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김승환 교수팀, 의료사고 ‘수술 중 각성’, 이젠 “걱정 말아요”
[의식과 무의식의 기준 수치화(數値化)...마취심도측정 장비 개발 및 상용화 나서]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는 어디일까? 의식과 무의식의 수준(Level)을 어떻게 숫자로 정량화할 수 있을까? 이 오랜 질문의 답에 ‘물리학’이 도전했다. 마취가 되거나 깰 때 의식과 무의식 간 나들목의 경계와 깊이를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뇌의 신비에 한 발 더 다가서는 것은 물론 수술 중 각성(intraoperative awareness)과 같은 마취로 인한 의료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물리학과 김승환, 산업경영공학과 정우성 교수팀은 서울아산병원 노규정 교수팀과의 공동연구에서 다채널 뇌파의 상호작용 분석을 통해 마취 중 의식 소실과 회복의 신경과학적 메커니즘을 정량적으로 밝혀내었다. 특히 전신마취 환자 뇌파의 다양한 리듬의 시간적 변화를 분석해 마취에서 회복되는 과정의 의식 깊이와 수준을 수치화하는 데 성공, 보다 정확한 모니터와 대응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물리학과 이헌수 박사 (현 미시간대 재직)는 “물리학의 엔트로피(무질서도) 개념을 도입해 뇌파 채널 간 위상 관계 변화의 다양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했다”며 “뇌 연구의 기존 방법론에서 더 나아가 마취 심도까지 연결한 것은 처음으로 이미 알려진 지표보다 더 정확하게 마취 후 의식 소실 과정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96명의 환자에게 마취제를 이용한 임상 실험을 한 결과, 마취 후에 환자의 뇌파가 엔트로피 지표에 맞게 현격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또한 다른 투약 실험에서도 엔트로피 지표와 의식 수준이 밀접하게 상호 연관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 결과에 기초해 위상지연 엔트로피(PLE)*1 지표를 활용한 마취 심도 진단 장비를 POSTECH, 서울아산병원 및 국내 기업이 현재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해온 김승환 교수는 "기초연구로부터 시작해 응용개발 및 임상까지 우리 고유의 기술에 기초한 국산 장비로 새 의료시장을 개척할 길이 열렸다”며 “후속연구를 통해 뇌의 신비에 계속 도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공동연구는 뇌과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휴먼 브레인 맵핑’ 9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1. 위상지연 엔트로피 PLE(Phase Lag Entropy) 뇌파는 두피 표면에서 흔히 측정되는 복잡한 리듬이 혼재된 전기 신호이다. 보통 두피에 위치한 다수 센서에 해당된 채널을 통해 다채널 뇌파 신호를 측정해 다양한 수치적 분석을 하게 된다. PLE는 두 개의 채널 신호의 리듬 간에 앞서거나 뒤서거나 하는 위상 차이를 계산해 이런 위상 관계의 시간적 변화 패턴의 다양성을 엔트로피 화 한다. 엔트로피가 높으면 다양성이 커지며 엔트로피가 낮으면 다양성이 낮다.
화공 차형준 교수팀, 바다의 보석 ‘진주’ 형성 비밀 찾았다
[진주조개 단백질 역할 규명 통한 진주층 형성 핵심 메커니즘 밝혀] 풍요와 다산의 상징, 진주는 진주조개 속으로 들어온 이물질이 진주층으로 감싸지면서 만들어진다. 오색찬란한 광택의 보석으로 바뀌는 이 과정은 아직까지도 비밀에 휩싸여 있어 그 신비로움을 더한다. 진주를 구성하는 진주층은 진주조개 껍질의 안쪽에 위치하며 영롱한 빛깔을 가질 뿐 아니라 바위보다 단단한 복합재료로 되어 있어 뼈 이식재, 인공 임플란트, 화장품 첨가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그 형성의 신비가 풀리지 않아 아직까지 소재로서의 활용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와 충남대 응용화학공학과 최유성 교수 공동연구팀은 진주층을 구성하는 무기물 성분인 탄산칼슘 미네랄이 만들어질 때 유기물인 진주조개 단백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밝혀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의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스즈(Science Advances)를 통해 발표됐다. 탄산칼슘 미네랄을 주성분으로 구성된 진주층은 일반 탄산칼슘보다 100~1000배 가량 단단해 학계에서는 바이오소재로서의 높은 활용성을 기대해 왔다. 진주조개는 이러한 진주층을 만들기 위해 탄산칼슘 전구체*1를 조개의 내장 덩어리를 둘러싼 외투막의 상피세포*2에 저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탄산칼슘 전구체가 세포 안에서 매우 불안정한 상태를 보여, 진주조개가 어떻게 이를 안정화하는지는 의문으로 남아있었다. 포스텍-충남대 공동연구팀은 유전자 재조합을 통하여 얻은 진주조개 단백질 ‘Pif80’으로 탄산칼슘 전구체를 안정하게 형성하고 저장하는 과정을 규명했다. 또한, ‘Pif80’은 결정질*3 탄산칼슘이 평평한 판 모양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때문에, 다각형의 판 모양 탄산칼슘으로 만들어진 진주층을 형성하는데 유기물인 단백질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를 주도한 차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진주층 바이오미네랄 형성 조절 과정의 전반에 관여하는 진주조개 단백질의 핵심 역할을 규명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인공 뼈, 인공 치아 등 진주층을 이용한 새로운 생체 재료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특허 출원을 통해 이미 원천 지식재산권을 확보한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해양수산생명공학 R&D 사업 중 ‘해양 섬유복합소재 및 바이오플라스틱소재 기술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1. 전구체(Precursor) 생명체의 물질 대사에서 반응이 일어나기 전의 원료물질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를 들어서 베타카로틴은 비타민 A의 전구체이다. 2. 상피세포(Epithelial cell) 몸 표면이나 내장기관의 내부 표면을 덮고 있는 세포로 상피세포의 가장 큰 역할은 우리 몸을 보호하는 것이다. 3. 결정질 (Crystalline) 원자의 주기적인 배열로부터 결정 격자를 가지는 물질로, 비결정질에 대응한 말이다.
신소재 한세광 교수팀, “콘택트렌즈로 당뇨진단”…스마트 헬스케어 렌즈 본격 상용화
[POSTECH-PHI BIOMED-인터로조 연구팀, World Class 300 선정] 눈은 우리 몸속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간이나 췌장에 문제가 생기면 눈동자가 노란빛을 띠는 것처럼 모든 장기의 변화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눈의 특성을 반영, 눈에 착용만 해도 당뇨 같은 질병을 바로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헬스케어 콘택트렌즈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된다.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 박사과정 금도희 씨, 전자전기공학과 심재윤 교수가 공동으로 개발한 질병 진단 및 치료용 스마트 헬스케어 콘택트렌즈를 ㈜화이바이오메드, ㈜인터로조가 공동으로 ‘월드 클래스 300 (World Class 300)’ 프로젝트를 통해 상업화를 추진한다. 당뇨 진단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환자의 혈액을 채취, 혈당을 분석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연속적인 혈당 분석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미국 구글이 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Novartis)와 공동으로 구글렌즈를 제작하여 눈물의 당 농도를 분석하는 진단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지만, 눈물이나 땀과 같은 체액은 이미 혈당이 높아진 20~30분 후에야 당 수치가 변하기 때문에 정확한 실시간 혈당 분석이 어렵다.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당뇨 진단 시스템으로, 각막과 눈꺼풀 안쪽에 있는 혈관에서 착안했다. 초소형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와 광검출기가 장착된 이 렌즈를 낀 채 눈을 감으면, 암실과 같은 환경에서 혈관 속에 있는 당화혈색소(糖化血色素)를 빛으로 분석, 진단을 내리는 새로운 개념의 당뇨 광 진단기술이다. 여기에, 연구팀은 분석결과에 따라 메트포민과 같은 당뇨 치료약물이 바로 눈을 통해 전달되어 진단과 동시에 치료가 가능한 획기적인 스마트 콘택트렌즈 나노 클리닉 시스템 개발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한세광 교수는 “눈은 뇌, 심장, 간 등 인체 주요 장기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이용한 당뇨 광 진단 및 치료 시스템 기술을 다양한 난치성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화이바이오메드는 한세광 교수가 POSTECH 신소재공학과 의료용 나노소재 연구실의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2014년 창업한 바이오벤처 회사이며, ㈜인터로조는 국내 최대 콘택트렌즈 전문기업이다.
화공 차형준 교수팀, 생체모방 통한 이산화탄소 자원화 촉매 개발
[이산화탄소 자원화 해법, 누에고치에서 찾다] 전 세계가 급격한 기후변화로 시달리고 있다. 이런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범으로는 다양한 원인들이 지적되고 있지만, 특히 ‘온실가스’로 불리는 이산화탄소의 과다한 배출이 큰 비난을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인공뼈나 플라스틱 같은 새로운 자원으로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가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은 탄소자원화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할 탄산무수화효소(carbonic anhydrase)의 낮은 안정성이 큰 걸림돌인 상황이다.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 연구팀은 영남대 화학생화학부 김창섭 교수와 함께 탄산무수화효소와 누에고치의 실크단백질을 기반으로 이산화탄소 전환 기능은 물론, 높은 강성과 탄성을 지닌 견고한 단백질 하이드로젤 형태의 새로운 생물촉매를 개발했다. 탄산무수화효소는 이산화탄소를 물과 반응시켜 중탄산염이라는 물질로 자연적인 반응보다 천만 배 빠르게 만드는 효소로, 여기서 만들어진 중탄산염으로 새로운 탄산화합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화합물은 인공뼈, 칼슘보조제와 같은 새로운 탄산화합물은 물론, 시멘트, 플라스틱, 종이와 같은 공업용 재료로도 활용되어 이산화탄소 저감은 물론 높은 경제성으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탄산무수화효소는 연구실이 아닌 산업환경에서는 안정성이 낮아 실제로 상용화하거나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누에를 외부환경에서 보호하는 누에고치의 실크단백질에 관심을 가졌다. 누에 실크섬유는 실크단백질의 타이로신-타이로신 교차결합*1과 베타시트*2 형성을 통해 만들어져 다른 단백질에 비해 튼튼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탄산무수화효소가 활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타이로신 잔기를 포함하고 있는 점에 착안, 누에고치의 실크섬유 형성 메커니즘을 모방했다. 빛을 이용해 탄산무수화효소와 실크단백질 사이에 타이로신-타이로신 교차결합을 형성하고, 탈수반응을 통해 실크단백질에 베타시트를 만들어 탄산무수화효소가 캡슐화(encapsulation)된 단백질 하이드로젤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새로운 단백질 하이드로젤 촉매는 이산화탄소 전환 능력이 우수할 뿐 아니라, 강성과 탄성이 높아 우수한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 열적·구조적 안정성을 가지고 있는데다 재사용 가능성도 높아 산업현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차형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탄소자원화를 위한 생물학적 전환 연구로서 지금까지 촉매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구조적·열적 안정성을 개선함은 물론 우수한 이산화탄소 전환능을 가지는 매우 견고한 단백질 하이드로젤 형태의 새로운 생물촉매를 개발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추진하는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나노바이오촉매 기반 고효율 이산화탄소 전환 및 활용 기술 개발’과 해양수산부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이 추진하는 해양수산생명공학사업의 ‘해양 섬유복합소재 및 바이오플라스틱소재 기술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인 ‘엔피지 아시아 머터리얼즈(NPG Asia Materials)’ 6월 30일자(현지시간)에 게재됐다. 1. 타이로신-타이로신 교차결합(Tyrosine-tyrosine crosslink) 두 개의 타이로신 사이에 공유결합이 일어나는 현상 2. 베타-시트(Beta-sheet) 단백질의 이차구조 중 하나로, 인접한 사슬에 있는 펩타이드 사이의 수소결합으로 형성되며 단백질 이차구조들 중 가장 안정한 구조
환경 국종성 교수팀, 북극 온도 상승이 식물 활동성 감소로 이어진다는 사실 처음 밝혀내
[북극 온난화 ‘나비효과’로 곡물 생산 감소] 지구온난화는 빙하소실로 인한 해수면 상승, 제트기류 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 등을 불러와 지구 곳곳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친다.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뉴욕에서 허리케인을 불러 올 수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북극의 온난화가 미국과 캐나다 지역의 식물 광합성 등 활동을 감소시켜 생산성을 저하 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졌다. 환경공학부 박사과정 김진수씨와 국종성 교수는 공동교신저자인 중국남방과기대 정수종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북극의 온난화가 중위도 지역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기후변화가 실제 실생활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 공동연구는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하이라이트로 소개됐다. 북미 지역은 최근 심화된 북극 온난화 영향으로 겨울과 봄, 이변적인 한파와 냉해를 경험했다. 이것은 단순한 기상 이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태계 활동성을 감소시켜 생산량 저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로 나타났다. 식물이 성장하는 계절인 봄의 생태학적인 스트레스가 향후 성장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최근 30년의 북극 온도와 북미 지역 식물 생산량 관계를 조사한 결과 북반구의 온도 상승이 북미 지역의 한파와 남쪽 지역의 가뭄을 불러왔음을 확인했다. 이는 곧 식물 생태계 활동성 감소와 생산량 감소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북극 온난화가 심화된 해는 그렇지 않은 해에 비해 1~4%의 곡물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일부 지역에선 20%까지 감소했다. 엘니뇨와 같은 대규모 대기 순환이 육상 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북극 온난화가 중위도 지역 생태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는 처음 나온 만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연구는 향후 봄철의 북극 온난화 정보를 바탕으로 북미 지역 연간 식물 생산량 및 곡물 생산량 예측에 활용될 수 있고, 앞으로의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 및 정책에 기초 연구로 활용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기상산업 진흥원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화공 이진우 교수팀, 슬래그 이용한 리튬이온전지 전극소재 합성기술 개발
[산업 폐기물 슬래그가 휴대폰․전기차 고용량 배터리로?] 철강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슬래그(slag)의 연간 생산량은 약 4~5억 톤. 이 양은 전 세계 무기 폐기물의 1/3에 달할 정도다. 이런 슬래그는 시멘트나 콘크리트 골재 등에 활용되어 왔다. 이런 산업폐기물 슬래그를 스마트폰 속 배터리로 활용하는 기술이 POSTECH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팀은 슬래그 폐기물을 간단한 공정을 통해 고부가가치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다공성 실리콘(Si)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이 실리콘은 기존에 사용되어 왔던 흑연전극보다 용량이 4배 이상 클 뿐 아니라, 기존에 사용되어온 실리콘 소재에 비해 내구성이 뛰어나다. 스마트폰, 노트북,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전극은 보통 흑연 소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더욱 높은 용량을 위해서는 새로운 소재가 필요하다. 특히 실리콘이 차세대 소재로 눈길을 모았지만, 충전이나 방전 중에 부피가 팽창하며 수명이 저하 되는 현상이 일어날 뿐 아니라, 무엇보다 흑연에 비해 4배 이상 비싼 가격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내구성을 향상하기 위해 다공성 구조의 실리콘을 사용하는 방법이 제안되기도 했지만, 이런 실리콘을 만들려면 고가의 원재료가 필요하거나, 제조방법이 복잡했다. 이 교수팀은 산업 폐기물인 슬래그의 주성분 중 하나가 실리콘 산화물(SiO2)인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또한, 슬래그에서 실리콘 산화물을 제외한 다른 성분은 쉽게 제거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 나노미터(nm)의 기공이 생기고 마그네슘 환원 공정을 같이 진행하면 1g당 수백 평방미터의 넓은 표면적을 갖는 다공성 실리콘이 만들어진다. 이 실리콘을 리튬이온전지의 음극으로 만들면 다른 실리콘에 비해 수명과 용량이 뛰어날 뿐 아니라, 충전과 방전 속도도 더욱 빨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주도한 이진우 교수는 “산업 폐기물을 효율적으로 처리하면서, 스마트기기의 활용과 전기차의 부상으로 더욱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배터리 소재를 저가로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아직까지 국산화가 저조한 편인 리튬이온전지 음극 소재의 원천 기술을 확보하면 이를 통한 고수익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일, 국내 특허 등록이 완료됐다.
신소재 이종람 교수팀, 플라스틱 기판에 나노막대 제작 원천기술 개발
플라스틱 기판에서의 빛의 흐름을 통제하여 태양전지나 LED와 같은 광소자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나노막대 제작 기술이 개발됐다. 이 고효율 나노막대는 웨어러블 스마트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어 크게 주목 받고 있다. 신소재공학과 이종람 교수, 박사과정 박재용 씨 연구팀은 전기회로들로 구성되어 있는 플라스틱 기판에서 나노막대를 기존보다 수백배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 네이처가 출판하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지 6월호를 통해 발표했다. 나노막대는 빛이 퍼지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어 고효율 광소자 제작을 위한 핵심 기술이다. 이러한 나노막대 제작을 위해 지금까지 사용된 공정법들은 플라스틱 기판을 100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고, 또 1마이크로미터(㎛) 길이의 나노막대를 이 기판에서 제작하는데 1시간 이상 소요되는 등, 상용화하기에는 난관이 많았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기판에 은(Ag) 나노박막을 형성한 후 기체 상태인 염소 플라스마에 노출시키면 단결정*1 염화은(AgCl) 나노막대가 만들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를 응용, 염화은 나노막대를 1분 이내 짧은 공정 시간으로 제작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포항가속기연구소를 통해 분석과 검증을 마친 이번 연구는, 나노막대의 직경 크기를 조절, 빛의 산란도를 0%에서 100%까지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어 LED, 태양전지와 같은 광소자 제작에 응용할 수 있다. 특히 플라스틱 기판을 상온에서 제조할 수 있고, 1분 이하의 공정 시간으로 나노막대 길이를 수 마이크로미터(㎛) 길이로 제작할 수 있어 기술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주도한 이종람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로 플라스틱 기판에 단결정 나노막대를 롤투롤 (roll-to-roll) 공정*1 으로 제작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며 “향후 웨어러블 스마트기기나 스마트 의료기술 등 고성능 플렉서블(flexible) 소자 대량 생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1. 단결정(single crystal) 결정 전체가 일정한 결정축을 따라 규칙적으로 생성된 고체이다. 압전기(壓電氣)·복굴절 등 비등방성을 나타낸다 2. 롤투롤 공정(Roll-to-roll processing) 여러 개의 휘어질 수 있는 플라스틱이나 금속박에서 전자기기를 만드는 공정법이다. 주로 고분자 필름을 사용하며 최근 인쇄전자,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e-Book 등의 분야에서 크게 주목 받고 있다.
화공 오준학 교수팀, 개인정보 유출, 하드웨어에서 원천봉쇄 시킨다
[보안 강화된 광통신용 원편광 광센서 개발] 최근 컴퓨터에 침입해 저장된 문서를 모두 암호화해버리고 돈을 요구하는 ‘랜섬웨어’가 퍼지며 컴퓨터 보안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방화벽이나 보안시스템 업데이트로 이를 대비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해킹으로 인한 보안은 큰 걱정거리 중 하나다. 이런 걱정을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하드웨어에서 원천봉쇄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개발됐다. 화학공학과 오준학 교수 연구팀은 거울상(像) 구조를 지닌 초분자 키랄성 소재를 활용, 두 종류로 나뉘는 원편광*1을 선택적으로 감지해 전기적 신호로 변환할 수 있는 신개념 광센서를 개발했다. 들어오는 빛의 세기를 두 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별도의 기구가 없이도 광신호를 암호화할 수 있어 네트워크 보안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분야의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지를 통해 발표되었으며, 이미 특허로도 출원됐다. 인터넷이나 휴대폰으로 TV 시청을 가능하게 하는 광통신 기술에서는 디지털 정보를 빛을 통해 전달한다. 이때 광신호를 받아 전자기기에 입력하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것이 광센서이다. 기존의 광센서는 좌원편광과 우원편광으로 나뉘는 원편광을 구분할 수 없어 암호화가 어렵다. 그래서 이 광센서에 빛을 통과시키는 선편광판이나 위상 지연 필름과 같은 광학 기구를 연결해 암호화를 시도해왔지만, 비용이 비싸고 제작 기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감도가 매우 낮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그 해법으로 모양이 같지만 어떻게 해도 서로 겹칠 수 없는, 오른손과 왼손 같은 비대칭적인 분자구조를 가진 키랄성 반도체 소재를 합성했다. 이후, 용액공정으로 더욱 증폭된 거울상 특성을 지닌 초분자체를 제조하여 광통신용 원편광 광센서로 응용하는데 성공했다. 이 센서를 이용하면, 광센서에 들어오는 빛을 손실 없이 활용, 더 높은 감도로 원편광을 구분할 수 있어 광신호 암호화가 가능하다. 이는 별도의 광학 기구가 필요 없어 향후 기술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혈관과 같은 시료를 관찰할 수 있는 편광 이미징은 물론, 이미지 센서, 광 스캐너 등 보건・의료 및 실생활에도 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연구를 주도한 오준학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초분자 키랄성 개념을 이용해 보조 장치 없이 자체적으로 원편광을 높은 성능으로 감지하는 광센서 제조 기술”이라며, “특히 가시광 영역에서 좋은 성능을 보여 보안이 강화된 광통신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미징 기술에 활용될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고 밝혔다. 1. 원편광 전자기파의 진행 방향이 원형을 이루는 편광*의 한 종류로, 전자기파의 회전 방향에 따라 좌원편광과 우원편광으로 나뉜다. * 편광: 진행방향에 수직한 임의의 평면에서 전기장의 방향이 일정한 빛
창의IT 김철홍 교수팀, ‘바이러스’도 볼 수 있는 광학현미경 개발
[초고해상도 가시영역 광활성 원자간력 현미경 개발] 우리가 무언가를 보기 위해서는 물체에서 반사한 빛이 눈으로 들어와야 한다. 그런데 물체의 크기가 빛 파장의 절반보다 작으면 빛은 반사되지 않고 뒤로 돌아가 물체로 보여 주지 않고 통과해 버린다. ‘회절한계’라고 부르는 이 현상 때문에 독감 바이러스 등 수 나노미터(nm)에 불과한 바이러스는 실험에서 흔히 사용하는 광학현미경에서는 관찰할 수 없었다. 이러한 빛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의 현미경이 국내연구팀에 의해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창의IT융합공학과 김철홍 교수팀․성균관대학교 김윤석 교수 공동연구팀은 원자간력 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y; AFM)에 레이저 시스템을 결합, 8나노미터(nm)의 해상도로 시료의 고유 빛 흡수 특성을 관찰할 수 있는 초고해상도 가시영역 광활성 원자간력 현미경(pAFM)을 개발했다.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하는 소재 분야나, 암을 이겨낼 신약 분야에는 머리카락 10만분의 1에 불과한 나노미터 크기의 물질에 대한 연구가 이미 필수적이 되었지만, 실험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광학현미경은 회절한계 때문에 여기에 활용되지 못했다. 바이러스의 존재를 밝혀낸 것 역시 광학현미경이 아닌 전자를 이용한 전자현미경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14년 노벨화학상의 주인공이었던 초고해상도 형광 현미경의 경우, 해상도를 수십 나노미터(nm)까지 끌어올렸지만 특정한 형광 물질에 국한되거나 생체시료*1에 적절치 않은 형광 조영제를 사용해야 했다. 또, 수 나노미터(nm)의 해상도를 가진 전자 현미경은 진공 상태를 유지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시료의 특수 처리도 번거롭고 비용이 비싸 실험에 활용하기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존 현미경들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물질의 표면 높이를 측정하는데 사용하는 원자간력 현미경에 레이저 시스템을 결합, 빛의 특성을 이용해 나노미터 크기의 물질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미 상용화되어 있는 원자간력 현미경을 그대로 활용해 비용은 저렴하면서도 시스템을 설계하기 간단한 데다 특수 처리나 조영제가 따로 필요치 않다는 점도 크게 주목을 모으고 있다. 김철홍 교수는 “이 현미경을 이용하면 금 나노 입자, 나노선, 흑색종 세포, 애기장대 세포 등의 이미지를 나노미터 크기의 해상도로 얻을 수 있다”며 “향후 소형 반도체, 신약 개발 등 신소재, 생물학, 화학 분야 연구에 활발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빛 : 과학과 응용’(Light : Science and Applications)을 통해 발표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IT명품인재양성사업, 선도연구센터육성사업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 사업, 그리고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생체시료 생물 기원의 시료. 혈액, 소변, 조직 등, 생물에서 유래하는 것을 지칭하지만, 동물, 식물, 미생물 등의 생체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기계 임근배 교수팀, 자연의 아름답고 화려한 구조색을 손쉽게 만들어 낸다!
[저비용 용액공정으로 쉽게 구조색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 개발] 우리가 주위에서 접할 수 있는 나비의 아름다운 날개, 주위 환경에 따라 피부색을 바꾸는 카멜레온, 보는 방향에 따라 찬란하게 다른 빛을 발하는 보석, 곤충들의 화려한 색깔 등 자연이 주는 색은 단순히 색소에 의해 정해지지 않는다. 이는 나노미터(nm, 10억분의 1m)라는 아주 작은 단위의 입자와 박막에 의한 구조색*1으로 일반적인 잉크로는 절대 표현해 낼 수 없다. 기계공학과 임근배 교수와 석·박사통합과정 김건휘씨는 안동대학교 안태창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나노 구조의 크기와 간격에 의해 구조색이 결정되는 발색 원리를 이용하여 대량생산과 대면적화가 가능한 구조색 제작 방법을 개발하였다. 기존에도 구조색을 제작하는 방법은 다양하게 연구되어 왔지만, 구조색이 나노 구조의 배열 및 형상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한번 만들면 수정하기 어렵고, 한 개의 기판에 여러 색을 합성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구조색 제작 방법은 산화아연(ZnO)*2 나노구조를 용액공정*3 만으로 제작하는 것으로, 미온의 물에서 산화아연을 시간에 따라 합성, 구현되는 색을 조절하는 원리다. 공정이 끝난 뒤에도 합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나노구조의 크기를 쉽게 조절할 수 있으며, 또 미온의 물에서도 제작할 수 있어 매우 낮은 비용으로도 다양한 구조색을 쉽게 구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기술은 기존의 반도체 제작 공정 중 미세 가공 기술인 리소그래피(lithography) 공정과 호환할 수 있어, 추후 바이오칩과 같은 센서(Sensor)로의 응용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 공동연구는 나노 및 에너지소재분야 세계적 과학저널인 에이씨에스 어플라이드 머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IF 7.145, 상위 10% 이내)에 게재되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임근배 교수와 안태창 교수는 “구조색을 저비용으로 쉽게 제작할 수 있어 디스플레이 및 소형 가전의 친환경 도장, 위조방지 태그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기존 구조색 제작 방법의 한계로 꼽히던 이슈들을 극복했다”고 이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시행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1. 구조색 (Structural Color) 자연을 이루는 대부분의 색깔은 물질 고유의 색에 의해 정해지지만, 색체에 의존하지 않고 빛의 회절이나 간접과 같이 순전히 물리적인 원리 또는 구조에 의해 나타나는 색을 말한다. 예를 들어 공작의 날개의 색은 빛의 간섭에 의한 구조색이다. 2. 산화아연 (ZnO) 일반적으로 백색안료, 촉매, 사진재료, 형광체, 아연화 연고와 같은 의약품, 화장품 등으로 사용되는 물질로 우리 생활에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무해하고 280~400nm 파장대의 자외선을 흡수하기 때문에 금속과 고무의 보호코팅, 피부보호크림 등으로 상업 또는 산업적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나노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바이오감지, 광전자 분야 등 여러 분야에 응용되어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3. 용액공정 사용재료를 유기용매 등을 이용해 액체화해 스핀코팅, 잉크젯 프린팅 등과 같은 방법으로 기판위에 증착하는 방식이다. 기존 진공증착 방식에 비해 설비 투자비용이 낮고, 소규모 장비로 더 빠른 공정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