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화공/전자/융합 노준석 교수팀, “단순한 원통으로 푸는 100년 된 물리학 퍼즐: 완벽한 파동 가두기”
[POSTECH·전북대, 단일 입자 구조에서 연속체 속 속박 상태(BIC)의 비밀을 풀다] 최근 POSTECH·전북대 연구팀이 기존 이론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파동을 완벽하게 가두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지난 3일 물리학 분야 최고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게재됐다. 스마트폰, 라디오, 초음파 장비 등 우리 주변의 많은 기술은 '공진(resonance)' 현상을 활용한다. 공진이란 그네를 탈 때 적절한 타이밍에 밀어주면 더 높이 올라가듯, 특정 주파수에서 파동이 증폭되는 현상이다. 그런데, 기존의 시스템은 파동 에너지가 조금씩 새어나가는 문제가 있어 에너지를 계속 보충해야 했다. 약 100년 전 노벨상 수상자 '존 폰 노이만'과 '유진 위그너'는 특정 조건에서 에너지 손실 없이 파동을 가둘 수 있는 '연속체 내 속박 상태(Bound States in the Continuum, BIC)' 이론을 제시했다. 이는 마치 강물이 흐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지점에 소용돌이가 생겨 물이 계속 그 자리에서 맴도는 현상과 유사하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이 현상이 단일 입자 수준에서는 존재할 수 없다고 여겨왔다. 연구팀은 이 오래된 이론적 한계를 깨고, 단일 입자 내에서도 BIC를 실현할 수 있음을 이론적·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연구팀은 원통형 고체 입자로 구성된 과립 결정(granualr crystal)을 만들고, 입자 간 접촉면을 정밀하게 조절해 파동의 결합 정도를 조정했다. 그 결과, 특정 조건에서 외부로의 에너지 방출이 차단되는 '편광 보호 BIC'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준(quasi)-BIC 상태에서 1,000 이상의 품질 계수(Q-factor)를 기록했다. 품질 계수는 공진기가 에너지를 얼마나 잘 가두는지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에너지 손실이 적다는 의미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특성을 가진 원통형 물체들을 여러 개 연결했을 때 모든 물체에서 동시에 파동이 갇히는 '평탄 밴드(Flat Bands)*1 '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마치 얕은 연못에 돌을 던졌을 때, 물결이 멀리 퍼지지 않고 얇은 수면 위에 머물며 그 자리에서만 진동하는 모습과 비슷하다. 파동이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도, 공간적으로 퍼지지 않고 한 지점에 국한되는 것이 평탄 밴드의 특징이다.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는 “1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이론적 한계를 깼다"라며, ”아직 물리 현상에 대한 기초연구 단계지만, 에너지 수확 기술 및 초고감도 센서, 통신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103/PhysRevLett.134.136901 1. 평탄 밴드(Flat Bands): 특정 주파수에서 파동의 그룹 속도가 0이 되어 에너지가 구조 내에 고립된 채로 머무르는 현상을 의미하며, 이는 높은 상태 밀도와 강한 국소화를 가진다.
환경 이형주 교수팀, 위성으로 본 공기, 부자 동네가 더 오염됐다?
[POSTECH 이형주 교수팀, 인공위성으로 전국 이산화질소 농도 500m 단위로 정밀 분석] 최근 환경공학부 이형주 교수, 통합과정 김나래 씨 연구팀은 인공위성 자료를 활용해 우리나라 전역의 이산화질소(NO2) 농도를 500m 고해상도 분석하고,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차이 분석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환경과학 &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이산화질소(NO₂)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발전소에서 주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로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법적으로 엄격히 규제되고 있다. 이 물질은 다른 대기오염물질보다 반응성이 크고, 대기 중 체류 시간이 짧아 지역별로 농도 차이가 크다. 하지만 지상 측정소의 수가 제한적이고 고르게 분포되어 있지 않아 그동안은 수 킬로미터(km) 단위의 넓은 지역 평균값만 추정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유럽우주국(ESA)의 트로포미(TROPOMI) 위성에서 수집한 이산화질소 데이터와 교통 관련 토지이용 정보를 결합하여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우리나라 전역의 이산화질소 농도를 500미터(m) 단위로 정밀하게 추정했다. 이 고해상도 데이터를 활용해 전국 17개 시도의 지상 측정망이 실제 인구 노출 수준을 얼마나 정확히 반영하는지 분석한 결과, 지역에 따라 측정소 데이터가 실제 이산화질소 노출 수준을 최대 11%까지 과소평가하거나 61%까지 과대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인구 대비 측정소 수가 많다고 해서 측정 정확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는 측정소 위치 및 분포가 단순한 수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이산화질소 노출 차이도 분석했다.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한국에서는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 이산화질소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독특한 경제발전 역사와 관련이 있다. 1970~8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 과정에서 대형 도로와 주택단지가 함께 개발되고, 산업단지 주변으로 인구가 집중되면서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은 지역이 오히려 더 높은 이산화질소에 노출되는 환경이 형성된 것이다. 이형주 교수는 “이산화질소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오존 등 다양한 대기오염물질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대기오염 노출과 건강 영향 사이의 관계를 더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지역의 의료 인프라, 근린 환경, 건강 행태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종합적인 연구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DOI: https://doi.org/10.1021/acs.est.4c10996
화학 이인수 교수팀, 나노세계 '원자촉매 호텔', 화학 산업 패러다임 바꾼다
[POSTECH, 원자 정확히 배치하는 '2D 나노공간 한정' 기술로 차세대 초고효율 촉매 개발] 최근 화학과 이인수 교수, 심지훈 교수 공동연구팀이 화학 반응의 효율을 높이는 나노 세계의 '원자촉매 호텔'을 만들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연구는 화학 분야 권위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에 게재됐다. 화학 산업에서는 오래전부터 '단일 원자 촉매'(Single-Atomic Catalyst)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 촉매는 백금(Pt), 팔라듐(Pd) 등 귀금속 원자가 개별적으로 고르게 분포해 있어 화학 반응을 매우 효율적으로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넓은 공간에서 일꾼들이 한데 모여 있으면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없는 것처럼 귀금속 원자들은 서로 뭉치는 성질이 강해 촉매의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2D-나노공간 한정' 전략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두 개의 얇은 실리카(silica, 유리 주성분)층 사이에 금속 원자를 가두어 원자들이 위아래로 뭉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실리카층 사이의 공간이 매우 좁아 원자들은 수직 이동이 제한되고, 옆으로만 움직일 수 있다. 이 제한된 공간에서 원자들은 1나노미터(nm, 머리카락 두께 약 10만분의 1) 두께의 금속 산화물 시트 위에 고르게 배열된다. 각 촉매 원자가 자기 방을 가진 호텔에 머무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촉매는 기존 촉매들보다 알코올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반응에서 훨씬 더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이 반응은 알코올을 유용한 화학물질로 바꾸는 과정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기존보다 에너지를 더 적게 사용하면서도 불필요한 부산물을 줄일 수 있어 정밀화학이나 제약, 석유화학 등 산업에서 제품을 더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인수 교수는 “단순한 합성 공정을 통해 촉매를 만들 수 있어 대량 생산이 가능하며, 실리카처럼 비교적 저렴한 재료를 사용해 경제성까지 확보한 친환경 기술”이라며 “이 촉매는 재활용할 수 있어 실제 산업에 적용되면 훨씬 더 효율적이고 환경친화적인 화학 공정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과학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02/anie.202423169
화공 전상민 교수팀, “태양광+얼룩말 줄무늬=물 부족 해결“
「POSTECH 전상민 교수팀, 물과 전기 동시 생산하는 지속가능 담수화 솔루션 개발」 화학공학과 전상민 교수, Tawseef Wani(토시프 와니) 박사 연구팀이 태양광을 이용해 바닷물을 증발시키면서 식수와 전기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얼룩말 줄무늬 증발기’를 개발했다. 이 연구 성과는 해수 담수화 연구 분야에서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해수담수화(Desalination)’에 온라인 게재됐다. 2024년 유네스코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약 22억 명이 안전한 식수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각해지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수 담수화'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높은 에너지 소모와 초기 설비 비용 때문에 외딴 지역이나 저개발 국가에서는 적용이 제한적이다. ‘태양열 기반 증발식 담수화(Solar Steam Generation, 이하 SSG)’ 기술은 태양광을 이용해 물을 국소적으로 가열해 증발시키는 방식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고 구조가 단순하여 기존 기술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증발 면적이 커질수록 중심부에 수증기가 축적되어 오히려 증발을 저해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아프리카 얼룩말의 줄무늬가 단순한 무늬가 아니라 체온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이론에서 영감을 받아 문제 해결에 접근했다. 검은색 줄무늬는 햇빛을 흡수해 온도를 높이고, 흰색 줄무늬는 빛을 반사해 온도를 낮추며, 이로 인해 양쪽 사이에 온도 차가 발생하면서 자연적인 공기 대류가 유도되어 체온이 조절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셀룰로스 박막에 빛을 흡수하여 열로 전환하는 특성이 우수한 폴리피롤(Polypyrrole)을 입혀 검은색의 SSG 박막을 제작하고, 이를 일정 간격의 줄무늬 (검은색 80%, 투과 공간 20%) 형태로 절단했다. 그리고 이 구조 아래에 태양전지를 배치함으로써, 수분 증발과 동시에 전력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이 구조를 단순한 평면이 아닌 지그재그 형태로 접어 3차원 줄무늬 SSG로 제작한 경우, 온도 차이에 따른 공기 대류 촉진 효과 외에도 증발기 뒷면에서의 추가 증발과 내부에서의 빛 산란이 증가함에 따라, 2차원 구조에 비해 담수 생산량이 28% 향상(1.25kg/m2h→1.6kg/m2h)했고, 전기 생산 역시 약 10% 향상(20.5mA→22.5mA로)되는 성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를 이끈 전상민 교수는 “얼룩말 줄무늬 3D 태양열 증발기는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대형화에 유리하며, 전기와 담수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어 전력과 식수 공급이 어려운 지역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역혁신 선도연구센터 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16/j.desal.2025.118682
친환경소재 김경덕 교수팀, AI, 화재 속 생명 지키는 ‘튼튼한’ 철강 만들다
[POSTECH·POSCO·Questek Innovations LLC 통합전산재료공학과 AI 활용해 고성능 내화강 개발] 대한민국 역대 최악의 산불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POSTECH 연구팀이 화재로 인한 건물 붕괴를 막을 튼튼한 철강을 개발했다. 일반적인 강철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600℃ 이상의 고온에서 강도가 급격히 저하되어 건물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내화강(Fire-resistant Steel)’은 600℃ 이상 고온에서도 강도 3분의 2 이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소재다. 하지만 몰리브덴(Mo) 같은 희귀 금속이 필요해 원가가 높다는 문제가 있었다. 친환경소재대학원 김경덕 교수 연구팀은 POSCO 기술연구원, 미국 퀘스텍 이노베이션스(QuesTek Innovations) LLC 연구팀과 함께 고속대량스크리닝 CALPHAD*1 기법과 AI(인공지능)를 결합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11가지 합금 원소를 다양하게 조합하고, 각 조성에 대해 고체 용액 강화, 석출 강화 등 강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의 기여도를 계산했다. 그리고, 5,000개의 조성에 세 가지 열처리 조건을 적용하여 30,000개 이상의 고온 항복강도를 예측하는 대규모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후,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AI로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이론적으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조성을 찾고, 실제 제작에 성공했다. 개발된 내화강은 600℃에서 520~770MPa에 달하는 항복강도를 보였으며, 이는 기존 S355(항복강도가 355MPa 이상인 강철) 강재의 강도를 두 배 이상 초과하는 수치다. 연구팀이 개발한 튼튼한 내화강은 고층 건물과 교량의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화재 발생 시 인명과 재산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를 이끈 POSTECH 김경덕 교수와 POSCO 양홍석 수석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기존 내화강 연구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혁신적인 접근법"이라며, “앞으로도 통합전산재료공학 기술과 AI를 활용해 다양한 산업용 고성능 합금을 개발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최근 ‘머티리얼즈 앤 디자인(Materials & Design)’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으며, POSCO 기술연구소의 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16/j.matdes.2025.113721 1. CALPHAD: 열역학 기반 상태도 모델링 기법이다.
기계/화공/전자/융합 노준석 교수팀, 종이처럼 얇은 '마법 렌즈'로 반도체 결함 잡는다
[POSTECH 노준석 교수팀, 반도체 검사 혁신할 ‘다기능 메타렌즈 ’개발]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주훈 씨 연구팀이 반도체 산업에서 검사 장비의 혁신을 가져올 ‘마법의 렌즈’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최근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반도체 제조의 핵심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은 미세한 결함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외선부터 가시광까지 다양한 파장의 빛을 사용하는데, 빛의 파장마다 다른 렌즈가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 개의 렌즈를 갈아 끼우거나 복잡한 렌즈 시스템이 필요했다. 마치 안경을 쓰는 사람이 근시용, 원시용 안경을 상황에 따라 바꿔 써야 하는 불편함과 비슷하다. POSTECH 연구팀이 만든 ‘실리콘 나이트라이드(Si₃N₄)’ 기반 메타렌즈는 종이처럼 얇으면서도 자외선부터 가시광선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작동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빛의 편광상태(우원편광 또는 좌원편광)에 따라 초점이 맺히는 위치를 다르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이 가져올 변화는 무궁무진하다. ‘웨이퍼(wafer) 패턴 검사’나 ‘포토마스크 결함 검사’ 등에서 기존의 복잡한 렌즈 시스템을 단 하나의 메타렌즈로 대체할 수 있어, 장비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제조 및 유지보수 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특히, 다양한 파장과 편광 상태를 활용해 기존 장비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초미세 결함까지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어 정확도와 속도가 비약적으로 향상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노준석 교수는 "연구팀이 개발한 메타렌즈 기술은 반도체 검사뿐만 아니라 의료 영상, 바이오센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검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라며 "앞으로 이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포스코, 삼성전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02/adfm.202410512
친환경소재 홍지현 교수팀, 리튬이온배터리, 꺼질 때까지 쓰면 수명 줄어든다!
[POSTECH 홍지현 교수팀, 리튬이온전지의 숨겨진 양극 계면 열화 메커니즘 규명] 배터리 수명을 단축시키는 숨겨져 있던 원인이 밝혀졌다. 친환경소재대학원 배터리공학과 홍지현 교수 연구팀(KIST 전승윤 연구원, 임국현 박사)은 최근 성균관대 김종순 교수 연구팀과 리튬이온배터리의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열화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전기자동차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니켈, 망간, 코발트로 이루어진 삼원계 양극재*1 를 주로 사용한다. 최근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비싼 코발트 대신 니켈 함량을 높이는 추세지만, 니켈의 함량이 높아질수록 배터리의 수명이 빨리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그동안 배터리 성능 저하는 주로 과충전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안정적인 전압에서도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는 현상은 설명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배터리 방전(사용) 과정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배터리를 재충전하지 않고 오래 사용하는 경우 양극재 표면의 산소가 빠져나가는 '준-전환 반응(quasi-conversion reaction)’*2 이 발생함을 발견했다. 이 반응은 배터리 방전과정 중 3V 근처에서 일어나며, 표면의 산소 일부가 리튬과 결합해 리튬산화물을 형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리튬산화물은 배터리 내부의 전해질과 반응해 가스를 발생시키고 배터리 성능을 떨어뜨린다. 특히, 니켈의 함량이 높을수록 이 현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났으며, 연구팀은 배터리 대부분의 용량을 소진할 정도로 오래 사용하는 경우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등 성능 저하가 가속화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생각보다 간단하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배터리 사용률을 최적화하는 것만으로도 배터리 수명을 크게 늘릴 수 있음을 증명했다. 니켈의 함량이 90% 이상인 고니켈 배터리로 실험한 결과, 준-전환 반응이 발생할 때까지 사용한 배터리는 250회 사용 후 남은 용량이 3.8%에 불과했지만, 사용 정도를 조절한 배터리의 경우 300회 사용 후에도 73.4%의 용량을 유지했다. 연구를 이끈 홍지현 교수는 "실제 배터리 사용 과정인 방전이 미치는 영향은 그간 간과됐다"라며, "이번 연구는 더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중요한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 (R&D, 배터리특성화대학원지원사업),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이차전지첨단전략 산업, 글로벌협력지원사업 및 수요기업 맞춤형 고출력축전지(슈퍼커패시터) 성능 고도화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aenm.202404193 1. 삼원계 양극재: 리튬이온배터리의 양극재 중 하나로서, 니켈, 코발트, 망간 전이금속을 함유하고있는 층상구조를 갖는 양극재이다. 2. 준-전환 반응: 본 연구팀은 낮은 방전 전압 구간에서 삼원계 양극재 표면에서 전자를 받는 환원반응에 의해 전환 반응이 유도되고 그 결과 산소 손실과 양극재 표면 결정구조 변화가 유도됨을 규명하였다.
화학/융합 김원종 교수팀, 암세포 쓸어 담고 약물 전달하는 일석이조 나노 청소부
[POSTECH 연구진, 고분자 마이셀 기반 단백질 분해 기술로 항암치료 가능성 열어] 암 치료의 오랜 과제는 정상 세포를 해치지 않고, 암세포만을 제거하는 것이다. 최근 화학과·융합대학원 김원종 교수팀이 이 난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표적 단백질 분해'(TPD,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전략과 나노 기술을 결합한 이 연구는 학계의 주목을 받으며 'ACS 나노(ACS Nano)' 온라인판 3월호의 부표지(supplementary cover)에 게재됐다. 기존 항암제는 종양세포에 필요한 특정 단백질의 활성을 일시적으로 억제하여 암을 약화하거나 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그러나 이 방법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암세포가 내성을 키우거나 다른 경로를 통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접근법이다. 고장이 난 부품을 수리하는 대신 완전히 교체하는 방식으로, 암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기존 단백질 분해제는 심각한 제약이 있었다. 물에 잘 녹지 않아 체내 효과가 제한적이었고, 혈액에서 빠르게 배출되었다. 그뿐 아니라 암세포만 정확히 타격하는 능력이 부족해 정상 세포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문제가 있었다. POSTECH 연구팀은 물을 싫어하는 ‘소수성’ 고분자와 물을 좋아하는 ‘친수성’ 고분자를 결합해 물속에서 작은 공 모양의 '마이셀(micelle)'을 형성하는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이 나노입자는 혈액 속에서 안정적으로 순환하며, 종양세포 주변 특정 환경에서만 활성화되도록 설계되었다. 이 나노입자의 가장 큰 특징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두 가지 경로를 동시에 활용한다는 점이다. ‘프로테아좀(Proteasome)’은 세포 속 단백질을 잘게 쪼개 분해하고, ‘오토파지(Autophagy)’는 세포가 스스로 불필요한 구성 요소를 없애고 재활용하는 과정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나노입자는 이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해 암세포의 핵심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전립선암 동물 모델로 실험한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나노입자는 암세포에 효과적으로 모여 표적 단백질을 분해함으로써 강력한 항암 효과를 보였으며, 정상 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이 '나노 청소부'로 연구팀은 암세포를 정확히 찾아 쓸어 담는 동시에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접근법을 제시한 것이다. 김원종 교수는 "표적 단백질에 결합하는 부분만 바꾸면 전립선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과 질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라며, "이는 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 미래유망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 선도연구센터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21/acsnano.4c12747
기계/화공/전자/융합 노준석 교수팀, 진동과 충격, 메타물질로 간단하게 잡았다
[POSTECH·전북대·서울대, 진동 필터링과 충격 완화 가능케 하는 폭넓은 주파수 밴드갭 구현] POSTECH·전북대·서울대 공동 연구팀이 제품과 건물 등의 진동과 충격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탄성 메타물질(elastic metamaterials) 개발에 성공했다. 이 메타물질은 복잡한 기계 장치 없이도 단순한 3D 구조로 진동과 충격을 흡수할 수 있어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자동차가 울퉁불퉁한 도로를 달릴 때나 스마트폰을 바닥에 떨어뜨릴 때 충격이 발생한다. 자동차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항공기와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충격과 진동은 내구성과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를 줄이기 위해 높은 비용을 부담하면서 별도의 감쇠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국내 공동 연구팀은 메타물질을 활용했다. 메타물질은 재료 자체 특성이 아닌, 내부 구조를 인위적으로 설계해 기존의 재료로는 얻기 어려운 특성을 구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메타물질은 국부 공진(local resonance)*1 을 통해 진동과 충격을 완화하는데, 이는 특정 대역의 주파수에서 강하게 반응하는 공진 요소를 추가해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불안정해 실용성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단순하면서도 안정적인 3D 우드파일(woodpile) 적층 구조로 메타물질을 설계했다. 이 구조는 마치 여러 개의 나무토막을 쌓은 것처럼 보이며, 긴 실린더 형태의 여러 빔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팀은 이 빔들은 고유의 굽힘 공진 모드(bending mode)*2 를 가지며, 진동이 내부를 통과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또한, 이 구조는 실린더가 가지는 고유의 굽힘 공진 모드(bending mode)를 활용하여 진동의 간섭 효과를 극대화해 실린더의 적층 방식에 따라 공진 모드 간 결합의 정도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도 있다. 그 결과, 진동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동시에 기존 메타물질 설계의 문제점인 불안정성을 극복했다. 별도의 감쇠 장치 없이도 넓은 주파수 대역에서 충격파를 차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연구는 기존 설계보다 그 구조가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를 주도한 김은호 교수와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탄성 메타물질 설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라며, “복잡한 장치 없이도 넓은 주파수 대역 진동과 충격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자동차나 항공기처럼 진동과 충격이 중요한 설계 요소로 작용하는 산업뿐만 아니라 전자기기 및 건축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활용이 기대된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 연구는 POSTECH 기계공학과 · 화학공학과 · 전자전기공학과의 · 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장영태 씨, 전북대 김은호 교수, 서울대 양진규 교수가 공동으로 수행했으며, 기계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Mechanical Systems and Signal Processing’에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포스코홀딩스 N.EX.T Impact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16/j.ymssp.2024.112112 1. 국부 공진 (Local resonance): 국부 공진은 메타물질에서 특정 주파수에서 일부 구성 요소가 강하게 진동하는 현상으로서, 해당 주파수에서 에너지가 국소적으로 집중되어 다른 영역으로 전파되지 않는 특성을 가집니다. 2. 굽힘 공진 모드 (Bending mode): 굽힘 공진 모드는 물체가 휘어지면서 발생하는 진동 모드로서, 주로 길고 얇은 물체에서 휘어지며 진동하게 되는 현상입니다.
신소재 오승수 교수팀, “단백질 변형, 원하는 대로!” 암 연구 새 길 열릴까
[POSTECH, 생체 환경에서 특정 단백질만 정밀하게 변형하는 바이오 결합 기술 개발] 신소재공학과 오승수 교수, 조혜성 박사 연구팀이 복잡한 생체 환경에서 특정 단백질만 선택적으로 변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JACS) 온라인판의 부표지(Supplementary Cover) 논문으로 선정됐다. 단백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필수 요소로, 질병 진단과 치료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정 단백질에 형광 물질을 부착해 암세포를 식별하는 등 단백질을 활용한 바이오 결합 기술을 통해 질병 진단, 신약 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방법들은 여러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변형할 수 있는 단백질 종류가 제한적이거나, 유전자 조작이 필요할 수도 있으며, 무작위 변형으로 인해 단백질의 기능이 손상될 위험이 컸다. 무엇보다 생체 환경에서는 특정 단백질만 선택적으로 변형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문제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새로운 접근 방식을 찾아냈다. 연구팀은 ‘디옥시옥사노신(deoxyoxanosine, 이하 dOxa*1 )’이라는 화합물을 핵산 기반 분자 인식 물질인 압타머(aptamer)와 결합해 특정 단백질의 원하는 부위만 정밀하게 변형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해 dOxa를 표적 단백질 45개 반응기 중 단 하나에만 선택적으로 결합시켰다. dOxa는 기존의 생체분자 변형 물질(NHS ester)보다 약 100만 배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온에서 한 달 이상 보관이 가능하며, 생체 환경에서도 4시간 만에 거의 100% 결합하는 등 높은 효율을 보였다. 특히, 연구팀은 살아있는 세포에서 암세포 주요 지표 단백질(PTK7· nucleolin)를 동시에 각각 선택적으로 표지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생체 내 단백질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암세포 성장 과정에서 이 지표 단백질 수용체의 역할을 규명할 수 있었다. 생체 환경에서 단백질의 기능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자연 상태의 특정 단백질만 변형하는 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기술은 암 진단과 치료를 넘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특정 암세포만을 타겟으로 하는 ‘항체-약물 접합체’ 개발, 암 조직을 선명하게 구별할 수 있는 생체 영상 기술, 그리고 특정 단백질을 조절하여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맞춤형 정밀 치료 등에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단백질의 특정 부위를 정밀하게 변형해 효소 기능을 조절함으로써, 신약 개발과 생물학적 기능 연구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승수 교수는 “이 기술은 단백질 기반 치료제와 생체 영상 기술, 표적 약물 전달 같은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제1저자인 조혜성 박사는 “특정 단백질을 원하는 방식으로 정밀하게 변형할 수 있는 접근 방법을 제시했다”라며 “앞으로 항체 약물 결합체, 생명 메커니즘 연구 등 다양한 분야로 연구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는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pubs.acs.org/doi/10.1021/jacs.4c15674 1. dOxa (deoxyoxanosine) : DNA의 서열 중 G에 해당하는 deoxyguanosine의 N 하나가 O로 치환된 형태의 핵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