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융합 김기현 교수팀, 안구 표면 질환 정밀 진단을 위한 결막 술잔세포 검사, 이제 사람에서도 가능
[POSTECH·서울대병원, 사람의 안구 결막 술잔세포 촬영하는 기술 최초 개발] 기계공학과 · 융합대학원 김기현 교수와 기계공학과 이중빈 · 김성한 박사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안과 윤창호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사람의 눈 결막에 있는 술잔세포(conjunctival goblet cell, 이하 CGC)를 신속하게 검사하는 현미경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안구 건조증을 포함한 안구 표면 질환의 정밀 검사와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생물 · 의학 ·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등 디지털 기기의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눈의 피로와 안구 건조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안구 건조증은 다원성 질환이어서 맞춤형 치료가 요구되는데 검사의 주요 바이오마커가 바로 CGC다. 술잔과 비슷하게 생긴 이 세포는 안구 표면에 점액을 분비해 외부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눈의 수분을 유지한다. CGC 검사는 안구 건조증과 쇼그렌병 등 자가 면역 질환들의 중증도를 알려준다. 그런데, 기존 CGC 검사 기술인 압흔 검사법*1과 공초점 현미경 검사법*2은 검사 시간이 길고 검사가 불편해 CGC 정보는 진단에 사용되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OSTECH 김기현 교수팀은 지난 6년간 비접촉식 고속 CGC 촬영 기술을 개발하고, 유용성을 검증해 왔다. 그러나 사람 대한 검사는 약 10초 이내에 대면적 촬영을 완료해야 해서 여전히 어려움이 따랐다. 특히, 안구는 둥근 형태로 검사 중에 환자가 눈을 움직이거나 불안정할 경우 초점이 쉽게 흐트러질 수 있다. 연구팀은 사람 안구의 넓은 표면을 촬영할 때도 초점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실시간 표면 탐지 및 추적 기술을 고 초점심도 현미경에 결합했다. 이 기술은 안구 표면을 2차원 시트 빔으로 비스듬하게 조명하고, 표면에서 반사된 빛을 조명 시트 면을 따라 검출한다. 안구 위치가 변하더라도 표면 반사 빛을 세기 감소 없이 검출할 수 있었고 표면을 신속 정확하게 탐지하면서 대면적 영상화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사용하여 정상인의 안구 표면(5X2mm)을 촬영했다. 10장으로 구성된 영상을 10초 이내에 획득하는 데 성공했으며, 기계 학습 알고리즘으로 CGC 밀도 분석에도 성공했다. 사람의 안구 표면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촬영하는 기술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기현 교수는 “연구팀의 CGC 기술은 2024년 상반기에 식약처의 허가를 받았고, 현재 서울대병원에서 이를 활용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며, “우리나라와 전 세계의 안구 표면 질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16/j.bios.2024.116681 1. 압흔 검사법(Impression Cytology) 얇은 막을 눈 표면에 살짝 눌러 세포를 채집하는 검사법이다. 2. 공초점 현미경 검사법(Confocal Microscopy) 고해상도로 안구의 조직을 직접 관찰하는 검사법으로 비침습적이지만 눈에 렌즈를 직접 접촉해 촬영해야 하는 방법이다.
화학 장영태 교수팀, 생명 밝히는 형광분자, 포름알데히드로 쉽고 간단하게
[장영태 교수팀, 포름알데히드 활용해 효율적인 유기형광분자 합성법 개발] 최근 화학과 장영태 교수, POSTECH 기초과학연구원 이순혁 박사 연구팀이 가장 단순한 탄소 분자인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하여 기존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유기형광분자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종합화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지난 18일 게재됐다. 유기형광분자는 특정 파장의 빛을 흡수해 형광을 내는 물질로 암세포 추적이나 유전자 분석 등 의료 진단 및 생체 이미징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대표적인 유기형광분자인 트리메틴시아닌(trimethine cyanine, 이하 Cy3)을 합성하기 위해서는 분자량이 크고 매우 복잡한 화합물이 필요해 많은 부산물이 생성되고, 원자 효율성(atom efficiency)*1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포름알데히드(HCHO)에 주목했다. 하나의 탄소(C) 원자와 두 개의 수소 원자(H), 그리고 하나의 산소(O) 원자로 구성된 이 분자는 생체 내에서 단백질이나 DNA와 반응해 독성을 나타낼 수 있지만, 유기 합성 연구에서는 새로운 탄소-탄소 결합을 만드는 유용한 도구로 사용된다. 연구팀은 Cy3 합성의 핵심적인 단계인 분자 사슬에 탄소를 추가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복잡한 화합물 대신 포름알데히드를 사용했다. 결과적으로 이 과정에 필요한 분자의 크기를 대폭 감소시켜 원자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또한, 연구팀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던 비대칭 Cy3 합성을 원팟 반응(one-pot reaction)*2을 통해 부가적인 단계들을 생략하여 합성 효율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연구팀은 생체 내에서도 일정량의 포름알데히드가 대사 과정 중 자연적으로 생성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이 기술이 세포나 조직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쥐의 소장 조직을 분석한 결과, 염증 유도군에서는 염증으로 인해 Cy3 합성에 필요한 포름알데히드의 양이 상대적으로 적어 형광 신호가 정상군에 비해 약하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연구팀의 방법이 시험관 합성에 그치지 않고, 생체 내 합성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를 주도한 장영태 교수는 “포름알데히드를 활용해 Cy3 분자를 합성한 최초의 사례”며, “이 합성법은 비용 절감 효과와 높은 원자 효율성을 지닐 뿐만 아니라 생체 내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생명과학 연구와 진단 분야에서 유기형광분자의 활용 범주를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글로컬대학 30 프로젝트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02/anie.202413121 1. 원자 효율성(atom efficiency) 출발 물질들의 전부 또는 대부분이 폐기물 혹은 부산물 대신 원하는 생성물로 전환되는 효율을 말한다. 2. 원팟 반응(one-pot reaction) 원하는 생성물을 합성하기 위해 여러 단계의 합성과정들이 하나의 반응기에서 이루어지는 반응이다. 중간체 정제와 같은 부가적인 작업을 생략하여 반응의 효율성을 높이는 특징이 있다.
화학 박수진 교수팀, 불소 없는 배터리, 환경과 성능 모두 지킨다
[POSTECH · 한솔케미칼, 환경과 성능 모두 지키는 비불소계 배터리 기술 개발] 화학과 박수진 교수 · 통합과정 남서하 씨 연구팀은 한솔케미칼의 이차전지소재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불소를 전혀 포함하지 않은 새로운 바인더와 전해질을 개발해 환경친화적이며 성능도 뛰어난 배터리 기술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최근 게재됐다.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배터리 분야에서도 친환경 소재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현재 리튬 배터리에는 폴리비닐리덴 플루오라이드(이하 PVDF) 바인더*1와 리튬 헥사플루오로포스페이트(LiPF6, 이하 LP) 염과 같은 불소 화합물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 ’PVDF-LP‘ 시스템은 독성이 강한 염화수소(HF)를 생성해 배터리 성능과 수명을 저하한다. 또, PVDF는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아 유럽연합(EU)은 이와 같은 PFAS*2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PFAS는 2026년부터 사용이 전면 금지될 가능성도 크다. POSTECH · 한솔케미칼 연구팀은 이러한 환경적 규제에 대비하고, 배터리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 비불소계 배터리 시스템을 설계했다. LP 기반 전해질을 대체할 리튬 퍼클로레이트(LiClO4, 이하 LC) 기반의 전해질과 한솔케미칼의 독자적인 원천기술로 비불소계 방향족 폴리아미드(이하 APA) 바인더를 개발해 불소계 화합물이 없는 ’APA-LC’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APA 바인더’는 배터리 내에서 양극활물질과 알루미늄 집전체 간 결합을 강화해 전해질 내 전극의 부식을 막고, 배터리 수명을 효과적으로 늘렸다. 또, 염화리튬(LiCl)과 산화리튬(Li2O)이 풍부한 ‘LC 시스템’은 계면의 에너지 장벽을 낮춰 이온 이동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기존 LP 시스템 보다 빠른 리튬 확산 속도와 우수한 출력특성을 가졌다. 최종적으로 APA-LP 시스템은 기존 PVDF-LP 시스템 보다 우수한 산화안정성을 가지면서 코인 풀 셀의 2.8-4.3V의 범위 내 1 C의 고속 충방전 속도에서 200 사이클 이후에도 PVDF-LP 보다 20% 높은 용량 유지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APA-LC 시스템을 적용해 1.5Ah(암페어아워)의 고용량 파우치 셀을 제작했다. 이 셀은 고속 충전 실험에서도 높은 방전 용량을 유지하며 우수한 성능을 유지했다. 불소 화합물이 전혀 포함되지 않고, 오로지 비불소계 소재들로 구성된 배터리 시스템의 확장성과 실용 가능성을 입증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한 것이다. 박수진 교수는 “불소 시스템을 단순히 대체한 것이 아니라 높은 용량 유지율과 우수한 안정성을 입증했다”라며, “연구팀의 솔루션은 비불소계 배터리 시스템으로의 전환과 환경 규제 준수를 동시에 가능하게 하여 배터리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한솔케미칼 이차전지소재사업본부 윤영호 본부장은 "PFAS 규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2026년 1.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양극 바인더 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했다"라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환경친화적인 이차전지 소재를 공급하는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DOI: https://doi.org/10.1016/j.cej.2024.154790 1. 바인더 주로 배터리 전극의 구성요소를 결합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배터리의 성능, 안정성 및 내구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2. PFAS 과불화화합물(Per- 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은 분자구조 사슬 내 모든 C-H가 C-F로 치환된 화합물, 즉 과불소계 탄소 작용 그룹을 갖는 수천 가지 화학물을 총칭한다.
화공/친환경소재 김원배 교수팀, 그린 암모니아 위해서는 산소를 비워라
[김원배 교수팀, 산소 빈자리 조절과 이종 원소 도핑 통해 촉매 성능 향상] 우리는 종종 물건이나 아이디어로 넘쳐날 때, 진정한 아름다움과 의미를 놓치며, ‘비움’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최근 POSTECH 연구팀이 이처럼 비움의 미학을 활용해 ‘산소의 빈자리’를 만들어 그린 암모니아 생산 공정의 효율을 극대화했다. 화학공학과 · 친환경소재대학원 김원배 교수, 통합과정 맹준범 씨 연구팀이 산소 빈자리 조절과 이종 원소 도핑을 통해 그린 암모니아 생산 효율을 높이는 촉매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나노 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스몰(Small)’의 표지(front cover) 논문으로 지난 12일 게재됐다. 청정에너지인 수소는 반응성이 매우 커 수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운반할 방법이 필요하다. 하나의 질소에 세 개의 수소가 결합한 암모니아(NH₃)는 수소보다 안정성이 높고, 수소 밀도가 높아 수소의 저장 및 운반 매개체로 최근 떠오르고 있다.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기존 공정은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문제점이 있어 질산과 질산염을 이용한 친환경 기술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질산염 환원 반응(이하 NO₃RR)과 함께 발생하는 수소 환원 반응(이하 HER)으로 인해 그린 암모니아 생산 효율이 떨어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원배 교수팀은 먼저 아르곤(Ar) 플라즈마 처리를 통해 구리 산화물(CuOx) 촉매의 산소를 일부러 제거해 ‘산소 빈자리’를 만들었다. 촉매를 구성하는 산소 음이온(O2-) 하나가 사라지면, 촉매 표면에는 전기적 중성을 맞추기 위해 반응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전자가 풍부해질 뿐만 아니라 촉매 활성 부위가 넓어져 더 많은 반응 물질이 촉매와 접촉할 수 있게 된다. 또, 연구팀은 질소(N)와 셀레늄(Se)으로 도핑된 탄소 지지체를 사용했다. 질소와 셀레늄은 질산염 이온의 N-O 결합을 약하게 만들어 질산염 이온이 훨씬 더 쉽게 촉매 표면에 흡착하도록 도와 HER보다 NO3RR을 촉진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NO3RR에서 87.2%의 높은 전류 효율과 7.9mg/cm²/h의 암모니아 생산량을 기록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원배 교수는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그린 암모니아를 선택적 ·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혁신적인 촉매를 개발했다”라며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그린 암모니아 사이클링 선도연구센터(ERC), 중견연구자 지원산업, 산업통상자원부 수소인력양성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02/smll.202403253
기계 김동성 교수팀, 인체 주름의 미스터리, 세포가 말하는 진실은?
[김동성 교수팀, 인체 조직 주름 형성 과정 재현 모델 개발 및 메커니즘 규명]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 이안나 교수, 윤재승 박사 연구팀이 생체 조직의 주름 구조를 체외에서 재현하고, 이를 통해 주름이 형성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19일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주름은 피부 노화의 징후 정도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피부 외에도 사람의 뇌, 위, 장 등의 체내 장기와 조직에는 고유한 형태의 주름 구조가 존재하며, 이 주름은 각 장기의 세포 상태 및 분화에 영향을 미치며 체내 생리 시스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생체 조직이 어떻게 접히고 주름이 형성되는지 이해하는 것은 미용의 측면을 넘어 생체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피부 노화와 재생 치료, 발생학 등 연구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생체 주름 구조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생체 조직의 주름 형성 과정을 체외에서 재현하는 데 한계가 있어 기존의 연구들은 대부분 초파리나 쥐, 닭 등 동물을 직접 사용하는 모델에만 의존해왔으며, 그로 인해 생체 조직의 주름 형성 과정은 많은 부분이 미스터리로 남아있었다. 김동성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인체 상피세포와 세포외기질(이하 ECM*1)만으로 구성된 상피 조직 모델을 개발하고, 이 모델에 정교하게 압축력을 인가할 수 있는 장치를 결합해 생체의 장이나 피부 등에서 관찰되는 주름 구조를 체외에서 인공적으로 재현하고,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작은 압축력으로 여러 작은 주름들이 형성되는 과정뿐 아니라 큰 압축력에 의해 하나의 깊은 주름이 형성되는 계층적인 변형 과정까지 최초로 재현했다. 이어, 연구팀은 상피층에 가해지는 압축력뿐 아니라 기저 ECM의 다공성 구조, 탈수 등 요인이 주름 형성 메커니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압축력에 의한 상피 세포층의 변형은 ECM 층과 함께 기계적 불안정성을 유발해 주름 구조를 형성했으며, ECM 층의 탈수 현상이 주름 형성에 핵심적인 요인 중 하나라는 것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이 현상들은 노화 등으로 인해 피부 기저 조직층의 수분이 부족해질 때 주름이 쉽게 형성되는 현상과 유사했으며, 주름 형성 원리와 메커니즘에 대한 기계생물학적 모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큰 의의가 있다. 김동성 교수는 “동물 실험 없이 생체 조직의 다양한 주름 구조들을 재현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라며, “기존 동물 모델로는 관찰하기 어려웠던 주름 형성 과정의 실시간 이미징과 세포 및 조직 수준의 관찰이 가능한 이 플랫폼은 발생학, 의공학, 코스메틱(cosmetic)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과제, 산업통산자원부 재원 알키미스트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4-51437-z 1. ECM(Extracellular Matrix, 세포외기질) 세포 외부에 존재하는 복합적인 구조물로, 주로 단백질, 당단백질, 다당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명 황인환·김민성 교수팀, 지구의 온실가스, 바다로 끌어안다
[POSTECH·㈜바이오컴 연구팀, 이산화탄소 바다에 녹여 지구 온도 낮추는 혁신 기술 개발] 생명과학과 황인환 · 김민성 교수, 마두 쿠마리(Madhu Kumari) 박사 연구팀은 POSTECH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인 ㈜바이오컴 류봉열 대표, 이준호 박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대기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바다에 녹이고, 바닷속의 금속 이온과 탄산염 형성을 유도해 이산화탄소를 대기로부터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이산화탄소 활용 저널(Journal of CO2 Utilization)’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이제는 지구가 따뜻해지는 단계(global warming)를 넘어 펄펄 끓는 단계(global boiling)에 접어들었다. 그로 인해 전 세계 곳곳에서 슈퍼 태풍, 기록적인 가뭄과 같은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인류와 생태계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재난의 주요 원인은 인간의 활동으로 배출된 온실가스로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현재 대부분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정책들은 온실가스 주요 배출원을 관리하는 데 집중되어 있는데, 이뿐 아니라 이미 대기에 축적된 온실가스를 직접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탄산무수화효소(이하 CA*1)는 기체인 이산화탄소(CO2)를 물(H2O)에 녹여 탄산(H2CO3)으로 변환시키는 효소로 최근 효율적인 이산화탄소 제거 수단으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기존의 CA는 온도나 염분 변화에 쉽게 불안정해졌다. POSTECH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컴퓨터 설계 기술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효소를 결합해 새로운 효소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내구성은 우수하지만 활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효소와 활성은 매우 높지만 내구성이 낮은 효소를 재조합하여 고온이나 알칼리성 환경에서도 활성과 내구성이 모두 뛰어난 하이브리드(hybrid) 효소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100℃에서도 24시간 동안 효율을 80% 이상 유지하고, 성능이 10% 향상된 CA 개발에 성공했다. 또, 염분 내성이 강화된 CA를 사용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바닷물에 효과적으로 용해했으며, 이산화탄소가 바닷물 속 칼슘(Ca2+) · 마그네슘(Mg2+) 이온과 결합해 탄산염을 형성하도록 pH를 조절하는 기술도 구현했다. 그 결과, 공기 중에서 바다로 이동한 이산화탄소는 다시 대기로 방출되지 않고 바다에 머물렀다. 특히, 이번 연구의 핵심은 생체 촉매인 CA를 활용해 축적된 이산화탄소를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황인환 교수는 “연구팀의 기술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더욱 혁신적인 방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또, ㈜바이오컴 류봉열 대표는 “후속 연구를 통해 효율이 향상되고 규모가 훨씬 큰 장치를 개발한다면 대기로부터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 교육부 한국기초과학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16/j.jcou.2024.102912 1. 탄산무수화효소 Carbonic Anhydrase
환경 감종훈 교수팀, 빅데이터로 본 가뭄 인식의 불균형, 글로벌 협력이 필요한 때
[감종훈 교수팀, 구글 트렌즈 데이터 분석으로 가뭄 위험 인식 불균형 확인] 환경공학부 감종훈 교수, 박사과정 무타자 아메드 다(Murtaza Ahmad Dar) 씨 연구팀은 구글 트렌즈에서 수집한 검색 빅데이터와 가뭄 지수 데이터를 활용하여 가뭄에 대한 전 세계 사람들의 인식과 관심도를 다차원적으로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수자원 분야 국제 학술지인 ‘npj 정수(npj Clean Water)’에 최근 게재됐다. 지구의 기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화석연료 사용 증가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예전보다 더 강력한 기상이변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중 가뭄은 생태계와 사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연재해 중 하나다. 가뭄은 농업과 식수, 지역 경제에 막심한 피해를 주지만, 사람들이 이를 심각하게 인식하는 시점은 대개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다. 따라서 가뭄에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을 넘어 글로벌 사회의 협력적인 분석과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구글 트렌즈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70개국 시민들의 가뭄 관련 검색 활동을 분석하고, 가뭄에 대한 인식을 △지역적 인식 △원거리적 인식 △글로벌 인식 세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조사했다. ‘지역적 인식’은 가뭄이 발생한 국가 내에서 그 국가 시민들이 가뭄을 얼마나 인식하고 관련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찾고 있는지를 나타내며, ‘원거리적 인식’은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가뭄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또한, ‘글로벌 인식’은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가뭄에 대한 가뭄을 겪지 않는 국제사회 시민들의 관심 정도를 의미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세계적으로 가뭄의 위험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가뭄에 대한 검색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장기적인 가뭄이 발생한 경우, 지역적 인식과 글로벌 인식이 모두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고, 경제력이 높은 국가일수록 다른 나라의 가뭄에도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가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카자흐스탄이나 남아프리카 공화국, 칠레 등 일부 국가에서는 오히려 가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그리고,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도 심각한 가뭄 위험에도 불구하고 가뭄에 대한 검색량이 적었는데, 이는 가뭄 인식이 그 나라가 실제로 겪고 있는 가뭄 상황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제한적인 인터넷 접근성과 같은 경제적 · 사회적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가뭄이 발생했음에도 인터넷 검색활동량이 적은 국가들은 발생한 가뭄에 대한 정보이나 가뭄의 심각한 영향을 국제사회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임을 알 수 있다.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지역적 · 원거리적 인식이 균형 잡힌 모습을 보였다. 이 국가의 대중들은 가뭄 피해를 겪지 않았지만, 가뭄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공유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유럽 국가들이 글로벌 가뭄 인식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인터넷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는 시민 참여형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국제 연구자 양성 및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국가들이 협력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감종훈 교수는 “국가별 가뭄 지수와 인터넷 검색 데이터를 활용해 가뭄과 사회동학에 대한 다차원적인 분석을 진행한 것은 이전에 선행되지 않았던 선도적인 융합 연구 결과”이라며, “글로벌 사회의 지속적인 협력과 관심이 가뭄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라며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38/s41545-024-00373-y
신소재 김연수 교수팀, 신소재의 비밀, 질서 있는 고분자가 풀었다
[POSTECH·UCSB·GIST, 고분자 자기조립 구조적 결함 극복하고 새로운 네트워크 개발] 세상은 매우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일들로 가득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질서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최근 혼돈 속 질서를 찾아 혁신적인 성과를 낸 국제 공동 연구팀의 연구가 발표돼 주목을 모으고 있다. 신소재공학과 김연수 교수, 한지훈 박사 연구팀은 미국 UCSB(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 화학 · 생화학과 조안 엠마 시어(Joan-Emma Shea) 교수, 새드 나자피(Saeed Najafi) 박사 연구팀, GIST(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이은지 교수 연구팀과의 연구를 통해 고분자 자기조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결함 문제를 해결하고, 기계적 특성이 우수한 하이드로젤(hydrogel) 네트워크 개발에 성공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생명체 내부의 네트워크는 생명 유지와 다양한 기능 수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네트워크는 액틴(actin)이나 콜라겐(collagen), 뮤신(musin) 등 고분자들이 정교하게 자기조립하여 형성되며, 최근 이를 모방한 합성 고분자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마이셀(micelle)*1 기반 네트워크는 고분자들이 무작위로 배열되어 서로 얽히거나 꼬이는 등 구조적 결함이 발생하기 쉬워 네트워크의 연결성과 기계적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반대 전하를 가진 고분자를 설계해 하이드로젤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 고분자들은 전기적 인력을 통해 서로 강하게 끌어당겨 마이셀 기반 네트워크에 비해 훨씬 더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했다. 또, 그 과정에서 연구팀은 네트머(netmer)라는 강력하고 새로운 자기 조립체를 처음으로 발견하고, 네트머 기반의 하이드로젤(hydrogel) 네트워크 형성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네트머는 고분자가 꼬이는 루프(고리)가 최소화되고, 코어(core)와 브릿지(bridge)가 풍부한 네트워크 형태의 작은 단위체를 의미하는데, 고분자 네트워크는 코어와 브릿지의 수가 많을수록 더 단단해진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네트머 기반 하이드로젤은 기존 마이셀 기반 하이드로겔에 비해 저장탄성률이 11.5배, 연신율이 3배 향상됐고, 뛰어난 자가 치유 능력과 내구성을 입증하였다. 연구를 이끈 김연수 교수는 “새로운 하이드로젤 형성 기술은 실용성과 범용성이 매우 높다”라며, “의료와 생체재료, 환경, 첨단산업(배터리, 액추에이터)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에서 연성 재료로써 폭넓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4-50902-z 1. 마이셀(micelle) 고분자가 물속에서 자가 조립하여 형성하는 구형의 구조로 친수성(물과 잘 섞이는) 부분과 소수성(물과 잘 섞이지 않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공/친환경소재 김원배 교수팀, 전기차, 4배 용량으로 더 빠르게 충전된다!
[김원배 교수팀, 새로운 고체 계면 기술로 고용량 · 급속충전 배터리 개발] 세계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긴 주행거리와 빠른 충전 속도는 이제 필수 조건이 되었다. 이 둘은 배터리 에너지 저장 용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최근 에너지 저장 용량을 400% 향상한 연구가 발표되어 학계의 주목을 모으고 있다. 화학공학과 · 친환경소재대학원 김원배 교수, 석사과정 박정수, 박사과정 강송규 씨 연구팀은 실리콘 음극재에 전도성 고분자를 도입하여 고속 충전이 가능하면서도 고용량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배터리 소재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 재료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에너지화학저널(Journal of Energy Chemistry)’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전기차 배터리 음극에 주로 사용되는 흑연은 에너지 저장 용량에 한계가 있어 이론적으로 흑연에 비해 10배 이상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실리콘 음극 활물질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충 · 방전 과정에서 음극 부피가 최대 300%까지 증가하며 불안정한 SEI*1(고체 전해질막)가 형성되고, 그로 인해 실리콘 입자가 깨져 배터리 성능과 안정성, 내구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SEI는 음극과 전해질 간 접촉을 차단해 불필요한 화학 반응을 억제하고, 전자와 이온의 이동을 돕지만, 배터리를 계속해서 사용할수록 안정성이 낮아진다. 특히, 실리콘 음극재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는 동안 부피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SEI의 안정성이 더욱 저하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원배 교수 연구팀은 p-톨루엔설폰산(p-toluenesulfonic acid)이 도핑*2된 폴리아닐린(polyaniline)을 사용해 인공 SEI를 만들고, 음극 표면에 부착했다. 이 고분자층은 층상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층마다 리튬 이온을 저장할 수 있으며, 강력한 수소 결합을 통해 음극의 표면에 균일한 피막을 형성했다. 그 결과, 전기차 배터리가 작동하며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SEI가 그 위에 고르게 형성되도록 유도되어 연구팀이 만든 인공 SEI와 자연 SEI가 통합된 전도성 고분자층이 만들어졌다. 연구팀의 통합 SEI는 급격한 음극 부피 변화로 인한 응력을 효과적으로 분산해 음극의 부피 팽창을 완화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의 통합 SEI를 적용한 배터리는 10A(암페어)/g의 높은 전류 밀도에서 570mAh(밀리암페어)/g의 배터리 용량을 기록했으며, 이는 배터리를 급속 충전하는 과정에서도 에너지 용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배터리는 고속충전 조건에서 250여 회 작동한 후에도 상용화된 음극재가 포함된 배터리 대비 최소 400% 이상의 높은 에너지 용량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김원배 교수는 “에너지밀도가 높은 실리콘 음극활물질의 실질적 활용을 위해 기존 한계를 극복할 방법으로 고려할 수 있다”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전기차 주행거리와 내구성, 충전 속도 모두 개선하는 연구를 계속하겠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ERC),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인력양성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 리튬 기반 차세대 이차전지 성능 고도화 및 제조기술 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16/j.jechem.2024.06.025 1. SEI Solid Electrolyte Interphase 2. 도핑 특정 물질의 성질을 개선하기 위해 다른 물질을 첨가하는 공정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폴리아닐린의 전도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P-톨루엔설폰산을 사용했다.
신소재 오승수·강병우 교수팀, 전자레인지, 그래핀을 요리하다
[POSTECH, 마이크로파 사용해 3D 그래핀 폼의 표면 특성 초고속 전환 기술 개발] 전자레인지는 자취생의 필수품이다. 간편한 조리와 빠른 음식 데우기 등 다양한 기능 덕분에 바쁜 일상에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전자레인지가 자취 생활뿐만 아니라 과학 연구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는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됐다. 신소재공학과 오승수 · 강병우 교수, 통합과정 천수민 씨 연구팀은 간단한 마이크로파 처리를 통해 초고속으로 3D 그래핀 폼(foam)의 표면 특성을 가역적으로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나노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인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온라인판에 앞표지(Front Cover) 논문으로 지난 3일 게재됐다. 그래핀(Graphene)은 탄소 원자가 2차원 평면에서 벌집 모양으로 배열된 구조를 가진다. 그 결과 강도, 유연성, 전기전도성, 이온 이동성이 우수해 ‘꿈의 신소재’로 불리기도 한다. 3D 그래핀 폼은 이와 같이 그래핀의 우수한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3차원 다공성 구조로 인해 표면적이 매우 커 배터리나 슈퍼커패시터*1 등 다양한 전기 저장 장치에 활용된다. 이러한 물질의 응용 분야를 넓히고, 성능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물을 흡수하거나 튕겨내는 등 표면의 특성을 자유롭게 조절해 전자와 이온의 활발한 이동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 그래핀 개질*2 연구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복잡한 장비가 필요하며, 2D 필름에만 적용할 수 있었다. POSTECH 연구팀은 일반 가정용 전자레인지 수준의 마이크로파로 이를 해결했다. 마이크로파를 3D 그래핀 폼에 초단시간(5~10초) 쏘면 고온(2,600°C)과 플라즈마가 2초 이내로 형성되어, 용매에 따라 표면 작용기가 변하는 개질이 일어났다. 친수성인 수증기는 친수성인 수산 라디칼*3을, 소수성인 아세톤은 소수성인 메틸 라디칼을 형성해 그래핀 표면에 화학적으로 붙어 각각 초친수성 · 초소수성 특성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이용하여 초친수성(수접촉각*4 0°)의 3D 그래핀 폼을 아세톤 환경에서 5초 이내로 초소수성(수접촉각 168°)으로, 수증기 환경에서는 10초 만에 다시 초친수성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반응은 수십 번 반복할 수 있을 정도로 가역적이고, 재현성이 높았다. 특히, 마이크로파를 사용하여 그래핀 표면 특성을 바꾸는 과정에서 메탄올이라는 간단한 중간체 물질이 형성되는데, 연구팀은 그로 인해 가역적인 반응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서로 다른 표면 특성을 가진 3D 그래핀 폼을 사용해 새로운 이중층 슈퍼커패시터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표면의 초소수성 · 초친수성 특성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연구팀의 슈퍼커패시터는 이온과 전자 수송을 촉진해 용량이 최대 548배 증가했으며, 성능과 수명도 향상됐다. 이번 연구를 이끈 오승수 교수는 “마이크로파를 사용해 저렴한 산화 그래핀으로 고품질 개질된 3D 그래핀 폼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했다”라며, “하나의 장비로 원하는 다공성 구조와 젖음성*5을 제어하는 올인원(all-in-one) 기술은 산업적으로 큰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또, 천수민 씨는 “3D 그래핀 폼을 포함해 2D 그래핀, 카본 블랙, 탄소나노튜브처럼 탄소 재료가 사용되는 연료전지나 미세 유체 수송 시스템 등에도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라며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기초연구실, STEAM 연구사업, 산업통상자원부의 시장선도를 위한 한국주도형 K-Sensor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21/acsnano.4c03102 1. 슈퍼커패시터 높은 전력밀도와 급속 충방전이 가능한 초고용량 축전기를 말한다. 2. 개질 화학적으로 새로운 작용기를 도입하거나 기존 작용기를 변형하는 과정을 말한다. 3. 라디칼 짝지어지지 않은 홀전자(unpaired electron)를 가진 원자나 분자를 일컫는다. 4. 수접촉각 물방울을 고체 표면 위에 떨어뜨렸을 때 형성되는 각도를 말한다. 5. 젖음성 액체가 고체 표면 위에 퍼지기 쉬운 정도를 나타낸다. 젖음성이 높을수록 액체가 고체 표면에 대해 더 잘 퍼져서 수접촉각이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