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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개교 39주년 기념사

  • 등록일2025.12.02
  • 조회수1554

개교 39주년을 모두 다 함께 자축합니다. 올해에도 대학에는 적지않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국내 대학 최초로 심층다면면접 방식의 학부생 전형을 통해 미래인재상에 부합하는 학생을 선발함으로써 소위 입시지옥에 매몰된 대한민국에 희망의 화두를 던지고자 하였습니다. 처음 시행하는 외국인 학부생 입학에도 많은 지원자가 몰려 앞으로는 세계적 인재들이 포스텍을 모교로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초의 대학 단위 대규모 연구사업인 국가연구실 사업을 수주함으로써 글로컬대학 사업과 국가연구실 사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유일한 대학이 되었습니다. IBS 사업단도 하나 더 추가하여 이제 총 4개가 되었고, 창업 활동 촉진을 위한 스케일업그라운드도 유치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세계적 석학을 비롯하여 국내외 최고 학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고, 인공지능 시대에 앞장서서 국내대학 최초로 AI-native University로서의 인프라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외 언론과 학술매체를 통해 활발히 홍보되었고 이에 힘입어 국내외 협력도 이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적어도 밖으로 보기에는 포스텍의 2025년은 화려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둘러보면 아직도 고쳐나가야 할 부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우리대학은 늘 다른 대학들에 비해 더 개혁적인 대학이라고 자부해 오고 있지만, 사실은 놀랄 만큼 관습과 관행의 그림자가 곳곳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개교 이래 관성적으로 지속해 오던 많은 규정과 관행과 사업들도 내년 개교 40주년을 앞두고 다시 돌아보고 수정하여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매뉴얼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60년동안 소위 빠른 추종자 매뉴얼에 따라 눈부시게 발전해 왔습니다만 이제 그 다음 단계 매뉴얼이 없는 상태에서 방황하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도 그렇지만 우리의 성장을 견인해 왔던 과학기술과 대학에서 그런 방향성의 상실을 더 절실하게 느낍니다. 한번도 해 보지 않은 일, 가보지 않은 길 앞에 서서 이제는 쓸모 없어진 매뉴얼을 버리고 우리 스스로 그 다음 단계 솔루션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갈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처음으로 돌아가 근본을 살펴야 합니다. 훌륭한 성취가 쌓이고 전통이 깊어질수록 세월의 무게 아래 쌓이는 낡은 관습과 관행을 걷어내야 합니다. 화려한 표면 아래 깊이 패인 골을 메우고 무너진 곳을 세워야 합니다.


지난 39년간의 여정도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더 어렵고 중요한 것은 앞으로의 길입니다. 우리가 가려는 길이 과연 남들과 다른 우리만의 독자적인 길인지는 앞을 보기보다는 오히려 뒤로 돌아가 원점에서 봐야 잘 보일 것입니다. 유명한 건축가 가우디의 통찰을 상기해 봅니다: “독창성의 요체는 근원으로 돌아가는데 있다.” (“Originality consists in returning to the origin.”)


수많은 새로운 사업들과 훌륭한 성취 가운데서도 우리의 눈은 대학의 근본적 개혁에 둬야 한다는 점을 다짐하며 우리 대학의 개교 39주년과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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