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융합 김상욱 교수팀, 인공지능이 돕는 신약 임상시험, 더 이상의 실패는 없다
[김상욱 연구팀, 유전자 표현형 불일치 빅데이터를 이용해 약물 승인 예측] 신약 개발은 새로운 치료법을 찾고, 질병을 예방하는 등 의학과 인류의 건강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분야다. 그런데, 그 과정 중에서도 실험실에서 약물의 효능과 안정성을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관문인 임상시험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임상시험 단계에서 약물이 승인되지 않는 경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상 전 모든 단계를 통과한 약물이 왜 임상시험 단계에서 실패하는지 그 원인을 찾고, 약물의 승인 여부를 미리 추측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생명과학과 · 융합대학원 김상욱 교수, 생명과학과 통합과정 박민혁 씨 연구팀은 머신러닝*1을 이용해 임상시험 전 약물의 성공 가능성과 부작용을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의학 저널인 ‘더 란셋(The Lancet)’의 자매지인 ‘이바이오메디슨(eBioMedicine)’에 게재되었다. 임상시험 전 단계까지는 동물 또는 세포주*2 등을 모델로 실험이 진행된다. 이러한 모델들과 사람의 체내에서 약물 표적 유전자의 역할과 발현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약물의 효능이나 독성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그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 실험 결과와 달리 실제 환자에게 투여했을 때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모델과 사람에서 나타나는 약물 유전자 표현형 차이’에 주목했다. 약물 유전자 표현형은 약물 유전자가 발현되는 정도를 반영하는 지표로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 그 효과가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임상시험을 거친 약물 약 2,500여 개를 대상으로 유전자 표현형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약물의 유전자 표현형이 모델과 사람에서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 실제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거나 위험한 물질로 분류된 경우가 많았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임상시험에서 약물 승인 여부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연구는 약물의 화학적 정보만을 이용했기 때문에 모델과 사람 간 유전적인 차이가 반영되지 않았다. 반면, 연구팀은 화학적 접근 방식과 유전자 중심 접근 방식을 결합함으로써 보다 정확하게 약물의 안전성과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를 이끈 김상욱 교수는 “그동안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성공 여부를 예측하는 기술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약물의 승인 가능성을 예측하여 신약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1.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컴퓨터를 학습시켜 패턴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거나 원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기술이다. 2. 세포주(Cell line) 생체 밖에서 계속적으로 배양이 가능한 세포 집합으로 세포주들은 다세포 생물의 분자생물학, 세포학, 생화학 연구에 널리 사용된다.
IT융합/기계 박성민 교수팀, ‘빛’을 이용한 센서, 재활 치료의 한 줄기 ‘빛’
[박성민 연구팀, 컴퓨터 비전과 광학 센서를 통해 기존 스트레인 센서 한계 극복] 최근 국내 한 기업이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재활을 위한 웨어러블(wearable) 로봇을 병원에 기증했다. 환자가 이 로봇을 입으면 걷거나 앉는 동작을 할 때 근육과 관절 운동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스마트 워치나 안경처럼 사람들이 착용하거나 피부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는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이처럼 누군가에게는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선물할 수도 있다. 이런 재활 웨어러블 기기에 사용되는 ‘스트레인 센서(Strain sensor)’는 특정 부위의 물리적 변화를 전기적 신호로 변형하여 정보를 분석한다. 쉽게 구부러지며, 가벼운 소재로 만든 ‘소프트(soft) 스트레인 센서’는 피부에 더 잘 부착되어 미세한 물리적 변화도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소프트 스트레인 센서’는 온도와 습도 등 외부 요인에 취약해 내구성이 낮으며, 제조 공정이 복잡해 상용화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IT융합공학과 · 기계공학과 박성민 교수,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홍성욱 씨 연구팀은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1 기술을 광학 센서에 접목하여 소프트 스트레인 센서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인 ‘npj 플렉서블 일렉트로닉스(npj flexible electronics)’에 개재되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컴퓨터 비전 기반 광학 스트레인(Computer Vision-based Optical Strain, 이하 CVOS)’ 센서 기술을 개발했다. CVOS 센서는 전기적 신호를 사용하는 기존 센서와 달리, 마이크로(Micro) 사이즈의 광학 패턴을 컴퓨터 비전과 광학 센서로 분석하여 변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기술은 센서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요소들을 근본적으로 배제하여 내구성을 높이고, 제조 공정을 간소화하여 센서의 상용화에 매우 유리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CVOS 센서는 기존 센서들이 2축 방향만 감지했던 것과 달리 실시간 다축성 스트레인 매핑*2을 통해 3축 회전 동작까지 감지했다. 하나의 센서로 다양하고 복잡한 신체 움직임을 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재활 치료용 신체 보조기에 CVOS 센서를 적용한 실험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그리고, 이 센서는 신호 검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최소화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응답 보정 알고리즘을 탑재해 결과의 신뢰성이 높으며, 1만 회 이상 반복된 실험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했다. 연구를 이끈 박성민 교수는 “CVOS 센서를 통해 다양한 방향과 각도의 신체 동작을 구분함으로써 효과적인 재활 치료가 가능하다”며, “목적에 따라 설계 지표와 알고리즘을 변경한다면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적용할 수도 있어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기술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1. 컴퓨터 비전 컴퓨터가 디지털 이미지나 비디오 데이터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기술이다. 2. 실시간 다축성 스트레인 매핑 컴퓨터 비전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센서와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여러 축 방향의 변형을 지도로 시각화하는 기술이다.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물에 녹아 사라지는 몰드, 메타표면 상용화 앞당기다
[POSTECH · 고려대 공동 연구팀, 수용성 몰드로 고해상도·고종횡비 대면적 메타렌즈 생산] 스마트폰 뒷면에 툭 튀어나온 카메라는 언제쯤 사라질까? 빛의 성질을 완전히 무시하는 ‘메타표면’을 적용하면 카메라 렌즈 두께를 기존 대비 1만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높은 제작 비용과 까다로운 공정의 벽은 아직 높기만 하다. 그런데 최근 물속으로 사라지는 ‘몰드(mold)’로 메타표면 제작 공정 효율을 향상시킨 연구가 발표됐다. 기계공학과 · 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주훈 씨,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이헌 교수 공동 연구팀은 수용성 몰드를 개발하여 결함 없이 고해상도 · 고종횡비 메타표면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광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학술지인 ‘포토닉스(PhotoniX)’에 개재되었다. 메타표면을 제작하는 두 가지 주요 기술이 있다. ‘전자빔 리소그래피(Electron beam lithography)’는 전자빔으로 패턴을 하나씩 그려 메타표면을 생산하는 기술로 비용적인 부담이 크고, 공정 속도가 느리다. 반면, 패턴이 새겨진 몰드를 사용해 도장처럼 구조체를 찍어내는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Nanoimprint lithography)’는 비용이 저렴하며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몰드와 분리하는 과정에서 구조체가 손상될 수 있고, 구조체가 커질수록 더 잘 손상되기 때문에 메타표면에 요구되는 고해상도와 고종횡비를 모두 달성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용성 나노임프린트 몰드를 개발했다. 몰드에서 구조체를 떼어내지 않고, 물에 몰드를 녹여 구조체와 분리시킴으로써 구조체에 손상을 주는 과정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수용성 몰드는 물에 잘 녹으면서 유연한 폴리비닐알코올(Polyvinyl alcohol, PVA)을 사용해 제작되었다. 이어, 연구팀은 수용성 몰드를 이용해 실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100 나노미터(nm) 이하의 작은 구조체를 전사*1하기 충분한 높은 해상도와 높은 종횡비(10:1)로 1센티미터(cm) 크기의 대면적 메타렌즈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또, 가시광선 영역에서 기능이 저하되지 않고, 성능을 유지했다. 공정비용이 저렴하고 속도가 빠른 나노임프린트 공정으로 고해상도 · 고종횡비 모두 이룬 것이다. 연구를 이끈 노준석 교수는 “수용성 몰드로 손쉽게 나노임프린팅에서 고해상도와 고종횡비 모두 달성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며, “현재 함께 개발 중인 심자외선 리소그래피 기반 대면적 몰드 제작 기술과 함께 적용되어, 렌즈뿐 아니라 다양한 메타표면을 저렴하고, 빠르게 대량 생산해 메타표면의 상용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미래융망융합기술파이오니아 사업, POSCO 산학연 융합연구소 사업 등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1. 전사 원본의 특정한 패턴을 다른 기판(표면)에 복사하여 옮기는 과정이다.
기계 안지환 교수팀, 2차원 소재 상용화를 위한 길, 자외선 원자층 공정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다
[POSTECH · 서울과기대 · 싱가포르 난양공대 공동 연구팀, 고품질 그래핀-유전막 계면 구현하는 원자층 공정 및 장비 기반 기술 개발] 매우 얇고 유연하면서도 강도와 전기 전도성이 우수한 그래핀(Graphene)은 2004년 대중에게 처음 알려졌지만 소자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공정상의 많은 과제들이 존재했다. 예를 들어 그래핀 전극 기반 트랜지스터 제작을 위해서는 그래핀 표면에 매우 얇은 유전막*1을 증착해야 하는데, 많은 공정들은 진행 중 그래핀의 전기적 성질을 떨어뜨리거나 결함을 유발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기계공학과 안지환 교수, 싱가포르 난양공대 기계공학과 신정우 박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MSDE(생산시스템·설계공학)학과 박건우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그래핀 전극 표면에 직접 개발한 자외선 보조 원자층 증착 공정(이하 UV-ALD)을 적용하여 고품질의 그래핀-유전막 계면을 구현하였다. 이 연구는 해당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일렉트로닉 머티리얼즈(Advanced Electronic Materials)’ 7월호 표지 논문(front cover article)으로 게재되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최초로 2차원 소재인 그래핀 표면 유전막 증착 공정에 UV-ALD를 적용했다. ‘원자층 증착 공정(Atomic layer deposition, 이하 ALD)’은 기판에 원자층 단위로 두께가 제어되는 매우 균일하고 얇은 막을 입히는 방법으로, 최근 반도체 소자의 미세화에 따라 중요성 및 활용도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이 공정에 자외선을 결합한 UV-ALD은 기존 ALD에 비해 치밀한 유전막 증착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래핀과 같은 2차원 소재 가공 공정에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 연구팀은 그래핀 표면상 원자층 유전막 증착 시 저에너지(10 eV*2이하) 자외선을 조사해주며 공정을 진행했다. 그 결과, 특정 조건(공정 사이클당 5초 이내)에서 특성 저하 없이 그래핀 표면을 활성화시킴과 동시에 저온(섭씨 100도 이하)에서도 고밀도 · 고순도 원자층 유전막 증착이 가능함을 입증하였다. 또한 UV-ALD 공정을 활용한 그래핀-유전막 기반 트랜지스터(Graphene-FET) 구현 시, 그래핀의 우수한 전기적 특성이 그대로 보존되어 기존 ALD 공정 활용 대비 전하 이동도가 약 3배 높아짐과 동시에, 그래핀 표면 결함 감소로 인해 디락 전압*3도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를 이끈 안지환 교수는 “자외선과 결합된 원자층 유전막 증착 공정을 이용해 고품질의 그래핀-유전막 계면을 형성할 수 있었다”며, “2차원 소재 특성 저하없이 균일한 원자층 유전막을 증착한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2차원 소재 기반의 차세대 반도체 소자 및 에너지 소자 공정 개발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의 나노융합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1. 유전막(dielectric film)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물질로 만들어진 얇은 층으로 전자기기 내부에서 전기 신호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다른 부품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2. 전자볼트(eV) 전기를 띤 입자가 가진 에너지의 측정 단위로, 1eV는 1V의 전압에서 1개의 전자를 가속할 때 전자가 얻는 운동에너지의 크기다. 3. 디락 전압(Dirac Voltage) 디락 전압은 전도율이 최소가 되는 게이트-소스 간 전압을 말하며, 이상적인 그래핀 일수록 0V에 가까운 값을 보이게 된다.
화학 이인수 교수팀, ‘니켈-팔라듐-백금’ 더 가까운 수소를 위한 삼총사
[이인수 교수 연구팀, 위치 선택적 미세증착 공정으로 수소 발생 촉매 효율 향상]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까지 등록된 수소차는 약 3만여 대로 2018년과 비교했을 때 약 3배 정도 증가했다. 그러나, 전국에 있는 수소 충전소의 숫자는 135개에 불과하다. 수소차 및 수소 에너지를 대중화하기 위해서는, 수소 연료의 생산 비용을 낮추어 경제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물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수전해-수소발생 촉매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화학과 이인수 교수 · 수맨 두타(Soumen Dutta) 연구교수 · 통합과정 구병수 씨 연구팀은 두 가지 금속이 위치 선택적으로 증착된 백금 나노촉매를 개발해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 생산의 효율을 높였다.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에서 영향력이 높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지에 게재되었다. 수 나노미터(nm) 크기의 촉매 표면의 특정한 위치에 다른 물질을 선택적으로 증착시키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의도하지 않은 위치에 증착된 물질이 오히려 촉매 활성자리를 막거나 서로의 기능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 분해를 활성화하는 니켈이나 수소 이온이 수소 분자로 변환되는 반응을 촉진하는 팔라듐을, 하나의 물질에 동시에 증착해 함께 사용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연구팀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나노반응기*1를 이용하여 2차원 형태의 판상형 나노결정 위에 증착되는 금속의 위치를 미세하게 제어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2차원 백금 나노결정의 여러 결정면에 각기 다른 물질로 도포할 수 있는 나노 스케일 미세증착 공정을 개발하였다. 할 수 있는 나노스케일 미세공정을 개발하였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연속적 증착 방법을 통하여 2차원 백금 나노결정의 평면과 가장자리에 각각 팔라듐과 니켈 나노 박막이 선택적으로 도포된 형태의 ‘백금-니켈-팔라듐’ 삼금속 하이브리드 촉매 물질을 합성하였다. 하이브리드 촉매의 서로 다른 위치에 구획되어 형성된 니켈/백금과 팔라듐/백금 계면은, 각각 물 분자 분해 과정과 수소 분자 생성 과정을 촉진하여 두 과정이 협동적으로 일어나는 수전해-수소발생 반응의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실험 결과, 삼금속 하이브리드 나노촉매는 기존의 백금-탄소 촉매에 비해 약 7.9배 향상된 활성을 보였다. 또, 50시간 정도의 오랜 반응에서도 활성을 유지하며 높은 안정성을 보였다. 기존의 하이브리드 촉매들이 지녔던, 이종 계면들 사이의 기능적 간섭이나 충돌의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인수 교수는 “공정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하이브리드 물질에서 이종 계면을 결합하는 데 성공했다”며, “수소 반응에 최적화된 촉매 재료 개발에 널리 적용되기를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1. 나노반응기 화학반응이 수 나노미터 크기의 공간에서 한정되어 일어나도록 하는 나노물질로, 이번 실험에서는 나노결정 표면에 금속의 증착을 조절하는 데 사용되었다.
생명 김종경 교수팀, ‘건강하게 나이들자!’ 지방세포 노화 촉진 새 기전 규명
[노화 연관 만성 대사질환 제어하는 신규 타깃 도출] [고려대 구승회 교수팀, KBSI-포스텍 연구팀과 공동연구 결과 발표] [노화연구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 Nature Aging 게재돼] 노화 연관 만성 대사질환을 유발하는 신규 신호전달 경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생명과학부 구승회 교수 연구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황금숙 책임연구원 연구팀, 그리고 포스텍 생명과학과 김종경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하여 “노화에 의한 BCAA*1 대사회로의 저하가 지방세포의 기능 이상 및 만성 대사질환을 유발하는 신규기전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노화 연구분야 세계 최고의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 IF=16.6)에 런던 현지시각 7월 24일자 논문으로 게재됐다. 지방조직은 에너지 대사 항상성 조절의 핵심적 기능을 수행한다. 세포노화 (cellular senescence)는 지방조직을 구성하는 지방세포, 지방전구세포 및 다양한 면역세포들에서 일어나며, 이들이 분비하는 SASP (senescence 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2는 노화 촉진과 지방조직의 기능저하를 유발한다. 그 결과, 간이나 근육세포의 지방 축적 및 인슐린 저항성*3 증가에 따른 대사질환을 유발하여 건강수명 (health span)을 감소시킨다. 연구진은 이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간에서 CRTC2*4 과활성화가 인슐린 저항성 및 지방간과 비만을 유도함을 밝혔었다. 하지만, 지방세포에서의 CRTC2가 노화 및 지방조직 기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노화에 따른 지방세포에서의 CRTC2증가가 세포노화를 촉진하여, 궁극적으로 지방조직의 기능상실 및 노화 연관 만성 대사질환의 원인이 됨을 최초로 확인했다. 지방조직에서 CRTC2는 PPAR gamma*5의 발현을 낮춰서 branched-chain 아미노산 (BCAA)의 분해를 억제하며, 이를 통한 mTOR complex 1 (mTORC1*6)의 활성증가를 유발함을 대사체-전사체 통합 분석을 통해서 밝혀냈다. mTORC1의 활성증가는 cellular senescence를 유발하고, 미토콘드리아 항상성을 제어하여 노화를 촉진한다. 노화 생쥐의 지방세포에서는 SASP, 특히 IL-1beta 및 TNF-alpha의 분비가 증가되며, 이는 지방전구 세포의 분화능 억제 및 면역세포 조절을 통하여 지방세포 리모델링을 유도함을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을 통하여 확인했다. 특히, CRTC2를 지방세포에서 제거한 생쥐에서는 BCAA-mTORC1 축의 활성화가 제한되어, 궁극적으로 노화에 의한 만성 대사질환 유발이 억제되는 것을 밝히게됐다. 이는 CRTC2 또는 BCAA 분해 조절을 통한 노화 현상 억제가 가능함을 시사한다. 구승회 고려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융합 오믹스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노화에 의한 CRTC2의 지방세포에서의 증가가 BCAA 분해 억제를 통하여 세포노화 및 대사질환을 유발하는 핵심 원인임을 최초로 밝혔다. 따라서, 지방세포에서 선택적으로 CRTC2를 억제하거나 PPAR gamma를 활성화시키게 되면 노화 억제 및 건강수명 연장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국가마우스표현형 분석사업 및 중견연구자사업,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첨단장비기반 멀티오믹스 빅데이터 융합플랫폼 구축사업 및 바이오 연구소재 활용기반조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BCAA Branched-chain amino acid는 지방족 분지 곁사슬을 가지고 있는 아미노산으로 leucine, isoleucine, valine을 통칭함. 혈액내 BCAA 농도는 비만 및 인슐린 저항성을 나타내는 사람과 생쥐 모델에서 증가됨. 실제로 BCAA 제한 식이는 비만 생쥐 모델의 인슐린 민감도 및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며, 초파리 및 생쥐 모델에서 수명 연장 효과도 나타냄. 2. Senescence associated secretory phenotype (SASP) 세포노화 (senescence)가 촉진된 세포에서 분비하는 전염증성 사이토카인, 성장인자 및 단백질 분해 효소를 통칭함. 이들 SASP factor는 주변세포의 세포노화를 촉진하고 만성염증반응 및 세포 섬유화를 촉진하고 줄기세포의 기능을 억제함. 또한 지방세포의 분화를 억제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유도하는 작용도 보고된 바 있음. 3. 인슐린 저항성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정상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태로, 간에서는 포도당 생성의 효과적 억제가 일어나지 못하고, 지방이나 근육세포로의 포도당 흡수가 제대로 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함. 4. CRTC2 CREB의 전사도움 인자로서, 간에서는 포도당 생성의 주요 유전자들의 발현 및 miR-34a의 발현 조절을 통하여 인슐린 저항성, 지방간 및 비만을 유도함. 5. PPAR gamma 핵수용체의 한 종류로서, 지방세포 분화의 핵심 인자임. Thiazolidinedione drug에 의해 활성이 증가되며, 인슐린 민감도를 높이는 제2형 당뇨병의 타겟으로 연구되어 왔음. 6. mTORC1 mechanistic target of rapamycine complex 1의 약자로서 성장인자, 세포 에너지 상태, 스트레스 또는 아미노산을 감지하여 활성이 조절되며, 주로 생장 및 단백질, 지질 합성 등의 동화작용을 활성화하고 반대로 이화작용을 억제함. mTORC1의 과활성은 암, 심혈관 질환 및 당뇨병과 연관되어 있으며 노화 유발의 인자로도 인지되고 있음.
IT융합/전자 백창기 교수팀, 되풀이되는 악몽... 죽음의 가스를 막아라
[백창기 교수 연구팀, 고감도 경량화 불산 검출 센서 개발] 2012년 9월, 경북 구미시의 한 공장에서 불산이 누출되어 작업 중이던 근로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뿐 아니라 공장 근처에 살고 있던 주민 12,000여 명이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으며, 인근 기업과 민가에서 발생한 피해는 약 500억 원에 달했다. 한순간에 마을을 지옥으로 만든 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불산 누출로 인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불산은 철강과 유리,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산업에서 널리 활용되며, 반도체 표면을 깎아내는 공정에 사용되는 물질이다. 상온에서 기체로 존재하는 불산은 사람의 뼈를 녹일 정도로 강한 부식성을 갖고 있으며,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불산 누출로 인한 사고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불산이 조금이라도 누출되었을 때, 바로 감지할 수 있는 정확한 센서가 필요하다. 최근 IT융합공학과 · 전자전기공학과 백창기 교수, 전자전기공학과 박사과정 곽현탁 씨 연구팀은 매우 적은 양의 불소 화합물도 검출할 수 있는 고감도 · 초경량 센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센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높은 학술지 ‘센서와 작동기 B: 화학(Sensors and Actuators B: Chemical)’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불산 감지 센서는 크기가 매우 크고, 제작 기술 대부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산업현장마다 센서를 설치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크기가 작고 가벼우면서도 아주 적은 양의 불산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제작하고자 했다. 연구팀은 센서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10 나노미터(nm) 두께의 실리콘 나노시트를 사용했으며, 반응성이 높은 불화 란탄(Lanthanum Fluoride)을 불소 감지막으로 활용했다. 또, 트랜지스터로 불산의 농도를 전기적 신호로 변환시킴으로써 아주 적은 양의 불산도 빠르고 정확하게 감지하는 초경량 · 고감도 불산 센서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 대기나 수중에서 불산 가스와 용액을 선택적으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센서와 비교했을 때, 연구팀의 센서는 가스 형태의 불산을 약 3.3배, 용액 상태의 불산을 약 390배 더 잘 감지했으며, 실시간으로 주입되는 불산의 농도를 오차율 5% 이내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를 활용한 모바일 센서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차세대 불산 검출 센서로서의 활용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백창기 교수는 “실리콘 반도체 공정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상용화학센서 대비 초소형, 저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다”며, “다양한 유해 화학가스를 검출하는 모바일 시스템을 개발해 우리나라 자체 기술을 적용한 안전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ICT명품인재양성사업과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생명/융합 박상기 교수팀, “형광 어벤져스, 칼슘 농도 측정 임무 완수!”
[박상기 교수 연구팀, 형광 단백질 센서로 세포 내 칼슘 측정 성공] 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 사이의 막(이하 MAM*1)을 오가는 칼슘 이온은 암과 퇴행성 뇌 질환 등을 진단하는 지표로 사용될 수 있다. 영화 <어벤져스>에서 여러 영웅이 모여 난관을 헤쳐 나간 것처럼 MAM 내부의 칼슘 이온 농도를 측정하기 위해 두 단백질이 결합한 형광 어벤져스가 바로 여기 있다. 생명과학과 · 융합대학원 박상기 교수, 생명과학과 우영식 교수 · 조은별 씨 연구팀은 두 단백질이 결합했을 때 형광(빛)을 내는 센서를 이용해 MAM 내 칼슘 이온의 농도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최근, MAM을 통한 칼슘 이온의 이동이 다양한 체내 메커니즘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기술로는 MAM 내부의 칼슘 이온의 농도를 직접 측정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분자 형광 상보 기법(Biomolecular Fluorescence Complementation)’을 도입했다. 이 기법은 두 형광 단백질이 분리되어 있을 때는 형광을 내지 않다가 결합할 때 빛을 내게 하는 기법이다. 연구팀은 BRET*2현상을 통해 체내 칼슘 이온의 농도를 측정하는 센서(CalfluxVTN)에 이 기법을 적용하여 MAM에서만 형광을 내는 센서(MAM-Calflux)를 개발했다. 그 결과, MAM 내부 칼슘 이온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었으며, 다양한 조건에서 칼슘 이온 농도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이미지 분석 조건을 바꿔 칼슘 이온과 관계없이 기본적인 MAM의 구조도 센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뉴런의 돌기형 구조가 갈라지는 지점에 MAM이 많이 분포하며, 칼슘의 농도가 높게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뉴런 발생 과정에서 MAM 내부의 칼슘 이온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한,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쥐의 신경세포에서 MAM 구조와 칼슘 이온 농도가 정상 쥐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가 질병의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진단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박상기 교수는 “그동안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간접적인 방법으로 MAM 내 칼슘 농도를 추측했었다”며, “연구팀이 개발한 센서를 이용해 칼슘 농도를 직접 측정해 다양한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신약분야원천기술개발사업,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뇌연구원기관고유사업, 혁신성장 선도 고급연구인재 성장지원 사업과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1. MAM(Mitochondria-associated ER membrane)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와 소포체(Endoplasmic Reticulum, ER)가 접촉할 때 둘 사이에 형성되는 막이다. 2. BRET(Bioluminescence Resonance Energy Transfer) 발광 단백질의 에너지가 수용체 단백질로 전달될 때 발광 단백질의 에너지 상태가 변하는데, 이를 측정하여 수용체 단백질의 활동을 추적하거나 분석하는 방법이다.
기계 이상준 교수팀, “지구를 살리는 선박 운항... 비법은 해양동물에 있다“
[이상준 교수 연구팀, 수중 마찰력을 줄여주는 저마찰 표면 제작] 바다에 서식하는 많은 해양동물의 표면은 미끌미끌한 점액질로 덮여있다. 해양 동물들의 점액은 외부로부터 자신들의 피부를 보호하거나 바닷물과의 마찰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점액의 효율적인 분비와 저장 시스템 덕분에 해양 동물들은 거친 바다 환경에서도 특유의 점액층을 잘 유지할 수 있다. 최근 POSTECH 연구팀은 이를 자연 모사하여 수중 마찰 저항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연비를 향상시키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기계공학과 이상준 교수 · 통합과정 김해녘 씨 연구팀은 해양동물의 점액층의 구조와 기능에서 영감을 받아 해수와의 마찰을 줄이고, 장기간 저마찰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표면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코팅 과학 분야에서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어플라이드 서피스 사이언스(Applied Surface Science)’에 게재됐다. 해양 동물들의 점액은 직경이 수 마이크로미터(㎛)이고 입구가 좁은 구멍 (cavity) 형태의 점액샘에서 생산되고 분비된다. 연구팀은 이 점액샘의 구조에 착안하여 이번 연구를 설계했다. 먼저 폴리스티렌을 클로로포름에 용해시킨 다음 알루미늄 기판 위에 도포시키고 주변 수증기를 용액 표면에 물방울 형태로 응축시킨 후 곧바로 물방울을 증발시켰다. 그 결과, 물방울이 증발된 자리에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한 물방울 모양의 구멍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다공성 표면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캐비티에 윤활유를 채워 넣음으로써 해양 동물의 피부와 유사한 미끌미끌한 저마찰 표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의 코팅 기술로 제작된 표면은 실제 대형 선박의 운항 속도에 해당하는 약 12m/s 조건에서 매끈한 알루미늄 표면에 비해 마찰력을 최대 39%까지 감소시켰다. 이는 비슷한 고속 유동 조건에서 얻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저마찰 성능이다. 선박은 추진력의 약 60%를 해수와의 마찰로 잃는다. 또한, 연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6.3%,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3.4%를 차지하고 있어 선박의 마찰 저항을 저감시키는 기술은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연구를 이끈 이상준 교수는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대형 선박 한 척당 최대 연간 40-50억 원의 유류비를 절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육상 운송체나 유류 수송 파이프 등 다양한 분야의 에너지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자연모사혁신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연속준위 내 속박상태“ 음향+탄성 결합에서도 가능
[노준석 교수팀, 진동 집속과 에너지 저장소 연구를 위한 물리 현상 규명] A와 B 두 사람이 양쪽에서 줄을 잡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A가 줄을 위아래로 흔들어 파동을 만들면 그 파동은 B에게 전달된다. 만약 두 사람 사이에 서 있던 또 다른 사람 C가 줄의 파동과 비슷한 주파수로 손을 흔들면 줄의 파동이 B에게 전달되지 않고 A에게 되돌아갈까? 언뜻 생각하면 C는 A와 B 사이에 있는 줄을 건드리지 않았기 때문에 완벽한 거울처럼 파동을 100% 반사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지만 이는 충분히 가능한 현상이다. 물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연속준위 내 속박상태(bound state in the continuum, 이하 BIC)’라고 한다. BIC는 양자역학 분야를 비롯하여 광학과 반도체, 나노 광학 등 여러 분야에서 연구되고 있다. 이 현상을 이용하면 빛(광자)이 나아가지 못하게 가둬둘 수 있고, 고감도 센서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그런데, BIC 현상과 관련된 연구는 대부분 나노미터(nm) 단위의 아주 작은 영역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그동안 눈으로 볼 수 있는 구조체를 이용하여 이 현상을 규명한 연구는 없었다. 최근 기계공학과 · 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이동우 · 박정훈 · 김석우 씨 연구팀은 음향과 탄성을 결합한 구조체를 이용하여 이 현상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역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높은 학술지인 ‘Extreme Mechanics Letters(익스트림 메캐닉 레터스)’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음향’과 ‘탄성’에 의한 BIC 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설계했다. 막대기 모양의 탄성 바를 제작한 후, 가진기(shaker)를 이용해 탄성 바가 진동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탄성 바의 특정한 위치에 공기를 주입하여 음향과 탄성 간의 결합 효과를 발생시켰다. 탄성 진행파의 주파수가 음향 구멍에서 생성된 공진 주파수와 비슷해질 때, 상호작용이 강하게 일어나면서 진행 중인 탄성파를 모두 반사했다. 다시 말해, 탄성파가 앞으로 나아갈 공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거울에 부딪힌 것처럼 왔던 방향으로 되돌아가 특정 공간에 무한히 속박된 것이다. BIC 현상과 관련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지만 탄성과 음향을 결합하여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이끈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음향과 탄성 결합 효과를 바탕으로 진동 집속과 에너지 저장소로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정 주파수를 거르는 필터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에너지 수확(Energy harvesting)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에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