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최수석 교수팀, “고화질 OLED 디스플레이, 고품질 소리까지” 시각+청각 위치별 통합 디스플레이 혁신
[POSTECH 최수석 교수팀, 픽셀형 Local 멀티 스피커 기능의 다채널 사운드 통합 OLED 구현] 전자전기공학과 최수석 교수, 반도체대학원 박사과정 홍인표 씨 연구팀이 OLED 디스플레이의 각 픽셀마다 서로 다른 소리를 동시에 낼 수 있는 여러개의 스피커 기능의 '픽셀 기반 로컬 사운드(Pixel-based Local Sound)' 기술을 실제 노트북이나 스마트 패트 크기 13인치급 OLED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디스플레이 기술은 고화질의 OLED로의 전환과 높은 해상도, QD 등이 고색감등의 영상 화질적 수준을 높이는데 많은 기술적 혁신이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혁신의 완성도 수준이 높아지고, 중국 등의 디스플레이 경쟁국과의 치열한 화질개선 경쟁과 함께 초격차된 디스플레이 기술 돌파 연구 및 지금까지의 영상 화질 기술에 추가로 디스플레이 사용 시 사용자가 느끼는 사실감과 몰입도의 극대화를 높일수 있는 기술적 혁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디스플레이 사용 시 인간의 여러 시각·청각·촉각 등 다중감각과 센서형 기술을 디스플레이와 호환되게 통합하는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단순히 영상을 보여주는 기능을 넘어 소리와 촉감 등 여러 감각을 함께 전달하는 ‘몰입형 인터페이스’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현재 디스플레이 사용 시 사용자가 느끼는 몰입감은 영상정보와 청각의 사운드 소리가 완벽하게 어우러지면 사용자의 몰입감의 90% 수준을 결정하며, 크게 디스플레이 사용 몰입감이 높아진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는 디스플레이의 셋트형 제품을 사용시 사운드바 혹은 다채널 멀티 스피커 등의 별도의 물리적 스피커를 같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별도의 물리스피커의 경우 스피커가 가지는 물리적 부피로 스피커 구성의 공간을 필요로 하며, 자동차 실내등과 같이 좁은 공간에 여러 개의 스피커를 요구하는 경우 더욱 문제가 되고 있으며, 올해 최근 보도에 따르면 자동차 전장화시 디스플레이와 별도의 여러 개의 스피커를 구성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따라 OLED 같은 고화질의 얇고 유연한 디스플레이의 화질과 폼팩터 특성과 호환되어 사용자의 몰입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사운드 기능을 결합하는 디스플레이 연구와 개발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디스플레이 혁신화 연구는 최근 디스플레이를 선도하는 국내 기업들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사례로 모바일 월드 콘그래스 MWC 2024 등에서 구부러지는 OLED를 스피커에 감아 벤딩하는 기술이나, TV OLED 등에 스피커의 익사이터를 체결하여 OLED 스피커 기술 등을 개발해 오고 있다. 그러나, 스피커의 소리를 내는 부품들은 동작 시 사운드 진동이 발생하면서 여러 개의 스피커를 구성할 경우 스피커 사운드 간 서로 방해하면서 정밀하게 음향을 제어하기 어려웠고, 여러 개의 멀티 스피커가 동작 시 발생하는 스피커 음향 진동을 영상 픽셀과 같이 제어하는 것이 어려웠고, 스피커 진동 발생원인 익사이터 부피와 두께가 커져 얇고 유연한 OLED의 폼팩터와의 조화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궁극적으로 멀티 스피커의 기능을 합치고 제어하는 기술은 결국 외부에 따로 여러 개의 스피커를 별도로 사용하는 방식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디스플레이 프레임 내부에 얇은 ‘피에조 엑사이터(piezo exciter)’라는 초소형 부품을 픽셀 배치와 같이 여러 화면 위치에 다중으로 정밀하게 배치했다. 피에조 엑사이터는 전기 신호를 진동으로 바꾸어 소리를 내는 장치로, 일반 스피커처럼 별도의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얇은 디스플레이 안에서 소리를 낼 수 있어 기존의 두께가 큰 익사이터 대비 OLED 와 같은 박형 폼팩터에서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의 각 픽셀이 마치 개별 스피커처럼 작동하면서 픽셀 단위로 각각 다른 소리를 내는 픽셀형의 로컬 사운드 (Local Sound) 기술을 구현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여러 스피커 구성 시 OLED의 전체 떨림과 스피커 간 진동 간섭의 기술적 한계를 완벽하게 해결하여, 여러 스피커 간 간섭이 없는 독립적인 사운드 크로스톡 프리 (Sound Crosstalk-free) 멀티 스피커 기능이 구현된 OLED를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하였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디스플레이의 서로 다른 위치에서 여러 소리를 동시에 낼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차량 내에서는 운전석에 앉은 사람은 내비게이션 안내를 듣고, 조수석에 있는 사람은 음악을 즐기는 식으로, 한 화면에서 서로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한 여러 개의 스피커를 하나의 OLED 디스플레이 화면에서 동작하게 함으로써, OLED를 사용한 유연하고 박형의 특성을 스마트폰이나 가상현실 기기에서도 사용자의 머리 움직임이나 손가락 위치에 따라 공간감 있는 소리를 제공할 수 있어, 더욱 생생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 더욱 주목할 점은, POSTECH 연구팀은 기술은 실제로 노트북 혹은 스마트 패드에 사용되는 크기인 13인치 OLED 패널을 통해서 실제 OLED 디스플레이 화면 동작 상황에서 원하는 화면 위치에서 별도로 다른 사운드 스피커가 동작하도록 만들어 실험까지 마친 상태라 상용화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얇고 가벼운 OLED 디스플레이의 장점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고음질 스피커를 따로 달 필요 없이 화면 자체에서 고급 음향을 들려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최수석 교수는 “디스플레이가 단순히 영상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시각과 청각을 모두 아우르는 인터페이스로 진화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라며 OLED 디스플레이 사용 몰입감 증가와 함께 “스마트폰, 자동차, 노트북 등 다양한 전자기기에서 얇고 가벼운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고음질 사운드를 구현해 차세대 디바이스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전자부품 기술혁신사업, POSTECH 반도체 대학원 지원 사업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02/advs.202414691
신소재 이병주 교수팀, 합금이 녹는 온도? AI가 알려드립니다
[POSTECH 연구팀, 합금의 고상선·액상선 예측하는 AI 모델 ‘AlloyGCN’ 개발] 신소재공학과 이병주 교수 연구팀이 AI(인공지능)을 이용해 다양한 합금의 용융 특성을 쉽고 빠르게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 학술지인 ‘악타 머터리얼리아(Acta Materialia)’에 최근 게재됐다. 우리가 사용하는 자동차, 스마트폰, 비행기 등은 다양한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금속들은 대부분 두 가지 이상의 금속을 합쳐 만든 ‘합금’이다. 그런데 합금이 얼마나 튼튼하고 잘 작동하는지 알아보려면, 금속이 녹기 시작하는 온도와 완전히 녹는 온도를 알아야 한다. 이 두 온도를 ‘고상선(Solidus)’과 ‘액상선(Liquidus)’이라고 한다. 이들은 합금의 품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되지만 두 온도를 알아내기 위해 수많은 실험이 필요해 새로운 합금을 개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큰 비용이 들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OSTECH 연구팀은 AI를 활용한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만든 AI 모델 ‘AlloyGCN’은 금속 성분과 기본 특성 정보만 입력하면, 복잡한 열역학 계산 없이도 고상선과 액상선을 예측할 수 있다. 이 AI 모델의 핵심은 ‘그래프 신경망(Graph Neural Network)’ 기술이다. 금속을 이루는 원소들을 점(노드)으로, 원소 간 관계를 선(엣지)으로 연결함으로써 일종의 네트워크처럼 분석해 금속 원소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정확하게 반영한다. 이를 통해 기존의 머신러닝 기술보다 훨씬 뛰어난 예측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이 모델은 데이터가 부족한 경우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한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연구팀은 여기에 ‘설명 가능한 인공지능(eXplainable AI)’ 기법도 적용해 단순히 결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금속의 어떠한 특성이 예측에 큰 영향을 줬는지를 정량적으로 분석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도록 설계했다. 실제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AI 모델은 철, 알루미늄, 고엔트로피 합금 등 금속 시스템에 대한 고상선과 액상선 예측에서 정확한 값을 도출해냈다. 이는 AI가 단순 반복 학습을 넘어 물리학적 의미까지 해석하며 실제 실험과 이론을 잇는 ‘지능형 소재 설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병주 교수는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항공우주, 금속 3D 프린팅, 전기차 부품 등 고성능 금속 소재가 필요한 산업에서 빠르게 합금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수소 저장 능력, 기계적 강도, 수소 취성 등 다양한 합금 특성을 예측할 수 있도록 모델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DOI: https://doi.org/10.1016/j.actamat.2025.120716
기계/융합 김기훈 교수팀, 손끝으로 조종하는 로봇, 산업현장 안전 책임진다
[김기훈 교수팀, 고위험 산업현장에서 직관적 조작 가능한 원격 햅틱 장치 개발] 기계공학과·융합대학원 김기훈 교수, 박사과정 박재현 씨 연구팀은 산업현장의 작업자 안정과 효율 향상을 동시에 도울 수 있는 햅틱 장치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로보틱스 분야 국제 학술지인 ‘IEEE Transactions on Industrial Informatics’에 최근 게재됐다. 공장과 제철소처럼 고위험 산업현장에도 자동화 바람이 불고 있다. 하지만 로봇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 손길이 꼭 필요한 작업은 여전히 존재한다. 문제는 로봇을 조작하는 일이 생각보다 까다롭고, 작은 실수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사용자가 로봇을 조작할 때 손끝 감각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햅틱(haptic) 장치를 두 가지 형태로 구현했다. ‘POstick-KF(Kinesthetic Feedback)’는 로봇이 무언가를 밀거나 당길 때 느끼는 힘의 변화를 사용자에게 그대로 전달해, 섬세하고 정밀한 조작이 가능하다. 반면, ‘POstick-VF(Visuo-tactile Feedback)’는 진동을 통한 촉각 피드백과 시각적인 피드백을 동시에 제공해 더 넓은 공간에서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두 장치는 모두 실제 작업 도구 크기와 모양을 본떠 설계돼 초보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고, 현장 상황과 사용자 숙련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실험에서도 이 장치들의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존 햅틱 장치보다 목표 조작의 정확도가 높고, 장애물과의 충돌도 현저히 줄었다. 특히, POstick-VF는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사용자 숙련도가 눈에 띄게 향상되는 등 훈련 효과 측면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여기에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연동해 가상 공간에서 미리 실제 로봇 동작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했으며, 증강현실(AR) 기술까지 접목해 사용자의 몰입도와 집중도를 높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연구를 이끈 김기훈 교수는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작업을 로봇과 함께 더욱 안전하고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라며, “산업현장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작업자의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하기를 바란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포스코홀딩스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109/TII.2025.3556077
기계/화공/전자/융합 노준석 교수팀, ‘판 두께’만 바꿨을 뿐인데... 소리부터 초음파까지 모아 전기 만든다
[POSTECH 연구팀, 초광대역 파동 모아 에너지 만드는 메타표면 개발] POSTECH 연구팀이 소리부터 초음파까지 초광대역 파동을 한 지점에 모으고, 이를 전기로 바꾸는 메타표면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PNAS(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 최근 게재됐다. 우리 일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파동으로 가득하다. 사람들의 말소리, 발자국, 기계 진동까지 모두 에너지를 품고 있지만 대부분은 그냥 사라진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버려지는 파동 에너지를 모아서 다시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최근에는 ‘메타표면(metasurface)’을 이용해 파동을 정밀하게 조절하고, 소자의 크기를 줄이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메타표면은 파동 흐름을 조절해 진동을 원하는 지점에 집중시킬 수 있지만 특정 주파수의 파동만 모을 수 있고, 정밀한 제작 기술이 필요해 실생활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광학 분야에서만 사용되던 ‘분산 공학’ 개념을 탄성 메타표면에 최초로 적용해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10kHz)부터 초음파(100kHz)까지 폭넓은 주파수 파동을 한 지점에 동시에 모으는 데 성공했다. 놀라운 점은 복잡한 장치 없이 단순히 판 두께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키르히호프–러브 판 이론(Kirchhoff–Love plate theory)’을 기반으로 판 두께를 섬세하게 조절해 여러 주파수 파동이 특정 위치에 모이도록 설계하고, 메타표면에 압전 소자(압력을 받으면 전기를 만드는 장치)를 부착해 파동 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은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는 다양한 진동 에너지(사람의 움직임과 자동차 진동, 기계 소음 등)를 전기로 바꾸는 자가발전 장치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배터리 교체가 번거로운 IoT 센서, 웨어러블 기기에 활용될 수 있으며, 건물이나 교량 안전 상태를 감시하는 센서나 의료용 초음파 장비 등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노준석 교수는 "단순히 구조 설계만으로도 다양한 주파수의 파동을 정확히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라며 "이 기술이 에너지 수확, 의료기기, 구조 안전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어 우리 생활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POSTECH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기전자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이건 씨 연구팀이 진행했으며, 포스코홀딩스 [N.EX.T IMPACT] 메타표면 기반 평면광학기술 연구소, 한국연구재단 우수연구-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73/pnas.2425407122
댐이 바꾼 바다: 수은 줄었지만 더 위험해졌다
[POSTECH 권세윤 교수팀, 댐 건설로 인한 해양생물 수은 농도 변화 규명] 30여 년 전, 우리나라 서해안에 세워진 댐들은 풍요와 안정을 약속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 뒤편에 숨겨진 위험이 조용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최근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 연구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김영광 박사 연구팀이 30여 년 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해 댐 같은 인프라가 서해안 독성 물질의 생물 축적 양상을 변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환경과학 저널인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30년간의 해양 생물 샘플을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다. 조개 등 패류의 수은은 96% 감소했지만, 물고기의 수은은 오히려 106% 증가했다. 어떻게 이런 상반된 결과가 나왔을까? 답은 퇴적물에 있었다. 하구 퇴적물을 분석한 결과, 일반 수은은 74% 줄어든 반면, 독성이 훨씬 더 강하고, 몸속에 쉽게 쌓이는 ‘메틸수은‘은 무려 536%나 증가했다. 추가로 연구팀은 수은의 ‘지문’과도 같은 안정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수은의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댐 건설 이전에는 주로 강을 통해 산업단지나 육지에서 흘러온 수은이 하구로 유입됐다. 그러나 댐이 세워진 뒤 강의 흐름이 막히면서 하구로 들어오는 수은의 양이 줄어들고, 대신 비나 대기 중 먼지에 섞인 수은이 주요 공급원이 되었다. 문제는 '하늘에서 내린 수은'이 더 쉽게 메틸수은으로 변한다는 점이다. 바다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이 미생물들이 일반 수은을 메틸수은으로 바꾼다. 그 결과, 하구 퇴적물 속 메틸수은 농도가 5배 이상 늘어났고, 먹이사슬을 타고 물고기 내에 쌓인 것이다. 이는 댐이 단순히 수질만 바꾼 것이 아니라 생태계 내에서 독성 물질의 이동과 축적 방식 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렸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오염 물질의 총량만 측정해서는 그 영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겉으로 보이는 수은의 총량은 줄었지만, 독성이 훨씬 강한 메틸수은의 양은 오히려 증가한 것처럼 말이다. 권세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히 오염의 양뿐 아니라, 그 오염이 생물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환경영향평가나 수질 관리 정책에서도 이와 같은 미세한 생지화학적 변화까지 고려하는 과학적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일반연구자지원사업과, 해양수산부 재원으로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해양수산생명자원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16/j.envpol.2025.125970
화학 박수진 교수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전극과 전해질 딱 붙여 실리콘 배터리 수명 한계 넘는다
[POSTECH·서강대, 기존 리튬이온전지보다 2배 강력한 새로운 전지 기술 선보여] 전기차, 드론, 에너지저장장치처럼 많은 전기를 오래 사용해야 하는 기술이 늘면서 더 강력하고 오래가는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는 기술적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전극’과 ‘전해질’을 단단히 결합하는 기술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했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스마트폰, 노트북 배터리는 대부분 ‘흑연’이라는 물질을 사용한다. 하지만 흑연은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양에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실리콘’은 흑연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담을 수 있어 차세대 음극 소재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실리콘에는 큰 약점이 있다. 배터리를 충전하고 방전할 때마다 부피가 3배 가까이 늘었다 줄어들기를 반복하는데, 그 과정에서 전극과 전해질 사이에 틈을 만들어 결국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나 준고체 전해질(QSSE*1 )을 사용하는 방법이 많이 연구되고 있지만 이들 역시 실리콘 전극이 크게 팽창하고 수축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밀착하지 못하고 구조가 쉽게 벌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POSTECH·서강대 연구팀은 전극과 전해질이 서로 맞물려 결합하는 구조인 'IEE(In Situ Interlocking Electrode–Electrolyte)‘ 시스템을 개발했다. 일반 배터리에서는 전극과 전해질이 단순히 맞닿아 있는 구조라면, IEE 시스템은 두 구성요소가 공유결합을 통해 화학적으로 서로 엉켜 단단히 결합하고 있다. 벽돌 사이에 시멘트가 단단히 굳어 건물이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것처럼, 실리콘이 부피 변화를 겪어도 전극과 전해질이 떨어지지 않고 밀착 상태를 유지한다. 실험 결과, 기존 배터리는 몇 번의 충·방전만으로 성능이 급격히 떨어졌지만, IEE 시스템을 적용한 배터리는 오랜 기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특히 이 기술로 만든 배터리는 무게 1kg당 403.7 와트시(Wh), 부피 1L당 1,300와트시의 높은 에너지 밀도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무게 기준으로는 60% 이상, 부피 기준으로는 2배 가까이 향상된 수치다. 같은 크기와 무게의 배터리로 전기차는 더 멀리 달리고, 스마트폰은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박수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에너지 밀도와 고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전지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라며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서강대 류재건 교수는 “IEE 시스템은 전극과 전해질 간 계면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실리콘 기반 전지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화학과 박수진 교수, 한동엽 박사, 신소재공학과 한임경 박사 연구팀과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류재건 교수가 함께 진행했으며,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또한, 한국재료연구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02/advs.202417143 1. 준고체 전해질(QSSE, Quasi-Solid-State Electrolyte): 완전한 고체도 아니고, 완전히 액체도 아닌 반고체 상태의 전해질을 말한다.
기계/화공/전자/융합 노준석 교수팀, “겹겹이 렌즈는 끝! 단일층 메타격자로 가벼워진 AR 글라스”
[POSTECH 연구팀, 단일층 웨이브가이드로 두께·무게 동시 해결] 교육부터 의료, 게임, 엔터테인먼트까지 증강현실(이하 AR) 기술이 일상 속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AR 핵심 기기인 안경은 여전히 무겁고 두꺼워 오래 착용하기 불편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 문제를 해결할 획기적인 기술이 개발됐다. AR 안경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웨이브가이드(waveguide)’ 기술의 한계였다. AR 안경에서는 안경알이 렌즈 역할뿐 아니라 ‘빛의 고속도로’인 웨이브가이드 역할까지 수행한다. 따라서 이 ‘웨이브가이드’는 빛을 정해진 경로로 유도해 가상 이미지를 눈에 전달하는 핵심 부품이다. 그런데 기존 기술로는 빛의 색수차 문제 때문에 빨강, 초록, 파랑 빛을 각각 따로 처리해야 해 색상들을 위한 웨이브가이드를 따로 설계해야 했고, 그 결과 안경알이 여러 겹 쌓이면서 자연스레 안경이 무겁고 두꺼워졌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노준석 교수팀은 모든 색상의 빛을 단 한 장의 안경알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무색수차 메타격자(Achromatic Metagrating)’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질화실리콘(Si3N4)으로 만든 나노미터(nm) 규모의 직사각형 기둥들이다. 연구팀은 확률적 위상 최적화 알고리즘을 사용해 이 나노 구조 하나하나가 빛을 가장 효율적으로 조절하도록 정밀하게 설계했다. 실험 결과, 두께가 500μm(마이크로미터)에 불과한 단일층 웨이브가이드로도 선명한 컬러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1μm는 머리카락 두께의 약 1/100 수준이다. 또한, 사용자의 눈 위치가 조금 달라도 또렷한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아이박스(eyebox)*1 ’도 9mm로 확보해, 기존보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AR 경험이 가능해졌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AR 안경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색 번짐 현상을 완전히 해소했으며, 밝기와 색 균일성 등 여러 면에서 기존보다 월등한 성능을 보였다. 연구팀의 기술이 상용화되면 일반 안경처럼 얇고 가벼운 AR 안경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진다. 장시간 착용해도 부담이 적고, 제조 공정이 간소화되어 생산 비용까지 크게 줄일 수 있다. 결국,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일상 속 AR’의 시대가 한층 더 가까워진 셈이다.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차세대 AR 디스플레이 기술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향후 대면적 제조 기술과 결합한다면 상용화 가능성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석우, 김주훈 씨 연구팀과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Visual Technology팀 연구진이 함께 진행한 이번 연구는 지난 4월 30일 세계적 권위의 저널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에 게재됐고, 에디터가 선정한 Research Briefing으로 소개되었다. 또, 이번 연구는 POSCO홀딩스 N.EX.T Impact 사업, 삼성전자, 산업통상자원부 알키미스트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융합연구지원 사업, 중견연구자지원 사업 등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DOI: https://doi.org/10.1038/s41565-025-01887-3 1. 아이박스(eyebox): AR 또는 VR 디스플레이를 통해 선명한 영상을 볼 수 있는 눈 위치의 허용 범위를 의미하며, 크기가 클수록 다양한 시점에서도 일관된 화질을 제공할 수 있다.
IT융합/기계/전자 박성민 교수팀, 컴퓨터 속 ‘디지털 트윈’, 고혈압 치료의 판도 바꿀까
[POSTECH 박성민 교수 연구팀, 가상의 뇌 이용해 혈압을 정밀 조절한다]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박성민 교수, 이지호 박사(現 삼성리서치) 연구팀이 뇌의 심혈관 조절 원리를 재현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을 만들어 고혈압 치료의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냈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대상을 가상 환경에서 재현하는 기술로, 이 연구는 네이처(Nature) 파트너 저널인 ‘npj 디지털 메디슨(npj Digital Medicine)’에 지난달 23일 게재됐다. 고혈압은 ‘조용한 살인자’로 불린다. 뚜렷한 증상은 없지만 심장병과 뇌졸중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부담과 약물 부작용은 환자들에게 큰 고통이다. 최근에는 약 대신 인공적으로 신경신호를 조절해 혈압을 낮추는 신경자극(neurostimulation)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지만, 자극이 혈압 변화로 정확히 이어지는 과정을 예측하기 어려워 정밀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POSTECH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혈압 조절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고립로핵*1 (이하 NTS)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NTS에서는 몸 곳곳에서 전달되는 다양한 신경신호가 몇 가지 핵심 신호로 압축되는 '저차원 잠재공간 변환' 과정이 일어남을 규명했다. 예를 들어 '혈압이 높아요', '심장이 빨리 뛰어요', '혈관이 좁아졌어요' 같은 신경신호들이 들어오면 이를 종합해 '혈압을 낮추자' 또는 '혈압을 올리자'는 간단한 명령으로 변환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함으로써, 자극으로 변조된 신경신호가 혈압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고 효과적인 자극을 설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개발된 뇌-심혈관 디지털 트윈은 실제 치료 기술로의 적용 가능성까지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환자마다 맞춤형으로 가장 효과적인 신경자극 패턴을 찾아주는 자동 최적화 시스템의 개발 가능성도 입증했다. 이 시스템은 센서를 통해 환자의 신체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혈압을 최적화할 수 있는 신경자극을 계산해 낸다. 특히, 현재 병원에서 사용 중인 의료기기와 연동이 가능해 임상 현장에서 빠르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박성민 교수는 “디지털 트윈 기반 신경자극 기술은 고혈압 관리 방식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 Computer Interface)를 이용해 약물 의존도를 줄이고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라며, “환자 맞춤형 치료 시대를 앞당기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과제, 미래유망 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 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38/s41746-025-01635-w 1. 고립로핵(NTS, Nucleus Tractus Solitarius): 뇌간(brainstem)에 위치한 중요한 신경핵으로, 신체의 자율 신경계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혈압, 심박수, 호흡과 같은 생리적 기능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다양한 신경 신호를 처리하여 신체의 생리적 상태를 조절한다.
기계 김기훈 교수팀, 닦고 소독까지...병원 방역 책임지는 똑똑한 로봇
[POSTECH 김기훈 교수팀, 물리적 닦기와 자외선 기술 결합한 자율 로봇 개발] 기계공학과 김기훈 교수, 박사과정 변재원 씨 연구팀이 병원 내 방역을 자동화할 수 있는 지능형 자율 방역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병원 내부를 스스로 이동하며 표면을 직접 닦고, 자외선을 이용한 소독까지 수행할 수 있다.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오상록 연구단장, 정진우 팀장), 한국로봇융합연구원(정구봉 부원장, 최영호 연구팀), ㈜엘포톤(대표 박은현, 김경민 연구팀), 포항성모병원(강재명, 김은정 감염관리팀) 연구진이 함께 수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병원 환경에서 철저한 소독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그러나 현재 병원 방역은 인력 부족, 소독 작업자들의 피로 누적, 병원균 노출 위험, 작업자간 소독 성능 편차 등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최근 도입된 자외선 로봇이나 과산화수소 증기 방식도 가려진 곳의 오염물질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움직이고 방역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두 가지 방역 방식을 결합했다는 점이다. 첫째, 로봇팔을 이용해 표면을 직접 닦아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둘째, 손이 닿기 어려운 구석이나 틈새는 자외선(UV-C)으로 소독한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로봇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포항 성모병원에서 실제 테스트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세균 배양 실험을 통해 방역 효과를 확인했으며, 반복 운행 실험으로 실제 사용 가능성도 입증했다. 이 로봇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복적인 소독 작업을 자동화해 의료진이 환자 치료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또한 사람의 작업 성능 편차와 달리 일관된 성능으로 꼼꼼하게 방역할 수 있어 병원 내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정밀 제어 알고리즘을 통해 작업 실패를 최소화하고, 자가 소독 스테이션과 무선 충전 시스템으로 지속적인 방역 작업이 가능한 것도 큰 강점이다. 김기훈 교수는 "코로나19가 엔데믹 단계로 접어들었지만, 미래의 팬데믹에 대비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라면서 "이 방역 로봇 기술을 병원뿐 아니라 공공시설, 다양한 사회 시설, 일상생활 공간으로 확대해 감염 위험을 낮추는 연구를 계속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 성과는 정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혁신도전프로젝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No. 2020M3H8A1114905). DOI: https://doi.org/10.1109/MRA.2025.3543958
화공 노용영 교수팀, 열로 구운 반도체, 성능과 효율 모두 잡았다!
[POSTECH·中UESTC 공동 연구팀, 열증착 공정’으로 P형 트랜지스터 성능 향상] 화학공학과 노용영 교수, 화학공학과 노유진 박사 연구팀이 중국 UESTC 아오리우 교수, 휘휘주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전자기기에 혁신을 가져올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전기·전자 분야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지난 28일 게재됐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할 때 화면 속 수많은 트랜지스터들이 쉴 새 없이 작동하고 있다. 마치 도로 위의 신호등처럼 전기 신호를 제어해 영상을 띄우고 여러 앱이 원활하게 실행되도록 돕는다. 트랜지스터는 N형(전자가 이동)과 P형(정공이 이동)으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는 N형이 더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그러나 기기의 성능을 높이려면 P형 역시 그에 상응하는 성능을 갖춰야 한다. 이에 연구팀은 ‘주석 기반 페로브스카이트’라는 독특한 결정 구조를 가진 물질에 주목했다. 이 소재는 P형 트랜지스터에 적합한 이상적인 소재로 떠오르고 있으며, ‘용액공정'으로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 공정은 잉크를 종이에 스며들게 하듯 소재를 기판에 입히는 방식으로 대규모 생산과 균일한 품질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실제 여러 산업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열증착 공정'을 적용해 세슘-주석-요오드(CsSnI3) 기반 반도체 층을 성공적으로 제작했다. 이 공정은 재료를 고온에서 증발시켜 기판 위에 얇은 막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현재 OLED TV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제조에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여기에 ‘납 클로라이드(PbCl2)’를 소량 첨가해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이 더욱 균일하고 형성되도록 했다. 이렇게 개발된 트랜지스터는 정공 이동도 33.8 cm²/Vs와 전류점멸비 10⁸라는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이는 전기 신호를 매우 빠르게 처리하면서도 켜고 끌 때 전력 소모가 적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소자의 안정성을 높이고 대면적 소자 어레이 구현에 성공하는 등 기존 용액공정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두 가지 큰 문제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OLED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기존 장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제조 비용과 공정 단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용영 교수는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더 얇고 유연하면서도 선명한 화면의 스마트폰과 TV, 그리고 옷처럼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까지 다양한 미래 전자제품을 만드는 데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중견연구자사업, 국가반도체연구실지원핵심기술개발사업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38/s41928-025-013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