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감종훈 교수팀, ‘농가의 재앙’ 가뭄,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다
[POSTECH·국토연구원·국립재난안전연구원, 우리나라 기후 반영한 지표로 가뭄 전망 성공]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전국 평균 강수량은 평년 수준의 절반인 28.7mm에 불과했다. 여름철 장맛비로 가뭄은 해갈됐지만 많은 물이 필요했던 파종기(3월 말~5월 초)에는 물이 부족해 농가의 피해가 극심했다. 기후 위기로 인해 날로 심각해지는 가뭄을 예측하지 못한다면 올해와 같은 일이 매번 반복될지도 모른다. 환경공학부 감종훈 교수 · 박창균 前 환경연구소 박사, 국토연구원 이상은 박사,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윤현철 박사 공동 연구팀은 자가교정 유효가뭄지수(self-calibrating Effective Drought Index, 이하 scEDI)를 기반으로 한 다중 모델 예측을 통해 가뭄을 전망하고, 가뭄 회복에 필요한 누적 강수량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지구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환경 연구 레터(Environmental Research Letter)’에 게재됐다. 농촌에서는 매년 파종기에 대비해 강수량 예보를 기반으로 댐에 물을 저장한다. 그러나 올해 초 순천 주암댐의 저수율은 28%에 불과했다. 강수량과 달리 가뭄을 예측하는 시스템은 아직 미비한 수준이며,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다른 나라의 가뭄 예측 모델을 그대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작년 감종훈 교수팀은 우리나라의 기후 상황을 고려하여 가뭄의 강도를 비교 · 분석하는 지표인 scEDI를 개발했다. 이 지표는 기존 EDI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시간적 · 공간적 변수를 보정한 값으로 강수량 예측 정보를 가뭄 예보로 해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표다. 분석 결과, 올해 3~5월 안에 가뭄을 완전히 해갈하기 위해서는 3월과 4월, 5월 누적 강수량이 각각 170mm, 310mm, 440mm가 될 때까지 비가 내려야 했다. 봄철 가뭄에 대비해 댐에 저장할 물의 양을 시기적절하게 관리하는 데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감종훈 교수는 “가뭄 해갈에 필요한 물의 양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했지만 아직 지속적인 연구와 모니터링이 필요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또, “지역적 가뭄 발생 시 유역 간 수자원 활용 등 범국가적인 물 관리 사업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가뭄에 대한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매체의 협력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행정안전부의 공동연구기술개발사업, 세종펠로우십사업 등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국문: 논문 DOI https://doi.org/10.1088/1748-9326/acfb27
신소재/친환경소재 김용태 교수팀, 번개맨, 번개별 대신 지구를 지켜라!
[POSTECH·홍익대 공동 연구팀, 열-전기화학 전지 효율 높일 실마리 찾아] 아이들의 영웅 ‘번개맨’과 인기 드라마 ‘무빙’ 속 주인공은 전기를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초능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사람의 몸에서 전기를 만드는 일이 어쩌면 초능력이 아닌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 최근 POSTECH 연구팀은 사람의 체온으로 전기를 만드는 전지의 효율을 높여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신소재공학과 · 친환경소재대학원 김용태 교수, 신소재공학과 정상문 박사 · 강승연 석사, 홍익대 신소재공학과 이동욱 교수 연구팀은 버려지는 열 에너지나 체온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열-전기화학 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표지(inside back cover)논문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가정이나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지 못한 전기는 열 에너지로 사라진다. 이러한 폐열(waste heat)과 사람의 체온으로 전기를 만드는 ‘열에너지 하베스팅(Thermal energy harvesting)’ 기술은 에너지 고갈과 기후 위기 등에 대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전기화학적으로 열을 전기로 바꾸는 이 전지는 에너지 전환 효율이 낮고, 백금 등의 귀금속 촉매가 필요해 상용화에 어려움이 많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철을 기반으로 한 촉매와 과염소산(ClO4-,) 음이온을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전지 내 전해질의 무질서도가 증가하면 전압이 높아지고, 전류의 양이 많아져 전지 효율이 향상된다. 연구팀은 과염소산으로 철 이온 쌍(Fe2+/Fe3+)이 포함된 전해질의 무질서도를 높여 전지의 효율을 향상시켰다. 그리고, 연구팀은 철과 질소, 탄소로 구성된 촉매(Fe-N-C)를 열-전기화학 전지에 적용했다. 이 촉매는 값비싼 백금 촉매 대신 수소차 연료 전지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열-전기화학 전지에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험 결과, 전지는 기존 대비 2배 이상의 높은 에너지 전환 효율을 기록했다. 또, 연구팀은 전극 제작 단가를 3,000분의 1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김용태 교수는 “상대적으로 많이 연구되지 않았던 열-전기화학 전지의 촉매 연구를 통해 시스템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모두 향상시켰다”며, “폐열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하베스팅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길 기대한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화학 박수진 교수팀, 전기차, 한 번 뽑았으면 오래 타야지
[박수진 교수팀, 듀얼 이온 전지 수명 늘리는 고분자 바인더 개발] 배터리(전지)에 저장된 전기 에너지로 주행하는 전기차는 여러 번 충전이 가능한 이차전지가 필요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리튬 이온 전지다. 그러나 제한된 에너지 저장 용량 등 여러 한계가 제기되면서 이를 대체할 차세대 이차전지로 새로운 배터리 시스템인 ‘듀얼(dual) 이온 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듀얼 이온 전지는 리튬 양이온과 음이온을 동시에 사용하는 전지다. 기존 전지와 유사하게 에너지 밀도*1가 높아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지만 충 · 방전 시 크기가 큰 음이온이 양극에 삽입되었다 분리되는 과정에서 양극의 재료인 흑연이 팽창 · 수축하며 전지의 내구성을 떨어뜨린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최근 화학과 박수진 교수 · 통합과정 강지은 씨, 화학공학과 통합과정 황진우 씨, 서울대 재료공학부 한정우 교수, UNIST 화학과 유자형 교수 · 박사과정 이승호 씨,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류재건 교수 공동 연구팀이 고분자 바인더 연구를 통해 듀얼 이온 전지의 내구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바인더(binder)는 이차전지 내에 있는 여러 화학물질을 묶어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아자이드 그룹(azide group, N3-)과 아크릴레이트 그룹(acrylate group, C3H3O2)을 사용하여 새로운 고분자 바인더를 만들었다. 아자이드 그룹은 자외선을 이용한 화학 반응을 통해 흑연과 끈끈한 공유 결합을 형성해 흑연이 팽창하고 수축할 때 흑연의 구조가 붕괴되지 않도록 한다. 또, 아크릴레이트 그룹은 흑연이 팽창하면서 바인더와의 결합이 끊어지더라도 다시 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바인더를 적용한 듀얼 이온 전지는 3,500여 회 이상 재충전된 경우에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했다. 또, 2분 이내에 원래 전지 용량의 88% 정도가 충전되는 등 급속 충전도 가능함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박수진 교수는 “듀얼 이온 전지는 지구상에 풍부한 흑연을 사용하기 때문에 리튬 이온 전지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높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전기차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듀얼 이온 전지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 C1가스리파이너리 사업,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1. 에너지 밀도(energy density) 단위 부피당 저장된 에너지량이다. 보통 이차전지의 에너지밀도는 전압에 비례하는데, 리튬 전지의 평균 전압이 3.7 V인 반면 이중 이온 전지의 평균 전압은 4.5 V로 더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진다.
신소재/친환경 김용태 교수팀, 다가오는 수소 시대, POSTECH 연구가 ‘셰르파’ 역할 할까
[김용태 교수팀, 그린수소 생산 위한 수전해 촉매 연구 방향성 제시] ‘셰르파(Sherpa)’는 원래 티베트족 계열의 고산족을 부르는 이름이었지만, 이제는 세계에서 제일 높고 험준한 에베레스트 등반을 위한 안내자를 부르는 대명사가 되었다. 이런 셰르파처럼, 수소 생산용 촉매 개발이라는 쉽지 않은 도전과제를 위한 연구가 주요 국제 학술지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소재공학과 · 친환경소재대학원 김용태 교수,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김규수 씨 연구팀은 최근 연구를 통해 향후 수(水)전해*1 촉매를 개발하기 위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학계의 주목을 받으며 화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인 ‘ACS 카탈리시스(ACS Catalysis)’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풍부한 자원인 물로부터 수소를 얻는 수전해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기술이다. 그러나 이리듐(Ir)과 같은 귀금속 촉매가 필요해 공정의 경제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고, 학계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금속과의 합금 형태로 촉매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리듐과 루테늄(Ru), 오스뮴(Os)은 수전해 촉매 연구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촉매 물질이다. 이리듐은 내구성은 높지만 활성이 낮고 비싼 반면, 루테늄은 활성이 우수하고 이리듐에 비해 저렴하지만 내구성이 좋지 않다. 오스뮴은 공정 중에 쉽게 용해되어 표면적이 큰 다공성 구조를 형성하며, 촉매의 활성을 높인다. 먼저, 연구팀은 두 금속을 사용해 촉매를 만들었다. 이리듐과 루테늄으로 구성된 촉매의 경우 각 금속의 우수한 특성이 유지되었고, 촉매의 활성과 내구성 모두 향상됐다. 또, 오스뮴이 포함된 촉매는 다공성 구조가 형성되면서 표면적이 증가해 높은 활성을 보였고, 이리듐과 루테늄의 특성도 잘 유지됐다. 이어, 연구팀은 세 가지 금속을 모두 사용해 촉매를 만들었다. 실험 결과, 촉매의 활성은 일부 증가했으나 오스뮴이 용해되는 과정에서 이리듐과 루테늄의 구조가 무너지며 내구성이 급격하게 낮아졌다. 이 조합의 경우 각 금속의 우수한 특성이 유지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촉매의 성능이 떨어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촉매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먼저, 활성과 내구성 모두 우수한 촉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동시에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2017년 세계 최초로 활성과 내구성을 고려한 복합적인 지표를 개발해 국제 학술지에 보고했으며, 이번 연구에서도 이를 활용했다. 또, 연구팀은 촉매의 표면적을 넓히기 위해 다공성 구조가 형성된 후에도 우수한 특성이 보존되는지 확인해야 하며, 다른 금속과 합금을 이룰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후보들을 잘 선정해야 한다고 것을 그 방향성으로 들었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촉매 개발 등 구체적인 성과를 제시한 것이 아니라 성공하지 못한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촉매 설계 시 고려할 사항들을 도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를 이끈 김용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수전해 촉매를 개발하기 위해 꾸준하게 연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1. 수전해(water electrolysis) 물을 전기적으로 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로 전해질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뉜다.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물체의 형태부터 윤곽선까지 원스탑으로!
[POSTECH·성균관대 연구팀, 빛에 따라 촬영 모드 전환 가능한 듀얼 메타렌즈 개발] 최근 애플에서 출시한 아이폰15 국내 사전 예약 고객 중 2030 세대 비율은 약 80%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아이폰 특유의 감성적인 색감과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 카메라다. ‘인덕션’을 떠올리게 하는 여러 렌즈 없이도 고퀄(고퀄리티)의 이미지와 영상이 가능하다면 MZ세대들의 더 많은 지지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계공학과 · 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인공지능대학원 트레본 배드로(Trevon Badloe) 씨,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예슬 · 김주훈 씨, 성균관대 양자생명물리과학원 김인기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하나의 렌즈로 이미징 모드 전환이 가능한 듀얼 메타렌즈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나노 · 재료 ·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나노(ACS Nano)’에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물체가 촬영될 때 일반 모드와 에지(Edge) 모드를 거치게 된다. 기본적인 정보를 추출하는 일반 모드와 물체의 윤곽선 정보만을 전달하는 에지 모드는 초점의 형태가 달라 서로 다른 렌즈를 사용한다. 그런데 최근 기기의 소형화 · 경량화 추세에 따라 하나의 렌즈로 두 모드를 구현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전기적으로 초점 형태가 바뀌는 메타렌즈로 이를 해결했다. 빛의 성질을 완전히 무시하는 메타렌즈는 나노 단위의 인공 구조체로 이루어져 있다. 연구팀은 크기와 모양, 회전 등 구조체의 특성을 조정하여 빛의 편광이 가진 회전 방향에 따라 일반 모드와 에지 모드 간 전환이 가능한 듀얼 모드 이미징 메타렌즈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 렌즈는 액정(LC) 층에 가해지는 전압에 따라 초점을 바꿀 수 있어 액정의 전환 속도인 밀리초(milisecond, 1000분의 1초) 단위로 고속 모드 전환이 가능했다. 또,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가시광 영역에서 손실이 적은 수소화된 비정질 실리콘을 나노구조체로 사용했는데, 렌즈의 효율도 빨강(Red)과 초록(Green), 파랑(Blue) 파장에서 각각 32.3%, 31.7%, 20.4%로 높게 나타났다. 하나의 렌즈로 두 모드를 구현하며,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얻는 데 성공한 것이다. 노준석 교수는 “세포 반응과 약물 스크리닝 등 바이오 이미징 분야에서 빠르게 고해상도 이미지를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되었다”며, ”스마트폰과 가상현실(VR) · 증강현실(AR) 기기, 고정형 라이다(LiDAR)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포스코 산학연 융합연구소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아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3D 프린팅과 나노 입자 공동 조립을 통한 다중 소재 메타물질 공정 개발
[노준석 교수팀, 용액 공정 3차원 프린팅을 통해 메타물질 공정에 적용가능한 소재의 스펙트럼을 대폭 넓혀] 해리포터의 투명망토로 잘 알려진 메타물질은 빛의 성질을 완전히 무시하는 나노 인공 구조체다. 이 기술이 실생활에 적용되려면 제작 공정이 상용화되어야 하는데, 거기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따른다. 최근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김원근 연구원, 통합과정 김홍윤 씨 연구팀은 3차원 나노 프린팅과 공동(共同) 조립 기술을 결합한 공정법을 개발해 메타물질의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이번 연구는 나노 · 마이크로 재료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스몰(Small)’에 게재됐다. 메타물질은 실리콘과 레진(플라스틱) 등 물질의 표면을 물리·화학적으로 증착하고, 깎는 공정(lithography)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공정은 비용이 매우 높고, 적용가능한 물질에 제한이 있어 최근 학계에서는 표면을 깎아내는 방식이 아니라 반대로 입자를 쌓아가며 메타물질을 만드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3차원 나노 프린팅 기술과 공동 조립 기술을 이용했다. 먼저, 연구팀은 크기가 서로 다른 실리카(유리)와 금 나노 입자를 라즈베리 형태의 메타분자(Raspberry-like metamolecule)로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층층이 쌓아올려 밀리미터(mm) 크기의 메타물질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공정보다 경제적인 장비를 이용하여 원하는 형태로 메타물질을 만드는 공정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제안한 공정으로 제작된 메타물질은 가시광선 영역에서 큰 산란광(光) 감소 효과를 보이는 등 빛을 제어하는 데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용액 상에 존재하던 메타분자의 광학적 특성을 전문적인 장비로 검증했던 기존과 달리 밀리미터 크기의 구조체를 통해 간단한 현미경 셋업은 물론이고 육안으로도 그 결과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연구팀은 메타물질에 사용된 실리카와 금 나노 입자의 비율을 조정하여 광학적 특성을 세밀하게 조작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노준석 교수는 “기존 메타물질 제조 공정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유로운 형태의 나노 광자의 설계와 구현이 가능해졌다”며, “이 기술은 사용되는 물질 선택의 자유도가 매우 높아 양자점, 촉매 입자, 고분자 등 다양한 물질을 공정에 적용할 수 있어 메타물질 연구 이외에도 센서와 디스플레이와 등 다양한 분야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포스코 산학연융합연구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RLRC지역선도연구센터, 미래융합 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인덕션’ 휴대폰 카메라 렌즈, 이제는 하나로
[노준석 교수팀, 빛의 회전방향에 따라 초점 위치 조절하는 메타렌즈 기술 개발] 휴대폰 뒷면에는 인덕션처럼 카메라 렌즈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물체와의 거리에 따라 사용되는 렌즈가 다르고, 매번 렌즈를 바꿔 끼울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개의 렌즈가 필요하다. 렌즈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카메라의 성능은 좋아질지 몰라도 디자인은 포기해야 한다. 하나의 렌즈로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빛의 성질을 제어할 수 있는 메타물질과 같은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최근 기계공학과 · 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인공지능대학원 트레본 배드로(Trevon Badloe) 씨,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성준화 씨 연구팀은 하나의 메타렌즈로 초점 위치를 자유롭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 · 재료 ·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게재됐다. 나노미터(nm) 크기의 인공 구조체인 메타렌즈는 다양한 빛의 특성을 제어하고, 기존 렌즈의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광학 소자다. 광학 기기의 소형화 추세에 따라 이러한 특성을 가진 메타렌즈가 큰 주목을 받고 있으며, 최근 들어 여러 기능을 하나의 메타렌즈에 담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메타렌즈를 구성하는 구조체 설계 방법에 변화를 주었다. 구조체의 너비와 길이 등을 조절해 입사 · 투과되는 빛의 회전 방향에 따라 초점의 위치를 변경할 수 있는 렌즈를 설계한 것이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설계 방법의 가능성을 확인한 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렌즈를 개발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렌즈는 빛이 회전하는 방향에 따라 초점의 위치를 변화시켰다. 일반적인 메타렌즈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물론, 빛을 굴절시켜 왼쪽 또는 오른쪽 위치에 초점을 모으거나 도넛 모양으로 이미지의 초점을 맞추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노준석 교수는 “기존 렌즈의 한계를 넘어 하나의 렌즈로 초점 위치를 다양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며, “카이랄*1 생체 분자 이미징이나 광학 컴퓨팅, 컴퓨터 비전*2 분야에서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포스코 산학연 융합연구소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아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카이랄(chiral) 입자나 분자가 그림자 이미지와 같이 대칭이 아니라, 왼손과 오른손처럼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구조다. 2.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 컴퓨터가 시각적 정보를 처리하고 해석하는 인공 지능 분야다.
기계 안지환 교수팀, 그린 수소, 해답은 반도체 기술에 있다
[POSTECH·서울과학기술대·UC Merced 공동 연구팀, 반도체 공정으로 고체 산화물 수전해 전지 효율 향상] 최근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2030년을 기점으로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의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그 근거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 에너지 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언급했다. 이러한 친환경 에너지 기술 중 하나인 고체 산화물 수전해 전지(이하 SOEC)*1는 재생 에너지 기반 전력으로 물을 전기 분해하여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SOEC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루테늄(Ru), 이리듐(Ir)과 같은 귀금속 촉매를 사용할 수 있지만 단가가 높고 매장량이 제한되어 있어 활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POSTECH 연구팀이 최신 반도체 공정을 활용하여 그 한계를 극복했다. 기계공학과 안지환 교수,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환경연구소 김형준 박사, 미국 캘리포니아대 머세드 캠퍼스(The University of California, Merced) 기계공학과 이민환 교수 · Haoyu Li(하오위 리) 씨 공동 연구팀은 플라즈마*2를 활용한 원자층 증착 공정을 통해 아주 적은 양의 루테늄으로 SOEC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해당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ACS 카탈리시스(ACS Catalysis)’에 게재됐다. ‘원자층 증착 공정(Atomic layer deposition, 이하 ALD)’은 기판에 원자층 단위로 매우 균일하고 얇은 막을 입히는 방법으로 최근 반도체 소자의 소형화에 따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ALD 공정에 플라즈마를 결합한 공정(Plasma enhanced ALD, 이하 PEALD)을 통해 SOEC의 전극에 7.5Å(옹스트롬, 10-10미터) 정도의 매우 얇은 루테늄을 증착시켰다. 산소 전극 표면에 얇게 증착된 루테늄은 산소 발생 반응을 촉진함과 동시에 전극을 구성하는 스트론튬(Sr)과 화합물(SrRuO3)을 형성해 스트론튬이 전극에서 분리되지 않도록 하여 SOEC의 내구성을 높였다. 실험 결과, 얇은 루테늄 막이 코팅된 SOEC의 수소 생산 성능이 기존 전지 대비 49.1% 향상되었다. 또, 수소로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 연료전지에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전지의 성능이 기존 대비 31.9% 증가했다. 매우 적은 양의 루테늄 양방향 촉매로 수소를 생산하고, 수소로 전기를 만드는 두 전지의 성능을 모두 높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안지환 교수는 “최신 반도체 공정인 PEALD로 극미량의 안정적 촉매를 제작함으로써 SOEC 및 연료전지(SOFC)의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국내의 우수한 반도체 공정 기술이 수소와 재생 에너지 분야의 기술 혁신을 이끄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대학중점연구소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1. 고체 산화물 수전해 전지(Solid Oxide Electrolyzer Cell) 물을 전기 분해하여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는 고체 산화물 기반 고온 수전해 전지를 말한다. 2. 플라즈마(plasma) 기체가 초고온 상태로 가열되어 전자와 양전하를 가진 이온으로 분리된 상태를 말한다.
화학과 박문정 교수팀, 전기차, 지구와 운전자 모두를 지켜라
[박문정 교수팀, 이온 전도성과 안정성이 높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 소방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작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전기차 화재 발생 건수는 44건이다. 이는 전년도인 2021년에 발생한 24건보다 약 두 배 많으며, 올해 상반기에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는 이미 40건을 넘었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전기차, 지구와 운전자 모두 지킬 수 있을까?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핵심 구성 요소 중 하나는 리튬 이온의 이동을 통해 전하 균형을 맞추는 전해질이다. 그런데, 액체 상태인 전해질은 누출의 위험이 있고, 외부의 충격이나 열에 의한 화학 반응으로 인해 최고 1,000도까지 달아오르는 화재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전고체(All-Solid-State)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고체 전해질이 액체 전해질에 비해 이온 전도도가 낮아 출력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최근 화학과 박문정 교수 · 김보람 박사 연구팀은 크기가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나노 입자가 격자 구조화된 이종 나노입자 전해질을 합성하여 이온 전도성과 기계적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켰다. 또, 이를 핵심 구성품으로 하는 전고체 리튬-황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재료공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머티리얼즈 호라이즌스(Materials Horizons)’ 표지 논문(front cover)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리튬 배터리에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면 폭발의 위험은 낮아지지만 낮은 이온 전도성과 충전 속도가 문제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안과 밖의 분자 구성이 다른 두 코어(core)-쉘(shell) 나노 입자를 조립해 초격자 고체 전해질을 만들었다. 촘촘한 격자 구조로 리튬 이온이 지나가는 통로의 폭을 좁혀 이온이 흩어지지 않고, 잘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그리고, 연구팀은 이 초격자 구조를 조절하여 리튬 이온 수송에 최적화된 고체 전해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고체 전해질 기반 전고체 배터리는 섭씨 25도에서 뛰어난 이온 전도도(10-4 S/cm)와 리튬 전이율(0.94)을 기록했다. 또한, 넓은 온도 범위(25~150°C)에서도 높은 탄성계수(0.12 GPa)를 가지며, 최대 6V(볼트)의 전압에서도 작동하는 등 우수한 물리 · 화학적 안정성을 보였다. 무엇보다 200회 이상 사용된 후에도 높은 방전 용량(600mAh/g)을 유지하며 높은 내구성과 효율을 자랑했다. 차세대 전지로 각광받고 있는 리튬-황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교체하여 전고체 배터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박문정 교수는 “액체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고 리튬-황 배터리에 고체 전해질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연구가 미래의 리튬 배터리 연구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사업과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신소재/IT융합 정성준 교수팀, 신호 감지부터 처리까지, 원스탑(one-stop)으로!
[POSTECH·세종충남대병원·英캠브리지대 연구팀, 고해상도 삽입형 뇌 신호 증폭 센서 개발] 뇌 질환을 연구하고,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뇌가 보내는 신호를 측정하고 처리해야 한다. 뇌에 부착되는 ‘신경 프로브(neural probe)’는 미세한 생체 신호를 감지할 수는 있지만 이를 증폭시키고 처리할 수 없어 별도의 증폭기가 항상 필요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오랫동안 가정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잉크젯(inkjet) 프린터’에서 그 해법을 찾았다. 신소재공학과 · IT융합공학과 정성준 교수 ·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이용우 씨, 세종충남대병원 김은희 교수, 영국 캠브리지대(University of Cambridge) 조지 말리아라스(George Malliaras) 교수 공동 연구팀은 생체 신호를 수집하고, 증폭과 처리를 동시에 수행하는 통합 센서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재료과학 분야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의 속표지 논문(inside cover image)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잉크젯 인쇄 기술은 피코리터(picoliter, 10-12) 단위의 매우 작은 잉크 방울을 종이나 기판에 뿌려 패턴을 인쇄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먼저 뇌의 표면에 잘 부착될 수 있는 유연한 소재로 두께가 머리카락 두께의 약 100분의 1 수준인 매우 얇은 기판을 만들었다. 그리고 잉크젯 기술을 이용해 생체 신호를 감지하는 센서와 이를 증폭 · 처리하는 센서를 하나의 기판 위에 인쇄했다. 신호 감지부터 처리까지 거의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뇌 신호 증폭 센서’를 개발한 것이다. 이어,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개발한 센서의 성능을 실험했다. 그 결과, 쥐의 대뇌 피질 부분에 부착된 통합 센서는 뇌에서 발생한 신호를 높은 해상도로 빠르게 기록했다. 기존 센서와 달리 신호 감지와 증폭, 데이터 처리를 거의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처리 속도와 해상도를 높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정성준 교수는 “이 기술은 원하는 부분에 자유롭게 패턴을 인쇄할 수 있어 이를 적용하면 추후 개인 맞춤형 생체 신호 측정기기를 제작할 수 있다”며, “새로운 센서-신호처리 패러다임으로 뇌 질환 연구 · 치료에 큰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역의 미래를 여는 과학기술 프로젝트의 지원으로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