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홍원빈 교수팀, 소방관의 눈과 귀 되어줄 ‘통신헬멧’ 개발
[POSTECH-포항남부소방서 무전기 일체형 소방 헬멧 개발] 지난해 12월,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는 진압 현장에서 노후화된 무전기가 먹통이 되며 ‘골든타임’을 놓쳐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지적됐다. 2층에 구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다는 정보가 무전기 고장으로 대원들에게 전달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처럼 화재나 재난 현장에서 무전기는 인명피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현장에서는 피해를 막기 위해 촌각을 다투는 일이 많지만 연기나 소음 등으로 상황을 바로 파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지시를 전달하는 무전기는 소방관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중요한 존재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무전기는 소방 작업 시엔 사용할 수 없었고, 그렇지 않을 때는 소음 때문에 이어폰을 장착해서 사용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자전기공학과 홍원빈 교수팀은 포항 남부소방서와 함께 소방용 헬멧 안에 안테나와 무전기가 삽입된 일체형 소방용 무전 헬멧을 개발했다. 안전용으로 구조대원들이 착용하는 이 헬멧을 쓰면 내장된 안테나와 스피커를 통해 작전과 요청사항이 바로 전달된다. 지금까지 화재현장에서는 별도의 무전기를 두꺼운 방화복 상의에 끼워놓고 사용해왔다. 당연히 두 손을 사용해야 하는 소방 작업 중엔 조작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현장이 시끄러워 지시 내용을 전혀 들을 수 없기도 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이어폰을 꽂고 사용하기도 했지만, 이어폰의 선 때문에 귀에서 빠지거나 떨어지기도 했고 한 번 떨어지면 화재 진압 장갑의 두께 때문에 손으로 다시 끼울 수도 없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귀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고, 안전을 위해 반드시 착용해야만 하는 소방장비, ‘헬멧’에 주목했다. 헬멧에 무전 기능을 더하면, 두 손을 구조나 소방 작업에 활용하면서 지시사항을 정확하게 전달받을 수 있게 된다. 2개월의 연구 끝에 개발된 ‘무전기 일체형 헬멧’은 무전기처럼 따로 조작하지 않아도 무선통신을 수신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안테나와 스피커는 특히 탈부착이 가능한, 작은 모듈로 제작해 무게를 최소화하고 물로도 세척할 수 있게 하는 등 실제 활용성도 높였다. 또, 대학 연구실이 보유한 연구성과를 관공서와 함께 실제로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기술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포항남부소방서 심학수 예방안전과장은 “수년간 화재 현장을 거치면서 무전통신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절실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POSTECH과 함께 개발한 이 헬멧이 전국의 모든 소방대원에게 보급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홍원빈 교수는 “다양한 초소형 무선 통신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소방대원들이 더욱 안전하게 구조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되어 더욱 보람을 느낀다”며 “구조활동은 우리 모두의 안전과도 관련된 만큼, 사회의 발전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화학 김기문 교수팀, 생로병사의 비밀을 풀 단분자 관찰 플랫폼 개발
[단백질, RNA와 같은 복잡한 구조의 단분자 검출 · 분석 가능] 생로병사의 비밀을 풀기 위해선 세포를 분자 단위로 하나하나 관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수 나노미터(nm) 크기의 작은 세포 구조를 단분자로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하는 것은 과학자들의 오랜 꿈이자 숙제다. 하지만 한데 뭉쳐있는 세포들 중에서 단분자 하나를 따로 검출하고 자세히 관찰하는 일은 상당히 복잡하고 어려워, 쉽고 정확한 단분자 관찰기법 개발이 절실했다. 화학과 김기문 교수(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박사과정 황우습 씨·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백강균 박사 팀은 표면 증강 라만 분광학*1을 이용해 단분자를 검출하고 관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먼저 속이 빈 호박 모양의 분자인 쿠커비투릴*2을 이용해 은 나노입자와 은 기판을 2.5 nm의 거리로 정확하게 유지하게 만들었다. 이 곳에 가시광선 영역의 레이저를 쏘면 쿠커비투릴의 중앙에 포집된 분자가 내어놓는 신호가 강하게 변해 분자를 밝게 관찰할 수 있는 핫스폿이 생성된다. 이때 쿠커비투릴의 큰 특징 중 하나인 주인-손님 상호작용이 활용된다. 쿠커비투릴은 집주인처럼 가만히 앉아서 핫스팟에 원하는 단분자를 콜택시를 태워 데리고 오듯 정확하게 검출하고 불러들인다.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분자 내부를 속속들이 관찰할 수 있게 된다. 표면 증강 라만 분광학은 레이저를 이용해 수 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크기 샘플의 화학적 구성을 밝히는 기법으로 복잡한 과정이나 특수한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단분자의 관찰이 쉬워진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발전한다면 작은 단백질이나 RNA와 같은 복잡한 분자의 시간과 공간에 따른 거동까지 확인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미국 화학 회지(Journal of American Chemical Society)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1. 표면증강 라만 분광 표면 플라즈몬 공명에 기인하여 기존 라만 분광법의 낮은 신호 세기 및 재현성의 한계를 극복한 방법이다. 레이저를 이용해 수 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크기 샘플의 화학적 구성을 밝히는 기법이다. 2. 쿠커비투릴 속이 빈 호박 모양을 하고 있는 나노사이즈의 화합물로써 주인-손님 상호작용이라 불리는 결합을 통해 다양한 복합체를 형성하는데, 이때 결합하는 손님 분자의 종류에 따라 주인-손님 상호작용의 세기가 달라진다.
환경 홍석봉 교수팀, 거울로 대칭되는 한 쌍의 기본유닛들로 만들어진 독특한 구조의 제올라이트 합성 성공
[새로운 구조의 제올라이트 합성으로 다양하게 활용 전망] 제올라이트는 원유정제과정에서 휘발유 및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 생산을 위한 석유화학 촉매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아주 작은 구멍이 일정하고 규칙적으로 배열된 나노구조체인 제올라이트는 촉매제뿐 아니라 이온 교환제, 분리제 등의 용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핵심 소재다. 특히 이들 물질의 물리화학적 성질은 일차적으로 그 세공구조에 따라 달라지는 까닭에 새로운 제올라이트의 합성 및 발견은 화학 관련 학문 및 산업 전반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환경공학부 홍석봉 교수팀은 박사과정 서승완 씨와 함께 거울로 대칭되는 한 쌍의 기본구조체로 이루어진 새로운 알루미노포스페이트*1 분자체 PST-13(POSTECH number 13)과 PST-14를 합성 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다이에틸아민을 유기구조유도물질*2로 사용해 새로운 알루미노포스페이트 PST-13을 합성했고, 이 물질을 소성해 지금까지 전혀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구조의 PST-14를 만들어냈다. 스웨덴 스톡홀름 대학교의 샤오동 쩌우(Xiaodong Zou)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지속적회전전자회절(continuous rotation electron diffraction) 분석법과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측정한 X-선 회절 데이터 분석을 이용해 PST-13과 PST-14 분자체의 구조 결정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이 두 분자체는 현재까지 보고된 제올라이트 구조 중 최초로 한 쌍의 거울상 이성질체인 기본구조체로 구성되어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모두 3차원 형태의 작은 세공 구조로 되어 있다고 밝혔다. 거울상 이성질체란 오른손과 왼손의 관계처럼 서로 거울에 비친 모습으로 똑같이 생겼으나 결코 겹쳐지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이 두 분자체에서는 한 쌍의 이성질체가 서로 교대로 연결된 것이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제올라이트를 촉매로 사용하는 반응에서는 세공의 기하학적 구조에 따라서 특정 반응이 빨라지거나 느려지고, 이로 인해 생성물의 조성이 달라지는 형상 선택성이 존재한다. 따라서 새로운 구조를 갖는 제올라이트를 발견한다면 기존 상용공정의 효율성 향상 및 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팀에서 발견한 제올라이트는 독특한 모양을 갖고 있어 기존의 제올라이트들과는 다른 독특한 형상선택성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 제올라이트가 새로운 분리제, 흡착제, 촉매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며, 새롭게 합성한 알루미노포스페이트 분자체 PST-14를 국제 제올라이트 협회(International Zeolite Association; IZA)에 세 자리로 구성되는 IZA 코드(POR) 등록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화학분야 저명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에 VIP(Very Important Paper) 논문으로 3월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으며,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는 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자지원)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1. 알루미노포스페이트 미국 UOP사가 1980년대 초 처음으로 합성한 제올라이트 유사 물질. 골격이 알루미늄(Al)과 인(P)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분리제, 흡착제, 촉매 또는 촉매 지지체로 이용 2. 유기구조유도물질 제올라이트의 구조적 특징에 따라 발생하는 음전하를 보상해주기 위해 합성과정에서 첨가하는 유기 양이온, 제올라이트 세공을 채우는 물질
기계 임근배 교수팀, 1초 만에 ‘기름만 쏙쏙’ 걷어내는 첨단 방제막 개발
[멤브레인(막) 통한 고속 대용량 물기름 분리 99%이상의 정확도 보여] 바다에 막대한 기름이 쏟아져 바닷물과 섞이거나 각종 화학물질과 기름, 물 등의 여러 액체가 혼합된 산업 유폐수를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해선 대량의 물과 기름을 잘 분리해 빠르고 정확하게 기름만 걷어내는 기술이 중요하다. POSTECH 연구팀은 물과 기름이 혼합된 물기름 혼합물을 연속해서 고속으로 99% 정확하게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해양 기름 오염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고 산업 유폐수도 안전하게 처리 할 수 있게 됐다.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홍성경 씨와 임근배 교수팀은 충남대학교 기계공학부 조성진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물 속 에서 기름이 스며들지 않는 수중 초발유성 셀룰로스 기반의 나노섬유 멤브레인(막)을 제작해 고속으로 대용량의 물기름 분리를 진행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지금까지 기름이 해상에 유출되면 기름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오일펜스를 활용하거나 분산제를 뿌려 기름 입자를 바다 밑으로 가라앉게 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다. 오일펜스의 경우 해수의 흐름, 바람과 파도 등 환경에 의해 많은 영향을 받고, 분산제의 경우 화학약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기름과 화학물질이 섞인 산업용 유폐수도 안전하게 물과 기름을 분리해서 처리해야 하는데 물기름 혼합물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리하는 것은 어려웠다. 연구팀은 물기름 혼합물을 연속적이고 고속으로 분리하기 위해 셀룰로스 재질을 사용했고, 실험결과 물기름 혼합물을 99% 이상 정확하게 분리함을 확인했다. 셀룰로오스는 강력한 내화학성과 친수성, 수중 초발유성 등의 성질로 기름에 쉽게 오염되지 않고, 중력만으로도 반복해서 물과 기름 분리를 고속으로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다공성 구조를 가진 셀룰로스 나노 섬유 멤브레인(NFC membrane, Nanofibrous cellulosic)을 수중 전기방사식으로 제작했다. NFC 멤브레인은 구멍이 많은 다공성 구조를 가져서 액체를 더 잘 흡수하고 빠른 반응을 보여주는데, 중력만으로도 쉽게 물기름 분리를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30킬로파스칼(kPa)의 추가적인 기계 압력을 걸자 1분에 2,000리터의 물기름을 분리할 수 있었다. 손바닥만 한 필터로 우리가 흔히 마시는 커피 전문점 종이컵 크기인 300mL 양의 물기름을 단 1초 만에 정화할 수 있는 빠르기다. 현존하는 연구 중 최상위권의 속도로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해양 오염과 같은 촌각을 다투는 물기름 분리 처리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는 나노분야 저명 학술지인 나노스케일(Nanoscale) 에 게재되었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물리 이후종 교수팀, 깨지기 쉬운 ‘양자’상태의 안정성을 높인다
[단간극(短間極) 수평형 그래핀 초전도접합 첫 실현] 꿈의 컴퓨터로 불리는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기본 양자 소자를 안정화하는 기술이 꼭 필요하다. 양자는 한 개의 입자가 여러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극대화하면 막대한 양의 정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된다. 하지만 주변과 영향을 주고받아 성질이 쉽게 변하기 때문에 양자 소자가 온전한 상태인 ‘결맞음’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주변을 잘 통제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물리학과 이후종․이길호 교수 연구실의 박사과정 박진호 씨는 이재형 박사 (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일본 히로시마 대학 및 국립재료연구소와의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단간극 수평형 그래핀 초전도 접합을 최초로 실현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를 통해 강한 결맞음성이 요구되는 안정된 양자 소자 구현에 한발 다가서게 됐다. 초전도체는 임계온도라 불리는 일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저항 없이 전류가 흐르는 물질을 이른다. 이렇게 전기저항이 없이 흐르는 전류를 초전류(超電流)라 한다. 흥미롭게도 수백 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정도의 길이를 갖는 짧은 도체를 사이에 두고 두 초전도체 전극을 떨어뜨려 놓아도 두 전극 사이에 초전류가 흐르게 할 수 있으며, 이런 구조를 조셉슨접합이라 부른다. 조셉슨접합에서 두 전극 사이의 간격을 짧게 할수록 초전류는 더 커진다. 어느 기준 이상의 큰 초전류를 가지는 접합을 단간극접합이라 하는데, 이는 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과 같이 강한 결맞음성이 요구되는 안정된 양자 소자 구현에 꼭 필요한 것이다. 최근 전류가 잘 흐르는 단원자층 흑연 물질인 그래핀을 매개로 한 조셉슨접합으로 단간극접합 특성을 실현하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연구팀은 육방정계붕소 박막 사이에 깨끗한 그래핀을 삽입한 수평형 그래핀 접합에서 단간극 조셉슨접합 특성을 실현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단간극접합 특성이 실현되지 못한 것이 그래핀과 초전도 전극이 접합되는 부위에서 전하이동으로 그래핀 특성이 변질되었기 때문임을 밝혔고, 이를 보정해 평면형 그래핀 접합에서 단간극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이후종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는 전류 전도 특성이 우수한 그래핀을 이용해 매우 안정된 양자 소자를 고안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미국물리학회의 대표적인 저명 학술지인 피지칼리뷰레터스 (Physical Review Letters)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되었으며, 한국연구재단 SRC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화학 박문정 교수팀, 파리지옥 닮아 ‘스스로 동작을 제어하는’ 고분자 인공근육 개발
[초저전력 소프트 액추에이터 개발] 대표적인 식충식물 파리지옥은 끈적한 액체로 벌레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하는 다른 식충식물과 달리, 먹이가 덫에 들어오면 스스로 덫을 닫아 먹이를 가둔다. 덫 안에 있는 3개의 감각모 중 2개의 감각모를 건드리면 자동으로 입구를 닫는 원리다. 이런 파리지옥처럼 2개의 자극을 조사하여 그 움직임을 멈출 수 있는 액추에이터(인공근육)가 개발됐다. 움직임을 멈추고 있는 동안 전력을 전혀 소모하지 않기 때문에, 이 액추에이터는 다른 액추에이터의 수십~수백배까지 전력을 줄일 수 있으며, 소형 배터리 하나만 가지고도 엑소수트(Exosuit)와 같은 웨어러블 기계의 구동기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었다. 화학과 박문정 교수‧통합과정 김승제씨는 식물 뿌리나 잎이 보이는 자발적인 굽힘 및 부피변화를 모방, 전력공급 없이도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는 고분자 액추에이터를 개발, 소재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지 16일자 표지논문(Backcover)으로 발표했다. 의수나 인공근육에는 움직임을 구동시킬 기계가 필요한데, 바로 이 기계를 액추에이터라고 부른다. 몸에 부착해 환자들의 움직임을 돕는 웨어러블 기계나 인공근육, 섬세한 움직임이 요구되는 의료로봇 등에는 전력이 적게 소모되면서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이 필요하다. 지난해 뇌졸중 환자의 보행을 돕기 위해 개발된 하버드대의 ‘엑소수트’는 획기적인 웨어러블 기기로 주목을 모았지만, 구동기가 소프트하지 않고, 지속적인 전력 공급을 요하는 모터나 기어와 같은 부피가 큰 부속부품 때문에 ‘입을 수 있지만 입을 수 없는’ 기계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연구팀은 식물 뿌리가 환경 변화에 맞추어 부피를 변화시키는 원리를 모방, 빛과 전기에 의해 활성화되는 이중층 구조의 고분자(LEAP)를 이용해 액추에이터를 개발했다. 이 액추에이터는 기존의 전기감응성 액추에이터에 비해 변형률이 350%나 증가했으며, 기존 액추에이터 보다 3배나 무거운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액추에이터에 주목해야 할 점은 전원을 공급하지 않을 때에도 파리지옥이 스스로 덫을 닫아 잠그는 것처럼 빛과 전기신호를 받으면 자동으로 움직임이 잠기게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액추에이터는 전력이 없어도 물체를 잡은 채로 유지할 수 있으며, 소비전력도 수 mWh 수준으로 낮출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개발된 전기감응성 액추에이터의 소비전력이 수백 mWh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또, 액추에이터가 더욱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표면에 도마뱀 발바닥처럼 마이크로 패턴을 도입, 변형률을 2배나 늘리고, 물체의 표면에 잘 달라붙는 성질 또한 구현했다. 이 결과는 액추에이터가 더욱 다양한 동작을 할 수 있음은 물론 표면을 이용한 특성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한 박문정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외 연구자들은 전기감응성 고분자 액추에이터의 소비전력을 낮추기 위해 구동전압을 낮추려고 했지만, 식물의 뿌리나 파리지옥의 이중층 구조를 모사함으로써 소비전력을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하며 “이 연구는 마이크로 로봇은 물론 소프트 로봇, 의료 로봇, 웨어러블 로봇, 생체 모방형 기기 개발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화학 김성지 교수팀, 단 5분 만에 빠르고 정확하게 초기 대장암 진단하는 스프레이 나왔다
[형광·퀀텀닷 이용한 탐사약물로 오류 없이 초기 암 찾아내는 기술 개발 식도암, 방광암, 자궁내막암 진단에 응용 가능성 제시] 우리나라 사망률 순위에서 위암을 제치고 3위에 오른 대장암, 통계청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대장암은 2001년에 비해 15년 만에 73%나 증가했다. 대장암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조기 발견이 힘들기 때문인데 초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은 물론이고 치료 경과도 좋은 편이다. 국내 연구진이 찾기 어려웠던 초기 대장암을 간단히 스프레이로 뿌려 찾을 수 있는 탐사 약물을 개발했다. 화학과 김성지 교수는 기계공학과 김기현 교수, 아산생명과학연구원 명승재 의생명연구소장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효소에 감응하는 형광 프로브(probe, 탐침)와 양자점-항체 복합체 프로브를 동시에 이용해 대장 내시경용 대장암 진단 방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초기 대장암까지 진단할 수 있어 의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연구 성과는 재료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표지 논문으로 소개됐다. 대장암은 주로 대장 내시경을 통해 진단한다. 육안으로 종양을 확인하기 때문에 암을 발견하지 못할 경우가 존재하고, 크기가 작다면 더욱 놓칠 확률이 높다. 또 떼어낸 조직을 병리 검사를 해야 암인지 판별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리며 채취하는 조직 개수에도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먼저 대장암에 과도하게 발현 되는 감마 글루타밀 펩티다아제(λ-glutamyltranspeptidase)라는 효소 물질에 주목했다. 암을 만나면 이 효소에 의해 색깔이 달라지는 형광 프로브를 제작했다. 이 방법이 상용화된다면 대장 내시경을 받을 때 장 내벽에 형광 프로브를 뿌리고, 5분 정도의 시간이 지난 다음 색 변화로 암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양자점-항체 복합체 프로브는 고가의 디스플레이에도 활용되고 있는 퀀텀닷(quantum dot, 양자점)에 항체를 붙여 만든 것으로 대장암에 과발현되는 MMP14 단백질에 결합하는 특성이 있다. 이 방법 역시 형광 물질의 신호 세기로 암을 진단할 수 있는데 외형상 구분이 어려운 초기 암에도 반응해 조기 암 진단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특히 기존의 프로브는 중금속을 함유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은을 기반으로 중금속 없이 제작해 체내 부작용도 줄였다. 효소에 반응하는 형광 프로브와 양자점-항체 복합체를 동시에 사용하면 5분 안에 빠르게 대장암을 찾을 수 있고, 조직검사 결과 5mm 정도의 작은 조직으로도 암 진단이 가능해져, 빠르고 정확한 대장암 조기 진단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연구를 주도한 박영롱 박사는 “이번 연구는, 대장 내시경 시 장 외벽에 스프레이 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대장암 이외에도 식도암, 방광암, 자궁내막암 등 내시경을 이용해 확인하는 암 진단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더 선명한 홀로그램으로 철통 보안 가능해진다.
[선명도 높이고 효율 높인 가시광 메타표면 제작 홀로그램 활용해 다양한 차세대 보안 디스플레이 활용 가능 기대] 전 세계의 비밀 요원들이 한 자리에 홀로그램으로 모여 회의를 하고, 주인공이 망토를 두르자 몸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영화 킹스맨, 해리포터 속 홀로그램이나 투명망토를 실현하는 이 기술은 메타표면이 핵심 기술이다. 메타 표면에 반사된 빛이 한 곳에 모여 홀로그램이 되기도 하고, 빛을 휘어지게 만들어 물체 뒤로 바로 넘겨 물체를 숨기는 투명망토 기술은 메타표면 기술을 기본으로 해서 만들어진다. 이 모든 기술이 우리 눈에 보이게 하기 위해선 가시광 영역에서 작동 되도록 해야하는데 지금까지 눈으로 관찰할 수 있으면서 빛을 선명하게 모으는 메타 표면을 제작하는 일은 매우 어려웠다. 기계공학과 석박사 통합과정 윤관호씨와 박사 과정 이다솔씨,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팀은 서울대 재료공학부 남기태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높은 회절 효율을 갖는 메타표면 디바이스 제작에 성공했다. 메타렌즈는 굴곡이 없는 평면 렌즈로, 오목이나 볼록렌즈가 아님에도 모든 빛이 하나의 지점에 정확하게 모이도록 한다. 평면임에도 빛을 모을 수 있는 이유는 메타렌즈 속에 파장보다 작은 크기의 안테나가 표면 위에 가득 배열돼 있기 때문이다. 각자의 안테나가 빛의 방향을 하나하나 정확하게 틀어 특정 지점을 향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만든 표면이 바로 메타표면이다. 기존의 메타 표면은 가시광 영역에서는 효율이 낮아서 선명하게 보기 위해 가시광보다 긴 파장인 적외선 영역에서 많이 사용됐다. 이 기술은 효율은 높지만 적외선 카메라의 도움 없이는 사람이 직접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자연히 홀로그램으로의 활용에도 제한이 있었다. 눈에도 보이고 선명도도 높은 메타 표면을 쉽게 제작할 순 없는 것일까? 연구팀은 반도체 연구에서 많이 쓰이는 다결정 실리콘에 주목했다. 이 물질을 이용해 높은 효율을 가진 가시광 메타물질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고 기존의 비정질 실리콘 기반의 메타 홀로그램보다 2배 이상 높은 효율을 구현해 냈다. 효율이 높다는 것은 이미지가 선명해진다는 것을 의미해 기존에 구현된 메타표면 홀로그램 연구들과 비교했을 때 홀로그램의 선명도가 매우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제작 공정도 쉬워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다결정 실리콘은 반도체 공정에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기존의 공정과의 호환도 쉽다.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빛을 마음대로 모으고 보내 영화 속 장면과 같은 투명망토, 선명한 광각 3차원 홀로그램 구현에 활용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일정한 빛에서만 드러나는 홀로그램으로 위조방지나 정보보안기술에도 활용할 수 있어 차세대 보안 디스플레이로도 활용 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ACS 포토닉스(ACS Photonics)를 통해 소개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ERC 광기계기술 연구센터) 및 LG 디스플레이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신소재 한세광 교수팀, 소화제 ‘버블’로 막힌 혈관 촬영하고 뚫는 스텐트 개발
[3D프린팅 기술 이용, 스마트 스텐트 상용화 추진]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박사과정 금도희 씨는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창의IT융합공학과 김철홍 교수와 공동으로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진단·치료용 스마트 스텐트를 개발, 창업경진대회에서 연이어 대상을 수상하며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스텐트는 좁아진 혈관이나 장기가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삽입하는 일종의 지지대로, 이 스텐트를 이용한 시술은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수술 중에서도 4번째에 해당할 정도로 잘 알려진 시술이기도 하다. 국내 시장 규모가 약 1,300억원에 달하고 있지만 수입제품이 90%에 달해 국산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소화제로 활용되는 탄산칼슘이 산을 만나면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성질과 혈관을 막는 지방성 플라그의 산도(pH)가 낮다는 점에 착안했다. 우선 연구팀은 생분해성 고분자를 이용해 3D프린터로 스텐트를 만든 다음, 여기에 탄산칼슘을 코팅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텐트를 막힌 혈관에 삽입하면, 스텐트 주변을 둘러싼 지방성 플라그의 낮은 산도 때문에 이산화탄소 버블이 생겨난다. 이 버블은 자체적으로 조영효과가 있기 때문에 조영제를 투여하지 않고도 체외 초음파 기기를 이용해 혈관 내부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한, 버블에 의해 지방성 플라그가 제거되어 스텐트 시술의 부작용으로 알려진, 혈전 생성과 재협착을 예방할 수 있다. 본 연구결과는 나노분야 권위지인 스몰(Small)지의 커버 논문으로 게재되어 학술적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가 주관한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발표, 박사과정 금도희씨가 대상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한편, POSTECH과 카이스트, 광주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원 등 5개 특성화대학이 주관한 창업경진대회에서도 최우수상인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상을 받아 사업화 성공 가능성도 크게 인정받았다. 연구를 주도한 한세광 교수는 “스텐트의 세계시장 규모가 12조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혈관뿐만 아니라 식도와 같은 다양한 소화기관 등으로 스텐트 시술 부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며 “국가 정책자금은 물론 중국 자본 등을 유치하여 스마트 스텐트의 성공적인 상용화를 통해 국내 의료기기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공 이진우 교수팀, ‘증발’ 이용해 6분 만에 충전하는 배터리 만든다
[계층형 다공성 금속 산화물로 고출력·고용량 전극 개발] 홍채나 얼굴인식, 음성인식을 통한 스마트 비서 서비스 등, 스마트폰의 기능은 갈수록 첨단화되어가고 있지만, 기능보다는 다소 속도가 늦은 분야가 있다. 바로, 스마트폰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배터리다. 기능이 고도화될수록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만큼, 용량이 크면서도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에 대한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리튬이온 전지의 경우 스마트폰은 물론 노트북이나 전기차에 사용되고 있는 만큼 개발은 경쟁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조창신 박사후연구원 팀은 합성방법의 어려움으로 활용되어 오지 못한 계층형 다공성 구조의 무기소재를 간단하게 합성하고, 이를 이용해 리튬이온 2차전지에 활용할 수 있는 전극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소재분야 세계적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지를 통해 발표된 이번 성과는 리튬이온 2차전지에 적용할 때 단 6분 만에 최대의 75%를 충전시킬 수 있는 성능을 보였다. 물질 속 기공은 그 크기에 따라 마이크로 기공(<2nm), 메조 기공(2~50nm), 매크로 기공(>50nm)으로 나뉘는데, 계층형 다공구조란 이런 다른 크기의 기공을 두 개 이상 포함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표면적이 넓고 물질을 전달하는 성능도 뛰어나 특히 2차전지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소재의 기공을 동시에 조절하려면 복잡한 방법을 거쳐야 하고, 그에 따라 오랜 시간이 소요돼 대량으로 생산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용매가 증발하는 조건을 조절함으로써, 블록공중합체와 상분리가 동시에 일어나도록 함으로써, 아주 간단하게 이 물질을 합성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이번에 이용된 티타늄 니오비윰 산화물 뿐만 아니라 텅스텐이나 티타늄계 산화물 등 다양한 무기 소재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이 합성해낸 이 소재는 전극 내 전해액 침투성을 높여 리튬이온이 더 쉽게 전달되도록 했으며, 산화·환원 반응을 위한 표면적이 넓어져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였다. 연구를 주도한 이진우 교수는 “계층형 다공성 무기소재는 에너지 전극소재로 많은 장점이 있었지만 복잡한 합성법으로 빛을 발하지 못한 소재였다”며 “앞으로 추가연구를 통해 리튬이온 2차전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에너지 전극 소재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기초연구실 사업을 통해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