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송우철 교수, 건조한 황무지,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에서 물을 수확한다
[POSTECH · UC버클리 공동 연구팀, 태양에너지 이용 대기로부터 물 생산 성공] 우리나라는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 연 강수량이 약 1,300mm로 적지 않지만 특정한 시기와 지역에 편중되어 있어 물 부족으로 인한 불편함을 겪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장 마실 물이 없다는 것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위협할 만큼 심각한 일이다. 지난 3월, 유엔 아동기금(이하 유니세프)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어린이 약 1억 9,000만 명이 깨끗한 물이 부족해 고통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매일 5세 미만 어린이 약 1,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바닷물을 이용해 식수를 얻는 해수담수화는 화석연료가 주원료이며, 농축된 해수염들이 다시 바다로 방출되어 환경을 오염시킬 우려가 있다. 또, 대기 중 수분을 이용하는 방법 역시 습도가 70% 이하인 지역에서는 수증기를 물로 응축시키는데 굉장히 큰 에너지가 필요해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환경공학부 송우철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 캠퍼스(UC버클리) 화학과 오마르 음완네스 야기(Omar M. yaghi) 교수 공동 연구팀이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대기 중의 수분에서 물을 수확하는 데 성공했다. 무한한 자원을 이용하여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으면서도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은 것이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워터(Nature Water)’에 6일(현지 시간 기준) 게재됐다.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가 결합된 MOF(metal-organic framework)는 1~2 나노미터(nm) 크기의 매우 작은 구멍을 포함하고 있는 다공성 물질이다. 표면적이 큰 MOF는 대기 중 수분을 흡착하는 흡착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이 MOF를 기반으로 밤에는 대기 중으로부터 수분을 흡수하고, 낮에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흡수한 수분을 액체로 모으는 수확기를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수확기는 직사각형 모양인 기존 수확기와 달리 원통형 모양으로 설계되어 본체의 투영 면적이 태양 궤적을 따라 일정하기 때문에 일출부터 일몰까지 태양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미국 버클리 지역(2022년 6월 중)과 데스밸리(death valley) 사막(2022년 8월 중)에서 수확기를 사용하여 물을 수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데스밸리 사막은 세계에서 온도가 가장 높고 건조한 지역 중 하나로 자정에도 기온이 섭씨 40도 이상을 유지하며, 낮에는 섭씨 57도를 웃돌고, 상대습도는 7% 이하인 건조한 환경이다. 실험 결과, 버클리 지역과 데스밸리 사막에서 MOF 1kg당 하루 최대 물 285g과 210g이 각각 생산됐다. 이는 기존 수확기가 생산한 물의 양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또, 연구팀이 개발한 수확기는 극도로 건조하고 뜨거운 조건(최고 기온 60도, 야간 평균 습도 14%)에서도 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물을 수확하는 데 성공했다. 독자적인 응축기와 MOF 흡착 시스템을 이용해 다른 에너지원이나 외부 전력 공급원 없이 순수하게 태양에너지로 물을 생산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실험실이 아닌 실제 지구상에 존재하는 극한 환경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기술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대기 중 수분으로부터 물을 수확하는 이 기술은 세계 어느 지역에나 적용할 수 있으며, 인류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인간 안보 기술로서 환경과 보건 영역에서 윤리적 가치를 실천하는 기술이 될 것이다. 송우철 교수는 “환경문제와 맞물려 심화되고 있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기술의 잠재력을 확인했다”며, “전 세계 어디든 지형과 기후조건에 상관없이 수자원 확보가 가능해 지속가능한 기술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기계·IT융합 장진아 교수팀, 폐암 환자의 몸, 3D 프린터로 실험실에 소환되다
[POSTECH ·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 연구팀, 기저질환이 있는 폐암 오가노이드 모델 개발]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우리나라 사망원인의 1위는 ‘암(26%)’이다. 2020년 또한 암으로 사망한 인원이 가장 많았다. 폐암은 그중에서도 가장 흔한 암이며, 내성을 가진 돌연변이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 약물 치료가 쉽지 않다. 환자의 유전적 특징을 가진 오가노이드*1는 유전자 변형과 표적 치료 등 약물 스크리닝 연구에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오가노이드 만으로는 종양을 둘러싼 복잡한 체내 환경을 완벽하게 재현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최근 기계공학과 · IT융합공학과 장진아 교수 · IT융합공학과 박사과정 최유미 씨, 주식회사 그래디언트 바이오컨버전스 이진근 대표 · 이하람 책임 연구원 공동 연구팀이 돼지의 폐에서 유래한 탈세포화 세포외기질(Lung-derived decellularized extracellular matrix, 이하 LudECM) 하이드로젤을 이용하여 기저질환이 있는 폐암 환자의 체내 환경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바이오패브리케이션(Biofabrication)’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폐암 환자에서 유래한 오가노이드 △기저질환(폐 섬유증) 환자에서 유래한 섬유아세포 △혈관 세포를 기반으로 세 가지 유형의 바이오잉크*2를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이 개발한 LudECM이 오가노이드와 기질세포, 혈관세포로 구성된 복잡한 암 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 TME)을 재현하기 위한 재료로 사용되었다. LudECM에서 배양된 폐암 오가노이드는 환자의 폐암 유형과 유전적 돌연변이 특징을 보존했다. 또, 기존에 사용되던 매트리젤(Matrigel)에 비해 섬유증을 동반한 폐암 오가노이드 모델에서 약물 반응 실험 시 더 민감한 반응을 보임을 확인하였다. 이어, 3D 바이오프린팅을 통해 관류성 혈관이 있으며, 폐 섬유증을 가진 폐암 환자 모델을 제작했다. 기저질환이 있는 폐암 환자의 체내 환경을 실험실에서 재현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 폐암 모델은 실제 종양을 둘러싼 복잡한 환경을 거의 그대로 재현하여 이전보다 정밀하게 약물 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실제 약물을 사용한 실험 결과, 폐 섬유증을 가진 폐암 모델은 일반 폐암 모델에 비해 약물에 대한 내성이 높았다. 이는 폐 섬유증이 항암제의 효과에 잠재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그리고, 혈관화된 연구팀의 모델은 약물이 주변 기질로 흡수되거나 암세포와 기질 세포 간 상호작용에 의해 약물 전달이 중단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이 제작한 모델을 활용하면 기저질환이 있는 폐암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는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진 것이다. 연구를 이끈 장진아 교수는 “실제로 기저질환이 있는 폐암 환자는 합병증과 여러 위험 요소들로 인해 항암제 선별이 어렵다”며, “섬유증을 동반한 다른 고형암에 대해서도 맞춤형 치료를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이 개발한 LudECM은 폐 오가노이드 배양용 바이오소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관련 특허를 주식회사 에드믹바이오에 기술이전 하였으며, 현재 상업화도 진행 중이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과 보건복지부의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스마트특성화기반구축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1. 오가노이드(organoid) 장기를 뜻하는 'organ'과 유사함을 뜻하는 접미사 'oid'의 합성어로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작해 만든 장기유사체로, ‘미니 장기’, ‘유사 장기’라고 한다. 2. 바이오잉크(Bioink) 바이오프린팅의 원료이자 3D 바이오프린터로 분사하는 세포가 포함된 재료이다.
인공지능 한욱신 교수팀, 데이터 분석의 꽃, 최적의 샘플링을 향한 도전
[한욱신 교수팀, 머신러닝을 위한 데이터 샘플링 방법 개발] 2016년 3월, 인간과 인공지능 간 세기의 대결로 온 세상이 들썩였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가 여러 경우의 수를 계산하는 바둑에서 인간을 이긴 것이다. 의료계와 금융계, 교육계 등 이미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든 인공지능이 꾸준하게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을 학습시킬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데이터는 ‘테이블(table)’이라는 그룹으로 분산되어 저장되어 있다. 인공지능이 테이블로 저장된 데이터를 학습하려면 ‘조인(join)’이라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거대한 테이블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크기가 매우 커 저장이 어려울 뿐 아니라 조인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걸린다. 테이블로부터 데이터를 빠르고, 균일하게 샘플링하는 기법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난제로 남아있다. 그런데 최근 인공지능대학원 한욱신 교수 ·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김경민 씨 연구팀은 여러 테이블로 저장된 데이터에 대한 최적의 샘플링 기법을 제안하여 빠르게 결과를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데이터베이스 학회인 ‘ACM PODS’에서 발표됐으며, 42년 학회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 연구진의 논문이 학회에서 발표된 것으로 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메타 샘플링*1의 일종인 DRS(degree-based rejection sampling) 기법을 이용했다. 기존에는 샘플 공간*2에서 바로 값을 추출하기 전에 샘플 공간의 모든 값에 대한 확률을 미리 계산해야 했다. 반면, 연구팀이 제안한 기법은 특정 값의 빈도(degree)에 기반한 단순한 확률 분포를 가진 샘플 공간을 먼저 추출하고, 그 샘플 공간에서 값을 뽑아낸다. 핵심 이론은 뽑힐 수 있는 임의의 값에 대해 적어도 하나의 샘플 공간이 기존 방법에서 복잡하게 계산한 확률보다 큰 확률을 부여한다는 점을 증명하여, 결국 기각 샘플링*3을 통해 기존 방법과 같은 확률로 값을 뽑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하면, 샘플 공간을 추출하는 확률이 상수값으로써 곱해질 뿐, 복잡한 확률을 계산하지 않고 빠르게 데이터를 샘플링할 수 있다. 또, 테이블을 합치는 ‘조인’ 과정에서 쿼리*4를 트리 형태로 분석하는 ‘일반적 하이퍼트리 분해(generalized hypertree decomposition, 이하 GHD)’를 통해 기법을 더 확장시켰다. 전체 쿼리를 하나의 조인 알고리즘으로 처리하면 쿼리에 조인 관계가 많을 경우 시간 복잡도*5가 크다. GHD를 사용하면 전체 쿼리가 아닌 작은 쿼리에 대해 조인을 진행하고 이 결과들을 합쳐 시간 복잡도를 낮출 수 있다. 연구팀은 GHD를 DRS에 적용하여 DRS를 확장시켰으며, 특정 경우에 대해 DRS보다 낮은 복잡도를 보장하였다. 이번 연구를 이끈 한욱신 교수는 “이 기법은 데이터들의 계층적인 구조를 보여주는 트리(tree) 형태나 순환되는 관계를 보여주는 사이클(cycle) 형태에 상관없이 모든 쿼리에 적용할 수 있으며, 머신러닝을 위한 데이터 샘플링 과정에서 속도와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1. 메타 샘플링(meta sampling) 샘플 공간을 먼저 추출하는 방법 2. 샘플 공간(sample space) 어떤 확률적인 실험에서 가능한 모든 결과의 집합 3. 기각 샘플링(rejection sampling) 원하는 확률 분포에 따라 샘플링하기 힘들 경우 사용되는 기법 중 하나 4. 쿼리(query) 데이터를 검색하거나 조작하기 위해 사용되는 명령문 5. 시간 복잡도(time complexity) 알고리즘의 수행시간이 입력 크기에 대해 어떻게 증가하는지 나타내는 개념으로 복잡도가 낮을수록 효율적이다.
환경/수학 국종성 교수팀, 이산화탄소 줄여도 강해지는 극한 엘니뇨...기후정책 새로 정립해야 할 때
[국종성 교수팀, 이산화탄소 감축 시기의 극한 엘니뇨 증가 예측] 적도 부근의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을 스페인어로 ‘엘니뇨’라고 한다. ‘극한 엘니뇨’는 수온 상승과 함께 일 평균 강우량이 5밀리미터(mm)를 초과해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를 일으키는 현상으로 학계에서는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면 극한 엘니뇨가 더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POSTECH 연구팀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감소하더라도 극한 엘니뇨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지금까지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학계는 평가하고 있다. 환경공학부 · 수학과 국종성 교수, 환경공학부 가이얀 파티라나(Gayan Pathirana) 씨 연구팀은 지구 시스템 모델을 이용한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감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산화탄소 감축 상황에서도 극한 엘니뇨 발생빈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증가하는 경우 극한 엘니뇨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일반적인 견해와 달리 증가된 이산화탄소 농도가 다시 감소하더라도 극한 엘니뇨가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열대 수렴대*1가 남쪽으로 이동하고, 동태평양 지역의 강수가 수온에 민감하게 반응해 극한 엘니뇨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예측은 탄소 중립 등의 탄소 저감 정책에도 불구하고, 이미 고농도로 축적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로 인해 극한 엘니뇨의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극한 엘니뇨의 영향권에 있는 지역은 기후가 바뀌는 ‘기후 상태 전환(climate regime shift)’을 겪을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남아메리카와 호주 북서부,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평균 강우량이 감소하여 사막화가 발생할 수 있으며, 동아시아와 열대 아프리카, 열대 북부와 남부 아메리카 지역은 반대로 강수량이 증가할 수 있다. 또, 실제로 강수량 증가가 두드러졌던 북미와 남미 서부 지역, 열대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홍수가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는 겨울철 극한 엘니뇨 발생이 잦아지면 이듬해 봄에 강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극한 엘니뇨가 발생 당시 이상기후를 일으키는 것을 넘어 장기적으로 여러 지역의 기후 상태까지 바꿀 수 있음을 최초로 제시한 것이다. 연구를 이끈 국종성 교수는 “탄소 중립 등 이상기후를 막기 위한 정책을 설계할 때 지구 평균기온과 강수량 등의 지표만으로는 복잡한 기후체계를 제대로 반영할 수 없어 극한 엘니뇨의 강화와 같은 현상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는 지속적으로 기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러한 장기적인 영향까지 기후변화에 의한 사회적 비용으로 평가해야하고, 이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사업(급격한기후변화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1. 열대 수렴대 지구 대기대순환에 의해 적도 부근에 북동무역풍과 남동무역풍이 수렴하면서 생기는 저기압대
화학 김경환 교수팀, “찰나의 빛, 얼음과 물의 미스터리 풀어내”
[김경환 교수팀,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 이용 얼음-물 변화 과정 최초 관찰] 얼음이 녹거나 물이 얼어붙는 현상은 자연계에서 매우 기본적이며 중요한 현상이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찰나의 순간에 진행되는 이 현상을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동안 상전이 메커니즘 대부분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었다. 그런데 최근 POSTECH 연구팀이 ‘찰나의 빛’을 이용해 얼음이 녹아 물이 되는 순간의 미스터리를 풀어냈다. 화학과 김경환 교수 · 양철희 연구원 연구팀은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얼음이 녹는 과정에서의 분자의 구조적 변화를 관찰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키면 접선방향으로 방사광(光)이 나온다. 방사광가속기는 이 빛으로 물질의 미세한 구조를 분석하는 거대한 현미경이다. 연구팀이 사용한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3세대보다 1억 배, 햇빛보다도 100경 배 밝은 빛을 제공하여 보다 정밀하게 원자와 분자를 관찰할 수 있다. 빛을 이용해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동안 일어나는 현상을 나노미터(nm) 단위로 생생하게 포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적외선으로 얼음을 빠르게 가열하고,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 나오는 강력한 X선(빛)을 산란시키는 방법으로 얼음이 녹는 과정을 분석했다. X선 산란법은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에 의해 생성된 패턴을 분석하여 분자 구조를 알아내는 방법으로 1953년, 생물학자 왓슨(Watson)과 크릭(Crick)이 DNA의 이중 나선 구조를 밝혀낼 때 사용했던 방법이다. 연구팀은 X선 산란 패턴을 통해 얼음이 녹는 과정에서 시간에 따른 물의 온도 변화와 생성된 물의 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얼음이 녹는점 이상으로 가열된 상황에서도 모두 녹지 않고, 약 13% 정도만 녹는 ‘과가열(superheating) 현상도 관찰하였다. 그리고, 연구팀은 얼음이 녹아 생긴 물방울들의 크기와 개수가 시간에 따라 변하는 과정도 확인했다. 나노초(ns) 단위에서는 인접한 물방울들이 하나로 합쳐져 물방울 크기가 증가하다가 마이크로초(μs) 단위에서는 오히려 열 발산에 의한 냉각이 일어나 물방울이 얼어붙으면서 그 크기가 줄어들었다. 연구를 이끈 김경환 교수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얼음의 융해와 재결정 과정을 직접 관찰할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얼음과 물의 상태 변화 메커니즘과 구조적 역학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선도연구센터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기계 조동우 교수팀, 불임과 난임을 해결할 희망의 하이드로젤
[POSTECH·차의과학대 공동 연구팀, 자궁 내막 재생을 위한 하이드로젤 개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불임과 난임으로 병원을 찾는 인원이 37만 명을 넘었으며, 2018년 대비 불임과 난임 시술 건수가 각각 4.7%, 16% 늘어났다. 출산율은 매년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임과 난임으로 병원을 찾는 인원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난임과 불임을 일으키는 요인은 다양해 성별과 그 유형에 따라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후, 이를 치료해야 한다. 건강한 자궁 내막은 임신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자궁 내막이 얇으면 수정된 배아가 착상될 확률이 낮고, 착상되더라도 유산될 확률이 높아 여성의 주요 불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호르몬 치료와 자궁 내막 주사 등 여러 치료 방법의 효과도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POSTECH·차의과학대 공동 연구팀은 최근 자궁 세포의 환경과 유사한 젤(gel)을 개발하여 자궁 내막 재생을 유도하고, 그 메커니즘을 밝혀 환자 맞춤형 치료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기계공학과 · IT융합공학과 장진아 교수,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투우체 센(Tugce Sen) 씨와 차의과학대 의학전문대학원 생화학교실 강윤정 교수, 안중호 박사, 의생명과학과 박사과정 이단비 씨 공동 연구팀은 자궁 내막에서 유래한 탈세포화 세포외기질(Uterus-derived decelluarized extracellular matrix, 이하 UdECMs)을 포함한 하이드로젤을 개발해 자궁 내막을 재생하고, 기본 조절 매커니즘을 최초로 밝혀냈다. 이 연구는 재료공학 분야에서 영향력 높은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탈세포화 세포외기질(decelluarized extracellular matrix, 이하 dECM)은 세포 또는 조직에서 핵과 세포막 등의 성분이 제거된 생체 고분자의 집합체다. 실제 체내 환경과 거의 유사한 dECM은 심장과 신장 등 다양한 장기와 조직을 재생하고 이식하거나, 3차원 프린팅을 통해 조직을 제작할 때 사용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자궁 전체 조직과 내막 특정 층에서 유래한 두 조직의 특성을 가진 UdECMs 기반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 하이드로젤의 단백질 구성은 실제 자궁 내막 성분과 매우 유사했으며, 연구팀은 동물 모델 실험을 통해 그 효과를 확인했다. 주입된 하이드로젤은 쥐의 자궁 내막의 두께가 회복되는 것을 유도하여 배아 착상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으며, 생체소재로서 세포 독성이 적어 착상된 배아의 생존율도 90%에 달했다. 이어, 연구팀은 자궁 내막을 재생하는 과정에서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IGF1)와 인슐린 성장인자 결합단백질(IGFBP3)이 관여한다는 것을 밝혀내 향후 자궁 내막 재생 관련 연구에 발판을 마련했다. 또, 자궁 내막과 근육 등 하이드로젤을 만드는 조직에 따라 자궁 내 유착, 반복 착상 실패 등 다양한 유형에 대한 치료 효과를 확인하여 난임 환자의 자궁 내막 상태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이끈 조동우 교수는 “자궁 내막 재생과 성공적인 임신을 위한 자궁 조직 특이적 하이드로젤 개발에 성공했다”며, “추후 임상 적용 가능성을 다루는 연구가 진행되면 난임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싶다”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의 범부처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화공/철강·에너지 김원배 교수팀, 정체된 배터리 용량과 급속 충전의 한계, ‘스핀’으로 돌파하다
[김원배 교수팀, 리튬 이온 배터리 음극재의 전자 스핀을 이용하여 용량과 충전 속도 향상] 보통 전기차를 충전하는데 약 10시간 정도 걸리며, 급속으로 충전하더라도 최소 30분이 소요된다. 그마저도 충전소에 내 차를 충전할 자리가 있을 때 가능한 얘기다. 만약 일반 자동차에 주유하듯 전기차를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면 전기차 충전소 부족 현상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 이온 배터리의 효율은 리튬 이온을 저장하는 음극재에 의해 좌우된다. 최근, 화학공학과/철강 · 에너지소재대학원 김원배 교수 · 화학공학과 박사과정 강송규 씨 · 통합과정 김민호 씨 연구팀은 ‘망간-철 산화물’ 음극재를 나노미터(nm) 두께의 시트 형태로 합성함으로써 이론 저장 용량의 한계보다 약 1.5배의 높은 용량을 구현할 수 있으며, 단 6분 만에 전기차를 충전시킬 수 있는 음극소재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우수성을 인정 받아 재료공학 분야에서 영향력이 높은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의 앞표지(front cover) 논문으로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리튬 이온 저장 능력이 우수하고, 강자성 특성을 가지는 ‘망간-철 산화물’ 음극재가 더 많은 리튬을 저장할 수 있도록 합성 방법을 새롭게 설계했다. 먼저, 망간 산화물이 있는 용액에 철을 넣어 갈바닉 치환 반응*1을 통해 안쪽에는 망간 산화물이, 바깥쪽에는 철 산화물이 분포된 이중구조물을 형성했다. 이후, 연구팀은 수열합성법*2 등의 과정을 통해 ‘망간-철 산화물’ 음극재를 표면적이 큰 나노미터 두께의 시트 형태로 만들었다. 그 결과, 치환 반응으로 형성된 철 금속 나노 입자의 스핀-분극화된 전자 사용이 극대화되여 많은 양의 리튬 이온을 추가적으로 저장할 수 있었다. ‘망간-철 산화물’ 음극재가 낼 수 있는 이론적인 용량보다 50% 이상 늘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음극재의 표면적이 증가함으로써 많은 양의 리튬 이온과 전자가 동시에 이동하는 것이 가능해져 기존에 배터리 충전 속도 역시 향상되었다. 실험 결과, 단 6분이면 현재 상용화된 전기차 음극재의 용량만큼 급속 충·방전시키기에 충분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제어하기 어려웠던 합성 공정을 개선하여 음극재 이론 용량의 한계를 극복하고, 배터리 충전 속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연구를 이끈 김원배 교수는 “기존 음극재의 전기화학적 한계를 극복하고, 배터리 용량을 높일 수 있는 전자 스핀 활용 표면 설계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했다”며, “전기차의 내구성과 충전 속도 모두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및 산업통상자원부의 리튬기반 차세대 이차전지 성능고도화 및 제조기술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1. 갈바닉 치환 반응(galvanic replacement reaction) 금속이 자신보다 높은 환원전위를 가지는 금속 이온을 만날 때 일어나는 전기화학 반응 2. 수열합성법(hydrothermal method) 금속 이온을 함유하는 수용액을 고온, 고압으로 반응시켜 다양한 나노미터 및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분말을 합성하는 방법이다.
환경 민승기 교수팀, “북극 해빙 소멸 D-10년” 카운트 다운이 시작됐다
[민승기 교수 연구팀, 현 온실가스 배출량 유지 시 2030년대 북극 해빙 소멸 예측]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유지된다면 2030년대에 북극 해빙*1이 소멸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더라도 2050년대에는 해빙이 모두 사라진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이는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평가보고서에서 해빙 소멸 시기로 예상한 2040년대보다 10년 더 빠른 예측이다.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 김연희 연구교수, 캐나다 환경기후변화청, 독일 함부르크 대학 공동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 노력과 상관없이 2030-2050년대에 북극에 있는 해빙이 소멸될 수 있음을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지구 온난화’라는 단어는 1988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기후과학자가 처음 사용하면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여 북극에 있는 해빙의 면적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북극 해빙 감소는 북극의 온난화를 더욱 가속화시켜 중위도 지역에서 이상기후가 발생하는 빈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연구팀은 북극 해빙의 소멸 시기를 예측하기 위해 먼저 1979년부터 2019년까지 지난 41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다중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와 세 가지 위성 관측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북극 해빙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인위적인 온실가스의 증가’로 확인되었다. 인간의 화석 연료 연소와 산림 벌채로 인해 방출된 온실가스가 지난 41년간의 북극 해빙 감소를 일으킨 반면, 에어로졸*2과 태양, 화산활동이 북극 해빙의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별 분석을 통해 해빙의 면적이 가장 작은 시기는 9월이지만 증가된 온실가스가 계절과 시기에 상관없이 일년내내 북극 해빙을 줄이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더불어, 기존 IPCC 예측에 활용된 기후 모델들이 해빙 감소 추세를 전반적으로 과소평가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를 이용하여 미래 예측 시뮬레이션 값을 보정하였다. 그 결과 미래 해빙 감소의 속도가 모든 시나리오에서 빨라졌으며, 무엇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더라도 2050년대에 해빙이 모두 소멸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탄소 중립’과 무관하게 북극 해빙이 소멸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제시한 것이다. 예상보다 빨라진 북극 해빙의 소멸은 북극 지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간 사회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빙이 줄어들면 세계 곳곳에서 한파와 폭염, 폭우와 같은 이상기후가 훨씬 더 자주 발생할 수 있으며, 시베리아 지역의 영구 동토층이 녹아 지구 온난화가 훨씬 증폭될 수 있다. 재난 영화에서만 보던 끔찍한 상황이 머지않아 우리의 눈앞에서 발생할지도 모른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민승기 교수는 “관측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델 시뮬레이션을 보정해준 결과 기존 IPCC 예측보다 더 빠른 북극 해빙 소멸 시기를 확인했다”며, “탄소 중립 정책과 무관하게 북극 해빙이 사라질 수 있어 이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탄소 배출 저감 정책과 동시에 북극 해빙의 소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기후변화 영향을 평가하고 적응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라며 의견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해빙(海氷) 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 2. 에어로졸(Aerosol) 공기 중에 부유하고 있는 작은 고체 및 액체 입자
화학 이인수 교수팀,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자원으로” 촉매의 효율을 높여라!
[이인수 교수 · 손창윤 교수 연구팀, 이산화탄소 환원 촉매 가공 공정 제어 성공] 최근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연구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실온에서 매우 안정적인 이산화탄소를 다른 물질로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때 에너지 장벽을 넘어 이산화탄소가 유용한 물질로 환원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촉매의 역할이다.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를 연결한 골격구조를 지니는 MOF(Metal Organic Framework)*1는 1∼2 나노미터 (nm) 크기의 매우 작은 구멍(기공, 氣孔)을 포함하는 물질이다. ‘MOF 1g 속에 축구장 크기의 면적이 숨어있다’고 할 정도로 무게에 비해 표면적이 커, 이산화탄소 환원용 촉매의 지지체로 유리하다. MOF에 촉매 활성 물질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수십 ∼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중기공*2 구멍을 세공하여야 하는데, MOF의 세공 공정을 제어하기가 매우 어려워 그동안 일정한 순서나 배열 없이 무작위로 기공이 생성됐다. 그런데 최근 POSTECH 연구팀에서 MOF를 깎아 기공을 만드는 공정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화학과 이인수 교수 · 손창윤 교수 · 수맨 두타(Soumen Dutta) 연구교수 연구팀은 MOF의 가공 공정을 제어하여 이산화탄소 환원 촉매로서의 효율과 안정성을 높였다. 이번 연구는 화학과 응용화학 분야에서 영향력이 높은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앞표지 논문으로 게재될 예정이며, 우수성을 인정받아 주목받는 논문(Hot Paper)으로 선정되었다. 조각가가 찰흙 덩어리를 조각하여 작품을 만드는 것처럼 물질의 표면을 화학적으로 깎아내는 공정을 ‘에칭(Etching)’이라고 한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MOF의 에칭 공정을 제어하기 위해 두 가지의 ‘이방성*3 에칭 메커니즘’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메커니즘을 통해 2차원 MOF 나노결정 내에서 각각 다른 모양의 기공을 조각할 수 있도록 공정을 설계하여 ‘플러스 기호(+)’ 모양과 ‘프랙탈*4 모양’의 기공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방성 에칭 메커니즘’으로 MOF의 기공의 모양과 분포를 정밀하게 제어하여 중기공 패턴을 생성한 것이다. 또, 프랙탈 에칭을 통해 규칙적인 패턴의 기공을 길게 형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높은 기계적 ·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 결과, MOF 내에 형성된 중기공 패턴을 따라 고정된 활성 촉매들은 광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환원반응(PEC-CO2RR)*5에서 매우 뛰어난 활성도와 안정성을 나타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이인수 교수는 “이방성 에칭 메커니즘을 통해 공정을 제어하여 MOF 평면 내 패턴 조각에 성공함으로써 추후 2차원 나노 재료의 다공성 패턴에 대해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과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1. MOF(Metal Organic Framework) 금속 이온과 유기 분자가 연결돼 형성된 골격 구조의 다공성 물질을 말한다. 2. 중기공(mesopore) 2nm~ 5nm 크기의 기공 3. 이방성 물질의 특성이 방향에 따라 변화하는 특성을 말한다. 4. 프랙탈(fractal) 부분의 모양이 전체의 모양을 닮는 자기 유사성을 가지면서 동일한 모양이 무한 반복되는 구조를 말한다. 5. 광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환원반응(PEC-CO2RR, photoelectrochemical CO2 reduction reaction) 광에너지와 전기에너지를 동시에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여 이산화탄소를 전환시키는 광전기화학 반응을 말한다.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눈으로 볼 수 없는 영역에서도...?" '메타'로 또 한 번 한계를 넘다
[노준석 연구팀, 가시광선-자외선 동시 사용 가능한 가변형 메타 홀로그램 구현] ‘메타(meta)’란 ‘더 높은’, ‘초월하는’이라는 뜻으로 메타물질(meta-material)은 자연에서 발견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도록 인위적으로 설계된 물질을 말한다. 메타물질로 만든 메타표면은 매우 가볍고 얇아 휴대용 AR · VR기기에 접목하여 홀로그램을 구현할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담을 수 있는 정보량이 제한적이고, 눈으로 볼 수 있는 가시광 영역에서만 홀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석박통합 김주훈 씨 연구팀은 가시광 영역뿐 아니라 자외선 영역에서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메타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나노스케일 호라이즌스(Nanoscale Horizons)’에 전면속표지 논문(Inside Front Cover)으로 게재됐다. 대부분의 물체는 자외선 영역의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여태껏 가시광 영역에서만 홀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메타표면에 얇은 막을 입힐 때 사용되는 기체들의 조성을 조절하여 자외선 투과율을 높였다. 그 결과, 가시광 영역뿐 아니라 자외선 영역에서 메타 홀로그램을 구현했다. 그리고, 연구팀은 하나의 메타표면으로 두 가지 홀로그램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빛은 공간상에서 특정 편광*1 방향을 가지며 나아간다. 연구팀은 빛이 공간상에서 나아갈 때 시계방향 또는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편광에 대해 각각 다른 홀로그램을 입력하여 메타표면의 정보량을 두 배로 늘렸다. 또, 실제 기기에 적용했을 때 빛의 회전 방향을 쉽게 전환할 수 있도록 휴대폰이나 LCD 디스플레이에 활용되는 ‘액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전기장*2이 가해지지 않는 경우 빛이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며 A 형태의 홀로그램을 구현하고, 전기장이 가해지면 회전 방향이 전환되어 B 형태의 홀로그램을 보여주었다. 간단하게 전기장을 걸어줌으로써 홀로그램이 바뀌는 기기를 제작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노준석 교수는 “가시광 영역에 국한되었던 메타 홀로그램의 한계를 깨고, 빛의 회전 방향에 따라 가시광선과 자외선 영역에서의 동시에 가능한 메타 홀로그램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메타표면의 활용범위를 위조 지폐나 신분증, 여권 등에 사용되는 보안 기술으로 활용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유망융합기술 파이오니아 사업(나노광학기반 스마트 정보보호기술 연구단)과 POSCO 산학연융합연구소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편광 특정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며 나아가는 빛 2. 전기장 전하로 인한 전기력이 미치는 공간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