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신소재 김형섭 교수팀, 시소의 균형을 깨다, 금속 재료의 강도와 연신율 동시 향상
[POSTECH · 美 노스웨스턴대, 스피노달 강화법으로 강도 · 연실율 모두 높인 합금 설계] 시소의 한쪽이 올라가면 다른 한쪽이 내려가듯 금속 재료 분야에서도 ‘강도’와 ‘연신율’은 서로 상충된 관계에 놓여 있다. 그런데, POSTECH · 美 노스웨스턴대 공동 연구팀이 최근 이 둘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했다. 친환경소재대학원 · 신소재공학과 김형섭 교수, 친환경소재대학원 허윤욱 교수, 신소재공학과 통합과정 박효진 씨 연구팀은 미국 노스웨스턴대 신소재공학과 파라한즈 하프트랑(Farahanz Haftlang) 박사와의 연구를 통해 금속 연구의 오랜 난제인 강도-연신율 상충관계를 극복하고, 고강도 · 고연신 합금을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항복강도(yield strength)는 금속 등 재료가 변형되기 시작하는 최소한의 응력을 말한다. 재료의 내구성과 구조적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항복강도를 높여야 하는데, 보통 금속 내부에 작은 입자인 ‘석출상’을 형성해 미세구조를 강화한다. 그러나, 이 경우 석출상의 구조가 금속 기본 구조와 달라 강도가 높아질수록 연신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처럼 ‘강도’와 ‘연신율’은 서로 상충관계에 있어, 두 특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김형섭 교수팀은 ‘스피노달 분해(Spinodal Decomposition)’라는 새로운 접근 방식을 학계에 보고했다. 이 현상은 고용체*1가 두 상으로 자발적으로 분리되는 현상으로, 이 과정에서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나노 규모의 구조를 형성한다. 이번 연구에서 철 기반의 중엔트로피 합금에 구리(Cu)와 알루미늄(Al)을 도입하여 나노 규모의 주기적인 스피노달 분해를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변화는 구조적 변형에 대한 저항을 높이는 스피노달 경화(Spinodal Hardening) 현상을 일으켰고, 그로 인해 형성된 미세구조가 재료의 강도를 증가시켰다. 또, 균일하게 배열된 이 미세구조는 재료의 변형을 분산시키고, 국소적 변형을 줄여 강도를 높이면서도 연신율을 유지하도록 도왔다. 실험 결과, 연구팀의 기술을 적용한 합금은 기존에 비해 높은 구조적 정합성을 보였으며, 1.1GPa(기가파스칼)의 항복강도를 기록했다. 이는 스피노달이 발생하지 않은 기존 시편에 비해 187% 향상된 수치이며, 무엇보다 이처럼 항복강도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연신율(28.5%)을 유지했다. 재료의 강도와 연신율을 동시에 개선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김형섭 교수는 “조성이 복잡한 합금에서 스피노달 구조의 기계적 물성을 확인했다”라며, “고강도·고연신 합금 기술은 항공우주와 자동차, 에너지, 전자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 경량화와 내구성 향상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추진하는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과 선도연구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4-50078-6 1. 고용체 금속 재료나 합금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한 종류의 원자(용질 원자)가 다른 종류의 원자(용매 원자) 사이에 균일하게 분포된 고체 상태를 말한다.
신소재·반도체 김세영 교수팀, ‘똑똑’한 인공지능 훈련하는 더 ‘똑똑’한 반도체 기술
[POSTECH · 고려대, 고효율 · 저전력 인공지능 위한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최근 신소재공학과 · 반도체공학과 김세영 교수, 신소재공학과 노경미 동문, 박사과정 곽현정 씨,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이형민 교수 연구팀이 이온 제어형 메모리 소자 기반의 아날로그 하드웨어로 인공지능 연산 성능을 극대화하고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영향력이 높은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생성형 AI를 포함해 다양한 응용 분야로 인공지능 기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기존 디지털 하드웨어(CPU, GPU, ASIC 등)의 확장 가능성도 한계에 다다랐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아날로그 하드웨어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날로그 하드웨어는 외부 전압이나 전류에 따라 반도체의 저항이 바뀌고, 메모리 소자가 수직으로 교차된 크로스-포인트 어레이(Cross-point Array*1) 구조를 통해 인공지능 연산을 병렬적으로 처리한다. 특정 연산과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처리하는 작업을 할 때 디지털 하드웨어보다 유리하지만, 연산 학습과 추론을 위한 여러 특성을 만족하기 어려웠다. 아날로그 하드웨어 메모리 소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온 제어형 메모리 소자(ECRAM*2)에 주목했다. 이 소자는 이온의 움직임과 이온의 양에 따라 전기 전도성을 조절하는데, 기존 반도체 메모리와 달리 세 개의 전극으로 구성된 3단자 구조로 데이터를 읽고 쓰는 경로가 분리되어 있어, 비교적 낮은 전력으로 동작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3단자 기반의 반도체로 구성된 이온 제어형 메모리 소자를 64X64 배열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의 소자가 탑재된 하드웨어는 뛰어난 전기적 · 스위칭 특성을 보였으며, 높은 수율과 균일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높은 수율을 가진 이 하드웨어에 최첨단 아날로그 기반 학습 알고리즘인 티키타카 알고리즘*3을 적용해 인공지능 신경망 학습 연산 정확도를 극대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특히, 하드웨어 훈련 시 ‘가중치 유지’ 특성이 학습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고려한 연구팀의 기술이 인공지능 신경망에 과부하를 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해 기술 상용화의 가능성도 입증했다. 지금까지 아날로그 신호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이온 제어형 메모리 소자로 학계에 보고된 최대 배열은 10x10으로 각각의 소자에 다양한 특성을 탑재하고, 이를 최대 규모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큰 의의가 있다. 김세영 교수는 "신개념 메모리 소자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어레이의 실현과 아날로그 특화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기존의 디지털 방식보다 훨씬 뛰어난 인공지능 연산 성능과 에너지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과 한국반도체 연구조합 지원사업인 민관공동투자반도체고급인력양성사업, IDEC의 EDA Tool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l3350 1. 크로스-포인트 어레이(Cross-point Array) 메모리 소자 설계에서 자주 사용되는 배열 방식으로 수직과 수평 교차점에 메모리 셀이 위치한다. 주로 저항 변화 메모리(RRAM), 상변화 메모리(PCM) 등 차세대 메모리 소자에서 사용되며, 메모리 집적도를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이는 데 유리하다. 2. ECRAM Electrochemical Random Access Memory 3. 티키타카 알고리즘 축구에서 유래된 용어로 AI 학습과 추론에서 효율성과 정확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알고리즘이다. 고속 연산과 정확한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분야에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컴공 황인석 교수팀, 생성형 AI가 만드는 아동 언어 학습의 미래
[POSTECH · 이화여대, 아동 개인 맞춤형 어휘 발달 돕는 동화책 생성 시스템 개발] 컴퓨터공학과 황인석 교수, 통합과정 이정은, 윤수원, 이규식 씨 연구팀은 이화여대 언어병리학과 임동선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과 홈 IoT 기기 기반 기술로 아이의 언어 교육을 돕는 개인 맞춤형 동화책 생성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최고 학술대회인 ‘ACM CHI(ACM SIG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에서 발표됐으며, 논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상위 5%의 논문에 주어지는 ‘우수논문상(Honorable Mention Award)’을 받았다. 아이들의 언어 능력은 인지와 학업 능력은 물론, 친구와의 상호작용과 사회적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언어 능력이 시기에 맞춰 잘 발달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언어 중재*1를 통해 언어 능력을 키워야 한다. 문제는 아이들이 각자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기 때문에 저마다 자라면서 접하는 어휘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방법들은 표준화된 어휘 목록을 이용해 언어 능력을 평가하고, 기성 동화책과 장난감으로 어휘를 중재해 왔다. 연구팀은 획일적이고, 정형화된 도구에 의존하는 기존 방법이 아동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점에 주목하고, 아이들의 성장 환경을 고려한 효과적인 교육 시스템을 설계했다. 먼저, 연구팀은 홈 IoT 기기를 이용하여 평소 생활하는 집에서 아이들이 듣고 말하는 음성들을 수집하고, 모니터링했다. 연구팀은 화자 분리*2와 형태소 분석 기법*3을 이용해 아동에게 노출된 단어와 아동이 발화한 단어, 그리고 노출되었으나 발화하지 않은 단어 등을 분석했으며, 단어마다 언어병리학적으로 중요한 요소들에 대한 점수를 계산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거대언어모델(GPT-4)과 이미지 생성 모델(Stable Diffusion) 등 생성형 AI 기술로 아동별 목표 어휘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동화책이 생성되도록 했다. 언어병리학적 이론과 실제 전문가의 경험적인 노하우를 반영해 효과적인 개인 맞춤형 아동 언어 교육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팀은 아이들의 언어 능력 발달 편차를 고려하여 개인별 · 요소별 가중치를 다르게 설정하고, 어휘 선정 기준을 다양하게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개인별 목표 어휘 추출과 동화책 생성 과정을 모두 자동화하여 아이들의 어휘 발달과 언어환경 변화에 따라 목표 어휘 및 맞춤형 동화책을 지속적으로 갱신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4주 동안 9개의 가정에서 연구팀의 시스템을 사용한 결과, 아이들은 학습 목표 어휘를 효과적으로 학습했으며, 연구팀은 이 시스템이 치료실이 아닌 일상 가정에서도 적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논문 제1저자인 이정은 씨는 “기존의 획일화된 아동 언어 평가 및 중재 방식의 한계를 생성형 AI를 이용해 효과적으로 해결했다”라며, “앞으로도 생성형 AI로 다양한 사람들의 수준과 필요에 맞는 맞춤형 가이드를 생성하고자 한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또, 교신저자인 황인석 교수는 “학제 간 연구를 통해 생성형 AI 기술과 언어병리학적 이론을 융합하고, 맞춤형 언어 자극 · 발달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라며, “이번 연구 성과가 아이들의 성장 환경과 학습 목표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는 말을 전했다. 공동저자인 이화여대 임동선 교수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맞춤형 일상생활 언어 지원 서비스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라며, “다양한 환경과 언어에 노출된 아이들을 위한 목표 어휘 추출과 언어적 자극 전달 방식도 개인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의 확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한국사회과학연구,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대학ICT연구센터와 ICT R&D 혁신바우처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145/3613904.3642580 1. 언어 중재 언어발달, 의사소통, 발음 등 언어적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아동의 언어 수준을 파악하고 아동의 언어 능력 향상을 위한 적절한 치료 및 교육적 지원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2. 화자 분리 하나의 오디오 녹음 파일에서 서로 다른 화자를 식별하고, 각 화자가 말한 구간을 분리해내는 기술이다. 3. 형태소 분석 기법 단어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의미 단위인 형태소를 식별하고 분석하는 기법이다.
화공 한지훈 교수팀, “진흙 속 진주 찾기” 금속도 되찾고, 자연도 지키고
[POSTECH · SAIT, 반도체 폐수에서 텅스텐 회수 공정 기술 개발 및 경제성 분석] 반도체 산업 등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보통 버려지거나 환경에 해로운 요소로 간주된다. 그런데 최근 미생물을 이용한 친환경적인 기술로 폐기물 속에서 희귀 금속을 회수하고, 경제성까지 평가한 연구가 발표돼 주목을 모으고 있다. 화학공학과 한지훈 교수, 박사과정 이윤재 씨, 최현서 동문 연구팀은 삼성전자 SAIT(구 종합기술원) 정순천 박사 · 박준성 박사팀과의 연구를 통해 반도체 산업 폐기물에서 텅스텐(Tungsten)을 효과적으로 회수하는 경제적 · 친환경적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ACS 서스테이너블 케미스트리 앤 엔지니어링(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앞속표지(supplenmentary cover)로 선정됐다. 텅스텐은 전자나 반도체, 항공,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텅스텐과 같은 희귀한 금속은 지구상에 널리 분포하지 않아 특정한 몇몇 국가에서 채굴되는데, 이와 같은 금속 자원 고갈에 대비하기 위해 산업 폐수에서 금속을 되찾는 기술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산업 현장의 폐수는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수질과 토양에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이 분야는 자원 재활용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달성할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바이오리칭(bioleaching)’을 이용해 반도체 제조 산업 폐수에서 텅스텐을 회수하고, 기술 경제성을 평가했다. 미생물은 생존과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금속으로부터 얻기도 하는데, 바이오리칭은 미생물의 자연적인 금속 용해 능력을 이용해 광석이나 폐기물에서 금속을 추출한다. 이 기술은 화학 약품을 사용하는 기존 방식과 비교했을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으며, 비교적 적은 에너지와 비용으로도 금속을 추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토양과 공기, 식물 등 주변 환경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곰팡이인 페니실리움 심플리시움(Penicillium simplicissimum)을 사용하여 텅스텐을 포함한 금속을 용해했다. 그리고, 바이오리칭 이후 ‘활성탄 기반 흡착-탈착’*1과 ‘암모늄 파라텅스테이트*2 침전’ 등 두 가지 정제 공정 기술을 이용해 용액 속 텅스텐을 효과적으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연구팀은 기술 경제성 분석을 통해 활성탄 기반의 흡착-탈착 공정이 침전 공정보다 비용이 약 7% 더 낮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공정의 효율성을 높이려면 미생물 균주 적응성과 성장, 반응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는 환경 오염 방지와 자원 재활용이 동시에 가능한 반도체 산업의 폐수 처리 공정의 경제적인 실현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지훈 교수는 “친환경적인 바이오리칭을 기반으로 한 텅스텐 회수 공정의 경제성과 산업화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또한, SAIT 정순천 박사는 ”고효율 미생물 균주 개발을 통해 공정의 경제성을 개선할 예정이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SAIT(구 종합기술원)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 신진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21/acssuschemeng.4c02941 1. 활성탄 기반 흡착-탈착(Activated carbon-based adsorption-desorption) 활성탄을 이용해 물질을 흡착하고 탈착시키는 공정 2. 암모늄 파라텅스테이트(Ammonium paratungstate, APT) 텅스텐 회수에 사용되는 화합물
생명 김종민 교수팀, 똑똑한 가이드 RNA, 맞춤의료 시대 열까
[김종민 교수팀, 논리 게이트 기반 의사 결정 통해 유전자 제어하는 회로 구현] 가이드는 관광객에게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지만 단순한 길잡이를 넘어, 개인의 관심사를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훨씬 더 풍부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이처럼 효소에게 길을 알려주는 가이드 RNA를 다양한 신호에 반응해 네트워크를 제어하는 똑똑한 RNA로 재탄생시킨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생명과학과 김종민 교수, 생명과학과 통합과정 강한솔 · 박동원 씨 연구팀은 유전자의 발현을 논리적으로 조절하도록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다중 신호 처리 가이드 RNA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분자생물학과 생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유전자 가위’라고 불리는 크리스퍼/카스(CRISPR/Cas)*1 시스템은 유전자 서열을 편집하여 생물학적 기능을 추가 · 삭제할 수 있는 기술이다. 유전 질환 치료나 농작물 유전자 조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이 기술의 핵심은 유전자 서열을 편집하는 효소를 특정 위치로 안내하는 가이드 RNA다. RNA 엔지니어링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체 신호에 반응하는 가이드 RNA 연구는 활발하지만, 여러 신호에 반응하도록 네트워크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았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CRISPR/Cas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바이오 컴퓨팅(biocomputing)*2을 결합했다. 바이오컴퓨팅은 마치 전자 회로처럼 생체 부품들을 연결해 세포와 생명체 활동을 프로그래밍하는 기술을 말한다. 연구팀은 디지털화된 신호 연산의 입출력관계를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표현법 중 하나인 부울 논리 게이트(Boolean Logic Gate)*3처럼 입력값을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수행하는 가이드 RNA 유전자 회로를 구현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대장균 대사와 세포 분열에 관여하는 필수 유전자들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여러 논리 게이트를 결합하여 다양한 신호와 복잡한 입력값을 처리하고, 이 회로를 통해 적절한 수준으로 세포 형태와 대사 흐름을 제어하는 능력까지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시스템과 기술을 결합해 가이드 RNA가 특정 위치로 효소를 안내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생물체 내 다양한 신호들을 처리 · 통합하고, 이에 반응하도록 유전자 네트워크를 정밀하게 제어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김종민 교수는 “질병과 관련된 복잡한 유전자 회로 내에서 생물학적 신호를 기반으로 한 유전자 치료법을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며, “RNA 분자 엔지니어링은 소프트웨어 기반 구조 설계가 쉬워 암과 유전 질환, 대사 질환 등에 대한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지원금, 한국연구재단과 교육부의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 교육부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사업과 산학협력선도대학3.0사업,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한국보건기술R&D사업, 경상북도 · 포항시의 푸드테크R&D센터 육성 및 지원사업, POSTECH 기초과학연구원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93/nar/gkae549 1. 크리스퍼/카스(CRISPR/Cas) 202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다우드나 교수와 샤르팡티에 교수의 연구를 통해 CRISPR-Cas9 유전자 가위 기술이 소개된 이래로, 고효율의 유전자 편집, 교정, 발현 촉진 또는 억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연구되고 있다. 2. 바이오 컴퓨팅(biocomputing) 생물체나 생체재료에 의해 구성되고 작동되는 연산작업 및 기술을 의미한다. 실리콘 기반의 반도체 기술 패러다임이 봉착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컴퓨팅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3. 부울 논리 게이트(Boolean Logic Gate) 부울 대수(Boolean algebra)를 사용하여서 하나 이상의 논리 입력을 넣었을 때 일정한 논리 연산으로 1개의 논리 출력을 얻는 회로이다. 트랜지스터, 스위치와 같은 전자 회로(electronic circuit)의 구성 요소들을 이용하여 다양한 논리 게이트(AND, NOR, NOT 등)를 만들 수 있다. 더 복잡한 전기 회로들을 구성할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회로이다.
전자/IT융합/기계/융합 김철홍 교수·화학 김원종 교수팀, 전이성 암, 개복없이 진단하고 치료한다
[김철홍 · 김원종 교수팀, 해부학적으로 어려운 전이성 종양 PACT 기술로 분석] 원발성 암은 초기에 발생한 종양을 말하며, 전이성 암은 원발성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이동해 발생한 종양을 말한다. 원발성 종양과 달리 전이성 종양은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워 일반적으로 환자의 몸 전신을 검사하거나 개복 수술이 불가피하다. 그런데 POSTECH 연구팀이 수술하지 않고도 전이성 암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발표해 학계의 주목을 모으고 있다. 최근 전자전기공학과 · IT융합공학과 · 기계공학과 · 융합대학원 김철홍 교수,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김지웅 씨, 화학과 김원종 교수 · 화학과 통합과정 이지혜 씨, 인공지능연구원 최성욱 박사후연구원 연구팀은 고해상도 촬영 기술로 원발성 · 전이성 종양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빠르고 정확하게 모니터링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나노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나노(ACS Nano)’에 게재됐다. 김철홍 교수팀은 분자가 빛을 흡수하는 특성을 이용해 레이저 파장을 조절하여 선택적으로 정보를 촬영하는 3차원 다중매개변수 광음향 컴퓨터 단층 촬영(이하 PACT*1) 연구로 유명하다. CT나 MRI, PET(양전자 방출 단층 영상) 등 기존 기술은 각각 특정한 정보만을 제공하지만, PACT를 이용하면 세포나 분자의 구조적 · 기능적 정보를 동시에 얻을 수 있어 종합적인 진단과 분석이 가능하다. 이번 연구에서는 PACT 기술을 이용해 원발성 · 전이성 종양세포가 있는 동물 모델을 촬영했다. 연구팀은 종양세포를 접종한 모델에서 헤모글로빈 농도 감소, 혈관 밀도와 비틀림 증가 등 암을 둘러싼 미세 구조 변화를 고해상도(380μm)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으며, 근적외선 범위의 빛을 흡수하는 특수한 염료를 사용해 종양의 성장과 발달을 시각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특히, 그동안 해부학적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던 전이성 암 분석에도 성공하며 무작위적인 종양 전이 분석에 매우 유용한 기술임을 입증했다. 김철홍 교수는 “종양을 둘러싼 미세환경과 그 이질성을 분석해 종양의 발생과 진행, 전이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임상 · 임상 단계의 암 조기 진단 및 치료 모니터링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기술사업, BRIDGE융합연구개발사업,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리더연구사업, 선도연구센터(IRC)사업,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사업, BK21사업, 산업혁신인재 성장지원(R&D)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DOI: https://pubs.acs.org/doi/10.1021/acsnano.3c12551 1. PACT 광음향 컴퓨터 단층 촬영(Photoacoustic computed tomography)
친환경소재/신소재 박규영 교수팀, 고온에서 탄생한 단결정, 100만 km 전기차 만들까
[POSTECH · POSCO 미래기술연구원, 리튬 이차전지 내구성 높일 미세 구조 설계 가이드 제시] 친환경소재대학원 · 신소재공학과 박규영 교수, 친환경소재대학원 통합과정 이경은 · 친환경소재대학원 김유라 동문 연구팀은 최근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전기차용 양극 소재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단결정 합성 기술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머티리얼즈 앤 인터페이스즈(ACS Materials & Interface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많이 사용되는 리튬(Li) 이차전지는 리튬 이온을 저장하는 양극과 이를 방출하는 음극 간 이온의 이동을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 전기차용 이차전지는 많은 양의 리튬 이온을 저장할 수 있는 소위 니켈(Ni)계 양극 소재를 주로 활용한다. 기존 니켈계 소재는 여러 작은 결정들이 모여 있는 다결정 구조로 전지를 충 · 방전하는 과정에서 구조적 변형이 발생하면서 수명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한 가지 방법은 ‘단결정’ 형태로 양극 소재를 만드는 것이다. 니켈계 양극 소재를 하나의 큰 입자 형태인 ‘단결정*1’ 구조로 만들면 구조적 · 화학적 안정성과 내구성을 높일 수 있다. 단결정 소재는 높은 온도에서 합성되어 단단한 특성을 지니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 이 소재의 합성과정에서 어떻게 단단해지는지, 어떤 합성 조건에서 단단해지기 시작하는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전기자동차용 니켈 양극 소재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고품질의 단결정 소재가 합성되는 특정 온도, 즉 ‘임계온도(critical temperature)’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니켈 기반 양극 소재(이하 N884*2)의 합성 과정에서 단결정이 효과적으로 만들어지는 온도를 찾기 위해 다양한 합성 온도를 탐색하고 온도에 따른 소재의 용량과 장시간 사용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관찰하였다. 연구팀은 임계온도 아래에서 합성된 기존의 다결정 소재의 경우 장시간 이차전지 사용에서 손쉽게 파괴가 발생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특정 임계 온도 이상에서는 고품질의 단결정이 쉽게 합성되면서 뛰어난 수명 특성을 가지는 소재로 바뀌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이 소재가 특정 임계 온도 이상에서는 ‘치밀화*3’ 과정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높은 온도에서 합성된 경우, 내부의 입자 크기가 커지며 소재 내부의 비어있는 공간을 조밀하게 채우는 현상이 발생한다. 치밀화를 거친 단결정은 매우 단단하여 장시간 사용에도 파괴가 거의 일어나지 않아 뛰어난 내구성을 보인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임계 온도 이상에서 단결정화가 더 유리한 소재 설계 전략임을 확인했다. 또한, 고품질의 단결정 소재를 효과적으로 합성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하였다. 박규영 교수는 “니켈계 양극 소재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합성 전략을 제시했다”라며, “더 싸고, 빠르며, 오래가는 전기차 이차전지를 위한 연구를 이어가겠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포스코홀딩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pubs.acs.org/doi/10.1021/acsami.4c00514 1. 단결정(Single-crystal) 결정 내 모든 원자들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하나의 완전한 결정을 이루고 있는 구조를 의미하며, 특히 강도와 전기적 특성, 내구성 등이 뛰어나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고성능 에너지 저장 장치에 적합하다. 2. N884 니켈계 음극 소재 중 하나다. (LiNi0.88Mn0.08Co0.04O2) 3. 치밀화(Densification) 높은 온도에서 내부의 빈 공간이 줄어들고, 입자들이 서로 밀착되면서 더 단단하고 치밀한 구조로 변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신소재 김용태 교수팀, 납, 역전류 막고 친환경 수소 경제 앞당길까
[김용태 교수팀, 알칼리성 물 전기분해 시스템 안정성 높이는 촉매 개발] 최근 신소재공학과 김용태 교수, 정상문 박사, 김윤아 석사 연구팀은 서울대 한정우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알칼리 수전해 시스템에서 역전류에 의한 열화를 최소화하는 수소 발생 촉매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표지 논문으로 지난 3일 게재됐다. 태양열과 풍력, 수력, 지열 등 신재생 에너지는 생산이 규칙적이지 않고, 날씨나 기후에 따라 수시로 변동한다. 이러한 에너지를 모아 사용하려면 이를 안정적으로 저장하고, 전력망에 전달해야 하는데, 이때 수소가 유용하게 사용된다. 수소를 생산하는 대표적인 공정은 물을 전기 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시스템(Water Electrolysis System)이다. 그중에서도 알칼리성 용액을 사용하는 알칼리 수전해 시스템(Alkaline Water Electrolysis System, 이하 AWE)은 비용이 비교적 저렴하고, 내구성이 높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의 간헐적인 공급으로 수전해조*1 열화 현상이 발생하기 쉽고,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경우 역전류로 인해 전극이 손상되며 내구성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니켈(Ni) 촉매에 납(Pb) 코팅을 도입한 새로운 솔루션을 찾았다. 일반적으로 납은 수소를 발생시키는 반응에서 활성이 낮아 촉매로 사용되지 않는 물질이다. 그런데,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수소 발생 촉매인 니켈에 납을 코팅하는 경우, 납이 조촉매*2로 작용해 양성자 탈착과 물 분해를 모두 촉진함으로써 수소 발생 효율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신재생 에너지가 간헐적으로 공급되는 환경과 유사하게 AWE 가동 · 정지를 반복한 실험에서도 이 촉매는 오히려 지속적인 산화 반응을 통해 역전류에 대한 강한 내성을 보였다. AWE 내 역전류 현상 해결을 위한 장비가 추가로 필요했던 기존과 달리 납 코팅만으로 수소 발생 효율을 높이고, 동시에 역전류에 강한 내성을 가진 촉매를 개발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김용태 교수는 “AWE 내 역전류에 의한 열화를 재료적인 솔루션으로 접근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연구가 AWE의 내구성을 높이고, 친환경 수소 경제 시대를 앞당기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adfm.202470152 1. 수전해조 수전해 시스템 핵심 부품 중 하나로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리하는 장치다. 2. 조촉매 활성 촉매와 함께 반응 속도를 높이거나 반응 선택성을 조절하는 물질을 말한다.
신소재 조문호 교수팀, 2037년 기술 전망치 넘어선, 차세대 극소형 반도체 소자 구현
[2차원 반도체 활용해, 균일하고 안정적인 1차원 금속상 최초 규명] [반도체 소자의 초미세화를 앞당길 기술… Nature Nanotechnology 誌 게재]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에서 2037년까지 전망한 반도체 기술 수준을 월등히 넘어서는 극소형 반도체 소자가 구현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반데르발스 양자 물질 연구단 조문호 단장(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원자 크기 수준으로 작은 너비의 1차원 금속*1 물질을 2차원 반도체 기술에 적용해 새로운 구조의 극소형 반도체 소자를 구현했다. 이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여는 돌파구로, 다양한 저전력 고성능 전자기기 개발의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반도체 소자 소형화가 물리적 한계에 직면하면서 2차원 반도체를 활용한 연구가 전 세계적인 기초·응용 연구로 주목받고 있다. 2차원 반도체 물질은 극도로 얇은 두께에서도 우수한 반도체 특성을 나타내므로 차세대 반도체 산업의 핵심 소재로 손꼽힌다. 다만 기술적으로 2차원 반도체 내 전자의 이동을 수 나노미터 이하의 크기인 극한까지 줄일 수 있는 공정 기술은 없어, 이를 집적회로로 확장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집적도는 반도체 칩 안에 소자가 얼마나 조밀하게 들어가 있는지를 나타내는 척도이다. 집적도가 높을수록 공정 단가가 낮아지고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칩을 구성하는 소자의 크기는 점점 작아져야 한다. 기존 반도체 공정은 실리콘칩 표면에 원하는 패턴을 빛으로 그리는 리소그래피*2 공정을 통해 집적도를 결정한다. 이는 빛의 파장 크기로 미세하게 그릴 수는 있지만, 원자 크기 정도의 극한으로 줄이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에 가깝기에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서 리소그래피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했다. IBS 연구팀은 이러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2차원 반도체인 이황화몰리브덴(MoS2)*3의 거울 쌍정 경계*4가 폭이 0.4 nm에 불과한 1차원 금속임에 영감을 얻어, 이를 반도체 소자의 게이트*5 전극으로 활용했다. 이로써 연구팀은 리소그래피 없이 게이트 길이가 원자 크기 수준인 1차원 금속 기반의 반도체 소자를 구현했으며, 극소형 반도체 소자가 기반이 되는 논리 회로 구현에도 성공했다. 이 반도체 소자는 단순한 구조와 좁은 게이트 길이 덕분에 기존 전자 장치의 회로에 존재하는 원치 않는 정전 용량을 최소화해 회로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연구팀의 성과는 기초물질과학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반데르발스 에피 성장법*6을 통해 이황화몰리브덴 결정이 만나는 경계면을 원자 하나 수준 크기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고 일렬로 정렬하여 완벽한 직선 형태의 1차원 금속상의 거울 쌍정 경계를 구현했다. 합성된 1차원 거울 쌍정 경계는 수십 마이크로미터 규모이며, 이것이 균일하고 안정적인 1차원 금속상임을 최초로 규명했다. 국제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에서 보고하는 국제 디바이스 시스템(IRDS) 로드맵에서는 집적도 측면에서 2037년까지 0.5nm 수준의 반도체 기술을 전망하며 12nm 이하의 트랜지스터 게이트 길이를 요구한다. 이번 연구 성과는 1차원 거울 쌍정 경계로 인해 변조되는 채널 영역이 약 3.9nm인 것을 입증해 실직적인 게이트 길이가 수 nm 수준임을 확인했다. 이는 산업 기술적 전망치를 월등히 넘어선 결과이며, 반도체 소자의 초미세화를 앞당길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조문호 연구단장은 “반데르발스 에피 성장으로 구현한 1차원 금속상은 새로운 물질 공정으로서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 적용되어 향후 다양한 저전력 고성능 전자기기 개발의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언급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IF=38.1) 誌에 7월 3일 게재됐다. DOI: https://doi.org/10.1038/s41565-024-01706-1 1. 1차원 금속 전자가 1차원 공간 내에서 움직일 수 있는 전도 경로를 가진 금속으로, 전자의 운동이 1차원적인 공간에서 제한된다는 물리적 특성을 갖는다. 2. 리소그래피 집적회로 제작 시 실리콘칩 표면에 만들고자 하는 패턴을 빛으로 촬영한 수지를 칩 표면에 고정한 후 화학 처리나 확산 처리하는 기술 3. 이황화몰리브덴 몰리브덴(Mo) 원자 하나에 황(S) 원자가 두 개 붙어 있는 층상 구조를 가지는 화합물로, 단일층에서 1.8 eV 정도의 밴드갭 에너지를 가진다. 4. 거울 쌍정 경계(mirror twin boundary, MTB) 서로 거울 대칭인 두 결정립이 만나 형성되는 결정립계를 의미한다. 거울 쌍정 경계를 기준으로 한쪽 영역의 원자 배열이 다른 쪽 영역의 원자 배열과 거울상을 이룬다. 5. 게이트 게이트는 전압을 인가하여 반도체 채널의 전자 밀도를 조절함으로써 전류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스위칭하거나 증폭하는 역할을 하는 핵심 전극이다. 6. 반데르발스 에피 성장법 성장 물질이 기판의 결정 방향을 따라 기판과 반데르발스 힘으로 결합되면서 성장하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사파이어 기판상에서 서로 거울 대칭인 이황화몰리브덴 결정을 성장시킬 수 있다.
화공/융합 차형준 교수팀, 말미잘과 홍합, 응급 의료의 게임체인저
[POSTECH·이화여대·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해양생물로 생체적합 지혈 드레싱 개발] 수산 자원이 풍부한 바다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해산물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 바다가 단순히 식량 자원 공급처를 넘어, 이제는 의학적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자연의 보고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화학공학과 · 융합대학원 차형준 교수, 화학공학과 이재윤 박사, 이화여대 주계일 교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이종원 교수, 김은진 연구원 공동연구팀이 해양생물인 말미잘과 홍합에서 유래한 단백질을 이용해 그물망 형태의 하이드로젤 국소 지혈 드레싱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공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사고나 응급 수술 중 환자에게 과다 출혈이 발생했을 때, 골든 타임을 지키고,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속한 지혈이 필요하다. 그러나 피부가 아닌 체내 수중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혈제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현재 체내 출혈을 막는 지혈제로 혈액 흡수와 응고 능력이 우수하고 체내에서도 잘 분해되는 피브린(fibrin)이나 콜라젠(collagen) 스펀지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재들은 상대적으로 고가이며,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크고, 혈액 내에서 조직 접착력도 부족해 출혈 부위에 제대로 붙지 않았다. 차형준 교수팀은 해양생물에서 유래한 단백질과 유전자재설계 기술을 결합해 다양한 의료용 제품을 개발 중이며, 이전 연구를 통해 홍합 접착단백질이 출혈을 막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에서는 말미잘 실크단백질이 혈액이 스스로 응고하는 과정을 돕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홍합과 말미잘을 함께 사용하여 지혈제를 개발했다. 먼저, 연구팀은 말미잘 실크단백질로 메쉬(mesh) 형태의 하이드로젤(hydrogel)을 만들었다. 여러 고분자 사슬이 얽혀 그물망 구조를 이루는 하이드로젤은 내부에 수분을 다량 포함할 수 있는데, 연구팀은 말미잘 실크단백질을 주성분으로 하는 하이드로젤을 만든 다음 동결건조해 패치를 제작했다. 그리고, 몸속과 같은 습윤 환경에서 혈액 응고 능력과 접착력이 우수한 홍합 접착단백질로 이를 코팅했다. 간이 손상된 쥐 모델로 실험한 결과, 연구팀이 만든 패치는 혈액 액체 성분인 혈장을 흡수하고, 혈액 성분들의 응집을 촉진해 기존 지혈제보다 빠르게 혈액을 응고시켰다. 그리고, 하이드로젤 패치를 손상된 부위에 효과적으로 부착한 후 봉합하고, 2주 뒤 염증 수치를 분석한 결과, 기존 지혈제에 비해 염증 수치가 낮았으며,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 현상과 괴사가 나타나는 부위도 훨씬 더 작았다. 연구를 이끈 차형준 교수는 “두 해양생물에서 유래한 단백질 생체소재만으로 지혈 효능과 생체적합성, 생분해성을 모두 갖춘 기능성 지혈제를 개발했다”라며,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회복을 돕는 흡수성 지혈제로 활용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이어가겠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연구단사업과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네이처글루텍에 기술이전 완료됐다. DOI: https://doi.org/10.1016/j.cej.2024.153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