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화공 노준석·화공 김영기·전자 김욱성 교수팀, 머리카락 세 가닥 위에서 오색찬란한 이미지 펼쳐진다
[연구팀, 얇은 두께에서도 선명한 이미지 볼 수 있는 메타표면 컬러필터 개발] [스마트폰(500PPI)의 120~170배 달하는 해상도(60,000~85,000PPI) 기록] 머리카락 세 가닥에 불과한 아주 얇은 두께에서 사진처럼 선명한 컬러 이미지를 볼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연구팀은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인 ‘메타표면’으로 고성능 스마트폰의 120배에서 170배 해상도에 달하는 컬러필터를 만들어낸 것이다.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기계공학과 박사과정 트레본 베드로(Trevon Badloe) 씨·통합과정 김주훈 씨·김인기 박사(현 성균관대 생명물리학과 교수), 화학공학과 김영기 교수·통합과정 김원식 씨, 전기전자공학과 김욱성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를 진행, 국제 학술지 ‘빛: 과학과 응용(Light: Science & Application)’에 최근 발표했다. 나노 구조체의 주기적인 배열로 이뤄진 메타표면은 구조색*1의 밝기가 밝을 뿐만 아니라, 색을 선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도 금속 구조체를 이용한 플라즈모닉 구조색이나, 유전체 재료를 이용한 구조색으로 선명한 컬러 이미지를 인쇄하려는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 다만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특정 자극에 의해 색깔이 변하는 유연한 인쇄 기술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채도와 휘도가 높은 3원색을 자유자재로 끄고 켤 수 있는 메타표면 컬러필터를 개발했다. 빨강, 초록, 파랑 등 3원색을 각각 픽셀 단위로 제어할 수 있다면 색상을 유연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 컬러필터는 3원색의 밝기를 각각 조절하면서 서로 색깔을 섞어 다양한 색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블랙, 화이트를 비롯하여 다양한 색의 밝기를 연속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밝기 조절이 불가능하고, 하나의 픽셀로 다양한 색을 표현했던 기존의 컬러필터와 크게 차별화되는 점이다. 하나의 픽셀이 420nm(나노미터, 1nm=10억분의 1m)(빨강), 360nm(초록), 300nm(파랑) 크기로 매우 작은 이 컬러필터의 해상도는 무려 60,000PPI(Pixels Per Inch, 1인치당 픽셀의 개수)(빨강), 70,000PPI(초록), 85,000(파랑)에 이른다. 우리가 흔히 쓰는 최신 스마트폰이 500PPI 정도인데, 이보다도 약 120배에서 170배 높다. 연구팀은 머리카락의 두세 가닥에 달하는 200~300마이크로미터(㎛) 두께에 선명한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가볍고 얇은 디스플레이에서 선명한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한 이번 연구 성과에 학계에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나아가, 색상을 각각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암호화 장치나 반사 디스플레이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 포스코산학연융합연구소,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구조색 투명한 물질들의 주기적인 구조에 의해 반사와 간섭을 거치면서 만들어지는 색.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과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화공 김진곤 교수팀-신소재 정운룡 교수팀, “정전기는 당신의 움직임을 알고 있다”
[김진곤·정운룡 교수팀, 고분자와 자외선 이용해 정전기 촉각 센서 개발] [“단 하나의 전극으로 다양한 신체 움직임 감지해”] 예기치 못하게 나타나 더 따갑게 느껴지는 정전기. 불청객으로 느껴지는 이 정전기도 쓸모가 있다. 신체의 움직임으로 전기적 신호를 만들어내는 정전기 소자(Triboelectric nanoagenerator, TENG)*1가 전력 공급원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전기 소자를 이용한 촉각 센서는 적은 전력으로도 다양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어 차세대 센서로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기존 센서는 전기적인 연결선이 픽셀 수만큼 많이 필요해 대면적 제작에 한계가 있었다. 화학공학과 지능형 블록공중합체 자기조립연구단 김진곤 교수·통합과정 장준호 씨, 신소재공학과 하이브리드 나노소재 연구단 정운룡 교수·김동욱 박사 연구팀은 단 하나의 전극으로 다양한 신체 움직임을 감지하는 정전기 촉각 센서를 개발했다. 이 연구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열이 가해지면 상태가 바뀌는 열가소성 고분자(Thermoplastic block copolymer, BCPs)*2에 주목했다. 이 고분자에 자외선을 쬐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정전기 신호가 증가하는 현상을 분석한 것이다. 패턴이 있는 마스크를 통해 고분자에 자외선을 조사하자, 자외선을 받은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의 경계에서 전하가 넘어가지 못하는 보호벽이 만들어졌다. 즉, 자외선 조사만으로 정전기 신호가 각기 다른 패터닝을 만들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하나의 전극 연결선으로 다양한 신호를 낼 수 있는 정전기 촉각 센서를 제작했다. 그 결과, 접촉 위치와 순서를 비롯해 손바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움직임을 성공적으로 감지할 수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김진곤 교수는 “촉각 센서를 장갑처럼 사용하려면 변형성이 높아야 했지만 회로 설계에 한계가 있었다”며 “하나의 전극 연결선만으로 한계를 극복해, 향후 인공 피부와 같은 다양한 영역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창의적 연구진흥 사업과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정전기 소자(Triboelectric nanoagenerator, TENG) 서로 다른 두 물질을 마찰시킬 때, 접촉 표면에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소자. 2. 열가소성 고분자(Thermoplastic block copolymer, BCPs) 열을 가했을 때 녹고, 온도를 충분히 낮추면 고체 상태로 되돌아가는 고분자.
기계 이승철 교수팀, 물리식 접한 AI, 배터리 용량 예측 향상시킨다
[POSTECH·한양대 공동연구팀, AI에 물리 지식 더해 배터리 용량 예측 성능 최대 20% 높여] 자가용과 버스, 택시에 이르기까지, 최근 도로에서는 전기자동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전기자동차는 친환경적이면서 유지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배터리가 방전된다거나 수명이 다 되면 치명적인 사고가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기자동차에 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용량과 수명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기계공학과 이승철 교수·박사과정 김승욱 씨 연구팀은 한양대 오기용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리튬이온전지의 용량·수명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AI에 물리 지식을 더해 예측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이 연구성과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어플라이드 에너지(Applied Energy)’에 최근 게재됐다. 배터리 용량을 예측하는 방법은 복잡한 배터리의 내부 구조를 단순화한 물리 기반 모델과 배터리의 전기적·기계적 응답을 활용한 AI 모델 두 가지로 나뉜다. 다만 기존의 AI 모델은 학습에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한데다 학습하지 않은 데이터에 대해 예측 정확도가 매우 낮아 차세대 AI 기술의 등장이 절실했다. 연구팀은 적은 학습데이터로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도록, 기존과 차별화된 특징 인자 추출 기법과 물리 지식 기반 신경망을 융합했다. 그 결과, 다양한 용량과 수명 분포를 지닌 테스트용 배터리의 용량 예측 정확도를 최대 20% 향상시켰으며, 일관적인 결과를 확인해 신뢰성을 확보했다. 이번 결과는 다양한 산업에서 신뢰성이 높은 물리 지식 기반의 AI를 적용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철 교수는 “물리 지식을 활용해 데이터 기반 AI의 한계를 뛰어넘고, 차별화된 특징 인자 추출 기법의 개발로 빅데이터 구축의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말했다. 또, 한양대 오기용 교수는 “이 연구는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잔여 수명 예측에 활용돼 전기자동차 보급 활성화에 기여할 연구라는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연구는 민군기술협력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이뤄졌다.
IT융합‧기계 김철홍 교수팀, 인공지능 광음향기술로 고속·고해상도 혈관영상 찍는다.
[韓‧美 공동연구팀 딥러닝 이용한 고속 국지화영상기법 개발] [속도는 높이고 레이저 양은 줄어 환자 부담 낮추는 기술 “눈길”] 번개가 치면, 잠시 후 천둥소리가 들려온다. 번개가 지나간 주변 물질이 빛을 흡수하고, 이 빛이 열로 변하는 과정에서 물질이 팽창해 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을 광음향 현상이라고 부르는데, 이 현상을 응용해 몸속을 찍는 광음향 영상기법은 조영제가 필요한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을 대체할 신기술로 각광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 기술은 촬영하는 깊이가 깊어질수록 해상도가 떨어진다는 단점도 동시에 제기되곤 했다. 조영제가 없이도 인체 내부를 촬영할 수 있는 광음향 영상기술은 영상 깊이와 무관하게 높은 해상도로 촬영하기 위해 같은 영역을 여러 번 촬영하는 ‘국지화(localization)’ 방법을 활용해왔다. 해상도는 높지만 촬영 횟수가 많은 만큼 속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져 즉각적인 반응을 확인해야 하는 연구에 활용하기는 어려웠다. IT융합‧기계공학과 김철홍 교수‧IT융합공학과 박사과정 김종범씨, 기계공학과 이승철 교수‧석사과정 김규원씨가 미국 CALTECH 리홍 왕(Lihong Wang) 교수팀과 함께 바로 이 기술을 딥러닝을 활용해 영상 속도는 높이고, 생체에 쏘이는 레이저를 줄여 느린 속도, 낮은 해상도와 생체 부담이라는 단점을 일거에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광학분야 권위지 중 하나인 ‘빛: 과학과 응용(Light: Science&Applications)’지를 통해 발표된 이 성과는 국지화 광음향 영상기법에 인공지능 분야를 접목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딥러닝 기술을 이용해 이 방법에 사용되는 영상 숫자를 10배 이상 줄이면서 속도를 무려 12배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 국지화 광음향 현미경은 30초가 걸리던 것이 고작 2.5초, 단층촬영은 30분에서 2.5분이 걸리는 것이다. 또, 이번 기술 개발로 그간 속도와 공간 해상도 모두 중요했던 약물의 순간적 반응, 혈관 구조 정보가 필요한 혈관성 질환, 신경 활동 관찰 등의 전임상 혹은 임상연구에서 국지화 광음향 영상 기법을 활용할 가능성을 열게 됐다. 무엇보다 이 방식은 생체에 쬐어야 하는 레이저의 양은 물론 촬영 시간이 크게 단축되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더욱 큰 장점이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한국산업기술평가원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사람도 ‘피카츄’처럼 전기 만들 수 있을까?
[노준석 교수팀, 메타물질로 압전 에너지 수확 효율 높이는 방법 소개] [“진동·소리로 전기 생성 가능성 有…향후 웨어러블 기기 적용 기대”] 피카츄는 잠을 자면 양쪽 뺨에 전기가 생겨난다. 머지않아 우리도 피카츄처럼 특정 행동으로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 곁에 진동이나 소리 형태로 존재하는 파동 에너지는 마찰이나 열에 의해 쉽게 사라지는데, 이 에너지를 모아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압전 에너지 수확’ 기술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팔을 휘두르거나 걷기만 해도 충전이 돼 배터리 충전이나 교체 없이도 웨어러블 기기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이건·이동우 씨 연구팀은 성균관대 신소재공학과 김미소 교수와 함께 압전 에너지 수확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론을 정리해, 물리 분야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피직스(Communications Physics)’에 최근 발표했다. 압전 에너지 수확은 이전부터 활발하게 연구돼왔지만, 얻을 수 있는 전기 에너지의 양이 적어 실생활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효율이 높은 전기 에너지를 얻기 위해선 파동 에너지를 구조물의 특정 부분에 모을 방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메타물질(metamaterial)과 음향양자결정(phononic crystal)을 이용해 이를 실현할 방법을 비교·정리했다. 두 물질은 인공적으로 설계된 단위 원자가 주기적으로 배열됨으로써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던 기이한 특성을 보이는 물질이다. 물질이 가지는 주기성과 외부에서 가해지는 파장을 적절히 조절하면 파동 에너지를 한 곳에 모을 수 있다.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압전 에너지 수확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물리적 성질을 이해하기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압전 에너지가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자원으로서 스마트 센서, 저전력 무선 통신, 사물 인터넷 등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 RLRC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 해양수산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기관목적사업, 교육부 글로벌박사펠로십, 현대차 정몽구 재단 및 포스코 산학연 융합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생명 김종경 교수팀, “새살이 솔솔”…상처 난 위(胃) 되돌리는 유전자 찾았다
[POSTECH·IBS·美 밴더빌트대 공동연구팀, 위 줄기세포 활성 조절하는 유전자 밝혀] 음식을 소화시키는 위(胃)에 문제가 생기면 식사를 하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일이 된다. 다행히 우리 몸은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위장에 있는 줄기세포인 위장주세포는 일반적으로 활동하지 않다가 조직에 상처가 나면 활발히 치료를 돕는다고 알려졌다. 다만 어떤 유전자 때문에 위장주세포가 움직이게 되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생명과학과 김종경 교수·이지현 박사 (오스트리아 분자생명공학연구소(IMBA))‧한승민 박사(영국 케임브리지대)‧박사과정 김소미 씨 연구팀은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 교정 연구단 구본경 부연구단장, 미국 밴더빌트대 최은영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p57 유전자가 위장주세포의 활성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암 중에서도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것이 바로 위암이고, 위암의 주된 원인은 다양한 위장질환인 만큼, 이번 연구성과는 더욱 관심이 모인다. 이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 스템 셀(Cell Stem Cell)’에 최근 게재됐다. 쥐 대상의 연구 결과, 위장 표피 조직에 상처가 나면 p57 유전자가 줄어들면서 위장주세포가 활성화된다. 물론 평소에는 p57 유전자가 위장주세포의 활성화를 막고 있다. 이번 연구는 위 줄기세포에 대한 이해를 한층 높이고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한 연구로서 학계의 호평을 받았다. 위 줄기세포의 활성화가 위 점막의 재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향후 위 질환의 이해와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지원사업과 바이오 의료기술 개발사업,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그랜드챌린지 연구혁신 프로젝트(P-COE), IBS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환경 감종훈 교수팀, 덥고 습한 ‘겨울’, 범인은 바로 너(?)
[감종훈 교수팀, 2019~2020년 러시아 서북 지역의 덥고 습한 겨울 원인 밝혀] [“기후 모델 미래 전망 데이터 분석 결과, 인류 활동에 따른 지구 온난화가 원인“] 찌는 듯한 더위의 여름엔 찬 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이 그리워진다. 강한 추위와 더위 모두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겨울 날씨가 습하고 따뜻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가령 2019년과 2020년 러시아 서북 지역에서는 1902년 이후로 가장 덥고 습한 겨울 날씨가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영구동토층*1이 녹아 이듬해 봄철 홍수와 산사태 위험성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눈과 얼음이 빨리 녹으며 사용할 수 있는 수자원이 줄어 여름철 가뭄 위험성까지 증가했다. 이처럼 연쇄적으로 자연재해 가능성을 높이는 ‘이상한’ 겨울 날씨가 나타난 원인은 무엇일까? 환경공학부 감종훈 교수팀은 2019년과 2020년 러시아 서북 지역에서 덥고 습한 겨울이 나타난 원인으로 ‘인류’를 지목했다. 이는 기후 모델 미래 전망 데이터(Coupled Model Intercomparison Project Phase 6, CMIP6)를 이용해 분석한 것으로, 자연적인 변동성 중 하나인 북대서양 진동(North Atlantic Oscillation, NAO)보다 인류의 영향력이 더 크다는 사실을 밝힌 결과다. 북대서양 진동은 아이슬란드(Iceland) 저기압과 아조레스(Azores) 고기압 사이 해면 기압의 차이가 시소처럼 변동하는 현상으로, 북대서양의 대표적인 기상 현상 중 하나다. 이 진동의 변화로 인해 특정 지역에서 더운 겨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졌으나, 왜 겨울에 덥고 습한 날씨가 동시에 나타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분석 결과, 해당 시기에 북대서양 진동이 강하게 나타났지만, 인류의 활동으로 온실가스가 늘어나지 않았다면 덥고 습한 날씨가 발생할 가능성이 극히 희박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 서북 지역에서 더운 겨울이 발생할 확률은 인류 활동에 의해 약 5배 높아졌고, 습한 겨울이 발생할 확률은 약 20배 높아졌다. 온실가스에 의해선 더운 겨울과 습한 겨울이 발생할 확률이 각각 약 20배, 약 30배 늘었다.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앞으로도 온도 변화에 민감한 러시아 서북 지역에서 덥고 습한 겨울이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해당 지역의 겨울 날씨는 유라시아 지역의 봄·여름 날씨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이를 간과할 수 없다. 감종훈 교수는 “겨울의 기후 변화는 이듬해 봄과 여름의 자연재해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며 “해당 지역의 봄철 홍수나 여름철 가뭄 위험성 변화를 지속적으로 연구함으로써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기상학회보(Bulletin of the 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성과는 2020년 전 지구에서 발생했던 이상 기후의 원인 규명을 보고하는 ‘2020년의 극한 현상 설명(Explaining Extreme Events of 2020)’ 특별호에 실렸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해양·육상·대기 탄소순환시스템 연구사업 (NRF-2021M 3I6A1086808),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북극해 온난화·해양생태계 변화 감시 및 미래전망 연구사업(K-AWARE, KOPRI, 1525011760)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논문 링크: https://doi.org/10.1175/BAMS-D-21-0148.1). 1. 영구동토층 토양 온도가 2년 이상 0도 이하로 유지되는 토양층으로, 북극이나 남극에 가까운 고위도 지역에 주로 분포한다.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더 세게, 더 멀리’ 스핀하는 적외선 찾았다
[노준석 교수팀, 근적외선 영역에서 최고 효율의 광스핀홀 효과 구현] [“빛 이동량은 파장 10배, 효율은 70%…고효율 초소형 광학 소자에 적용 기대”] 국내 연구진이 ‘더 세고, 더 멀리’ 스핀하는 적외선을 찾아냈다. 근적외선 영역에서 최고 효율의 광스핀홀 효과를 구현한 것인데, 광스핀홀 효과란 빛이 굴절할 때 입사 평면에 수직인 방향으로 빛이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경계면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어 정밀 측정의 기반 기술로 각광을 받고 있다.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기계공학과 김민경 박사·통합과정 양영환 씨 연구팀은 연세대 미래캠퍼스 의공학부 이다솔 교수와 함께 근적외선 영역대에서 효율이 높은 광스핀홀 효과를 처음으로 구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발표했다. 빛이 경계면에서 투과하거나 반사하면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광스핀홀 효과를 증가시키고자 할수록 투과하거나 반사하는 빛의 세기가 약해지며 효율이 낮아졌다. 효율을 높이고자 하는 연구가 진행된 바 있으나 3차원의 복잡한 형상이 필요한 데다가 이를 제작할 수 있는 공정이 없었다. 작동 영역도 파장이 비교적 긴 마이크로웨이브 영역으로 한정돼 있었다. 연구팀은 빛의 경로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메타표면으로 파장이 800나노미터(nm, 1nm=10억분의 1m)인 근적외선 영역에서 광스핀홀 효과를 구현했다. 수소화된 비정질 저손실 실리콘 재료로 만들어진 이 메타표면은 단층 구조로 크기가 작지만, 빛의 큰 변화를 유도한다. 그 결과, 빛의 이동량이 파장의 10배를 넘으면서도 효율이 70% 이상에 달하는 광스핀홀 효과를 확인했다. 앞서 노준석 교수가 2013년 최상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던 광스핀홀 효과의 효율이 1%였던 것에 비해 70배가 높아진 결과다. 고효율 광스핀홀 효과에 관한 기존 연구보다 작동 파장대를 1만분의 1 크기로 줄임으로써 초소형 광학 소자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층 구조의 메타표면으로 초소형 고효율 광소자에의 응용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세종과학펠로우십, 교육부 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사업과 포스코 산학연 융합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기계 조동우 교수팀, 3D 프린팅 ‘지방조직’으로 비만 잡을까
[POSTECH·부산대 공동연구팀, 인-배스 3D 바이오프린팅으로 체외 지방조직 개발] [비만 환자와 유사한 환경에서 배양 시 실제 생리학적 변화 나타나…비만 치료·신약 개발에 활용 기대] 다이어트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평생의 숙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공의 적’인 지방조직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일이 머지 않을지도 모른다. 국내 연구진이 3D 프린터를 이용해 몸 밖에서 자라나는 인공 지방조직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 조직을 비만 환자의 체내 조건과 비슷한 환경에서 배양하자, 실제 비만과 관련한 다양한 생리학적 변화가 나타났다.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통합과정 안민준·조원우 씨 연구팀은 부산대 의생명융합공학부 김병수 교수와의 공동연구로 인-배스(In-bath)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체외 지방조직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비만을 포함한 지방 관련 질병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최근 게재됐다. 지방세포로 이뤄진 지방조직은 다른 기관과 긴밀하게 상호작용을 하는 내분비 기관으로서 대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방조직을 몸 밖에서 배양하고, 이를 비만 연구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던 이유다. 다만 지금까지 개발된 체외 지방조직은 세포 밀도가 낮아 실제 조직을 완벽하게 모사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세포 밀도가 높은 체외 지방조직을 제작하고자 알지네이트와 지방유래 탈세포화 세포외기질로 구성된 하이브리드 바이오잉크를 개발해냈다. 기존 바이오잉크의 경우, 세포가 배스 안에 퍼진 콜라겐의 세포부착 모티프(cell-binding motif)를 따라 이동하며 뿔뿔이 흩어졌다. 그러나, 세포부착 모티프가 없는 알지네이트를 이용하면 이렇게 세포가 흩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이 바이오잉크를 인배스(in-bath)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에 적용하여 세포의 증식 특성을 성공적으로 제어하였다. 연구 결과, 연구팀이 원하는 위치에 프린팅된 지방전구세포(preadipocyte)는 흩어지지 않고 높은 밀도를 유지했다. 4주의 배양 후, 연구팀은 이 높은 밀도의 지방전구세포가 지질을 포함하는 성숙한 지방세포로 분화되었음을 확인하기도 했다. 인공 조직으로 체내 환경을 모사한 이 연구성과는 질병의 원인 분석이나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동물 실험을 대체하며 윤리적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람과 유전적으로 다른 동물 대신 실제 지방과 유사한 인공 지방조직을 사용함으로써 연구의 정확성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우수신진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인공지능·컴공 곽수하 교수팀, ‘뿌연 안개도 끄떡없는’ 자율주행차 눈앞에 다가왔다
[곽수하 교수팀, 안개 낀 날씨에서 정확히 동작하는 영상인식 AI 기술 개발] [오는 6월 개최 CVPR 2022 구두 발표 논문 선정 쾌거] 자율주행 자동차를 향한 꿈이 어느덧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상용화를 위해선 넘어야 할 과제들이 있다. 갑자기 끼어든 보행자 등 예상치 못한 도로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데다가, 악천후 상황에서도 주변을 정확하게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탑승자의 안전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게 여겨진다. 인공지능대학원·컴퓨터공학과 곽수하 교수·인공지능대학원 통합과정 이소현 씨·컴퓨터공학과 손태영 석사 연구팀은 짙은 안개가 낀 날씨에서도 사람, 자동차, 도로, 나무 등 의미에 따라 영상을 정확하게 분할하는 영상인식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기술로는 영상인식이 어렵다고 알려진 악조건에서도 강인하게 동작하는 이 기술은 향후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를 한층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AI의 발전 덕택에 영상인식 기술이 깨끗한 영상에서는 사람 수준의 성능을 보이곤 하지만, 변화무쌍한 날씨 등 도전적인 환경에서는 여전히 뚜렷한 한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안개 낀 상태에 불변하는 영상인식 모델을 학습하여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입력 영상에서 안개 낀 상태를 하나의 영상 스타일로 간주하고, AI가 이 스타일의 변화에 불변하는 영상표현 방식을 학습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영상 정보로부터 안개 낀 상태에 대한 정보만을 추출하는 필터(fog-pass filter)를 설계했다. 여기서 얻은 정보를 영상표현과 함께 적대적으로 학습*1함으로써 AI 모델은 점차 안개 낀 상태와 독립적인 영상 내용을 추출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 실제 안개가 낀 영상에서 인식 정확도가 크게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눈과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외부를 선명하게 인식할 수 있었다. 또, 이전 연구들과 달리 맑은 날씨에서의 성능 또한 높일 수 있었다. 곽수하 교수는 “입력 영상에서 날씨 정보를 정교하게 추출하고 이를 통해 날씨의 영향을 최소화한 영상인식 AI 모델을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 연구는 오는 6월 개최되는 AI 분야 최우수 국제학술대회 CVPR(IEEE/CVF Conference on 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 2022의 구두 발표 논문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뒀다. 구두 발표 기회는 CVPR의 심사를 통과한 논문 중에서도 탁월한 극소수의 논문에만 주어져 더욱 학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1. 적대적 학습 AI 모델을 대상으로 오작동이나 오류 등의 역기능을 유발하는 공격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