신기한 결과가 확인되었는데, 바로 도마뱀은 모든 충격에 꼬리를 자르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충격이 가해져야만 꼬리를 자른다는 것입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척추와 같은 방향으로 당기면 잘리지 않고 옆으로 잡아 휘어서 당기거나 비틀었을 경우에만 잘린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연구진들이 다중 스케일 계층 구조를 모델링하여 분석해 본 결과, 장력과 같은 당기는 힘은 구조를 더 끈끈하게 만들어 주고, 방향을 바꾸어 비틀면 바로 끊어지는 구조임을 확인했습니다. 도마뱀을 통해서 알게 된 다중 스케일 계층 구조를 사용하면 생체 모방 기술에 있어 엄청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텔스 기술에서 상황에 따라 레이더파를 쏘기도,흡수하기도 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합시다. 이때 상황에 따라 더 끈끈하게 붙기도, 바로 떨어지기도 하는 도마뱀의 다중 스케일 계층 구조를 활용한다면 더 쉽게 만들어 낼 수 있겠죠? 작은 도마뱀으로부터 이렇게 무궁무진하게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니! 앞으로도 많은 곳에서 활용되었으면 좋겠습니다!

 

03. 세탁 가능한 최초의 배터리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많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웨어러블 기기의 단점 중 하나는 바로 세탁이 불가능하다는 점인데요. 웨어러블 기기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세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탁할 수 있는 배터리가 존재한다면, 여러분은 믿을 수 있나요? UBCThe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의 첨단 소재 및 공정 엔지니어링 연구소의 존 매든 소장이 이끄는 연구진이 최초로 신축성 있는 배터리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입니다. 이는 산화-환원 원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단단한 분리막을 통해 전자가 어디로 가는가에 따라 충전되거나 방전됩니다. 그런데 이 리튬 이온 배터리는 과충전이 되었을 경우 굉장히 불안정해져서 작은 충격에도 폭발 위험이 크고, 깨지면 독성 화합물을 만든다는 큰 단점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딱딱하게 만들어지고, 고정된 곳에서만 주로 사용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연구진들은 건전지를 만들 때 사용되는 아연과 이산화망간을 사용하여 세탁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했습니다. 이 두 물질은 피부에 닿더라도 독성 화합물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고, 폭발 위험이 없어 안전하다고 합니다. 신축성 있는 배터리를 위해 연구진은 아연과 이산화망간을 분쇄하여 ‘고무 플라스틱’ 또는 ‘초박막 플라스틱 고분자’라고 불리는 물질에 넣어주었습니다. 초박막 플라스틱 고분자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굉장히 얇고 늘어날 수 있는 특징을 가집니다. 또한, 굉장히 얇기 때문에 층을 쌓을 수 있어 이 특성을 활용하여 여러 개의 고분자층을 생성했고 이는 방수 효과까지 가진다고 합니다. 연구진들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이 배터리는 원래 크기의 2배까지 늘어나면서, 세탁기에 39번 돌려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합니다. 이 연구 결과는 편리한 일상생활을 가능케 하면서도 의료용 기기에 활용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에서 큰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기능이 좋아진 신축성 배터리를 하루빨리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04. 모자이크한 텍스트를 복구하는 기술

여러분은 ‘모자이크’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아마 사진에서처럼 무엇인지 알아볼 수 없게 흐릿하게 되어있는 부분을 생각하실 겁니다. 이미지 말고도 글자를 모자이크 처리한 것을 ‘픽셀레이션’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픽셀레이션을 텍스트로 바꾸어 주는 기술이 나왔다고 합니다. 흔히 픽셀레이션을 만들기 위해서는 해상도를 낮추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 방법은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이미지 편집 툴을 이용하는데요. ‘A’라는 단어를 픽셀레이션한다고 하면, 이 단어 A를 가로 16개 세로 32개의 픽셀로 나누어 줍니다. 그리고 임의로 1*1에 위치한 한 개의 블록을 잡았을 때, 그 한 개의 블록의 색을 결정하기 위해 그 블록 전체에 걸쳐 평균을 내어 주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글씨가 적힌 곳은 검정색, 아닌 곳은 흰색일 테니, 블록별로 검정색이 차지하는 부분의 크기가 다르기에 조금씩 다른 회색이 생성되겠죠. 이렇게 16*32의 블록을 합쳐 보면 우리가 아는 모자이크 처리된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이렇게 이미지 번짐 원리로 텍스트를 모자이크했다면, 해독은 정확히 반대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즉, 이미지 번짐 알고리즘을 역이용하는 것입니다. 모자이크된 부분을 가져와서 특정한 개수의 픽셀 블록으로 나누고, 한 블록에 해당하는 원본 이미지에서 같은 블록의 평균 색을 비교하는 방식입니다. 이때, 폰트의 크기와 종류를 안다면 훨씬 더 정확하게 단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영상이나 문서에서 특정 부분을 가리기 위해 텍스트를 모자이크 처리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 모자이크를 복구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으니 더 이상 의미가 없는 방법이 되었네요. 문서의 중요 부분을 가리고자 한다면 까만색 네모를 활용해 확실하게 없애 주는 방식이 더 안전하고 적합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지 번짐 기술을 역이용해서 해독하는 것처럼, 어떤 기술을 역으로 이용한 또 다른 기술이 개발될 수도 있겠네요. 다음에는 또 어떤 기술을 역이용한 새로운 기술이 나올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글 / 무은재학부 21학번 27기 알리미 김나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