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공 박태호 교수팀, 고소한 호두향으로 태양전지 만든다
[고안정-고효율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친환경 공정 가능 물질 개발] 페로브스카이트는 빛을 잘 흡수해 전하를 만들어 내는 물질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햇빛을 받으면 전자와 정공을 형성하게 되고, 정공을 전극에 빨리 전달하기 위해서는 정공 전달층이 필요하다. 프린트나 코팅 등 이후 공정을 위해선 먼저 정공 전달층에 쓰이는 유기 재료를 녹여 액체로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친환경 물질에는 잘 녹지 않아서 그동안 클로로벤젠이라는 독성 물질을 사용했다. 실험자의 건강은 물론, 이 기술이 대량 생산이 될 때 노동자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POSTECH 연구팀은 정공 전달 물질에 비대칭 구조를 도입해 호두향이 나는 친환경 식품첨가제(2-methylanisole)에 대한 용해도를 향상 시키고, 이를 통한 친환경 공정으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들어냈다. 화학공학과 통합과정 이준우씨, 박사 후 연구원 Mahdi Malekshahi Byranvand씨와 박태호 교수는 친환경 공정이 가능하고, 안정적이며 효율이 높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위한 정공 전달 물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화학분야 권위지인 미국화학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됐다. 페로브스카이트는 실리콘과 달리 얇고 저렴한 공정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어서 미래 태양전지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더 효율적이고 더 안정적인 페로브스카이트 개발에 전 세계의 많은 연구가 경쟁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연구팀은 친환경 공정이 가능함을 확인한데 이어 효율성과 안정성까지 높였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정공 전달층의 모양에도 주목했다. 전하를 빨리 이동시키기 위해 기존에는 첨가제를 사용해 효율을 높였다. 첨가제를 넣으면 일시적으로는 효율이 높아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효율이 떨어져 전체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단분자를 연결 시켜서 긴 사슬로 만들어, 첨가제를 넣지 않고도 고분자 효율을 18.3% 높였고 시간이 지나도 효율감소가 적어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지금까지 보고된 고분자 정공 전달 물질 중 최고 효율이다. 연구를 이끈 이준우씨는 “광전기적 특성의 변화 없이 용해도를 대폭 향상 시켰고 새롭게 설계된 정공 전달 물질로 효율도 높인 만큼 전도성 고분자 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 미래창조과학부의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 ‘나노기반소프트일렉트로닉스 연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비대칭 메타물질 이용해 선편광 광학 다이오드 개발
[광학 다이오드 ‘자유롭게 빛 제어’] 핸드폰이나 TV와 같은 전자기기는 회로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으며 작동된다. 많은 과학자는 전자기기의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 정보 처리 속도를 빠르게 하면서 기계 장치 크기를 줄이기 위한 연구를 지속해 왔다. 광학 다이오드를 이용하면 빛을 이용해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속도는 한층 빨라지고 에너지 손실은 적게, 크기도 작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장점이 많다. 하지만 빛의 회절현상, 간섭 현상 때문에 빛을 제어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국내 연구진이 메타물질*1을 이용해 광학 다이오드 빛의 흐름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민경 씨와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는 비대칭 메타물질을 이용해 빛을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광학 다이오드를 개발, 광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터리얼스(Advanced Optical Material)를 통해 발표되었고, 2017년 9월 가장 많은 다운로드를 기록한 논문으로 선정되었다. 연구진은 대칭적으로 흐르는 광학 다이오드의 빛을 메타 물질을 이용해 비대칭적으로 흐르게 하는 데 성공했다. 빛을 한 방향으로 흐르게 해 빛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어서 나노 디바이스에서 불필요한 빛의 회절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됐고, 초고속 광학 컴퓨팅은 물론, 반도체 공정에서 광 집적 회로를 구현할 수도 있게 됐다. 메타 물질 이용은 그동안 낮은 주파수에만 해당하거나 작동 영역대가 좁았지만 이 연구는 근적외선 영역인 100~200THz 영역대에서 사용할 수 있어서 실생활에서 응용, 적응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연구팀 노준석 교수는 “일반적인 다이오드에 상응하는 광학 다이오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소형화된 장치를 만들 수 있어서 실생활 응용이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신진연구자 지원 사업, 선도연구센터 (ERC) 사업, 글로벌 프런티어 사업,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의 지원을 통해 수행되었다. 1. 메타 물질(metamaterials)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특성을 구현하기 위해 빛의 파장보다 매우 작은 크기로 만든 금속이나 유전물질로 설계된 메타 원자(meta-atom)의 주기적인 배열로 이루어진 인공 물질이다. 자연적인 물질들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빛과 물질이 상호 작용하도록 설계한다.
물리 김지훈 교수팀, 190년 만에 옴의 법칙 깨는 ‘블랙스완’ 금속 발견
[옴의 법칙 깨는 바일금속 성질 밝혀] 전기회로에서 전지의 전압이 달라지면, 같은 전구라도 밝기가 변한다. 똑같은 전압의 전지를 달고 저항이 다른 전구를 켜도 밝기가 달라진다. 전압은 전류가 흐르도록 하고, 저항은 전류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런 전압, 전류, 저항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법칙이 바로 ‘옴의 법칙’이다. 1827년, 독일의 과학자 옴(Ohm)이 수많은 실험을 거친 끝에 전류의 크기는 금속에 걸어준 전압에 비례한다는 ‘옴의 법칙’을 발표했다. 발표 당시에는 “그런 사론(邪論)을 퍼뜨리고 다니는 교수는 과학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고 격한 비난을 받을 정도로 많은 비판이 제기됐지만, 이 법칙은 190년간 깨지지 않은 경험 법칙 중 하나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옴의 법칙이 바일금속(BiSb)에서는 깨지고 만다는 사실이 물리학과 김지훈 교수-대구대 공동연구팀을 통해 발견됐다. 이 금속에서는 특정한 방향으로 전기장을 걸어주면, 저항 없이 전자가 전기장 방향으로 움직이며, 전기장에 따라 전자의 밀도도 변했다. 즉, 전압에 비례해서 전류의 크기가 변한다는, 중학생들도 배우는 ‘옴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새로운 사실이, 실제로는 우연히 발견됐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모은다. 연구팀은 열전물질의 에너지 변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바일금속의 독특한 성질을 연구하던 중 옴의 법칙이 깨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김지훈 교수는 “바일금속이 가진 독특한 특성 때문에 저항 없이도 흐르는 전류가 있을 수 있는데 그 누구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실험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이번 결과를 금속의 ‘블랙스완(Black Swan)’이라 표현했다. 블랙스완이란 ‘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성과는 옴의 법칙 위에 만들어진 기존의 전자공학을 송두리째 바꿀만한 사건으로, 사실 아직까지 어떻게 응용할지도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김 교수는 “저항이 없어 전력 손실 없이 흐르는 전자를 이용하면,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금속 트랜지스터를 만들 수 있으며 전력 소모는 극히 적으면서도 기존의 반도체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를 가진 트랜지스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금속은 실리콘 등을 이용한 다른 반도체에 비해 열을 빨리 내보내기 때문에 발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재 분야의 권위지인 네이처 머터리얼스에 처음 게재된 이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로 손꼽히는 네이처를 통해 주목할 만한 연구(하이라이트)로 다시 한번 학계에 소개됐다.
생명 김경태 교수팀, 자폐증 모델 생쥐 만들어 자폐 치료 물질 개발에 한 발 다가가
[자폐증 치료 실마리, 자폐 모델 생쥐로 찾는다] 전 세계적으로 1%의 인구가 자폐증 환자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아동의 발병률은 2.6%로 세계 평균보다 높다. 자신의 세계에 갇혀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자폐증은 증상과 원인이 다양한데다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해선 전 임상 단계의 동물 실험이 필수적인데 자폐증 동물 모델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다. 생명과학과 김경태 교수팀은 서울대 최세영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자폐증 모델 동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또 천연물질 7,8-디하이드록시플라본*1이 자폐증 치료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공동 연구는 자폐증 모델 생쥐를 이용해 자폐증 치료에 한 발 다가간 성과를 인정받아 의학 분야 권위지인 ‘실험의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Medicine)’에 소개됐다. 자폐증 원인 중 하나는 뇌 조직 속 TrkB*2 수용체 이상이다. 뇌 조직에 TrkB 수용체가 줄어들면 뇌 속 상호작용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자폐증이 생기는데, 이 수용체는 VRK3 유전자와 깊은 연관이 있다. 자폐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VRK3 유전자 발현이 부족하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제거한 자폐증 모델 생쥐를 만들었고 TrkB를 활성화하는 약물을 투여하자 자폐 행동이 60~80%가량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실험에 사용된 치료약물은 산일엽초라는 야생 식물에서 추출한 7,8-디하이드록시플라본(7,8-Dihydroxyflavone;7,8-DHF)이란 천연물질이다. 연구팀이 자폐증 모델 생쥐에 이 물질을 투여하자, 이 물질은 뇌 속 혈뇌장벽*3을 통과해 자폐증상을 호전시켰고 VRK3 유전자 이상으로 발병한 자폐증 치료에 효과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김경태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자폐증 모델 생쥐 확보와 함께 자폐증이 어떻게 발병하는지에 대한 연구 및 자폐증 치료약물 개발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농촌진흥청 차세대 바이오 21사업, 연구재단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포스코 그린 사이언스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디하이드록시플라본(7,8-Dihydroxyflavone; 7,8-DHF) 산일엽초라는 식물에 존재하는 천연 플라본으로 TrkB 수용체에 대해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소분자 천연물질이며 뇌에서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구조적 특성을 갖고 있다. 알츠하이머씨병 등 퇴행성뇌질환에도 효능이 보고되어 있으며 산화적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효과도 보고되고 있는 물질이다. 2. TrkB 수용체 뇌유래신경영양인자인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가 작용하는 세포막 수용체이다. 이 수용체의 활성으로 인해 뇌신경세포의 생존과 분화가 촉진된다. TrkB 수용체는 타이로신 키나아제 활성을 가지고 있으며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세포 내 다양한 기질 단백질을 인산화시켜 뇌신경 세포의 형태나 칼슘이온 유입을 유도하고 시냅스 가소성에도 관여한다. 3. 혈-뇌 장벽 (Blood-brain barrier, BBB) 뇌조직과 뇌모세혈관 사이에는 일종의 보호장치로서 분자 (예컨대 치료약물) 투과성이 매우 낮은 특수한 세포막 구조를 갖고 있으며, 이를 혈-뇌장벽 (BBB)이라고 부른다. 혈-뇌장벽 때문에 대부분의 화합물들 (알려진 모든 약물의 98%, 단백질, 핵산 등 고분자의 100%)은 혈관으로부터 뇌신경계로의 유입이 차단된다.
화공 조길원 교수팀, 버널적층 그래핀으로 밴드갭 제어 성공
[‘브레이크’ 모르는 그래핀, 다층구조로 “길들인다”] 흑연의 원자 한 층인 그래핀은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반도체로 주로 쓰이는 실리콘 보다 100배 이상 전자를 빨리 이동시킨다. 그런가 하면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최고의 열전도성을 가진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전도성이 높을 뿐 아니라 투명하며 신축성까지 뛰어나 전자소자로서는 완벽한 조건을 갖춘 '꿈의 신소재'로 기대를 모았다. 문제는 바로 이 그래핀에 전류의 흐름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는 성질인 밴드갭이 없어 전류의 흐름을 제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전류를 원하는 대로 제어할 수 없다면 전자소자로서 사용하는데 많은 한계가 있다. 화학공학과 조길원 교수팀이 이런 ‘브레이크’ 없는 그래핀을 버널적층*1 형태의 다층으로 합성하는 한편, 밴드갭을 만들어 그래핀과 기존 소자의 한계를 극복할 해법을 마련했다. 세계적 소재 전문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지 표지논문으로 학계의 화제를 모은 이 연구성과는 그래핀을 이용한 웨어러블・플렉서블 소자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반도체 소자들은 전류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이는 반도체 물질이 가진 밴드갭(Band Gap)이란 특성 덕분인데, 이 밴드갭은 물질 속에서 전자가 존재하는 에너지 레벨과 존재하지 않는 에너지 레벨 사이의 차이를 말한다. 표현하자면 전자들이 모여 있는 부분과 전자들이 전혀 없는 부분이 밴드갭이란 공간을 사이에 두고 있으며, 이 공간을 자유전자들이 돌아다니면서 전기를 통하게 하는 원리다.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전기가 잘 통하며(전도성 물질), 멀면 멀수록 전기가 통하지 않게 된다(부도체). 반도체는 그 차이가 적당해 열이나 빛, 전기작용 등을 통해 전기를 통하게 할 수도, 통하지 않게 할 수도 있다. 바로 이러한 성질을 이용해 전자소자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아주 훌륭한 특성을 가진 물질, 그래핀의 유일한 단점이 바로 이 밴드갭이 없어 전류를 전혀 조절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는데, 조길원 교수팀이 주목한 것은 버널적층(Bernal-stacking)된 그래핀 구조다. 이 형태의 그래핀은 외부전기장에 의하여 변화하는 밴드갭을 갖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화학기상증착법으로 그래핀을 만들면 구조가 제어된 여러 층의 그래핀을 만들 수가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구리 기판 뒤에 얇게 니켈 박막을 붙이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촉매를 이용, 밴드갭을 제어할 수 있는 다층 그래핀을 만들 수 있었을 뿐 아니라 그래핀의 층수도 아주 간단하게 조절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웨이퍼 면적으로 합성했을 때에도 96.3%의 높은 균일도를 가져 상용화 가능성도 한층 높였다. 연구를 주도한 조길원 교수는 “밴드갭이 제어된 다층 그래핀 합성기술은 상용화에 직결되는 중요한 원천기술”이라며 “이번 연구는 그래핀을 이용한 플렉서블 전자소자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나노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 연구단’ 지원으로 수행됐다. 1. 버널적층 적층 배열로, 위에 있는 그래핀 층의 육각-탄소 고리에 있는, 하나 걸러 하나씩의 탄소가 아래 그래핀 층의 육각-탄소 고리의 중심에 놓이는 배열
신소재 조문호 교수팀, 반도체-금속 성질 자유자재로 제어해 고성능 2차원 반도체 만든다
[원자층에 반도체-금속 접합 구조 첫 구현...접촉 저항 크게 줄인 전자소자 개발]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염한웅 단장(물리학과)과 조문호 부연구단장(신소재공학과) 연구팀은 반도체성과 금속성을 선택적으로 제어하여 새로운 2차원 물질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동일한 2차원(원자층) 물질로 일부는 금속성을 띠게 하고, 일부는 반도체 성질을 갖도록 한 것이다. 원자 수준에서 이러한 반도체-금속 접합 구조를 합성한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통상적인 2차원 전위 장벽*1을 동일 원자층 내에서 1차원으로 구현하여, 전위 장벽을 낮춘 고성능 트랜지스터 소자를 선보였다. 기존 실리콘 반도체 소자의 경우 반도체와 금속 접합이 2차원 평면이지만, 동일 원자층 내에서의 접합은 선으로 이루어지므로 전위 장벽이 1차원이 되는 것이다. 두 물질이 접할 때 전위차 때문에 전자의 이동이 방해받는 곳이 전위 장벽이고, 이 때 발생하는 저항을 접촉 저항이라 한다. 전위 장벽이 높으면 접촉 저항도 커지고, 그만큼 반도체 소자의 성능은 떨어진다. 이로써 그래핀 등 2차원 물질로 반도체 소자를 만들 때 걸림돌이던 접촉 저항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접촉 저항을 크게 줄이면 획기적인 반도체 기술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 전자제품의 소형화 추세에 따라 2차원 층상 물질은 기존의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금속 전극에서 2차원 반도체 소재로 전자가 이동할 때의 경계면 차이가 자유로운 전자이동을 방해하여 성능을 저해하는 것이 문제였다. 조 부단장 연구팀은 문제해결을 위해 2차원 반도체 물질인 전이금속-칼코겐 층상 화합물(transition-metal chalcogenides)로 신물질을 합성했다.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은 그래핀과 유사한 2차원 층상구조 물질로 투명성과 유연성이 우수하여 차세대 전자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전이금속과 칼코겐 원자 간에 다양한 화학결합이 가능하기 때문에 단일 물질로 반도체성과 금속성이라는 다른 성질을 선택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같은 물질이라 해도 결정구조가 다르면 성질이 달라진다. 탄소로 구성된 흑연과 다이아몬드가 대표적인 예다. 연구팀은 이러한 특성에 주목하여 전이금속-칼코겐 화합물의 일종인 이텔루륨화몰리브덴(MoTe2)을 기상 원자층 증착법(Chemical Vapor Deposition, CVD)*2으로 합성시, 증착 온도가 상대적으로 저온에서는 반도체성을, 고온에서는 금속성을 띤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팀은 반도체성과 금속성을 선택적으로 제어할 뿐 아니라 동일 원자층 평면 내에 넓은 면적으로 합성하는 데도 성공하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반도체-금속 접합 구조는 원자 수준에서 매우 균일하며, 접합 부분에서 전위 장벽이 매우 낮다. 실제로 반도체와 금속 간 접촉 저항을 기존의 10분의 1로 줄인 트랜지스터로 작동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셀레늄화텅스텐(WSe2), 이텔루륨화텅스텐(WTe2) 등 다른 종류의 전이금속-칼코겐 화합물에서도 반도체성과 금속성을 선택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제안한 원자층 증착법을 통한 신물질 합성은 원자 수준에서 반도체성, 금속성의 이종 물질 접합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또한 다른 다양한 2차원 원자층 물질 합성으로 확장이 가능하여 향후 기반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조문호 부연구단장은 “원자층 수준의 2차원 신물질 합성이 새로운 반도체 기술에 직접적으로 적용된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분야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IF 38.986) 온라인판에 9월 18일 게재되었다. * 본 보도자료는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작성 되었습니다. 1. 장벽(Barrier) 반도체 영역 내에서 이동하는 전하가 그 곳을 통과하려고 하면 저항을 받거나 때로는 되돌려지는 등의 전위 분포를 가진 장소. 금속 표면 등에는 이러한 장벽이 생긴다. 2. 기상 원자층 증착법(Chemical Vapor Deposition, CVD) 원하는 물질을 포함하는 고체나 기체를 재료로 높은 열에서 기화시켰을 때 물질 간 화학반응을 이용하여 원하는 기판 위에 소재를 형성하고 합성하는 방법이다. 화학기상증착법이라고 번역되기도 한다.
신소재 김종환 교수팀, ‘밸리 제어’ 핵심 원천 과학 기술 개발
[나노 박막 해테로 구조로 전자와 정공 분리해 밸리 제어 성공] 전자의 특성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기초 과학 기술은 인류 사회에 혁명적인 변화를 일으켰다. 70년 전 전자가 갖는 전하(charge)를 제어해 만든 트랜지스터는 오늘날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심장에 해당하는 핵심부품이다. 전자의 스핀(spin)을 제어해 만든 하드디스크는 30년 전 정보화 혁명을 이끈 핵심 메모리 기술이었다. 최근엔 밸리(valley)라고 하는 새로운 전자의 특성이 보고돼, 수많은 연구자가 밸리를 제어하려는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신소재공학과 김종환 교수는 UC 버클리대학교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나노 박막 해테로 구조를 이용해 전자(음전하)와 정공(양전하)을 극초고속으로 분리해 밸리 제어에 한발 다가섰다. 이 연구는 기초과학의 토대를 만든 성과를 인정받아 사이언스(Science)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를 통해 발표됐다. 그동안 이론적으로는 원자 수준 두께의 나노 박막이 전자 밸리 특성을 잘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실제 실험 결과 밸리 특성이 수 피코초 만에 파괴돼 소자로 응용될 수 없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이어져 왔다. 김종환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밸리 특성이 파괴되는 이유가 음전하가 양전하와 함께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에 착안해 나노 박막 해테로 구조를 통해 양전하와 음전하를 분리해 내는 방법을 고안해 냈다. 이 방법을 통해 전자 밸리 특성을 보호하고 기대 수명을 수 피코초에서 약 백 만 배 가량 늘린 1마이크로 수준으로 구현했다. 연구팀 김종환 교수는 “나노 신소재 원천 기술을 이용해 밸리를 기반으로 미래의 전자, 메모리, 광소자의 토대가 될 튼튼한 기초과학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1. 밸리 (Valley) 밸리는 결정성이 강한 고체 내에 전자가 갖는 새로운 특성이다. 전하나 스핀과 달리 밸리는 전자의 결정 운동량 (crystal momentum)에 정보가 저장되는데, 이를 이용해서 양자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등 미래 전자 소자/ 광소자로서 큰 가능성을 갖고 있다. 2. 해테로 구조 (Heterostructure) 전기적인 성질이 다른 두 물질을 합친 구조를 일컫는다. 다양한 물질의 조합과 구조를 통해 한 가지 물질에서만 얻을 수 없는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구현하고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기계 조동우 교수팀, ‘3D프린터’로 몸속 혈관과 똑같은 혈관 만든다
[혈관조직유래바이오잉크로 바이오혈관 제조] 심근경색 환자나 동맥경화증 환자는 손상되거나 막힌 혈관을 제거하고 새로운 혈관을 이식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합성섬유나 콜라겐으로 만든 인조혈관이나 자기 정맥을 사용했지만 혈액 응고, 괴사와 같은 후유증으로 성공적인 이식이 어려웠다. 인체와 같은 구조의 혈관을 만들 수 있다면 이식 성공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돼 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혈관에서 추출한 생체 성분으로 3D 프린터를 이용해 우리 인체의 혈관 조직과 같은 바이오 혈관을 만들어 화제다.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연구팀은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그 가오(Ge Gao), 창의IT융합공학과 장진아 교수, 앨라배마대(University of Alabama) 이준희 박사와 전남대 의대 홍영준 교수, 부산대 의대 권상모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혈관 조직 유래 바이오잉크를 개발, 적용해 몸속 혈관과 자연스럽게 융합될 수 있는 3차원 바이오 혈관을 제작했다. 이번 연구는 응용소재 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의 속표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우리 몸속 혈관에서 추출한 성분을 바탕으로 튜브 형태의 속이 빈 바이오 혈관을 만들어 냈다. 이 혈관을 몸속에 이식하면 건강한 주변 혈관과 융합 하면서 이식 부위에 혈액을 비롯한 각종 영양분 등이 활발하게 공급된다. 또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시스템도 들어있어 혈관 조직 재생을 돕는 약물을 넣어 이식 성공률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리 부분 혈관이 막힌 하지 허혈 쥐에 바이오 혈관을 이식한 결과 아무 처리도 하지 않은 그룹에 비해 약 7배 이상 다리 괴사 방지 효과를 보여, 탁월한 효능이 있음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 장진아 교수는 “혈관 조직을 이용한 3D 세포 프린팅 기술을 통해 원하는 모양으로 혈관을 만들 수 있어 향후 여러 겹의 혈관 벽을 추가해 동맥을 만드는 등 다양한 혈관 이식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대통령포스닥펠로우십), 미래창조과학부 및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ICT명품인재양성사업,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 원천기술개발사업, 보건산업진흥원의 질환극복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되었다.
기계 김준원 교수팀, 1개 칩으로 수십 가지 약물 검사 가능해진다
[세계 최초 차세대 마이크로어레이 분석기술 개발] 왼쪽부터 김준원(교수), 이상현(석박사통합과정), 김호진(연구조교수) 하나의 칩에서 다양한 화학 및 생물학 실험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이 기술로, 고병원성 질병을 진단하거나 신약 개발을 할 때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공학과 김준원 교수 연구팀은 마이크로 입자를 제어하여 화학 및 바이오 물질 반응 분석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미세유체*1기반 차세대 마이크로어레이*2 플랫폼’ 원천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또한,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뉴스(Advanced Science News)(7월 20일)'에 주목해야 할 차세대 마이크로어레이 신기술(Playing Pinball at Microscale)로도 소개된 바 있다. 마이크로어레이는 대량의 데이터 분석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수백에서 수만개 구역이 바둑판 모양으로 배열된 형식으로, DNA 분석, 면역 검사 등 화학이나 생물학 관련 정성・정량 분석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복합반응을 1개의 분석 칩으로 분석할 때, 각각의 반응을 완전히 분리하지 못해 반응물질끼리 오염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준원 교수 연구팀은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원리를 이용하여 분석 칩 속에 미세 막 구조물이 포함된 수많은 독립공간(30개/mm2)을 만들었다. 이후 각 공간에 다양한 마이크로 입자를 원하는 개수와 순서로 배치하여, 입자간 상호 오염 없이 여러 가지 반응을 동시에, 그리고 정확하게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보다 시약 소모량을 수십에서 수백분의 1로 줄이고, 반응시간도 수배 이상 단축하여, 바이러스 검출이나 질병진단 등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김준원 교수는 “여러 물질 간의 복합반응과 분석을 하나의 칩에서 쉽고 간단하게 진행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기존 기술로 수행할 수 없었던 더욱 복잡한 다중 분석 기술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글로벌프런티어사업(바이오나노헬스가드연구단)과 선도연구센터사업 및 보건복지부의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1. 미세유체기술(microfluidics) 밀리미터(mm)이하의 작은 공간 내 유체를 조작 및 제어하는 기술 2. 마이크로어레이 (microarray) 대량의 데이터 분석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수백 개 이상의 매우 작은 물질들이 고체 표면에 집적화 된 것
기계 김동성 교수팀, ‘스마트 피펫 팁’으로 똑똑하게 “용액 농도 측정해요”
[피펫으로 액체 운반할 때 농도 바로 측정하는 기술 개발] 정량의 액체를 운송하기 위해 연구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실험 장비 중 하나는 피펫(pipette)이다. 피펫으로 액체를 운송하는 동안 다른 기계 도움 없이 액체 농도를 바로 측정하는 기술이 개발돼 용액에 대한 화학 반응을 실험 중간에 빠르고 정확히 예측할 수 있게 됐다. 반응 예측이 중요한 제약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향후 개도국 수질검사 등 적정기술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공학과 최동휘 연구교수와 김동성 교수팀은 칭화대학교(National Tsing Hua University) 린종홍(Zong-Hong Lin)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액체의 농도를 바로 측정할 수 있는 스마트 피펫 팁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에너지 분야 권위지인 나노 에너지(Nano Energy)를 통해 발표됐다. 연구팀은 피펫 팁을 이용해 수용액을 운반하는 과정에서 피펫 팁 내부로부터 수용액이 떨어질 때 알짜 전하*1가 발생하고, 전하 크기가 수용액의 농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밝혀낸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를 역으로 이용해, 발전 소자를 피펫 팁에 부착해 수용액을 빨아올렸다가 배출하는 동안 농도를 빠르고 정확하게 측정해 냈다. 스마트 피펫 팁 개발로 앞으로는 별도의 고가 장비로 수용액을 옮겨 농도를 측정하고 다시 옮기는 번거로운 과정 없이 수용액의 화학 반응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서 빠르고 정확하게 실험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연구팀 김동성 교수는 “피펫 팁은 실험실에서 수용액을 옮길 때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만큼 농도측정 시 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최소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기존 측정방법의 한계점들을 극복한 만큼 앞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고 개도국 수질검사와 같은 적정기술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바이오닉암 메카트로닉스 융합연구사업, 학문후속세대양성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되었다. 1. 알짜 전하(net charge) 전하는 물체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들의 고유한 특성이다. 대부분 전하에는 양전하와 음전하가 같은 양으로 들어 있으므로 전기적 중성을 띠고 있다. 즉 알짜 전하가 없다고 한다. 여기서 전기적인 균형이 깨지면서 대전이 된다고 하는데, 양전하와 음전하가 함께 모여 있으면 밖에서 볼 때는 둘을 더하고 남은 알짜 전하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을 알짜 전하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