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김기문 교수팀, ‘치매의 적’ 단백질 응고, 인공세포로 샅샅이 파헤친다
[IBS‧POSTECH·대구가톨릭대 연구팀, 인공세포 이용해 세포 내 단백질 응고 생성·전파 과정 밝혀] 현대 의학이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질병이 있다. ‘치매’라고도 불리는 알츠하이머병이 그것인데, 단백질의 응고가 질병을 일으키는 이유 중 하나로 알려졌을 뿐 정확한 진행 과정을 알기는 어려웠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인공세포를 이용해 ‘베일에 싸여 있던’ 세포 내 단백질의 응고 과정을 샅샅이 파헤쳤다. 화학과 김기문 교수(기초과학연구원(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단장)·통합과정 이홍근 씨, 장영태 교수(연구단 부단장) 연구팀은 대구가톨릭대 의과대학 박경민 교수(前 IBS 연구단 그룹리더)와 공동으로 인공세포를 이용해 단백질 응고 과정을 밝혔다. 이 연구성과는 알츠하이머병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결과로, 화학 분야 권위지 중 하나인 ‘JACS’에 최근 게재됐다. 단백질의 응고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졌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이 과정을 직접 관찰할 수는 없었다. 단백질은 고도로 복잡한 생리학적 환경에서 복합적인 단계를 거쳐 응고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사람이 나이가 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의 세포 환경을 모방해 인공세포를 만들고, 이 환경에서 단백질 응고가 나타남을 확인했다. 세포 소기관 모델, 여러 세포가 모인 세포 조직 모델 등 다양한 세포 환경을 모방해 각 환경에서 단백질 응고체가 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도 했다. 또, 인공세포와 실제 세포가 섞인 환경에서 단백질 응고가 전염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로써 인공세포를 사용한 단백질 응고 연구가 생체 환경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단백질 응고의 발생과 세포 간 전파를 관찰할 수 있는 좋은 모델임을 입증했다. 한편, 이 연구는 IBS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화공 김동표 교수팀, 삽시간에 고순도 정밀 의약품 대량생산한다
[김동표 교수팀, 금속 3D 프린팅으로 특수 미세반응기 제작] [“1초 내로 정밀 의약품 합성…10분에 20g 만드는 데 성공”]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움파룸파족은 빠른 시간 안에 각종 초콜릿을 대량으로 만들어낸다. 이 움파룸파족처럼 약물을 구성하는 핵심 화합물도 삽시간에 대량생산하는 기술이 나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1초 내로 고순도의 정밀 의약품을 만들 수 있을뿐더러, 여러 개의 의약품을 한 번에 만들 수도 있다. 화학공학과 김동표 교수·통합과정 강지호 씨·안광노 박사 연구팀은 홍콩대학교 기계공학과 김지태 교수와 공동으로 고순도 정밀 의약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미세반응기를 개발했다. 이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ACS 센트럴 사이언스(ACS Central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대체로 화학반응 중간체*1는 매우 불안정해 순식간에 분해 혹은 구조 변화돼 전통적인 합성 방법으로는 직접 활용할 수 없다. 반면, 연속해서 흐르면서 반응을 일으키는 미세반응기는 반응 중간체를 눈 깜짝할 사이에 원하는 고순도 화합물로 변환시킬 수 있음이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미세반응기는 생산성이 매우 낮아 연구용으로 주로 사용됐고, 제약과 정밀화합용 산업생산에는 적용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금속 3D 프린팅 기술과 CAD(computer-aided design, 전산 설계) 기술을 융합해 미세반응기를 고층 아파트와 같이 층층이 여러 겹으로 쌓아 올림으로써 대량생산용 미세반응 시스템을 제작했다. 특히 16개의 미세반응기를 머그컵 크기의 일체형 반응기로 제작 조립함으로써 생산량이 대폭 증가된 고순도 화합물을 순식간에 만들 수 있게 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신형 반응기로는 10분에 최대 20그램(g)의 원료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고, 시장 수요와 주문에 따라 필요한 원료 의약품이나 기능성 화합물을 수십 킬로그램(kg) 규모로 빠르게 생산·공급할 수도 있다. 또,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전통 제약생산 플랜트에 비해 신속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GMP (Good Manufacturing Practice,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 규격에 맞는 이동형 미니 화학공장을 손쉽게 지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표 교수는 “고순도 정밀 의약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소형 반응 시스템은 앞으로 화장품, 정밀화학 산업 분야에서 소량 다품종의 고기능성 물질 생산에 확장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리더연구자지원사업 창의연구)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화학반응 중간체 화학합성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중간물질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살아있다가 없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장수풍뎅이’처럼 민감하게 습도 느끼는 센서 나왔다
[POSTECH·ETRI 공동연구팀, 실시간 감지 광학 습도 센서 개발] [“기존 센서 대비 속도 1만 배 ↑…저렴하게 대량생산도 가능”] 남미에 사는 ‘헤라클레스 장수풍뎅이’는 습도에 따라서 색깔이 변하는 신기한 특징이 있다. 이는 장수풍뎅이의 껍질 내부가 사각형 구멍이 이어진 다공성 격자 구조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특정 파장의 빛을 받으면 이를 반사하는데, 습도에 따라 빛의 파장이 달라져 각기 다른 색이 나타난다. 이러한 장수풍뎅이와 같이 습도에 따라 색이 바뀌면서도, 속도를 기존 광학 센서보다 1만 배 더 높인 센서가 나왔다.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화학공학과 통합과정 정충환·장재혁 씨,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김명준) 홍성훈 책임연구원·김수정 박사, GIST(광주과학기술원, 총장 김기선) 송영민 교수와의 공동연구로 초고속 광학 습도 센서를 개발했다. 이 연구성과는 최상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게재됐다. 빛을 이용한 센서는 심전도나 대기질 측정 등 이미 우리 생활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빛을 이용해 주변의 변화를 감지하고 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원리다. 연구팀은 무질서한 금속 나노 입자층과 키토산 하이드로젤, 금속 반사판을 이용해, 금속-하이드로젤-금속 구조의 광학 센서를 만들었다. 주변의 습도가 바뀌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키토산 하이드로젤의 특성 때문에 센서의 공진 주파수가 변화한다. 이 센서는 기존의 파브리-페로(Fabry-Perot) 간섭*1 기반의 광학 센서보다 약 1만 배나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이처럼 빠른 반응속도는 습도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장수풍뎅이의 껍질과 같이 센서를 구성하는 나노 입자 사이에 다공성 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노준석 교수는 “본 습도 센서는 나노물질과 나노구조가 적용되었지만 저비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라며 “습도 변화에 따라 다양한 보안 코드를 보여줌으로써 습도에 민감한 전자 장치, 지폐, 여권, 신분증 등의 보안 태그로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파브리-패로 간섭 여러 파장이 필터에 입사되면 특정 공간에서 다중간섭현상을 발생시켜 특정한 파장만 투과시키고, 다른 파장들은 반사함으로써 원하는 데이터만 선별하게 된다.
IT융합 김철홍 교수팀, 말초혈관, 단 1mm도 놓치지 않고 3D로 살핀다
[김철홍 교수팀, 광음향·초음파 합친 족부 영상 기술 개발] 우리 몸은 마치 정교한 네트워크와 같이 심장에서부터 몸의 말단까지 수많은 말초혈관으로 이어져 있다. 이 말초혈관에 피가 제대로 통하지 않으면 상처가 잘 낫지 않거나, 심지어 괴사에 이를 수도 있다. 특히나 말초혈관질환은 사람이 움직이고 생활하는 데 가장 중요한 ‘발’에서 주로 나타나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1mm 두께보다 얇은 말초혈관까지 생생하게 확인하는 3차원 족부 영상 기술을 개발해 눈길을 끈다. IT융합‧전자전기‧기계공학과 김철홍 교수‧IT융합공학과 최원석 연구조교수 연구팀은 광음향·초음파 영상을 합친 영상 기술을 개발, 국제 학술지 ‘래디올로지(Radiology)’에 최근 발표했다. 기존에는 말초혈관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손목과 발목, 또는 발가락의 혈압을 재고 비율을 계산하는 발목상완지수(Ankle-brachial Index) 측정 방식이 사용됐다. 영상 검사로는 혈류를 측정하는 도플러 초음파검사(Doppler Ultrasonography), CT(컴퓨터 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를 이용한 혈관 조영술 검사가 쓰였다. 이런 방식은 큰 동맥의 이상을 확인할 수는 있으나 매우 얇고 그 수가 많은 말초혈관을 선명하게 확인하기 어렵거나, 조영제를 주사해야 해 통증이나 부작용이 따른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광음향 영상과 초음파 영상을 결합함으로써 조영제 없이도 1mm 두께보다 얇은 혈관까지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빛이 열로 바뀌는 과정에서 물질이 팽창하며 소리를 내는 현상을 광음향 현상이라고 하는데, 이 현상을 이용하면 조영제 없이도 혈액 자체의 빛 흡수도를 이용해서 몸속 혈관을 촬영할 수 있다. 여기에 초음파 영상을 합쳐 혈관의 구조 영상을 피부 및 뼈 구조 영상과 동시에 보여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구조 영상뿐만 아니라 파장 변환이 가능한 레이저를 사용해 총 헤모글로빈 농도나 혈중 산소포화도 등 조직으로의 혈액 공급 상태에 대한 기능적 진단 수치도 제공할 수 있어 말초혈관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돕는 정보도 함께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영상 결과의 신뢰성과 재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영상 프로브가 족부의 다양한 굴곡을 감지해 그 윤곽을 따라 움직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진단 기술로서의 가능성을 선보이기 위해 연구팀은 일반인의 족부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족부 전체의 광음향·초음파 영상을 획득해 족부의 혈관, 피부, 뼈 구조를 동시에 정교히 보여줄 수 있음을 확인했고, 혈압계 커프를 이용해 다리를 일시적으로 압박했을 때 혈류 변화를 영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차후 말초혈관질환을 진단하는 새로운 영상 기술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기계 김기현 교수팀, 안구건조증 환자를 위한 비침습 결막 술잔세포 검사법 제시
[김기현 교수팀, 비침습 고속 결막 술잔세포 영상장비 개발] 안구 표면에 점액을 분비하는 결막 술잔세포(conjunctival goblet cells)는 눈물막(tear film)의 뮤신층을 형성하고 눈물막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결막 술잔세포의 기능 저하 및 사멸은 눈물막의 불안정성을 야기하며 염증을 유발해 안구건조증 등 다양한 안구 표면 질환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킨다. 그래서 결막 술잔세포 검사는 안구 표면질환 진단과 치료에 중요한데, 지금까지는 이를 비침습적으로 검사하는 방법이 없었다. 기계공학과 김기현 교수·박사과정 이중빈 씨·통합과정 김성한 씨 연구팀은 경북대학교 안과 김홍균·손병재 교수, 서울대병원 안과 윤창호 교수와 함께 안구건조증 환자에서 결막 술잔세포 이상을 검사하기 위한 비침습 고속 영상장비를 개발했다고 보고하였다. 술잔세포 검사의 편의성과 속도를 한층 높인 이 연구성과는 의료영상 분야 국제 학술지 ‘전기전자기술자협회 트랜잭션 온 메디컬 이미징(IEEE Transactions on Medical Imaging)’에 최근 게재됐다. 앞서 연구팀은 2019년에 안과 항생제인 목시플록사신이 술잔세포를 염색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발견하고 고대비도 형광 영상법을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도 안구 표면 질환 환자의 치료·예방에 쓰이는 항생제를 염색물질로 사용, 환자에게도 부담 없이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기존의 현미경 기술들로는 영상 심도가 낮고 속도가 느려 사람에 대한 결막 술잔세포 영상화는 불가능하였다. 이에 연구팀은 고심도이며 초당 10장 고속 영상화가 가능한 술잔세포 영상화 장치를 개발하였다. 고심도 고속 영상화를 위하여 영상단에 변형 거울(deformable mirror)을 설치하였고 촬영하는 동안 고속으로 초점면을 이동시켜 결막 표면에 있는 술잔세포들의 영상을 획득하였다. 획득한 영상에는 초점이 맞은 술잔세포 영상정보뿐만 아니라 초점에서 벗어난 정보도 함께 포함되어 있는데 디컨볼루션(deconvolution) 영상처리로 초점 맞은 영상 정보만을 추출하였다. 사람의 눈처럼 굴곡이 있는 경우에도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으며, 전체 촬영 시간도 10초 이내로 빠르게 검사할 수 있다. 연구팀은 장비를 이용해 살아있는 쥐와 토끼 모델에서 대면적 실시간 술잔세포 영상화를 시연하였다. 김기현 교수는 “개발한 고속 영상법은 살아있는 동물 모델에서 흔들림 없이 고선명도 대면적 결막 술잔세포 영상화가 가능하였으며 사람에게도 적용 가능하다”라며 “향후 환자용 검사장치를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하여 안구건조증을 비롯한 안구 표면질환 환자의 정밀 진단과 치료에 활용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SRFC-IT2101-05)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화공 김철주 교수팀, ‘레고’ 조립하듯 원자도 조립한다
[김철주 교수팀, 웨이퍼 크기에서 원자 조립하는 기술 개발] 어린이와 어른 모두에게 ‘꿈의 장난감’으로 꼽히는 블록 장난감의 대명사 레고는 조립법에 따라 우주선이나 멋진 건물 등 정해진 모형으로 만들 수 있지만, 마음대로 조립해 새로운 모형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이러한 블록 장난감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 크기의 블록을 조립해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기술이 나왔다. 화학공학과 김철주 교수·통합과정 양성준·정주현 씨 연구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 황찬국·이은숙 박사,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캠퍼스(UIUC)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웨이퍼*1 크기의 원자 단위 두께 박막을 조립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표지논문으로 최근 선정된 이 연구 결과는 물질의 구조를 원자 단위에서 정밀하게 설계하도록 한 성과다. 원자로 구성된 결정*2 박막은 두께나 원자 구조에 따라 다양한 물리적 특성을 지닌다. 이 박막을 차곡차곡 쌓거나 비틀어 쌓는 등 쌓는 방식을 바꾸면 각기 다른 물성을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로는 아주 작은 크기에서만 조립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웨이퍼 크기의 큰 박막을 조립하면 계면이 쉽게 오염되어 새로운 물성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반데르발스 상호 작용*3에 기반한 결정 조립 기술을 개발, 단일 원자 두께의 그래핀과 육방정 질화붕소(hBN)를 조립했다. 그 결과, 거의 100%의 수율로 깨끗한 계면을 가진 웨이퍼 크기 박막을 만들 수 있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지금까지는 크기가 작아 실제 디바이스로 활용하기 어려웠던 인공 결정 박막도 웨이퍼 크기로 대량생산할 수 있다. 물질의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로 빛을 내거나 전기가 흐르는 새로운 물질을 개발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철주 교수는 “원자 수준의 해당 조립 기술은 매우 작은 크기에 제한되어 물성 발견과 기술 개발이 단일 소자 수준에의 검증에 머물렀다”며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 최초로 웨이퍼 크기에서 원자 수준의 정밀한 조립이 가능함을 증명함으로써 향후 새로운 나노소자 개발에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웨이퍼 반도체 집적회로를 만드는 토대가 되는 얇은 판 2. 결정 내부 구조를 이루는 원자나 분자, 혹은 이온(ion) 등이 공간에서 주기성을 가지고 규칙적으로 배열된 격자를 이루는 고체 물질 3. 반데르발스 상호 작용 중성인 두 개의 분자 사이에 작용하는 힘. 특히 멀리까지 미치는 약한 인력 부분을 말하며, 수소나 이산화 탄소의 액체화와 고체화 작용에 나타나는 힘 따위다.
화공 노용영 교수팀, 페로브스카이트 고성능 소자 ‘간단히’ 인쇄한다
[연구팀, 페로브스카이트 이용해 세계 최고 성능 P형 트랜지스터 개발] [“반도체 소재 용액화…문서 찍어내듯 간단히 제작 가능”] 직지심체요절로 시작된 인쇄술은 인류의 정치, 경제, 문화를 더 높은 곳으로 끌어올리며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제 인쇄술은 단순히 책이나 문서를 찍어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첨단 기술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여러 스마트 기기에 활용되는 고성능 소자 역시 인쇄를 이용해 제작하는 데 성공해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는 지금까지 난제로 여겨졌던 페로브스카이트 소자를 인쇄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화학공학과 노용영 교수·박사과정 아오리우(Ao Liu)·휘휘주(Huihui Zhu) 씨 연구팀은 성균관대학교 재료공학부 김명길 교수와 함께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해 고성능 P형 반도체*1 트랜지스터를 개발,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특히 이 기술은 반도체 소재를 용액으로 만들어 간단하게 소자를 인쇄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트랜지스터는 전자가 이동하는 N형 반도체*2와 정공이 이동*3하는 P형 반도체를 접합함으로써 전류를 제어한다. 다만 활발히 연구돼 온 N형 반도체와 달리, 성능이 높은 P형 반도체를 만들기는 어려웠다. 많은 연구자들이 전기 전도성이 뛰어난 페로브스카이트를 P형 반도체 소재로 사용하고자 했지만, 이 소재는 고온 공정이 어려워 상용화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무기물 금속 할로겐화물*4 소재인 세슘-주석-요오드(CsSnI3)를 이용해서 페로브스카이트 P형 반도체를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고성능의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트랜지스터는 50cm2V-1s-1 이상의 높은 정공 이동도와 100만 이상의 전류 점멸비*5를 보이며, 지금까지 나온 페로브스카이트 P형 반도체 트랜지스터 중 최고 성능을 기록했다. 특히 소재를 용액으로 만들어, 문서를 찍어내듯이 간단히 인쇄하는 것만으로 P형 반도체 트랜지스터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공정은 편리할 뿐만 아니라, 공정 단가가 낮아 페로브스카이트 소자의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노용영 교수는 “이 반도체 소재와 트랜지스터는 향후 디스플레이나 웨어러블 전자소자의 구동회로에 사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리콘 반도체와 수직으로 쌓아 적층형 전자회로와 광전자 소자 등에도 널리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적인 학술지의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Nature Electronics)’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 기초연구실지원사업과 삼성디스플레이의 연구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1. P형 반도체 일반적으로 정공을 전하 운반자로 갖는 반도체. 전하를 운반하는 정공의 수가 전자의 수에 비해 훨씬 많은 반도체 2. N형 반도체 일반적으로 전자를 전하 운반자로 갖는 반도체. 전자의 수가 정공의 수에 비해 훨씬 많은 반도체 3. 정공 이동도 전자가 하나 빼지면서 생기는 하나의 빈 공간을 정공이라고 하며 전자가 –1의 전하를 갖는다면 이와 반대로 정공은 +1의 전하를 갖는 전하 운반자다. 4. 금속 할로젠화물(halide) 금속과 할로젠 사이의 결합을 지닌 물질 5. 전류점멸비(On/Off 비율) 트랜지스터를 동작시킬 때(On 상태) 최고 전류와 껐을 때(Off 상태) 최소 전류 사이의 비율
화학 이인수 교수팀, ‘봄 눈 녹듯’ 틀 녹여 속 빈 나노구조체 쉽게 만든다
[이인수 교수팀, 금속염 활용 속 빈 실리카 나노구조체 새 합성법 개발] 나노기술의 핵심 중 하나인 나노구조체는 머리카락의 수십만 분의 1에 불과한 크기로도 물질을 담거나 옮길 수 있는 일종의 용기다. 주로 약물전달체나 촉매에 사용되는데, 속이 비어 있으면 공간에 더 많은 물질을 담아 작은 크기로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문제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 작은 용기를 합성하는 방법이었다. 보통은 틀을 만들어 나노구조체를 합성하고, 그 틀을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곤 했다. 국내 연구진은 소금과 같은 금속염을 구조체 틀로 만들어 봄눈처럼 사르르 녹이는 방식의 새로운 합성법을 선보였다. 화학과 이인수 교수·니티 쿠마리(Nitee Kumari) 연구교수·박사과정 최정훈 씨 연구팀은 금속염을 이용해 틀을 녹이는 속 빈 실리카(Silica) 나노구조체의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발표했다. 금속염이란 금속을 포함하는 산이 중화 반응을 해 물과 함께 생기는 금속 화합물을 말하는데,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금도 금속염 중 하나다. 나노구조체 중 정팔면체에서 뼈대만 존재하는 형태의 구조체는 물질이 잘 통과하고 다른 물질과 쉽게 결합한다는 특성이 있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구조체를 만들려면 일단 틀에 넣어 합성한 다음, 틀을 다시 제거해야만 했다. 연구팀은 용액의 산성도에 따라 금속염이 녹아 없어지는 원리를 이용, 금속염으로 구조체의 틀을 만들고 이를 녹이는 간단한 합성법을 개발했다. 이때 실리카 전구체*1의 반응속도를 조절하면 속 빈 나노구조체는 물론, 다각형, 원형 나노구조체를 만들 수도 있다. 또,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속 빈 나노구조체들을 모아 하나의 큰 정팔면체 자기조립체를 형성할 수 있음도 확인했다. 내부에 빈 공간이 있는 이 자기조립체는 화학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다공성 물질로서 촉매, 가스저장장치 등에 응용될 수 있다. 이인수 교수는 “이 방식으로 합성한 속 빈 나노구조체는 생체 친화적인 실리카를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내부에 빈 공간이 있고 표면적이 큰 구조적 특성을 가져 촉매나 약물전달장치 등에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전구체 어떤 물질대사나 화학반응 등에서 최종적으로 얻을 수 있는 특정 물질이 되기 전 단계의 물질.
기계 임근배 교수팀, 리튬 추출 ‘방해꾼’ 필터 없이 거른다
[임근배 교수팀, 힘 기반 리튬‧마그네슘 분리 메커니즘 정립] 기후변화와 화석연료 고갈 위험으로 전기자동차 수요가 늘어나며, 동력원의 핵심인 리튬 역시 중요한 금속으로 몸값을 높이고 있다. 리튬은 주로 소금호수에서 증발과 침출 공정을 거쳐 추출할 수 있지만, 물속에 리튬과 함께 녹아 있는 다량의 마그네슘이 리튬 추출의 방해꾼 역할을 해왔다. 기계공학과 임근배 교수·박사과정 이민수 씨·권혁진 박사 연구팀은 RIST(포항산업과학연구원, 원장 남수희) 정우철 박사와 공동으로 필터나 추출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전기력 기반의 리튬·마그네슘 이온 분리 방법을 개발,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재료화학 A 저널(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뒷표지 논문(back cover)으로 발표했다. 소금호수에서 리튬을 추출할 때, 마그네슘은 증발 공정에서 리튬과 화합물을 형성하고, 화학적 침전 공정에서는 리튬과 함께 침전되며 두 번에 걸쳐 손실을 유발한다. 자연히 소금호수의 마그네슘 함량이 늘어날수록 손실과 생산비용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이 제안됐지만, 특정 매개체에 의존하는 분리 방식은 실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기는 한계가 있었다. 임근배 교수팀은 미세 입자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전기수력학 현상에 주목했다. 대표적인 전기수력학 현상인 이온농도 분극 현상*1을 응용하면 작은 부위에 강한 전기장을 형성할 수 있다. 이곳에 접근하는 대전 입자에는 전기장의 방향을 따라 전기력이 작용하는데, 이때 전기력의 크기는 입자 고유의 전기 이동도 크기와 비례한다. 연구팀은 리튬과 마그네슘의 전기 이동도 차이에 기인해 전기력 기반의 이온 분리 메커니즘을 정립했다. 관(管)에 이온들의 진행 방향과 비스듬한 방향으로 전기장을 형성해 리튬과 마그네슘이 다른 관으로 진행하도록 유도하며 연속적으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염수 조건에 따라 성능이 변화하는 기존 방법과 달리 힘 기반 이온 분리 방법에서는 염수 조건에 관계없이 일관된 이온 분리·추출 성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임근배 교수는 “개발한 방법은 널리 응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필터리스(filterless) 메커니즘을 이용하기 때문에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다”며 “향후 상용 염수 리튬 추출 공정에 실용적인 마그네슘 분리 방법으로접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1. 이온 농도 분극 현상 나노 채널이나 이온 선택적 투과막 주변에 발생하는 현상으로서, 특정 이온의 이동에 따라 막 주변 이온의 농도가 분극되는 현상을 말한다.
기계 김동성 교수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인공장기 구현을 위한 신축성 있는 세포외기질 박막 개발
[POSTECH·텍사스대 공동연구팀, 나노섬유 이용해 튼튼하고 신축성 있는 세포외기질 박막 개발] 신약 개발 과정에서 약물의 평가에 동물 실험이 주로 활용되고 있지만, 강화되고 있는 동물 실험 규제와 종간 차이에서 유래한 동물 실험 효용 한계 등으로 이를 대체·보완할 약물 평가용 인공장기 개발에 대한 필요가 증가하고 있다. 인공장기 제작 방식은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는데, 그중 인공장기를 구성하는 세포를 작은 칩에서 배양하여 체외에서 조직 장벽을 구현하는 기술도 중요한 방식으로 꼽힌다. 하지만, 여기에 사용되는 세포외기질 박막이 외부 자극에 취약해 오랜 시간 배양하거나 실제 장기의 움직임을 모사하기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통합과정 윤재승 씨·홍현준 박사 연구팀은 텍사스주립대학교(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김현중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튼튼하고 잘 늘어나는 세포외기질 하이드로겔 박막을 개발했다. 이 연구성과는 장기칩의 성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결과로, 국제 학술지 ‘바이오패브리케이션(Biofabrication)’에 최근 게재됐다. 세포 밖에 존재하는 세포외기질은 세포와 조직 사이의 공간을 채워주며 세포를 보호하는, 이른바 ‘쿠션’ 역할을 한다. 인공조직이나 장기를 만들 때도 그 속의 세포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세포외기질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 세포외기질 박막은 변형되기 쉬워 장기가 만들어내는 움직임을 구현하기 어렵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세포외기질에 나노섬유를 덧씌워, 인체의 기저막과 비슷하면서도 튼튼한 세포외기질 박막을 만들었다. 두께가 5마이크로미터(μm, 1μm=100만분의 1m)에 불과한 이 박막은 투과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세포 배양 후 2주가 지나도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했다. 신축성이 높아 연동 운동 등 장기의 반복적인 움직임을 따라할 수도 있으며, 세포와 조직 기능 또한 실제 장기와 비슷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발된 세포외기질 박막은 체내 장기처럼 움직임이 가능한 정교한 인공장기 구축에 기여하여 기초연구, 화장품 및 신약 개발, 조직 공학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