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하이퍼렌즈로 살아있는 뉴런 관찰 최초 성공
[뉴런 실시간 관찰 가능한 초고해상도 이미징 모듈 개발 나노임프린팅으로 도장 찍듯 렌즈 배열해 마이크로미터의 작은 물체도 쉽게 관찰]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물체를, 좀 더 밝고 정밀하게 보기 위한 과학계의 시도는 계속됐다. 현미경은 빛을 이용하는 광학현미경과 전자빔을 사용해 사물을 관찰하는 전자현미경으로 구분되는데 일반 광학현미경에 손쉽게 붙여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볼 수 있는 하이퍼렌즈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살아있는 뉴런을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이다솔씨와 노준석 교수팀은 아주 손쉽게 도장 찍듯 찍어내는 나노임프린팅(각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이퍼렌즈를 나란히 정렬해 4인치 크기의 대면적 하이퍼렌즈를 제작했고 세계 최초로 회절한계 이하의 살아있는 세포를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광학 현미경의 성능을 크게 향상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ACS 포토닉스(ACS Photonics)에 소개됐다. 광학현미경으로 물체를 보기 위해서는 물체가 반사한 빛이 눈까지 들어와야 한다. 하지만 물체의 크기가 빛 파장보다 작으면 빛을 멀리까지 반사하지 못해 물체를 볼 수 없다. 이것을 회절한계라고 부르는데 그동안 회절한계보다 작은 물체를 광학현미경으로 볼 수 없던 이유였다. 하지만 하이퍼렌즈를 이용하면 회절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하이퍼렌즈를 사용해 멀리 오지 못한 빛을 먼 거리까지 변환을 시켜서 작은 물체도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기존의 하이퍼렌즈는 크기가 수 나노미터에 불과해 관찰을 위해 정확한 위치에 샘플을 올려놓는 것조차도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쉽게 관찰하기 위해선 하이퍼렌즈를 크게 만들어야 하는데 기존의 공정으론 하나하나 공들여 만들어 붙여야 해서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비쌌다. 연구팀은 렌즈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나노임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하이퍼렌즈를 쉽고 빠르게 찍어내 서로 붙여서 주기적으로 배열했고, 4인치 크기의 새로운 디바이스로 만들었다. 기존의 하이퍼렌즈로는 렌즈 안쪽에 새겨진 홈과 같은 인공적인 샘플을 관찰한 것이 대분이었지만 연구팀은 새로운 하이퍼렌즈 디바이스로는 151nm(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의 해상도로 살아있는 신경세포를 실시간 관찰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연구를 주도한 노준석 교수는 “새로운 하이퍼렌즈 디바이스는 쉽게 탈부착할 수 있고 적은 비용으로 일반 광학현미경에 사용할 수 있어서 광학 현미경의 성능을 크게 향상했고 바이오, 병리학, 의학 및 나노과학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사업, 선도연구센터 사업(ERC),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미래융합기술파오니아사업, 전략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물리 김승환 교수팀, 살짝 눌러도 “아야!”…폭발적으로 동기화하는 ‘뇌’ 때문?
[POSTECH-美 미시건대 공동연구팀, 섬유근육통 원인 밝힌 논문으로 “주목”] ‘동기화’는 리듬을 가진 다양한 개체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시계를 맞추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런 동기화 현상 중에서도 아주 작은 자극에도 폭발적으로 연쇄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폭발적 동기화(explosive synchronization)’라고 부르는데, 갑작스러운 정전이나, 뇌전증 환자의 발작이 바로 이러한 ‘폭발적 동기화’로 인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만성 통증 질환 중 하나인 섬유근육통도, 이렇게 폭발적으로 동기화되는 뇌 때문에 일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물리학과 김승환 교수․김민경 박사와 미국 미시건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섬유근육통 환자들의 두뇌에서 폭발적 동기화의 증거를 발견하고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 섬유근육통은 전체 인구의 1~4%가 겪는 병으로, 척추나 어깨 등 다른 사람에 비해 미세한 자극도 아프게 느끼는 압통점이 많은 만성 통증 증후군으로 아직까지 그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섬유근육통 환자들의 두뇌에 그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섬유근육통 환자 10명의 뇌파를 측정했다. 그 결과 이들의 두뇌 활동이 아주 작은 자극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등, 두뇌 속 신경세포들 사이의 네트워크가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이들이 느끼는 통증의 증상이 심해질수록 두뇌 속에서 더욱 폭발적인 동기화가 잘 일어나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섬유근육통 환자의 두뇌활동에 기초한 컴퓨터 모델링 연구에 따르면 정상인의 경우에는 뇌 활동의 네트워크가 점차 단계적으로 연결되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섬유근육통 환자들은 갑자기 폭발적으로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환 교수는 “만성통증 환자들의 두뇌 네트워크가 일으키는 폭발적 동기화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이를 조절해 정상상태로도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폭발적 동기화는 물리학 복잡계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어온 주제지만, 본 연구진에 의해 인간의 두뇌 분야에서 이러한 현상이 처음 확인된 후, 통증 의학 분야로 확장, 적용된 것은 처음이다. 물리학자, 마취통증의학자, 뇌과학자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섬유근육통의 기저 원인을 밝혀내는 것은 물론, 고통을 덜어주는 비침습적(non-invasive) 치료법 개발이나 개인 맞춤형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 민승기 교수, Journal of Climate 편집위원 선임
[기후 분야 최고 저널...1988년 창간 이래 첫 한국인 편집위원]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가 미국 기상학회가 발행하는 ‘저널 오브 클라이미트(Journal of Climate)’ 편집위원으로 선임됐다. 기후과학 분야에서 최고 저널로 손꼽히는 이 저널이 1988년 창간 이래 한국인을 편집위원으로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민승기 교수는 독일 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캐나다와 호주의 국립연구소를 거쳐 지난 2013년 POSTECH에 부임, 기후변화와 극한기후 분야에서 탁월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 한편, 임기는 2018년 1월부터 3년간이다.
환경 국종성 교수팀, “인간이 키운 엘니뇨가 지구의 허파를 틀어막는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엘니뇨-탄소순환 관련 증폭 연구] 적도 부근의 바닷물 수온이 올라가는 현상을 의미하는 엘니뇨. 평소와 달리 따뜻해진 바닷물은 불어야 할 무역풍을 약화시켜 예상치 못한 폭우와 가뭄 등을 일으킨다. 이러한 엘니뇨 현상이 지구의 생태계를 유지하게 하는 탄소순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전에도 있었지만, 인간이 만들어낸 온실가스로 인해 상호작용이 더욱 증폭하게 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특히 이렇게 온실가스로 인해 증폭된 엘니뇨는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의 탄소흡수능력을 크게 줄여버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환경공학부 국종성 교수․박사과정 김진수 씨는 중국 남방과기대 정수종 교수와 함께한 연구를 통해, 엘니뇨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탄소순환에 더욱 밀접하게 연관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모으는 것은 엘니뇨는 곡물가격 폭등, 아프리카 내전 등 사회경제적 문제와 연결되는데, 앞으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러한 위험성도 커진다는 주장이다. 연구팀은 온실가스로 인한 미래 지구온난화 시뮬레이션 결과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해 토양의 수분이 줄어들며 이 때문에 엘니뇨에 의해 육지 온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혔다. 또, 그로 인해 육상탄소, 즉 육상에 머무르고 있는 탄소가 수송되는 비율이 44%나 증폭된다는 결과를 내놨다. 다시 말해, 지구온난화가 이대로 지속될 경우 엘니뇨가 지구 상의 탄소 순환에 깊이 관여하게 될 것이란 의미다. 탄소는 모든 생물의 중심 구성 원소로서, 이산화탄소가 식물의 광합성을 통해 유기물로 바뀌듯, 끊임없이 순환하며 생태계를 유지한다. 엘니뇨가 이 탄소순환에 관여한다는 것은 다양한 연구로 알려져 있었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관련성이 커질 것이란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지구의 탄소를 흡수하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과의 연관성이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나는 지역으로 열대우림지역인 아마존이 꼽혔는데, 앞으로 아마존의 탄소 흡수 능력이 온실가스로 인해 더욱 힘이 커진 엘니뇨로 인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엘니뇨로 인해 곡물 공급이 불안정해져 가격이 폭등하거나 내전이 일어나는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들이 향후에도 끊임없이 일어날 가능성도 시사했다. 인간이 만들어낸 온실가스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 연구는 앞으로의 기후 변화 상황을 가정, 엘니뇨나 라니냐 시기의 곡물 생산량을 추산하는데 활용할 수 있으며, 탄소와 기후변화의 연관성에 대한 향후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에 게재됐다.
생명 이윤태·김상욱 교수팀, 진행성 간암 ‘움직이는 손’ 찾았다
[CIC 유전자와 간암세포 증식 상관관계 규명 CIC-ETV4-MMP1 조절 메커니즘 밝혀내 표적 치료 가능성 제시] 간암은 우리나라 암 사망률 가운데 2위다. 간암 치료는 암 부위를 직접 떼어내는 수술,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차단하는 색전술, 항암제를 투여하는 항암치료나 표적 치료 방법이 있다. 하지만 주변 혈관에 암세포가 침투한 상태인 진행성 간암은 수술이나 색전술 치료는 힘들고 항암치료만 가능하다. 치료 방법이 제한적인 만큼 진행성 간암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은 숙원과제로 남아있다. 생명과학과 이윤태 교수, 김상욱 교수, 생명과학과 통합과정 김은정씨는 간암의 진행에 관여하는 Capicua(CIC)라는 조절인자 발현량에 따라 환자의 생존율의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했다. CIC 발현량이 줄어들면 간암 세포 증식이 증가하고 암 진행이 빨라지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진행성 간암의 새로운 조절기작 CIC를 찾아내 간 분야 권위지인 헤파톨로지(Hepatology)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CIC 유전자 발현을 저해했을 때 1.5~2배 가량 세포 증식과 침입능력이 향상하는 것을 세포실험과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간암 초기만 해도 CIC가 적당량 분포하고 있는데 간암이 진행되면서 CIC가 줄어들고, 타깃 유전자가 과발현되면서 간암 진행을 촉진하게 된다. 이윤태 교수팀은 CIC 타깃 유전자로 알려진 PEA3 그룹 유전자가 간암 환자의 생존율과 연관이 있음을 밝혔다. PEA3 그룹 유전자 중에서 ETV4가 간암 특이적으로 CIC에 의해 조절되는 것을 발견했고 과발현된 ETV4가 암 진행을 돕는 MMP1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공동연구를 수행한 김상욱 교수팀은 TCGA(The Cancer Genome Atlas)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생물정보학 분석을 통해 간암 환자의 CIC 유전자 발현량이 적을수록 간암 환자 생존율이 떨어짐을 관찰했다. 또 CIC 하위 조절 요소인 ETV4와 MMP1 유전자 발현량이 증가할 때 간암 환자의 생존율이 떨어짐을 확인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윤태 교수는 “진행성 간암의 CIC-ETV4-MMP1이라는 새로운 조절 메커니즘을 밝혀냈다”며 “CIC가 간암의 새로운 지표인자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간암에 대한 표적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화학 김원종 교수팀, 유방암 잡을 어벤져스 나노머신이 나왔다
[나노머신 이용해 삼중복합 항암치료제 개발 항암제, 열, 활성산소종 혼합치료로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에 효과] 우리나라 여성 암 발병률 2위를 차지하는 유방암. 유방암은 조기 검진이 확대되고 치료법이 다양해 생존율이 높은 암에 속하지만, 그 중에서도 삼중음성 유방암은 치료하기 까다로운 암으로 손꼽힌다. 유방암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세포막 단백질 일종인 HER 2 수용체 발현 유무로 치료법이 결정된다. 기본적인 항암치료와 함께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과 같은 호르몬 양성에는 호르몬 치료를, HER 2 수용체 양성엔 표적치료를 함께 시행해 치료 효과를 높인다. 하지만 이 세 가지가 모두 음성인 삼중음성 유방암은 항암치료 외엔 병행할 수 있는 다른 약이나 치료법이 없어 전이나 재발에 취약해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제 개발은 의학계 숙제로 남아있다. 화학과 석사·박사통합과정 박형목 씨와 김진환 박사, 김원종 교수는 몸 속 여러 자극에 따라 치료제가 알아서 다양하고 복합적으로 목적에 맞게 방출되도록 설계된 나노머신을 개발했다. 한 번에 여러 가지 항암 치료를 할 수 있어 삼중음성 유방암에 효과적인 복합치료가 가능해졌다. 이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온라인판 최신호 표지논문으로 소개되며 학계에 높은 관심을 받았다. 암은 종양을 구성하는 세포의 특성이 매우 다양하고,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하나의 항암제만 투여하는 치료법 대신 여러 가지 항암제를 함께 투여하는 복합항암치료 방법이 사용된다. 하지만 치료 효과가 높아지는 만큼 부작용이 심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부작용은 줄이면서 치료 효율은 높인 복합치료제 개발이 절실하다. 특히 삼중음성 유방암은 항암치료 외엔 호르몬치료나 표적치료를 병행할 수 없기 때문에 효과적인 복합치료제 개발이 꼭 필요하다. 연구팀은 항암제, 열, 활성산소종을 이용한 세 가지 치료가 한 번에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면서 암세포를 공격하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한 새로운 나노머신을 개발했다. 나노머신은 10억 분의 1미터에 불과한 나노 구조로, 금나노입자에 특수한 DNA 이중나선이 결합하여 이뤄져 있다. DNA 이중나선 사이사이에 항암제가 들어가 있다가 나노머신이 암세포내의 산성 환경에 놓이게 되면 DNA 이중나선이 풀리면서 항암제가 방출되는 1차 공격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특수한 DNA 구조에 의해 나노머신이 암세포 내에서 뭉치게 되며 외부에서 빛을 조사하면 열을 발생시켜 열에 약한 암에 2차 공격을 실시한다. 또 이 빛을 받으면 미리 담지되어 있던 특수한 파장에만 반응하는 광감제로부터 암세포에 치명상을 입히는 활성산소종이 발생해 3차 공격도 이뤄지게 된다. 마치 각자의 능력으로 연합해서 지구를 지키는 어벤져스처럼 나노머신 하나로 우리 몸은 항암제와 열, 활성산소종, 세 가지 치료를 동시에 하면서 전방위적으로 암세포 사멸을 돕는다. 이 방법은 항암치료에만 의존해야하는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세포와 동물 실험을 통해 효과가 검증됐다. 나노머신을 활용해 삼중 복합치료를 한 결과, 단순하게 항암제와 광감제를 함께 주입해 치료했을 때에 비해 암의 성장을 2.6배 더 억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김원종 교수는 “하나의 나노머신을 이용해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 생체재료학회에서 우수 연구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기계 임근배 교수팀, 거미의 민감한 “촉”이 전신마비 환자의 “입”으로
[거미 발 구조 모사한 다목적 센서 개발] 대부분의 거미는 시력이 퇴화되어 거의 볼 수가 없지만, 아주 좋은 촉각을 가지고 있어 지금까지 생존할 수 있었다. 발을 통해 전달되는 거미의 촉각은 날벌레의 날개 진동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민감하다. 이 예민한 ‘촉’을 이용해 전신마비 환자들이 원하는 단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하는 의사소통 시스템이 개발됐다. 기계공학과 임근배 교수․전형국 연구교수, 충남대 기계공학부 조성진 교수팀은 거미 발의 시스템을 모사해 금속층의 나노 구조물을 만들고, 이를 이용한 센서와 모스부호 기반의 의사소통 시스템을 개발해 ACS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관절의 움직임은 물론, 피부가 움찔하는 정도의 미세한 움직임도 모두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하기 위해, 촉각이 특히 예민한 거미의 발의 구조를 분석했다. 발 구조를 모사하여 나노 크기의 크랙(crack)을 만들고 이 구조를 이용해 신축성과 변형률을 감지하는 센서를 만들었다. 특히 해당 연구에서는 나노 크랙 구조의 최적화 과정을 통해 센서의 측정 범위를 극대화함으로써, 맥박과 같은 미세한 움직임뿐만 아니라 관절 부위의 큰 움직임 측정에도 센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연구팀은 눈에 보이지 않는 떨림조차 측정할 수 있는 높은 민감도를 가지는 이 센서를 이용해 손끝의 미세한 움직임이나 눈 깜빡임과 모스부호를 이용해 전신마비 환자들이 사람들과 의사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함께 선보였다. 눈 깜빡임의 길이를 모스부호에 대입해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도록 하는 것이다. 개발한 센서는 웨어러블 장치에 부착해 자가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시스템은 물론, 의료로봇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무엇보다 이 센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다른 센서에 비해 간단하고 저렴한 공정을 이용해 상용화에서도 크게 유리하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관심이 높다. 한편, 삼성전기 논문대상 동상을 수상했던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기계 김동성・창의IT 김철홍 교수 공동연구팀, 초점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액체렌즈 개발
[수술 및 영상진단에서 고품질 생체 영상 획득 기대] 기계공학과 김동성・창의IT융합공학과 김철홍 교수 공동연구팀이 가변초점 액체렌즈를 개발하고, 광음향영상*1 장치에 적용하여 고품질의 생체영상을 획득하였다고 밝혔다. 고정된 형태의 고체렌즈와 달리 액체렌즈는 모양을 자유롭게 바꾸고 초점거리를 쉽게 조절하는 유연성이 있어서, 차세대 유망기술로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기술은 주로 액체렌즈의 두께와 형태를 바꾸기 위해 수용액에 전압이 가해지기 때문에 전기분해의 위험성이 제기된다. 연구팀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성 오일의 전기수력학적 유동*2을 이용하여 전기분해의 발생을 막고, 안정적으로 초점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신개념 액체렌즈를 개발하였다. 개발된 액체렌즈는 진동모드와 정적모드의 2가지 방식으로 초점을 조절한다. 액체렌즈에 주파수 1헤르츠(Hz) 이하의 교류전압을 가할 때에는 공진현상*3에 의해서 초점이 주기적으로 진동하는 진동모드가 된다. 이러한 초점 변화는 두꺼운 3차원 피사체의 영상 정보를 스캔하는 데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액체렌즈에 주파수 10헤르츠(Hz) 이상의 교류전압을 가하면 액체-액체 계면이 새롭게 바뀐 위치와 모양 상태를 유지하는 정적모드가 된다. 이때에는 초점을 특정 위치로 이동시킬 수 있으므로, 광음향영상 장치에 적용하면 정밀한 생체영상을 획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액체렌즈로 살아있는 쥐의 귀와 뇌의 혈관에 대한 영상을 최초로 획득해냈다. 그리고, 액체렌즈 초점과 광음향신호 세기의 연관성을 통해 광음향영상 장치의 초점이 능동적으로 조절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김동성 교수는 “이 연구는 이중모드 가변초점 액체렌즈를 의료영상 기술에 처음 적용한 사례”라며, “향후 수술 및 영상진단 과정에서 생체조직이나 병변의 고품질 영상을 얻는데 적용할 수 있고, 나아가 미세 로봇수술 기술과의 융합 등 새로운 산업에도 폭넓게 응용이 가능하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영국왕립화학회에서 발간하는 미세유체역학 분야 권위지 랩온어칩(Lab on a Chip) 12월 7일자에 뒷표지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1. 광음향영상(Photoacoustic Imaging) 빛을 받으면 열이 발생되는 원리를 이용하여, 생체조직의 빛 흡수에 따라 영상 정보 얻을 수 있는 기술 2. 전기수력학적 유동(Electrohydrodynamic Flow) 전기장을 인가했을 때 발생하는 액체의 움직임. 움직이는 부품 없이도 액체의 움직임을 조작할 수 있어서 작은 스케일의 장치에서 유용하게 이용됨 3. 공진 현상 (Resonance Phenomenon) 시스템의 고유 주파수와 인가 주파수가 일치하여 진폭이 증가하는 현상. 작은 힘으로도 큰 진동을 만들 수 있음
화공 차형준 교수팀, ‘홍합’과 ‘규조류’로 임플란트 회복 크게 앞당겨
[홍합접착단백질-실리카 하이브리드 소재로 2배 빠른 골 조직 재생 확인 표면 거칠기 조절할 수 있는 혁신적인 임플란트 코팅소재 개발] 충치나 사고, 노화로 인해 치아가 제 기능을 못 하게 될 때 최후의 수단으로 발치 후 임플란트 시술을 고려한다. 임플란트는 자연치아와 유사한 성능을 낼 수 있어 널리 적용되고 있지만, 초기 골 융합*1 이 일정 기간 내에 발생하지 않을 때에는 재수술을 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다. POSTECH 연구팀은 홍합과 해양 미세조류인 규조류(diatom)에서 유래한 성분을 바탕으로 임플란트 표면을 코팅해서 거칠기를 조절하고, 임플란트가 잇몸뼈 사이에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촉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와 조윤기 박사는 영남대학교 화학생화학부 김창섭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홍합이 바위에 잘 붙어있기 위해 분비하는 접착 단백질과 규조류가 생존을 위해 몸의 외벽을 세우는데 필요한 실리카 생광물화*2 메커니즘을 응용해 새로운 유-무기 하이브리드 생체적합성 코팅 소재를 개발했다. 특히, 이 코팅 소재는 임플란트 골 융합과 재생을 빠르게 도와 임플란트 수술 성공률을 높여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노인이나 당뇨, 골다공증 환자 등 잇몸뼈 기능이 현저히 저하된 사례에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실리카 나노입자는 뛰어난 골세포 분화능력에도 불구하고 덩어리로 뭉쳐지면 쉽게 부서진다는 단점 때문에 응용하기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미 뛰어난 접착력과 인체내 안전성을 검증받은 홍합접착단백질을 분자생명공학적으로 재설계해 실리카 나노입자를 형성하는 단백질 ‘R5-MAP’를 개발했다. ‘R5-MAP’는 표면에 안정적으로 코팅돼 체액과 유사한 조건에서 실리카 나노입자의 형성이 가능하며, 이러한 실리카 나노입자를 다중층 방식으로 코팅함으로써 티타늄 임플란트 표면의 거칠기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 또한, ‘R5-MAP’ 기반 실리카 나노입자 다중층을 티타늄 표면에 코팅해 체내 골 결손 부위에 이식할 경우, 2배 이상 높은 골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개발된 코팅 소재는 높은 무게를 지탱해야 하는 체내 골 조직 부위 식립을 위한 티타늄 임플란트에 실리카 나노입자를 성공적으로 적용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크다. 또한, 티타늄뿐 아니라 다양한 임플란트 소재 표면에도 적용 가능해 더욱 기대를 모은다. 한편, 국내·외 특허 출원을 통해 이미 원천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해양극지기초원천기술개발사업 중 ‘해양 생광물화 경로 규명 및 모사 통한 다기능성 생광물 복합소재 개발’과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해양수산생명공학 R&D 사업 중 ‘해양 섬유복합소재 및 바이오플라스틱소재 기술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의 표지 논문으로 발표됐다. 1. 골 융합(Osseointegration) 의료용 금속 임플란트의 성공적인 적용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서, 임플란트 식립체와 골 조직 사이의 결합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임플란트의 골 융합을 증진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물리·화학적 표면 개질이 널리 활용되어 왔다. 2. 실리카 생광물화(Biosilicification) 생명체는 기본적으로 유기물(단백질, 지질, 탄수화물)로 구성되나, 해양 규조류의 경우 실리카로 이루어진 무기물 기반의 조직을 지닌다. 규조류가 체내의 통제 가능한 생리활성을 통해 외부 환경으로부터 유기물과 무기물을 받아들여 실리카 기반의 외벽 구조물을 만드는 전체적인 과정을 실리카 생광물화라고 한다.
화학과 이은성 교수팀, ‘트리아지닐 라디칼’ 미국 화학회 ‘올해의 분자’ 선정
우리대학 화학과 이은성 교수∙통합과정 백지수씨 팀이 합성한 분자 ‘트리아지닐 라디칼’이 미국 화학회(ACS, American Chemical Society) 저널 C&EN(Chemical & Engineering News)의 ‘올해의 분자(Molecules of the Year)’로 선정됐다. 트리아지닐 라디칼은 따로 분리해내기 어려운 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연구팀은 이 물질을 안정화시켜 합성해냈을 뿐 아니라, 2차전지의 양극활성물질로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밝혀냈다. 올해의 분자는 2017년 한 해 동안 발표된 분자들 중 독특한 분자구조를 가졌거나 특별한 성질을 가지는 분자들 중에서 선정되며, 여기에 선정된 분자 중 네티즌들의 투표를 통해 ‘올해 최고의 분자(the Coolest Molecule in 2017)’가 가려지게 된다. 한편, C&EN 홈페이지에서 진행 중인 ‘올해 최고의 분자’ 투표에서 ‘트리아지닐 라디칼’은 투표자 34%의 지지를 받아 중국 베이징대의 ‘가장 크고 복잡한 다당류(polysaccharide)’에 이어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