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류순민 교수팀, “붕어빵처럼 닮았네?” 거푸집으로 만든 2차원 유기 분자 결정
[류순민 연구팀 , 질화붕소를 사용해 2차원 유기 분자 결정의 층상구조 형성] 최근 거푸집을 사용하여 약 400여 점의 명품 귀금속을 불법으로 위조한 일당이 검거되었다. 금속을 녹인 후 명품 귀금속 모양대로 제작한 거푸집에 부어 수백 점의 가짜 명품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처럼 거푸집 하나면 분자 세계에서도 원하는 모양의 분자 결정을 마음껏 만들어 낼 수 있다. 화학과 류순민 교수·통합과정 김도경 씨 연구팀은 최근 2차원 유기 분자 결정의 층상구조를 만들고, 층내 · 층간 엑시톤의 상호작용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2차원 유기 분자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반도체 사업에서 주목받고 있는 소재다. 다양한 산업에서 2차원 유기 분자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결정 내 엑시톤*1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유기 분자들이 모이면 일정한 형태 없이 덩어리로 뭉쳐버리기 때문에 그 동안 엑시톤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육각형 형태의 질화붕소(Hexagonal boron nitride)를 거푸집으로 사용해 유기 분자를 2차원 결정 형태로 쌓아 올린 층상 구조를 만들었다. 전기가 흐르지 않는 절연 소재인 질화붕소를 거푸집 삼아 육각형 형태로 2차원 유기 분자(Perylenetetracarboxylic dianhydride) 결정을 찍어내고, 이 결정들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연구팀은 먼저 2차원 유기 분자 결정이 빛을 흡수하는 정도와 전자를 회절시키는 패턴을 분석하여 결정의 구조와 배열을 규명했다. 그리고, 층층이 쌓아 올린 2차원 유기 분자 결정을 원하는 층수(두께)만큼 분리해 층내 · 층간 엑시톤의 상호작용을 확인했다. 단일 층에서는 온도가 낮아질수록 분자들의 진동이 줄어들면서 안정적인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로 인해 결정 내에 있는 엑시톤은 상대적으로 더 멀리 있는 엑시톤과도 상호작용이 가능했으며, 형광 에너지의 변화를 통해 이를 확인했다. 또, 여러 층이 쌓일수록 층간 엑시톤들의 ‘섞임’ 현상으로 분자 쌍극자의 총 방향이 계속 변화했다. 그러다가 결정의 두께가 일정 수준 이상 두꺼워지면 분자 쌍극자의 방향이 더 이상 변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 수렴했다. 온도와 층상 구조의 두께에 변화를 주면 엑시톤 간의 상호작용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류순민 교수는 “연구를 통해 유기 분자 기반 2차원 소재의 물리적 특성과 엑시톤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추후 유기 반도체나 태양광 발전 등 다양한 기술에 접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실지원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엑시톤(exciton) 반도체 내에서 전자와 양공이 결합해 만든 준입자로 물질의 광(光)발광 현상을 일으킨다.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위기를 기회로!“ 전화위복의 물리학
[POSTECH·미국 NEU 공동연구팀, 광(光) 손실 메타 격자를 활용한 빛 전송 성공] ‘빛’은 아주 민감하고 취약하다. 물질의 특성에 따라 빛이 표면에서 흡수되거나 튕겨져 나올 수 있고, 열에너지 등 다른 에너지로 전환될 수도 있다. 또, 빛이 금속 표면에 도달하면 금속 내부의 전자에게 에너지를 빼앗기는데, 이러한 모든 현상을 ‘광(光) 손실’이라고 한다. 빛을 이용하는 광학소자는 크기가 작아질수록 광 손실이 증가하기 때문에 초소형 광학소자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최근 이 광 손실을 오히려 역으로 이용하는 ‘비(非)허미션(Hermitian)’ 이론이 광학 연구에 적용되고 있다. 광 손실을 불완전한 요소로 인식하는 일반 물리학과 달리 광 손실을 받아들이고 유용하게 이용하는 ‘비-허미션’ 이론을 통해 새로운 물리적 현상을 발견하고 있는 것이다. 눈앞의 재앙이 복이 된다는 뜻의 ‘전화위복’. 바로 이것이 ‘전화위복’의 물리학이 아닐까?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정헌영·김석우 씨, 노스이스턴대학교(Northeastern University, NEU) 용민 류(Yongmin Liu) 교수 공동연구팀은 ‘비-허미션’ 이론을 적용한 메타 격자 장치를 활용하여 빛을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금속에 빛을 쏘면 빛의 자기장에 의해 금속에 있는 전자들과 빛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인다. 이를 ‘표면 플라즈몬 폴라리톤(surface plasmon polariton, 이하 SPP)’이라고 한다. SPP의 방향을 제어할 때 보통 ‘격자 커플러’라는 보조 장치를 이용하는데, 이 장치는 수직 방향으로 입사하는 빛을 의도치 않는 방향의 SPP로 전환하기 때문에 전송의 효율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비-허미션’ 이론을 적용했다. 연구팀은 먼저 의도적으로 광 손실을 발생시킬 특이점을 이론적으로 계산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비-허미션 메타 격자 커플러’를 제작한 후 실험을 통해 그 효과를 확인했다. 그 결과, SPP의 방향을 제어할 수 없었던 기존 격자와 달리 메타 격자 장치는 SPP를 하나의 방향으로 전송했다. 또, 격자의 크기와 배치를 조절하여 빛과 SPP를 양방향으로 보낼 수도 있었다. 그리고, 연구팀은 이 장치를 이용하여 빛을 SPP로 전환하는 것뿐만 아니라 SPP를 빛으로 다시 전환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항원을 검출하여 질병을 진단하거나 대기 중 유해가스를 검출하는 양자 센서 연구에 활용될 수 있으며, 공학과의 융합 연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를 이끈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허미션 광학을 나노미터(nm) 크기의 작은 영역으로 이끌었다”며, “앞으로 우수한 방향 제어능력과 성능을 가진 플라즈모닉 장치를 개발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한국연구재단, 미국국립과학재단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화공·융합대학원 차형준 교수팀, “해조류+가시광선=인공배양육 잉크?”
[차형준 교수팀, 해조류 활용 고해상도 바이오잉크 개발] 몇 년 전, 프랑스의 한 일간지에서 ‘지구를 위해 해조류를 요리하는 한국’이라는 기사를 보도한 적이 있었다. 물컹거리는 식감 탓에 서양인들이 거의 먹지 않는 해조류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육류 생산과 비교했을 때 탄소 배출량이 현저히 낮아 단순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해조류로 배양육을 생산해 우리의 지구를 지키고, 아픈 사람들에게 필요한 인공장기 제작도 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 화학공학과·융합대학원 차형준 교수, 화학공학과 박사과정 이상민 씨, 최근호 박사 연구팀은 해조류에서 유래한 천연 탄수화물과 인체에 무해한 가시광선을 이용하여 세포 생존율과 해상도가 높은 바이오잉크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인 ‘카보하이드레이트 폴리머(Carbohydrate Polymers)’에 게재됐다. 3D 바이오프린팅은 세포가 들어있는 바이오잉크*1를 사용하여 인공장기나 조직을 제작하는 기술로, 조직공학과 재생의학 분야에서 잠재력이 풍부하다. 또,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배양육 제조에도 적용할 수 있어 푸드테크 분야에서도 주목하는 기술이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바이오잉크는 내부에서 세포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세포의 생존율이 낮고 인쇄 해상도가 높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연구팀은 해조류 탄수화물의 일종인 알지네이트(alginate)의 광가교*2를 통해 아주 미세한 크기의 마이크로 젤을 만들었다. 이 광가교 알지네이트 마이크로 젤을 이용해 세포의 자유로운 이동과 증식이 가능한 3D 바이오프린팅용 잉크를 개발했다. 이어, 연구팀은 새로 개발한 잉크를 사용하여 3D 바이오프린팅을 진행했다. 그 결과, 마이크로 젤 기반 소재의 빈 공간에 세포를 탑재한 바이오잉크는 기존 바이오잉크에 비해 세포 생존율이 4배 이상 크게 향상되었다. 또, 마이크로 젤은 일정 시간 동안 힘을 주었을 때 오히려 점도가 낮아지고, 형태가 변형된 후 원래의 형태로 다시 돌아올 수 있어 프린팅 결과물의 해상도와 적층 능력을 높여주었다. 연구를 이끈 차형준 교수는 “천연 생체물질을 기반으로 안정적이고 높은 세포 탑재 능력을 지니는 바이오잉크를 실제 3D 바이오프린팅에 적용하여 효과적인 인공 조직용 구조체를 제작했다“며, ”향후 후속 연구를 통한 개선과 기술 고도화를 통해 실제 인공장기와 배양육 제작 시 널리 활용될 것“이라는 기대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포스코홀딩스의 ‘창의혁신과제’, 농림축산식품부의 ‘고부가 가치식품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바이오잉크 바이오프린팅의 원료이자 3D 바이오프린터로 분사하는 세포가 포함된 재료이다. 2. 광가교 다리를 걸치듯 형성되는 결합을 ‘가교결합’이라고 하는데, 빛에 의해 개시되는 분자 간 공유결합 형성 반응을 ‘광(光)가교’라고 한다.
화공 박태호 교수팀, “주상전하 납시오!” 전하의 움직임에 주목하라
[박태호 교수 연구팀, 고전도율 고안정성 기반 정공 수송체 개발] 태양전지는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발전방식이다. 특히,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1 태양전지는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유연한 소재에 적용할 수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태양전지의 효율은 전하를 이동시키는 정공수송체*2에 의해 좌우된다. 그런데 기존 정공수송체의 경우, 첨가제로 인해 페로브스카이트 가 빠르게 분해되기 때문에 첨가제 없이 전하를 이동시킬 수 있는 정공수송체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화학공학과 박태호 교수·통합과정 이대환·임세영 씨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인 정공수송체 고분자를 새로 설계하여 전지의 효율을 향상시켰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와 환경 분야에서 영향력 높은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황(S) 화합물 또는 셀레늄(Se) 화합물 기반 고분자를 포함한 정공수송체를 설계하였다. 이 고분자들은 문을 걸어 잠그는 자물쇠처럼 분자 간 구조를 단단하게 고정하여 평면구조를 만듦으로써 전하의 이동성을 높일 수 있다. 또, 비대칭 알킬 치환기*3를 갖고 있어 분자와 분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조절하면서 전지의 전기적 특성을 보완할 수 있다. 이어, 연구팀은 대조군과의 비교 실험을 통해 새롭게 설계한 고분자들의 효과를 확인했다. 그 중에서도 셀레늄 화합물을 포함한 정공수송체를 태양전지에 적용한 결과, 전력 변환 효율이 15.2%까지 향상되었고, 40일 후에도 초기 효율의 약 80%를 유지했다. 첨가제 없이 전하의 이동성을 향상시켜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태양전지에서 가장 높은 전력 변환 효율과 우수한 소자 안정성을 보여준 것이다. 연구를 이끈 박태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 전하 수송체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앞으로 태양전지 소자 연구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단계도약형 탄소중립 기술개발 사업, 탄소제로 그린 암모니아 사이클링 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페로브스카이트 양자점 유기물(A), 무기물(B), 할로겐화물(X)이 결합하여 ABX3 형태의 화학구조를 가지는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의 크기가 나노미터 단위로 제어된 3차원 격자 구조를 가지는 반도체 나노입자를 말한다. 2. 정공수송체 빛을 받아 만든 정공(전하 입자)을 전극으로 나르는 태양전지 구성체를 말한다. 3. 알킬 치환기 알킬기에서(CnH2n)에서 수소 하나가 제거된 상태를 말한다.
화공 조길원 교수팀, 자유자재로 늘릴 수 있는 반도체...일등공신은 빛을 이용한 분자 브레이크
[POSTECH∙성균관대 공동연구팀, 고신축성∙고성능 고분자 유기반도체 기술 개발] 얼마 전 미국의 한 초등학생이 주행 도중 의식을 잃은 통학버스 운전기사를 대신해 버스를 멈춰 많은 학생들의 목숨을 구했다. 위기를 직감한 학생이 운전석으로 달려가 침착하게 브레이크를 밟은 덕분에 차는 도로 위를 미끄러지지 않고 안전하게 정지할 수 있었다. 자동차에 제동을 걸어준 브레이크처럼 반도체 사슬이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 더 획기적인 소자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분자 브레이크가 있다. 최근 화학공학과 조길원 교수 · 박사과정 김승현 씨 · 정세인 씨, 성균관대 나노과학기술학과 강보석 교수 공동연구팀은 신축성과 전기적 성능을 동시에 확보한 고분자 반도체 소재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에서 영향력 높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지 커버 논문으로 게재됐다. 구부리고 돌돌 말 수 있는 디스플레이나 피부 부착형 의료용 소자 등에 필요한 반도체는 딱딱한 금속 재질이 아니라 휘어질 수 있는 스트레처블(strechable) 소재다. 반도체를 늘리는 경우 단순히 구부렸을 때보다 열 배 이상의 힘이 가해지기 때문에 반도체층이 부서지면서 전기적 성능이 저하된다. 변형된 상태에서도 반도체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뚜렷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유기반도체에 사용될 수 있는 분자의 양 끝에 아자이드*1 반응기를 가진 유연한 사슬 형태의 광가교*2제를 개발했다. 광가교제에 자외선을 쪼이면 고분자 반도체와 그물 구조를 형성하여 자유자재로 반도체를 늘리더라도 미끄러지지 않게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기존 반도체 소재는 늘렸을 때 서로 얽혀있던 고분자 사슬들이 비가역적으로 미끄러지면서 부서져 성능이 저하되는 반면 이 ‘브레이크’ 덕분에 고분자 사슬이 미끄러지지 않고, 신축성과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테스트 결과, 반도체를 80% 늘린 상태에서도 전기적 성능을 최대 96% 보존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반도체보다 소재가 파괴되기까지 늘어나는 정도와 반복 인장 안정성 등 특성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조길원 교수는 ”고분자 유기 반도체 박막에 아자이드 광가교제를 도입하여 큰 기계적 변형을 견디면서도 우수한 전기적 특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고분자 반도체 소재의 신축성을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패터닝 기술에 접목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 대면적 신축성 유기 반도체 패턴 제작 등 높은 산업적 효용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국제협력 네트워크 전략강화사업으로 진행됐다. 1. 아자이드 질소 원자 3개와 음이온을 가지는 이온으로 반응성이 매우 높아 화학 반응의 중간체로 사용된다. 2. 광가교 다리를 걸치듯 형성되는 결합을 ‘가교결합’이라고 하는데 빛에 의해 개시되는 분자 간 공유결합 형성 반응을 ‘광가교’라고 한다.
화공 김동표 교수팀, 불소계 신약 합성... 번개처럼 빠른 스피드로
[POSTECH·고려대 공동연구팀, 초고속 혼합 반응(기체·액체) 통해 불소 화합물 합성] ‘1초’는 얼마나 짧은 시간일까? 1초는 하루 24시간의 86,400분의 1에 해당하며, 시속 300킬로미터(km)로 달리는 KTX 기차가 약 83미터(m)를 갈 수 있는 시간이다. 또, 사람이 눈을 한 번 감았다 뜨는데 평균 0.3초가 걸리기 때문에 세 번 정도 눈을 깜빡일 수 있는 시간이다. POSTECH 공동 연구팀은 불과 1초 남짓한 시간 동안 기체와 X`액체 간의 초고속 혼합 반응을 진행하여 불소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화학공학과 김동표 교수·통합과정 주정운 씨, 고려대 화학과 김희진 교수·이현재 씨(現 삼성종합기술원 연구원) 공동연구팀은 불소 화합물 합성에 필요한 기체와 액체를 초고속으로 혼합하는 특수 반응기를 통해 플루오로포름(CHF3)*1에서 트리플루오로메틸기(-CF3)*2 중간체를 성공적으로 제조하여 불소계 신약 합성 방법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불소(F)는 자연 상태에서 불소 자체로 존재하지 않고, 화합물의 형태로 존재한다. 치아를 코팅해 충치를 예방하는 치약 성분인 플루오린화나트륨(NaF)이 바로 불소 화합물이다. 최근 불소가 포함된 합성 의약 분자가 질환이 있는 조직 세포막에 대한 투과성이 높고, 세포 내 단백질에 대한 결합력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불소가 포함된 의약품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트리플루오로메틸기를 합성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간단한 전구체*3인 플루오로포름에서 수소(H) 하나를 다른 원소나 작용기로 치환하는 방법이 가장 경제적으로 유용하다. 하지만 기체 상태인 플루오로포름은 휘발성이 있어 액체와의 혼합이 어렵고, 반응성이 매우 낮다. 또, 순식간에 분해되기 때문에 플루오로포름과 반응할 물질을 함께 넣어주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다른 화학 반응도 동시에 진행되어 트리플루오로메틸기 수율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의 ‘기체-액체 혼합반응기’를 제작했다. 반응기 내 통로를 구불구불한 ‘ㄹ(리을)’ 모양으로 만들고, 투과성이 높은 나노 다공성 막을 통로 중간에 배치하여 탈수소용 초염기 액체와 플루오로포름 기체가 위아래로 소용돌이치며 잘 혼합되도록 설계하였다. 또한, 플루오로포름 기포를 잘게 부수어 액체와 접촉하는 면적을 넓힘으로써 플루오로포름에서 수소 하나가 제거된 트리플루오로메틸 음이온(CF3-)을 효율적으로 제조했다. 기존 공정과 달리 안정제나 다른 첨가제 없이 효과적으로 불소 중간체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불소화 음이온 중간체(CF3-)와 반응할 화합물을 곧바로 투입하여 불소계 화합물을 합성했다. 이때 플루오로포름으로부터 트리플루오로메틸 중간체를 제조하고, 이를 활용한 전 과정을 불과 1초 이내에 진행했다. 수명이 매우 짧은 트리플루오로메틸 음이온의 생성을 최대화하고, 이 중간체가 분해되기 전에 다음 반응을 초고속으로 진행함으로써 불소계 화합물 수율을 개선하고, 강력한 불소화 의약품 합성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불소 화합물을 경제적으로 합성하는 공정의 산업적 응용과 실용화의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여러 불안정한 중간체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1. 플루오로포름(CHF3)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 중 하나로, 수명은 270년이다. 2. 트리플루오로메틸기(-CF3) 하나의 탄소는 네 가지 원소 또는 그룹과 결합할 수 있는데, 하나의 탄소에 세 개의 불소와 기타 다른 원소나 작용기가 결합된 형태다. 3. 전구체 화학 반응에서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는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물질
신소재/철강·에너지 김용태 교수팀, "산소 싫어, 수소 좋아" 촉매의 선택이 결정하는 연료전지의 수명
[김용태 교수팀, 수소차 연료전지 내구성을 높여주는 선택적 전기 촉매 개발] 기차 운전석에는 깜빡이가 없다. 또, 좌회전이나 우회전처럼 핸들을 꺾어 방향 전환을 할 수 없다. 대신, 스위치를 눌러 레일에 설치된 선로전환기를 작동시키면 특정한 방향으로 열차를 보낼 수 있다. 방향 전환 스위치로 기차가 운행할 경로를 선택하는 것처럼 원하는 화학반응을 선택적으로 진행하여 수소차 연료전지의 부식을 막는 촉매가 있다. 신소재공학과 · 철강 · 에너지소재대학원 김용태 교수,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유상훈 씨 연구팀은 수소의 농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수소 산화 반응을 일으켜 수소차 연료전지의 부식을 막아주는 촉매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에서 영향력 높은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되었다. 연료전지의 내구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시동을 켜고 끄는 순간 음극 촉매에 발생하는 열화현상이다. 특히, 자동차용 연료전지는 그 특성상 운행을 시작하거나 종료하는 상황을 계속해서 마주하게 된다. 자동차가 정상적으로 주행하는 동안에는 내부 연료전지에 높은 농도의 수소가 안정적으로 공급되지만, 시동을 켜거나 끄는 순간에는 연료전지 내부에 수소 농도가 일시적으로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수소 이외에 외부 공기도 연료전지 내부로 새어 들어오게 되면서 양극에 의도치 않은 산소 환원 반응을 일으켜 순간적으로 음극 전위가 높게 치솟게 되고 음극 촉매의 부식으로까지 이어진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이산화티타늄(TiO2)에 백금(Pt)을 입힌 촉매(Pt/TiO2)를 개발하여 수소차 연료전지의 부식을 막는 데 성공했다. 이 촉매는 이산화티타늄과 백금 사이의 강한 상호작용과 수소 스필오버(spillover) 현상을 이용하여 주변의 수소 농도에 따라 물질 표면의 전기 전도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전기 촉매다. 차가 갑자기 멈추거나 출발하는 경우 연료전지 내 수소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수소의 농도가 낮은 환경에서는 촉매 표면에 드러나 있어야 할 백금 위로 이산화티타늄이 확산되어 백금을 뒤덮게 된다. 이산화티타늄의 낮은 전기 전도성으로 인해 촉매는 전기가 거의 통하지 않는 절연 상태의 부도체로 변하게 되고, 후에 음극 전위의 급상승을 야기하는 양극에서의 불필요한 산소의 환원 반응을 억제할 수 있다. 반면, 차가 정상적으로 주행하는 동안에는 차 내부에 수소의 농도가 높게 유지된다. 연료전지 내 수소가 풍부한 경우, 촉매의 표면에 전기 전도성이 높은 백금이 다시 노출되고, 이산화티타늄이 환원되면서 수소가 촉매 표면을 활발히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소 스필오버라 불리는 이 현상을 통해 전류가 잘 흐르게 되어 수소의 산화 반응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 이어, 연구팀은 개발한 촉매와 기존 촉매를 비교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테스트도 진행했다. 그 결과, ‘백금-이산화티타늄’ 촉매를 사용한 전지는 기존 전지에 비해 세 배 더 높은 내구성을 보였다. 수소의 농도에 따라 산소의 환원 반응과 수소의 산화 반응을 선택적으로 진행하여 전지의 내구성을 높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수소차 연료전지의 내구성 문제가 해결된다면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에서 우리나라 수소차의 입지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수소에너지혁신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되었다.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세계 최초 가시광선 대역 메타렌즈 대량 생산... ‘시너지’로 한계를 극복하다
[노준석 교수팀, 반도체 공정 이용하여 지름 1cm 메타렌즈 대량 생산 성공] 휴대폰의 ‘카툭튀’를 없애거나 만화 드래곤볼에 나오는 ‘스카우터’와 같은 가상현실 기기를 만들 수 있는 광학소자가 있을까? 2019년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서 선정한 10대 미래 기술 중 하나인 ‘메타렌즈’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메타렌즈는 나노구조체의 배열로 이루어진, 매우 얇고 가벼운 평면 광학 소자로 최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에 특집호로 구성될 만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메타렌즈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매우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고,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부담이 커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주훈·성준화 씨, 고려대 신소재공학과 이헌 교수·김원중 씨,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전교선 박사·이경일 박사·윤동현 박사 공동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가시광선 대역 메타렌즈를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소재 분야에서 영향력 높은 학술지인 ‘네이처 머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공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작에 이용되는 두 기술을 결합했다. ‘포토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는 빛(photo)과 기판 인쇄(lithography)의 합성어로 빛을 이용하여 사진을 찍듯이 기판에 패턴을 새기는 기술이다. 그리고,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Nanoimprint lithography)’는 나노소자 패턴이 각인된 스탬프를 사용해 기판 위에 패턴을 찍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연구팀은 먼저 고속전자빔으로 하나의 패턴을 만들고, 불화아르곤(ArF) 포토리소그래피로 패턴을 복제하여 12인치(inch) 크기의 스탬프를 제작했다. 그리고, 스탬프와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를 이용하여 1센티미터(cm) 크기의 지름을 가진 메타렌즈를 빠르게 찍어내는 데 성공했다. 기존 나노임프린트 기반의 구조체는 굴절률이 낮아 효율이 10퍼센트 근방으로 매우 낮았기 때문에,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큰 비용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찍어낸 렌즈에 20나노미터(nm) 정도의 매우 얇은 이산화티타늄(TiO2) 막을 코팅하여 렌즈의 효율을 90퍼센트까지 향상시켰다. 두 기술의 결합을 통해 간단한 공정으로도 고성능의 메타렌즈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어, 연구팀은 빨강, 녹색, 파랑의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초경량 가상현실(VR) 기기를 제작하며 메타렌즈의 실용성도 입증했다. 기존에 존재하던 두 기술의 시너지를 통해 메타렌즈의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이다. 또, 이번 연구는 포스코가 연구비를 지원하는 산(POSCO)-학(POSTECH)-연(RIST) 융합연구소사업 1호로 선정되어 앞으로 메타렌즈의 상용화가 탄력을 받을 뿐 아니라 포스코가 철강 기업에서 미래 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를 이끈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20년간 상용화되지 못하고 연구 단계에만 머물렀던 메타물질 연구를 산업화 단계까지 끌어올려 실제로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로 가시광 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메타렌즈를 웨이퍼 단위로 대량 생산하는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포스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 과학기술정통부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화공·융합대학원 차형준 교수팀, 로미오와 줄리엣을 해피엔딩으로 바꾼 홍합
[POSTECH·동국대병원·네이처글루텍 공동연구팀, 홍합접착단백질과 히알루론산으로 관절염 치료 줄기세포 접착제 개발] 첫눈에 서로에게 반해버린 로미오와 줄리엣.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라는 것을 알지만 두 사람은 강력한 끌림에 의해 서로에게 다가간다. 하지만 결국 로미오와 줄리엣은 하나가 될 수 없었고,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서로를 강하게 원하지만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둘의 이야기는 항상 비극으로 끝이 날까? 여기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와는 다르게 하나가 되어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홍합접착단백질과 히알루론산의 이야기가 있다. 화학공학과·융합대학원 차형준 교수·화학공학과 통합과정 맹성우 씨·박태윤 박사·주계일 연구교수(現 이화여대 교수), 동국대 의대 일산병원 임군일 교수·고지윤 박사, ㈜네이처글루텍 하성민 박사 공동연구팀은 홍합의 접착단백질(Adhesive Protein)과 히알루론산을 사용하여 손상된 연골에 줄기세포를 이식하여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액상형 접착제를 개발했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세포 기반 첨단 조직공학 융복합 기술 실용화 지원)의 지원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화학공학 분야에서 영향력이 높은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연골은 외부 충격으로부터 뼈를 보호하고, 관절이 원활하게 움직이도록 돕는다. 그런데 연골은 자연적인 치유 능력이 없어 염증이 생기거나 연골이 손상되는 경우, 줄기세포 이식을 통해 연골 재생을 유도한다. 하지만 연골의 표면이 매우 매끄럽고, 연골 주위에 끈끈한 윤활액이 있어 이식된 대부분의 줄기세포는 이식 초기에 산산이 흩어져 사라져 치료 효과가 미미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홍합에서 유래한 접착단백질과 고분자량의 히알루론산을 결합한 액상형 접착제를 개발했다. 홍합 단백질과 히알루론산은 서로 반대의 전하를 띠고 있어 둘 사이에는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정전기적 인력)이 발생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 강력한 힘을 이용하여 끈적끈적한 점성은 있지만 물에서도 와해되지 않는 고점도의 액체를 만들었다. 줄기세포를 이 액체에 넣어 원하는 부위에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는 줄기세포 이식용 접착제를 만든 것이다. 이어, 연구팀은 토끼의 손상된 연골 부위에 액상형 접착제에 들어있는 줄기세포가 풀어지지 않은 상태로 고르게 이식됨을 확인했다. 또, 줄기세포가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고정되어 있어 손상된 연골이 정상 연골로 재생되는 등의 치료 효과도 확인했다. 그리고, 연구팀이 개발한 액상형 접착제는 물리 · 화학적으로 추가적인 공정이 필요하지 않은 자연 접착제라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차형준 교수는 “대한민국 원천소재인 홍합접착단백질을 활용하여 줄기세포 치료 효과를 크게 증대시킬 수 있었다”며, “주사가 가능한 제형이기 때문에 내시경과 유사한 관절경을 통한 줄기세포 이식에 활용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연골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홍합접착단백질 소재 기술은 ㈜네이처글루텍에 기술이전이 완료됐고, 본 공동연구를 통해 개발된 관절염 치료 줄기세포 접착제는 ‘카티픽스(CartiFix)’라는 제품명으로 조만간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철강·에너지 조창신 교수팀, 친환경 에너지 시대... 해답은 바다에 있다?
[조창신 교수 연구팀, 킬레이트제 사용 해수전지 우수성 확인] 우리가 사는 지구 표면의 약 70퍼센트는 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그 중 97퍼센트가 바로 바닷물(해수)이다. 사실상 무한한 자원인 바닷물은 염분을 포함하고 있어 식수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철강·에너지소재대학원 조창신 교수, 화학공학과 박사과정 정혜빈 씨 연구팀은 킬레이트제*1를 첨가한 해수전지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이를 해수전지에 적용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게재됐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휴대용 전자기기나 자동차 전지에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리튬 이온 배터리는 폭발의 위험이 있고, 무엇보다 리튬이 고갈될 경우, 배터리 생산이 불가능한 단점이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차세대 전지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바닷물을 활용한 ‘해수전지(Seawater batteries)’다. 해수전지는 바닷물의 나트륨 이온을 활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하는 전지로 상대적으로 자원 공급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 별도의 처리 과정 없이 해수를 바로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이다. 바닷물이 짠 이유는 바로 나트륨 이온 때문인데, 이 나트륨 이온이 해수전지의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전기 에너지를 생성하고 저장한다. 해수전지의 양극재로 사용되는 니켈헥사시아노페레이트(Nickelhexacyanoferrate, 이하 NiHCF)는 제작과정에서 결함이 많이 생기는 문제점이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킬레이트제를 첨가한 NiHCF(이하 샘플 A)’를 합성했다. 그리고 킬레이트제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샘플 A와 ‘별도의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NiHCF(이하 샘플 B)’를 비교했다. 먼저, 두 샘플을 현미경으로 관찰해보면 형태와 구조에서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샘플 B는 나노 크기의 입자가 무작위로 응집되어 마이크로미터(μm) 크기의 입자가 형성되어 있는 반면, 샘플 A는 200~300 나노미터(nm) 크기의 정육면체 입자가 개별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입자 자체의 크기는 샘플 B가 더 작지만 여러 입자가 모여 큰 응집체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전지 생산에 더 불리하다. 이어, 연구팀은 두 샘플의 전기화학적 성능을 비교했다. 먼저 수분 함량을 측정한 결과, 샘플 A가 B에 비해 수분 함량이 더 낮았다. 일반적으로 수분 함량이 높을수록 전기화학적 성능이 저해된다. 또, 전류와 전압 측정을 통해 샘플 A의 에너지 효율이 더 높고, 용량도 더 큰 사실을 확인했다. 두 샘플을 사용한 각 전지에 대해 학계 최초로 충전과 방전을 2,000회 반복한 결과, 샘플 A를 사용한 전지가 약 92.8퍼센트의 높은 용량 유지율을 보였다. 또, NiHCF의 단점이었던 결함 생성율도 샘플 A에서 6퍼센트로 감소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킬레이트제를 첨가한 NiHCF, 그리고 이 NiHCF를 사용한 해수전지의 우수성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전지로서의 활발한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1. 킬레이트제(chelating agent) 1. 금속 이온과 결합하여 2개 이상의 결합을 형성함으로써 수용성의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어 중금속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해수전지 양극재를 구조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