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공 차형준 교수팀, ‘홍합’으로 흉터 없이 피부 되살린다
[차형준 교수팀, 홍합접착단백질 기반 무(無)봉합 피부 이식용 의료접착제 개발] [두 가지 약물로 피부 재생효과 ‘극대화’] 피부 이식술을 할 때 환자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수술 후 남는 흉터와 이식된 피부의 재생이다. 피부 이식술을 주도하는 의료인의 숙련도에 따라 봉합 후 흉터의 깊이가 달라질 뿐만 아니라, 봉합 부위의 상처가 회복되는 데만 한 달이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해 상처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거의 생기지 않는 의료접착제를 개발해 눈길을 끈다. 이 접착제로 피부를 이식하면, 봉합실 없이도 피부를 효과적으로 되살릴 수 있다.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박우형 석사·통합과정 이재윤 씨 연구팀은 한국화학연구원 김효정 박사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두 가지 약물이 담긴 피부 이식용 의료접착제를 개발했다. ‘흉터 없는’ 피부 이식술의 가능성을 제시한 이 연구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알란토인과 표피생장인자를 액상체 제형*1의 홍합접착단백질에 담아 의료접착제를 만들었다. 이 의료접착제를 바르면 상처 재생 단계에 따라 두 가지 약물이 차례대로 방출돼 작용하며 피부가 재생된다. 연구 결과, 기존 피부 이식술에 사용됐던 봉합실보다 상처 부위가 효과적으로 회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식 환부의 모낭 손실이 극히 적었으며, 콜라겐과 주요 피부 인자가 효과적으로 되살아났다. 이 의료접착제는 봉합실과 달리 상처 부위에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데다가, 생체물질인 홍합접착단백질을 사용해 인체에 무해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차형준 교수는 “우리나라 원천소재인 홍합접착단백질 기반의 의료접착제를 피부 이식술에 사용해 흉터를 최소화하고 피부 재생을 촉진시켰다”며 “이 연구성과는 조직 재생이 필요한 다양한 환부의 이식 수술에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홍합접착단백질 소재 기술은 ㈜네이처글루텍에 기술이전됐고, 이중 표피외 연조직용 의료접착제인 픽스라이트 제품은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거쳐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액상체 제형의 의료접착제는 제품화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1. 액상체(coacervate) 제형 양전하를 갖는 홍합접착단백질과 음전하를 갖는 히알루론산 혼합물의 액상-액상 분리현상을 이용해 물속에서 와해가 되지 않는 액체 형태로 만들어진 제형이다. 이 액상체 제형은 수중접착을 가능하게 하며 액상-액상 분리가 일어날 때 주위의 약물의 자가 탑재가 가능하다.
신소재 손준우·이동화 교수팀, 파이프라인도 ‘카멜레온’처럼 색깔 바꾼다
[손준우·이동화 교수팀, 온도에 따라 색깔 바뀌는 고체 산화물 개발] [“300℃의 고온에서도 변형 無…산업 적용 가능성 ↑”] 뜨거운 커피가 담긴 머그컵에 무심코 손을 댔다가 황급히 뗀 경험이 한 번쯤 있기 마련이다. 온도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색깔이 바뀌는 컵을 사용하면, 직접 손을 대지 않고도 컵이 충분히 식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컵뿐만 아니라 산업 분야에서도 이같은 ‘카멜레온’ 기술을 적용할 길이 열렸다. 파이프라인이나 고로의 색깔로 온도를 알 수 있다면, 안전사고를 예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신소재공학과 손준우 교수·김영광 박사, 신소재공학과·첨단재료과학부 이동화 교수·신소재공학과 이준호 박사 연구팀은 온도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고체 산화물을 개발했다. 300℃의 높은 온도까지 견딜 수 있는 물질로 산업 적용 가능성을 한층 높인 이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머터리얼즈 호라이즌스(Materials Horizons)’에 속표지논문(Inside Front Cover)으로 최근 게재됐다. 온도가 올라가면서 색깔이 변하는 물질은 대개 유기물로 만들어져 100℃가 넘는 높은 온도에서 쉽게 열화됐다. 이 때문에 고온 공정이 필요한 산업에 활용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높은 온도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고체 산화물로 열변색성 물질을 만들었다. 연구 결과, 상온(25℃)에서 투명한 색을 띠던 이 물질은 온도가 높아질수록 노란색으로 변했다. 특히, 300℃의 높은 온도에서도 물질의 열화 없이 가역적으로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연구팀은 제일원리(First-principles) 계산을 사용해 열변색성 물질의 전자 구조를 규명함으로써 물질이 작동하는 원리를 최초로 밝혔다. 온도가 올라가면 물질의 전자 구조에서 밴드 갭(Band Gap)*1이 줄어드는데, 이에 따라 색깔이 바뀐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 연구성과를 활용하면 열화상카메라 없이 직접 보기만 해도 생산 장비의 온도를 알 수 있다. 물질의 작동 원리를 밝힘으로써, 향후 온도에 따른 색깔의 변화를 더욱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기도 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사업과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밴드 갭(Band Gap) 반도체와 절연체에서, 가전자대와 전도대 간에 있는 전자상태 밀도가 제로가 되는 에너지 영역. 전자의 전이가 허용되지 않는 구역.
기계 김동성 교수팀, ‘이슬을 톡’…물방울로 전기 만든다
[POSTECH·경희대·안동대 공동연구팀, 연잎 모사한 물방울 기반 발전기 개발] [물방울 기반 발전기 중 최고 효율(13.7%) 달성…6µL 빗방울로도 작동] 여름이 되면 더욱 생각나는 강과 바다. 우리에게 시원한 풍경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데에도 사용되는 ‘착한’ 에너지원이다. 그동안 전기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선 이처럼 대량의 물이 필요했는데, 국내 연구진이 이슬과 같이 적은 양의 물방울로도 전기 에너지를 만들 방법을 찾았다. 물을 흡수하지 않고 튕겨내는 연잎의 특징을 모방한 것이다.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유동현 박사 연구팀은 경희대 기계공학과 최동휘 교수, 안동대 기계‧로봇공학과 김시조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연잎을 모사한 물방울 기반 발전기(Droplet-based electricity generator, DEG)를 개발, 국제 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최근 발표했다. 물방울 기반 발전기는 자연에서 볼 수 있는 물의 순환으로부터 효율이 높은 에너지를 얻는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우리 주변에 흔히 보이는 빗방울과 강수, 안개, 이슬 등 마이크로리터(µL, 1µL=100만분의 1리터) 단위의 물로 발전기를 가동할 수만 있다면 그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표면이 물에 젖지 않는 연잎에 주목했다. 미세한 돌기로 덮여 있는 연잎은 물이 스며들지 않고 동그랗게 뭉쳐 미끄러지는데, 몇 마이크로리터에 불과한 물방울까지도 흡수하지 않고 튕겨낸다. 이때 빠르게 튕겨내는 에너지를 이용하면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물방울이 표면에 붙은 오염물질을 닦아내, 항상 깨끗함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이다. 연잎의 표면구조를 물방울 기반 발전기에 적용하자, 실제 빗방울의 크기 수준에 해당하는 부피 6µL에도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이전까지 보고된 물방울 기반 발전기에서는 표면 젖음성으로 인해 최소한 수십 µL 수준이 되어야 에너지 수확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기술의 한계를 극복했다. 에너지 수확 효율도 13.7%에 달해, 이전 연구의 최대 11% 효율에 비해 상당히 향상된 결과를 보여줬다. 이 발전기는 강수 환경에서도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연잎의 특징인 자가 세정 효과 덕분에 오염에 노출되기 쉬운 실외 환경에서도 충분히 작동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김동성 교수는 “강수 환경에서 발전기의 에너지 수확 능력을 검증했을 뿐만 아니라, 발전기 외에도 빗방울 산성도 경보 센서로도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향후 안개, 이슬과 같이 우리 주변에서 쉽게 관찰되는 환경에 맞게 설계한다면 환경 모니터링이 가능한 센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세종과학펠로우십사업, 우수신진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기계 이승철 교수, 물리 이론 학습하는 인공지능 탄생, 응용문제도 ‘척척’
[KRISS‧포스텍 공동연구팀, 물리 이론 학습하는 AI 음향 시뮬레이션 기술 개발] [음향‧소음‧진동 실시간 감지 및 최적화 가능해 스마트 팩토리, 디지털 트윈에 활용 전망]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현민)과 포항공과대학교 공동연구팀이 음향 물리 이론을 학습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AI 기반 음향 시뮬레이션 기술로, 음향‧소음‧진동 등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가전기기, 자동차 등의 제품부터 건물, 다리 등의 구조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의 음향‧진동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AI가 시뮬레이션*1을 거쳐 내린 의사결정을 즉각 반영해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다. 이번 성과는 특히 산업계에서 각광받는 신기술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2”에 적용 가능하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세계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든 뒤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하는 기술이다. 가상세계에서 장비, 시스템 등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유지·보수 시점을 파악할 수 있다. 공장 내부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사람 없이 AI가 공정을 제어하는 스마트 팩토리*3는 디지털 트윈을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디지털 트윈의 음향 시뮬레이션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은 일반 AI 기술과 공학분석용 계산법 두 가지다. 일반 AI 기술의 경우 학습한 데이터 범위 내의 계산은 빠르고 정확하지만 경험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응용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공학분석용 계산법은 정확도는 높지만 계산 소요시간이 길어 실시간 활용이 어렵다. 이번에 개발한 AI 음향 시뮬레이션 기술은 기존 기술들의 단점을 모두 극복했다. 일반 AI 기술에 비해 월등한 정확도와 돌발변수 대응능력을 갖췄으며, 공학분석용 계산법보다 계산 속도가 450배 빠르다. 높은 정확도와 초고속 해석능력, 변수에 대한 응용력을 모두 갖춰 디지털 트윈 실용화에 기여할 수 있다. 이를 가능케 한 기술의 핵심은 AI 신경망*4에 물리 이론을 직접 학습시키는 딥러닝 알고리즘이다. 소리가 퍼지고 반사되는 환경에 돌발상황이나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이론적 원리를 알고 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정확한 분석값을 내놓을 수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형진 선임연구원은 이번 성과를 두고 “언어를 배울 때 생활 속 경험뿐 아니라 문법책으로 원리를 익히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배울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AI 딥러닝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성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텍 이승철 교수는 “KRISS와 포스텍이 각각 음향진동 분야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보유한 전문성을 합쳐 시너지를 냈다”며 “이번 성과를 디지털 트윈에 실제로 적용할 수 있도록 후속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방위사업청의 민군기술협력사업과 KRISS 주요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기계공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인 Engineering with Computers (IF: 7.963, JCR Top 2.63%)에 4월 9일 온라인 게재됐다. 1. 시뮬레이션(Simulation) 실제의 상황을 간단하게 축소한 모형을 통해서 실험을 하고 그 실험결과에 따라 행동이나 의사결정을 하는 기법이다. 2.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산업·경제·사회 분야에서 현실에 존재하는 물리적 대상을 가상의 세계에 실시간으로 동일하게 재현한 대응체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모델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이를 바탕으로 수행된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재와 미래 상황에 최적으로 대응하는데 활용된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모델과 실시간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진화하는 개체이다. 3. 스마트 팩토리(Smart factory) 설계 및 개발, 제조 및 유통 등 생산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이 결합된 정보통신기술(ICT)를 적용하여 생산성, 품질, 고객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지능형 생산공장으로 공장 내 설비와 기계에 사물인터넷(IoT)을 설치하여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스스로 제어할 수 있게 만든 미래의 공장이다. 4. AI 신경망(AI neural network) 사람의 신경망을 모방하여 만든 인공지능의 신경망이다.
IT융합‧전자‧기계 김철홍 교수팀, 빛 이용해 ‘두근두근’ 뛰는 손가락 혈관 본다
[POSTECH·삼성종합기술원 공동연구팀, 광혈류측정기·광음향현미경 결합 시스템 개발] [“맥파 신호 변화에 따른 혈관 이미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손목에 차기만 해도 우리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알려주는 스마트워치. 이 스마트워치는 빛을 이용해 측정한 맥파 신호를 바탕으로 심박수를 알려준다. 이때 심박수의 변화는 수치로만 확인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는데, 국내 연구진이 혈관의 움직임까지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술을 선보였다. IT융합‧전자전기‧기계공학과 김철홍 교수‧IT융합공학과 안중호‧백진우 박사 연구팀은 삼성종합기술원 남성현 마스터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광혈류측정기(PPG, photoplethysmography)와 광음향현미경(PAM, Photoacoustic Microscopy)을 결합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광혈류측정기는 스마트워치의 심박수 측정 센서에 주로 활용되는 기술이다. 피부에 LED를 쐈을 때, 심장의 수축과 이완에 따라 빛의 반사율이 달라지는 원리를 이용한다. 심박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유용하지만, 혈관의 움직임을 비롯해 몸 안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직접 관찰하기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기기에 광음향현미경(PAM, Photoacoustic Microscopy)을 접목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광음향현미경을 이용하면 시간에 따른 혈관의 변화를 영상으로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시스템으로 사람 손가락의 혈관 이미지와 혈액량의 변화를 동시에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나아가, 맥파 신호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혈관이 움직이는 것을 직접 확인함으로써 두 변화가 연동돼 있음을 증명했다. 국제 학술지 ‘포토어쿠스틱스(Photoacoustics)’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성과는 심장내과, 내분비내과 등 다양한 임상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 연구는 삼성종합기술원, 한국연구재단, 범부처의료기기사업단,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기계 조동우·IT융합 장진아 교수팀, “통증은 이제 그만”…인공 조직으로 어깨 되살린다
[POSTECH·美 하버드의대 공동연구팀, 파열된 회전근개 회복 위한 복합 조직 플랫폼 개발] 하루 종일 책상 앞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직장인은 몸 이곳저곳이 쑤시기 마련이다. 특히 과거에 주로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겪던 어깨 통증은 최근 젊은 사람들에게서도 적잖게 나타나고 있다. 어깨에 통증이 생기면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려워 옷을 갈아입기조차 힘들어진다. 통증 때문에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다. 특히 회전근개는 나이가 들면서 자연히 파열되는 경우가 흔함에도 회복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채수훈 박사, IT융합공학과 장진아 교수·통합과정 용의중 씨 연구팀은 미국 하버드의대 최학수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파열된 회전근개를 되살릴 수 있는 복합 조직 플랫폼을 개발했다. 조직 특이적인 세포외기질 기반의 바이오잉크를 3D 바이오프린팅해 만들어지는 이 플랫폼은 회전근개를 구성하는 조직의 복잡한 구조를 그대로 모사할 수 있다. 만성적인 어깨 통증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는 이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액티브 머터리얼즈(Bioactive materials)’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회전근개가 전층파열된 쥐에게 플랫폼을 이식하고 회전근개 조직과 어깨 기능이 회복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줄기세포가 포함된 이 플랫폼이 파열됐던 회전근개를 재생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몸속 특정 기관을 보여주는 근적외선 생체 이미징 기술을 이용해, 이 과정을 영상화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동물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도 해부학적 변화와 생체 내 재생 과정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플랫폼은 실제 인체 조직과 유사한 구성 성분과 미세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면 높은 치료 효과는 물론 어깨 기능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회전근개를 재건할 때 자가 조직을 사용하기 어려웠던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원천기술개발사업과 미국 국립 생의학영상·생체공학 연구소(NIBIB)의 연구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화학 김기문 교수팀, 빛과 소리만으로 용액 위에서 ‘미로’ 찾을 수 있다
[POSTECH·IBS 연구팀, 빛·소리에 의해 화학반응 조절하는 기술 개발] [“색깔로 패턴 시각화…복잡한 길 따라 물체 움직일 수도 있어”] 물 위에 검은콩 하나가 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콩은 일정한 규칙 없이 그저 물 위를 둥둥 떠다닐 것이다. 그런데 이 콩과 같이 액체 위에 떠 있는 작은 물체를 빛과 소리만으로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동심원뿐만 아니라 미로와 같이 복잡한 모양까지도 정확히 따라가게 할 수 있다. 화학과 김기문 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단장)·첨단재료과학부 통합과정 최서연 씨 연구팀은 IBS 라훌 데브 뮤코파타야이(Rahul Dev Mukhopadhyay) 연구위원과 함께 빛과 소리에 의해 화학반응을 조절할 수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이를 색깔로 시각화하고, 용액 위에서 물체를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음도 함께 선보였다. 국제 학술지 ‘켐(Chem)’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성과는 생명체의 신호 처리 과정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복잡하게 만들어진 우리의 몸 또한 빛·소리와 같은 외부의 자극을 인지하고, 그에 따라 반응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빛에 의해 바이올로젠(Viologen) 용액의 산화반응이 일어날 때, 소리를 함께 이용하면 화학반응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 용액은 노란색을 띠다가 빛과 반응하면 초록색으로 바뀌는 성질이 있다. 여기에 빛을 쪼이는 영역과 소리를 조합하면, 노란색과 초록색으로 이뤄진 동심원 패턴의 형성과 소멸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또, 연구팀은 용액 위에서 물체를 움직이는 데에도 성공했다. 페트리 접시 안의 용액에 작은 물체를 띄우고 레이저 포인터로 빛을 쏘면, 화학반응으로 인해 표면장력이 줄어들면서 순간적으로 용액이 흐름이 발생한다. 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물체도 움직이게 된다. 소리를 활용하면 물체의 움직임을 더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미로찾기와 같은 복잡한 기능까지도 수행할 수 있다. 이 연구성과는 자연과 같은 비평형 상태에서 빛과 소리를 이용해 화학반응을 조절할 수 있음을 밝힌 결과다. 특히, 연구에서 확인한 화학반응을 이진법의 불 논리(Boolean logic)*1로 해석함으로써, 생명체의 복잡한 신호 처리 과정을 단순화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연구로 주목을 받는다. 1. 불 논리(Boolean logic) 0과 1 또는 참과 거짓의 두 가지 값을 이용하는 논리학의 한 분야.
산경 정우성 교수팀, 출판사도 한통속?…부실 학술지 인용 ‘뻥튀기’ 잡았다
[POSTECH·숭실대·KISTI 공동연구팀, 논문 4천만 건 분석해 출판사의 인용 카르텔 최초로 밝혀]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것이 쉽다. 좋은 일뿐 아니라 나쁜 일도 그렇다. 최근 돈만 내면 수준에 부합하지 않는 논문도 출판해주는 부실 학술지 논란이 일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피인용지수가 높은 논문은 모두 우수 논문으로 인식되는 오해를 악용해, 부실 학술지가 서로 인용하며 의도적으로 인용 지수를 높이는 부정행위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내부거래가 학술지를 넘어 출판사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면 어떨까? 산업경영공학과·물리학과 정우성 교수·사회문화데이터사이언스 연구소 유택호 박사와 숭실대 AI융합학부 윤진혁 교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박진서·이준영 박사 공동연구팀은 4천만 건의 학술논문을 분석해 출판사 내부의 조직적 인용 카르텔을 최초로 밝혔다. 연구 결과, 부실 학술지는 정상치보다 최대 1,000배까지 인용을 부풀리고 있었다. 특히 부실 학술지의 전체 인용 중 20%가 같은 출판사에서 이뤄졌다. 논문을 많이 내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존의 양적 평가에서는 언제나 부실 학술지의 유혹이 있다. 의도적으로 부실 학술지를 이용해 성과를 부풀리는 연구자도 있지만 상당수 학자는 부실 학술지임을 알지 못하며 이득을 취하지도 않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오히려 교묘한 광고에 속은 피해자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우성 교수는 “일부 나쁜 학자들이 전체 시스템을 흔들고 있다”며 “선량한 다수의 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부실 학술지와 출판사를 선별하고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질적 평가로 분류하는 인용 지수(Impact factor) 역시 부정행위가 가능한 양적 지표로 전락하고 있다“며 양적 성과 중심의 평가 체계의 개편을 강조했다. 최근 정부는 연구자에게 부실 학술지 정보를 제공하는 ‘건전학술활동지원시스템 (SAFE)’을 운영하고 있다. 유택호 박사는 “학술지를 넘어 출판사를 중심으로 검증과 분석이 추가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인포메트릭스(Journal of Informetrics)’에 최근 게재됐다.
화공 차형준 교수팀, 절단된 신경, 빛과 홍합이 바로 이어 붙여 재생한다
[POSTECH·이화여대·가톨릭의대 공동연구팀, 홍합접착단백질 기반의 신경재생용 광(光)가교 하이드로젤 의료접착제 개발] [무봉합 신경문합술로 신경재생 효과 ‘쑥쑥’] 절단된 신경을 수술용 봉합실 없이 바로 이어붙일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홍합접착단백질을 이용한 이 기술은 의료진의 시간적 부담을 덜 뿐만 아니라, 봉합실에 의한 환자의 2차 손상을 막을 수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정호균 박사 연구팀은 이화여대 화공신소재공학과 주계일 교수,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전영준 교수·이종원 교수·재활의학과 이종인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홍합접착단백질 기반의 혁신적인 의료용 하이드로젤 접착제를 개발했다. 자연에서 유래한 소재로 신경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이 연구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최근 게재됐다. 신경은 재생이 어려운 조직 중 하나로, 사고로 절단이 되면 봉합실을 이용해 정교한 문합술*1을 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의료진의 숙련도가 높아야 하는 데다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고 봉합실이 관통할 때 가해지는 2차 손상에 의해 신경 재생이 방해될 수 있었다. 공동연구팀은 타키키닌 계열 신경전달물질인 Substance-P(SP) 기능성 펩타이드가 도입된 홍합접착단백질을 광(光)가교 하이드로젤 접착제 형태로 만들어 문제를 극복하고자 했다. 빛을 쬐지 않았을 때 액상으로 존재하는 이 접착제는 가시광선을 쬐면 하이드로젤 상태로 순식간에 변하며 접착력이 생긴다. 접착제를 적용한 무봉합 신경 문합술로 신경의 2차 손상을 막고, 기능성 펩타이드가 M2 아형으로의 대식세포*2 분극을 유도함으로써 환부의 추가적인 면역 염증반응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신경 재생도 효과적으로 촉진된다. 연구 결과, 단순히 절단된 신경의 문합뿐만 아니라 1.2cm 신경 결손 부위의 문합에서도 기존 봉합사를 이용한 문합술과 비슷하거나 우수한 신경 조직 재생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신경 재생이 매우 어려운 1.2cm 신경 결손의 경우에도 신경의 운동과 감각 기능 회복에 대한 예후가 봉합사를 이용한 문합술보다 더욱 뛰어났다. 차형준 교수는 “혁신 원천 소재인 홍합접착단백질 기반의 신경재생용 무해한 의료접착제로 의료진의 수술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환자의 예후 또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며 “신경뿐 아니라 다른 환부의 수술에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혁신적인 의료접착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해양수산부의 해양바이오산업신소재연구단사업과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한편, 홍합접착단백질 소재 기술은 ㈜네이처글루텍에 기술이전이 완료됐고, 이중 광가교 표피외 연조직용 의료접착제인 ‘픽스라이트(FIxLight)’ 제품은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거쳐 임상을 진행 중이다. 1. 신경문합술(neurorrhaphy) 절단되거나 결손된 신경 부위를 이어주는 수술로, 현재까지는 봉합실(suture)을 이용하는 방식이 유일하다. 2. 대식세포(macrophage) 체내에 두루 분포하며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세포로 여러 아형(subtype)으로 분극(polarization)할 수 있다. 여러 아형 중 면역을 유도하는 M1 아형에서 면역을 억제하는 M2 아형으로 분극하는 것이 신경 재생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학 이인수 교수팀, ‘앙버터’처럼 시너지 효과 내는 촉매로 수소 ‘더 많이’ 만든다
[이인수 교수팀, 철·니켈 이중층 수산화물 표면에 납작한 백금 더한 촉매 개발] [수소 생산 효율↑…기존 촉매보다 활성 11.2배 높여] 버터와 팥을 납작하게 겹친 앙버터는 버터의 부드러움과 팥의 달콤함이 더해져 새로운 맛을 낸다. 수소를 만들어내는 촉매 또한 서로 다른 물질을 ‘앙버터’처럼 겹쳐 만들면 각각의 장점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때 철·니켈(NiFe) 이중층 수산화물(layered double hydroxide, LDH) 표면에 백금(Pt)을 납작하게 겹쳐 수소 생산 효율을 한층 높이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화학과 이인수 교수·슈만 듀타(Soumen Dutta) 연구조교수·박사과정 홍유림 씨 연구팀이 신소재공학과 최시영 교수, 화학공학과 한정우 교수와 함께 발표한 이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보충표지논문(Supplementary Cover)으로 실렸다. 백금은 수소와 잘 결합해 수소 생성에 가장 적합한 촉매 물질로 알려져 있다. 다만 물 분해 능력이 떨어져, 철·니켈 수산화물과 결합해 물 분해 능력을 높이고자 하는 연구가 이뤄졌다. 이인수 교수팀은 이미 다공성 2차원(2D) 백금 나노판 사이에 2D 니켈·철 수산화물 나노판이 끼어 있는 샌드위치 형태의 하이브리드 물질을 합성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이 물질은 수 나노미터(nm, 1nm=10억분의 1m) 두께의 철·니켈 수산화물 표면에 약 1nm의 백금 층을 성장시키는 독창적인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이번에는 백금 층을 별도로 얇게 만들어 합성시키는 방법을 시도했다. 백금 층이 철·니켈 수산화물 표면에서 자라날 때, 표면과 맞닿지 않은 면이 평평하지 않게 자라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한정된 2D 나노공간에서 백금의 위아래 결정면이 모두 평평하게 자라나게 해, 철·니켈 수산화물과 더 효과적으로 반응하도록 했다. 이 촉매는 넓은 계면에 걸쳐 밀접하게 붙어 있는 철·니켈 수산화물과 백금 사이에서 상호보조적인 효과가 일어난다. 연구 결과, 기존의 촉매 물질(20wt%-Pt/C)에 비해서 11.2배 높은 활성이 나타났으며,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기능이 유지됐다. 획기적인 촉매 합성법으로 수소 생산 효율을 높인 이 연구성과는 미래 촉매 분야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인수 교수는 “이 촉매는 알칼리 수전해용 촉매 물질 중 최고 수준의 활성과 안정성을 보였다”며 “저탄소에너지원으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그린수소의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