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장영태 교수팀, 살아 있는 세포 ‘형광펜 긋듯’ 구분한다
[장영태 교수팀, 세포 유형별 형광 탐침 전략 제시] 세포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위해선 살아있는 세포를 관찰해야 한다. 특히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가려낸다거나, 새로운 약을 개발할 때 세포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알기 위해선 특정 세포를 따로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세포는 아주 작을뿐더러 그 수도 많아, 형광물질을 투여해 구별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화학과 장영태 교수(기초과학연구원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부단장), 기초과학연구원 샤오 리우(Xiao Liu) 박사 연구팀은 세포 유형에 따른 형광 탐침 전략을 제시, 국제 학술지 ‘케미컬 소사이어티 리뷰(Chemical Society Review)’에 발표했다. 기존에는 세포 구별에 항체를 활용했지만, 세포 투과율이 낮은 항체로는 세포 내부의 생체표지자(Biomarker,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바이오마커를 확인하기 위해선 세포를 고정하거나 투과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살아 있는 상태’와 차이가 생긴다. 상대적으로 세포 투과율이 높은 형광물질을 사용하면 세포 내 바이오마커를 확인할 수 있다. 형광물질은 단백질 등의 생체분자와 상호작용을 하고, 신진대사에 참여하면서 세포에 유지된다. 연구팀은 이 형광 탐침 전략을 세포 유형에 따라 단백질 지향 세포식별(POLD), 탄수화물 지향 세포식별(COLD), DNA 지향 세포식별(DOLD), 수송지향 세포식별(GOLD), 대사 지향 세포식별(MOLD), 지질 지향 세포식별(LOLD) 등으로 나눴다. 수많은 세포를 한두 가지의 메커니즘으로만 나누긴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메커니즘으로 그물을 치듯이 세포를 식별하면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기술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와 그렇지 않은 세포를 구분하는 데도 적용할 수 있어, 진단 또는 신약 개발 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장영태 교수는 “항체가 이루지 못하는 살아있는 세포의 선택적 식별을 작은 형광 분자로 이룰 수 있다”며 “이 기술은 전신 영상 시약으로의 개발로 연결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환경 권세윤 교수팀, 서해안 수은, 바다에 직접 유입된 산업폐수가 ‘원인’
[권세윤 교수팀, 수은 안정동위원소 활용해 서해안 퇴적물 내 수은 배출원 밝혀] 2021년 개봉된 영국 영화 ‘미나마타’는 한 미국 사진작가가 일본의 미나마타라는 마을 사람들이 한 기업이 하천에 버린 산업폐수로 인해 병을 앓게 됐다는 사실을 폭로한 실화를 그려냈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미나마타병은 수은중독으로 발생하는 여러 신경계통의 병으로 대표적인 공해병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수은 이동 경로는 구체적인 유입 경로나 배출원을 찾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지금까지 바다에서 발견되는 수은은 미나마타병처럼 하천과 강에서 유입된 수은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환경공학부 권세윤 교수·박사과정 정새봄 씨 연구팀은 수은 안정동위원소*1를 활용해 서해안 퇴적물 내 수은의 배출원과 그 기여도를 분석, ‘종합환경과학지(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대기를 통해 쌓인 수은, 산업 활동으로부터 폐수 형태로 바다로 배출된 수은, 하천을 통해 유입된 수은 등의 안정동위원소 대표값(endmember)을 삼원 혼합 모델(ternary mixing model)에 적용해 오염원별 기여도를 계산했다. 그 결과, 서해안 퇴적물은 산업 활동에서 폐수 형태로 직접 바다로 배출되는 인위적 수은 오염원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국내에서는 해안 수산물·퇴적물의 수은량을 확인하고, 대기 침적이나 하천수 유입 등 수은의 유입 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은 농도 기반의 데이터베이스로는 유입 경로나 오염 원인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서해안의 경우 해안을 따라 여러 산업이 퍼져 있으며, 세계 수은 배출국 1위인 중국과 황해를 공유하고 있어 더욱 정확한 분석법이 필요했다. 반면 흔히 고춧가루의 원산지 확인, 진짜 벌꿀 구별 등에서 활용되는 안정동위원소 구분법은 이미 시화호와 울산 연안의 오염원 추적 연구에서 활용되며 많은 주목을 모은 바 있다. 같은 원소와 물질이라도 그 기원에 따라 중성자 숫자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통해 원산지나 오염원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연구 결과는 하천을 통한 수은 유입을 주요 수은 오염원으로 지목했던, 농도 기반의 연구와는 대조적인 결과를 얻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권세윤 교수는 “국내 퇴적물과 어류의 수은 안정동위원소비는 동중국해 근해 지역의 연구 결과와 함께 동아시아 지역에 적합한 수은 규제와 정책 방향을 정립하는 데 중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연구는 해양으로 직접 유입되는 산업 수은 규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을 뿐 아니라, 이 결과를 통해 해양환경 개선과 안전한 수산물 섭취를 위한 직접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안정동위원소 스스로 방사성 붕괴(放射性崩壞)를 하지 않는 동위원소, 즉 방사성을 띄지 않은 동위원소를 의한다.
기계 노준석 교수팀, 두 가지 빛으로 ‘이중 자물쇠’ 채운다
[노준석 교수팀, 자외선·가시광선 동시 작동하는 메타표면 위변조 방지 장치 개발]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과 안 보이는 ‘자외선’, 두 가지 빛으로 이중 자물쇠를 채울 수 있는 위변조 방지 기술이 연구팀을 통해 개발됐다. 이 기술은 빛의 성질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의 활용이 기대되는 ‘메타표면’을 이용한 것으로, 지금까지 자외선 영역에 작동하기 어려웠던 메타표면의 난제를 풀어내 더욱 의미가 있다.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주훈 씨 연구팀은 자외선과 가시광선 영역에서 동시에 작동하는 암호화 디바이스 시스템을 개발해 미국화학회 국제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발표했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지폐나 여권 등의 위조를 더욱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메타표면을 활용하려면, 메타표면을 구성하는 구조체 하나가 빛의 파장보다 작은 크기여야 한다. 그러나 자외선은 파장이 매우 짧아 이에 맞는 구조체를 만들기 어려웠다. 게다가 메타표면에 주로 사용되는 실리콘과 같은 물질이 자외선을 쉽게 흡수한다는 점도 한계로 꼽혔다. 연구팀은 자외선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그간 가시광선 영역에서만 사용됐던 질화규소의 물성을 조절해 흡수를 줄였다. 그리고 이 물질로 자외선 레이저를 쏘면 이미지가 선명하게 보이는 메타홀로그램을 만들어냈다. 그 후 전자빔 리소그래피*1 오버레이 기술을 통해 각각 자외선과 가시광선 영역에서 작동하는 메타홀로그램 두 개를 합쳐 제품의 고유 번호를 나타내는 위변조 방지 장치를 만들었다. 이 위변조 방지 장치에 자외선이나 가시광선 레이저를 비추면 각각 다른 편광(polarization) 상태를 가지는 이미지가 보인다. 가시광선 레이저를 비추었을 때 나타나는 홀로그램은 열쇠 역할을 하며, 열쇠의 정보를 자외선 편광판에 입력하여 자외선 빛을 비추면 특정 숫자들이 사라진다. 이 숫자들이 바로 고유 번호가 된다. 이 암호화 시스템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해독이 어렵고, 위변조를 확인할 수 있는 고유 번호나, 비밀번호가 노출될 가능성 또한 줄어든다는 특징이 있다. 또, 두 개의 메타표면을 쌓음으로써 저장할 수 있는 이미지와 정보의 수도 크게 늘어났다. 노준석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외선의 특성을 이용해 한층 성능이 높은 광학 암호화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이 연구는 가시광선 이상의 긴 파장 영역으로 제한돼 있었던 기존의 메타표면 연구를 자외선 영역으로 넓힐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해당 컨셉은 지폐나 여권 등에 사용될 수 있는 미래 보안기술로 사용될 수 있도록 유관 기관들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삼성미래기술육성센터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전자빔 리소그래피(Electron beam lithography) 전자빔을 원하는 모양대로 감광막에 조사하여 패턴을 만들어내는 방법.
생명 김상욱 교수팀, 인간 ‘똑 닮은’ 동물 유전자로 신약 개발 날개 단다
[김상욱 교수팀, 빅데이터 이용해 동물모델 유전자 네트워크 원리 규명] 약의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은 새로운 약이 세상에 나오기 전 거쳐야 하는 필수 관문이다. 임상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것이 가장 정확하지만, 윤리적인 기준이 엄격하고 환자 수나 비용 등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 주로 쥐와 같은 동물모델을 이용해 이뤄진다. 그 때문에 사람과 동물모델의 차이를 최소화해 약의 효과를 제대로 확인하는 것이 임상시험의 과제로 손꼽힌다. 생명과학과 김상욱 교수‧박사과정 하도연 씨 연구팀은 사람의 질병을 정확하게 모사할 수 있도록 동물모델의 유전자를 선택하는 기술을 개발해 유전자 기능 연구 분야 권위지인 ‘뉴클레익 에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에 발표했다. 이 연구성과는 동물모델을 보다 정밀하게 제작해 신약 개발과 효과적인 질병 치료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사람과 쥐 모델에서 관찰된 질병 증상을 모아 빅데이터로 분석했다. 기존 연구가 서로 다른 종(種) 간에 나타나는 상동 유전자의 서열을 바탕으로 진행됐던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조직 특이적 유전자 발현*1 양상과 이들이 이루는 네트워크에 주목했다. 그 결과, 사람과 쥐 모델 사이에서 두 종의 유전자 기능 조절 네트워크가 다를 경우, 대상 유전자의 돌연변이 모델은 사람의 질병을 연구하는 데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뿐만 아니라 사람과 쥐 모델에서 나타나는 네트워크의 재배열을 분석하면 사람의 질병을 더 정확하게 모사하는 동물모델을 선택할 수 있었다. 김상욱 교수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질병 동물모델을 제작하기 전에 실패와 성공을 예측할 수 있으며, 질병 메커니즘을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여 더 효과적인 신약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POSTECH 의료기기혁신센터, 인공지능대학원,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조직특이적 유전자 발현(tissue-specific gene expression) 다세포생물은 세포가 분화하여 기능이 특이화된 각종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조직 특유의 유전자가 발현하는 것. 이 특이적 유전자 발현은 유전자 상의 특정한 영역과 전사인자의 상호작용에 의해 조절되고 있다.
환경 국종성 교수, ‘북극의 눈물’이 동아시아 꽁꽁 얼린다
[POSTECH·취리히대학 공동연구팀, 북극 온난화와 동아시아 한랭 피해 연관성 분석] [“동아시아 식물 이산화탄소 흡수 감소·개화 지연 등 생태계 영향] 입춘을 훌쩍 넘긴 지금까지도 전국에 영하 15℃를 밑도는 강추위가 찾아오고 있다. 이처럼 동아시아에 때아닌 한파가 닥친 이유가 역설적으로 수천킬로미터(km) 밖에 있는 북극의 온난화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한파는 한파를 겪은 동아시아 식물의 이산화탄소 흡수량 감소와 개화 시기 지연으로 이어져 생태계 전반에 그 영향이 미친다는 분석이다. 환경공학과 국종성 교수와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김진수 박사 공동연구팀은 북극 온도 변화와 동아시아 한랭 피해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대기의 온실가스가 늘어나면서 지구의 평균 기온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중위도의 여러 국가는 오히려 이례적인 강추위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두 현상의 연관성을 찾아 여러 관측 결과와 기후모형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북극에 있는 바렌츠 해(Barents Sea)와 카라 해(Kara Sea)의 겨울 온난화가 동아시아에 기후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북극에서 겨울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동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한파가 나타났고, 중국 남부의 아열대 상록수림에서는 식물 잎 면적이 줄어드는 현상이 확인됐다. 또, 이처럼 한파를 겪은 뒤 동아시아 지역 식물은 봄에도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져 벚꽃 등의 개화 시기가 늦춰졌다. 연구팀은 북극 온난화로 동아시아 지역 식물이 냉해*1를 입은 경우 이산화탄소 흡수량에 대한 연구를 추가로 진행했는데, 1차 생산량을 기준으로 238메가톤(Mt, 1메가톤은 100만톤)이 덜 흡수됐다. 이는 무려 우리나라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611Mt)의 약 40%에 달한다. 북극의 겨울이 따뜻해지면 동아시아 생태계는 반대로 혹독해진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러한 피해는 온실가스가 지금보다 더 늘어난 지구 온난화 환경에서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구 온난화로 봄이 점차 일찍 시작되는 반면, 동아시아는 계속해서 한파를 겪을 위험이 있어 냉해 피해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국종성 교수는 “북극 온난화가 동아시아 기온이나 강수를 비롯해 생태계 등의 광범위한 환경요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향후 탄소중립 정책을 수립할 때, 단순히 배출량 감소뿐만 아니라 생태계의 탄소 흡수량 변화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 학술지 ‘지구·환경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s Earth and Environment)’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성과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냉해 농작물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기온 조건보다 기온이 낮아 생기는 농작물의 피해.
신소재·IT융합 정성준 교수팀, ‘머리카락보다 얇은’ 패치로 맥파 잴 수 있다
[POSTECH·UNIST 공동연구팀, 잉크젯 인쇄 기술 이용해 맥파 신호 센서 패치 개발] 맥파는 심장 박동에 의한 혈액의 흐름이 몸에 전달되는 파동으로, 심혈관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생체 신호다. 맥파 신호를 분석하면 고혈압, 동맥 경화 등 각종 심혈관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맥파 측정 기기는 사용 시 혈압을 잴 때 쓰는 커프(Cuff)나 딱딱한 집게 모양 센서를 착용해야 해 번거로운데다, 그나마도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신소재공학과·IT융합공학과 정성준 교수·IT융합공학과 백상훈 박사,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박성민 교수 연구팀은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이용훈)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고현협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머리카락 두께보다 얇으면서도 정확하게 맥파 신호를 확인할 수 있는 초박막 웨어러블 센서 패치를 개발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우리도 흔히 알고 있는 잉크젯 인쇄 기술을 이용했다는 점이다. 이 인쇄 기술은 반도체 제작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공정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아주 얇은 기판 위에 전도성 잉크를 인쇄하는 것만으로도 간단히 웨어러블 전자기기를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먼저 피부가 촉각을 감지하는 원리를 모사해 압력센서를 만들고, 이 센서를 통해 손을 통해 맥파를 감지하듯 패치가 맥파의 물리적 박동을 감지하도록 했다. 또 연구팀은 손목 위 특정 면적에서 위치에 따른 맥파 신호를 2차원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100개의 센서 픽셀을 가지는 패치 형태를 선택했다. 기존의 웨어러블 맥파 센서는 단일 지점에서만 신호를 측정하도록 되어 있어 동맥 위에 정확하게 두기 어렵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연구팀은 2차원 맥파 지도를 그려 정확한 맥파 신호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압력 신호 세기를 분석해 보이지 않는 동맥혈관 위치까지 추정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연령, 성별, 신체 크기를 고루 고려한 다양한 크기의 센서 패치를 개발하기도 했다. 정성준 교수는 “지금까지 반도체 기술로 알려져 온 잉크젯 인쇄 기술이 차세대 웨어러블 개인 맞춤형 전자기기 개발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라고 말했다. 박성민 교수는 “그간 병원에서만 행해지던 질병의 진단을 일상생활에서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일상에서의 각종 심혈관 질환 사전 진단, 동맥 카테터 삽입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역의 미래를 여는 과학기술프로젝트와 LG디스플레이-POSTECH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물리 김윤호 교수팀, ‘작고 연약한’ 양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김윤호 교수팀, 양자얽힘 없이 하이젠베르크 한계 도달하는 약한 값 증폭 방법 발견] 슈퍼컴퓨터 이상의 컴퓨터로 불리는 양자컴퓨터, 원천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통신 등 대부분의 양자정보기술은 양자얽힘*1 원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양자얽힘은 아주 작은 미시 세계에 존재할 뿐만 아니라, 측정하기만 해도 충격을 받는 ‘연약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고전적 한계를 뛰어넘는 정밀도를 가진 양자계측*2 역시 현실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양자얽힘을 사용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국내 연구진이 양자얽힘 없이도 측정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물리학과 김윤호 교수, 김요셉 박사 연구팀은 양자얽힘 없이 하이젠베르크 한계에 도달하는 약한 값 증폭 방법을 발견했다. 하이젠베르크 한계란 양자계측 시 측정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상한선을 의미한다. 양자를 측정하는 방법 중 하나인 ‘약한 양자측정’은 측정 대상인 양자 상태에 충격을 적게 주면서도 시스템의 정보를 최대한 많이 알아내려는 접근법이다. 양자 상태를 붕괴하지 않으면서도 효율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렇게 측정된 약한 값을 이용하면 아주 작은 시간차나 위상차 등의 물리량을 증폭시킬 수 있다. 다만, 이 방법은 기존의 측정 방법에 비해 오류가 적지만, 정작 측정 성공 확률이 낮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후 양자얽힘을 활용하여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제안되었지만, 대규모 양자얽힘 상태 생성의 어려움은 하이젠베르크 한계의 양자계측을 실현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연구팀은 약한 값 증폭 시, 양자얽힘을 사용하지 않아도 각기 다른 양자 상태가 반복적으로 상호작용하며 하이젠베르크 한계에 도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하이젠베르크의 한계에 도달하게 되는 원인이 양자얽힘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양자 상태 간의 반복적인 상호작용에서 비롯한 효과라는 설명이다. 김윤호 교수는 “이 연구성과를 통해 양자한계 측정에서 양자얽힘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양자계측의 실용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Physical Review Letters)’에 최근 게재됐다. 1. 양자얽힘 여러 양자계 사이에 존재하는 특별한 상관관계. 2. 양자계측 양자적 성질을 이용해 물리량을 측정하는 방법.
신소재 한세광 교수팀, ‘빛나는 렌즈’로 당뇨성 망막 병증 막는다
[한세광 교수팀, “렌즈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안질환 예방”] 평생 관리해야 할 뿐만 아니라, 여러 합병증을 불러일으키는 당뇨병은 현대인이 가장 경계해야 할 질병 중 하나다. 당뇨병을 오래 앓을수록 망막 병증이 생길 위험성도 높아지는데, 이 경우 시력이 점차 낮아지고 심하면 실명까지도 이를 수 있다. 최근 이러한 망막 병증을 LED 콘택트렌즈로 예방 및 조기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와 눈길을 끈다.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 통합과정 이건희 씨, ㈜화이바이오메드 신상배 박사 연구팀은 스마트 콘택트렌즈형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했다. 이 콘택트렌즈를 착용 후 120 마이크로와트(μW, 100만분의 1와트)의 빛을 무선구동을 통해 망막에 전달해 당뇨성 망막 병증을 예방하고 초기 단계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당뇨성 망막 병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안구에 약물을 주사하거나, 마취 상태에서 레이저로 수천 개의 작은 화상으로 망막의 가장자리와 혈관을 파괴하는 시술이 필요해 환자들이 고통스러워하는 일 중 하나로 꼽혔다. 연구팀은 당뇨병이 있는 동물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 주 3회 15분씩 총 8주간 렌즈를 착용한 동물에서는 당뇨성 망막 병증이 나타나지 않았고 반대로, 렌즈를 착용하지 않은 동물에서는 망막 병증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물론 각막과 망막의 조직학적 분석으로 안전성과 효과도 입증했다. 한세광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광학 장치를 렌즈형 웨어러블 기기에 도입해 그 활용 분야를 넓힌 것으로, 산소포화도, 맥박, 안질환 등의 진단뿐만 아니라 우울증, 불면증 등의 치료에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성과는 한국연구재단의 나노미래소재 원천기술개발 사업, 질병중심 중개연구 사업, 개인기초연구 사업(중견연구), BK21 사업,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연구개발 사업 등과 중소벤처기업부의 WC300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물리 김태환 교수, 딱정벌레 구별 원리로 꿈의 솔리톤 소자 길 연다
[POSTECH‧한양대‧獨 율리히연구소, 준1차원 전하밀도파 나선상 적층배열의 원편광 이색성 발견] 세계 각지에서 볼 수 있는 딱정벌레는 외관으로 각 종류를 구별할 수 있기는 하지만, 더 정확하게 구분하기 위해서는 딱정벌레의 외피를 편광*1을 이용해 살펴보는 방법을 이용한다. 원편광*2을 비추면 오른-편광과 왼-편광 아래에서의 외피의 빛깔이 서로 다르게 보이는데, 딱정벌레의 종류에 따라 또 달라진다. 이는 외피 층의 나선형 분자구조 때문으로, 자연계에서 원편광 이색성*3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물리학과 김태환 교수, 한양대(총장 김우승) 물리학과 천상모 교수·김선우 박사(제1저자), 독일 율리히연구소 김현중 박사 공동연구팀은 바로 이 원편광 이색성이 전하밀도파*4의 나선상 적층배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최초로 확인해 물리학계의 권위지 중 하나인 피지컬리뷰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를 통해 발표했다. 특히 이 연구 성과는 에너지 손실과 발열 현상이 없을 것으로 기대되는 ‘꿈의 소자’인 솔리톤*5 소자의 응용을 앞당길 수 있는 연구로 눈길을 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점차 고도화된 신기술을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 방대한 정보를 신속히 처리할 반도체 기술 경쟁 역시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사용 중인 정보 처리 방법인 이진법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어 다진법 소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 가운데 4진법으로 동작하는 솔리톤 소자는 정보저장과 연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인간의 뇌와 닮은 소자로서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솔리톤을 대량으로 생성하거나 제어하는 것이 지금까지 난제로 남아 있어, 소자 응용에 큰 장애물이었다. 연구팀은 준1차원 전하밀도파의 나선상 적층배열을 특정 원편광을 이용하여 발생시키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이를 활용하면 원편광을 조절하여 자유롭게 특정 솔리톤을 대량으로 손쉽게 생성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김태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의 관점을 뛰어넘어 전하밀도파에 나선상 적층 배열이 존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원편광 이색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낸 것에 의의가 있다”며 강조했으며, 한양대 천상모 교수는 “그간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위상 솔리톤을 대량으로 생성할 수 있어 솔리톤 소자 응용을 한 걸음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한국연구재단, 포스코 청암재단, 독일 알렉산더 폰 훔볼트 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1. 편광 전자기파가 진행할 때 파를 구성하는 전기장이나 자기장이 특정한 방향으로 진동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2. 원편광 빛의 전기장의 진동방향이 시간에 따라 일정하게 변하는 현상 또는 그러한 빛 자체를 말한다. 빛이 진행하면서 전기장의 진동방향이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면 오른-편광, 반시계 방향이면 왼-편광으로 지칭한다. 3. 원편광 이색성 빛을 흡수(또는 반사)하는 물질에 원편광이 입사할 때, 오른-편광과 왼-편광에 따라 흡수량(또는 반사량)이 다른 성질을 말한다. 4. 전하밀도파 물질 내에 전자들이 특정한 방식으로 규칙적인 배열을 이루어 마치 파동의 형태를 이루는 현상 또는 그러한 상태를 말한다. 5. 솔리톤 수학과 물리학에서 파동(파동 묶음 혹은 펄스)이 주변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스스로 강화하여 사라지지 않고 계속 유지되는 것을 말한다. 매질에서의 비선형 효과와 분산 효과가 서로 균형을 이루며 만들어진 파동묶음이 사라지지 않고 마치 입자처럼 계속 일정한 속도로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조석해일이 흔히 관찰할 수 있는 자연적 솔리톤이다.
신소재 정운룡 교수팀, 바로바로 ‘느끼는’ 전자 피부 나왔다
[POSTECH·UNIST 공동연구팀, 스파이크 신호 발생형 인공 수용체 이용해 동적 감각 시스템 개발] [“실제 피부와 비슷하게 실시간 반응…구조 단순화 장점”] 우리는 손의 감각으로 물체를 잡고, 발의 감각으로 안정적으로 걸어 다닐 수 있다. 즉, 피부의 감각이 외부 환경이나 자극과 인체를 연결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감각 기능이 떨어지면 물건을 잡거나 사용하는 것은 물론, 화상을 입을 수준의 열과 같은 위험한 자극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인공피부나 인간처럼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되는 전자 피부도 얼마나 외부 환경에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점이 중요한 과제다. 신소재공학과 정운룡 교수·통합과정 김태영 씨 연구팀은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이용훈)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성필 교수·통합과정 김재훈 씨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사람의 피부처럼 바로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기존의 전자 피부는 센서에 구성된 많은 수의 픽셀에서 오는 전기 신호를 하나씩 차례대로 측정한 뒤에야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고밀도로 픽셀을 구성할 경우 모든 감각 픽셀을 측정하는 데 시간이 걸려, 자극에 바로 반응하면서 높은 공간 해상도를 갖는 전자 피부를 만들어내기는 어려웠다. 생체의 피부 감각 수용체*1는 외부에서 자극이 있을 때 전압 형태의 스파이크 신호 다발*2을 발생시키고, 뇌에서 신호 패턴을 분석하여 외부 자극을 인지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생체 피부 감각계의 신호 발생과 인지 방법에 착안하여 스파이크 신호를 스스로 발생시키는 인공 감각 수용체를 개발, 모든 신호가 동시에 전송되고 실시간 분석이 가능한 전자 피부를 만들었다. 생체 신호 자체에는 위치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동적인 외부 자극을 높은 해상도로 인지하기는 어렵다. 연구팀은 그러한 생체 신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공 스파이크 신호들을 특성화하여 각 신호에 위치 정보를 포함시킬 수 있음을 최초로 제시하였다. 이 전자 피부에서는 위치·동작 추적 등의 공간 정보, 속도·동적 접촉 영역 등의 시간 정보가 분석된다. 전자 피부의 모든 인공 수용체가 한 쌍의 측정 전극만으로 신호를 전송하기 때문에, 기존의 전자 피부와 비교해 전극 구성이 매우 단순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기술을 실제 로봇에 적용한 결과, 인간처럼 외부 자극에 즉각 반응하는 기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동교신저자인 정운룡 교수는 “우리 몸은 전해질의 유연한 성질로 인해 안정적으로 전기 신호를 만들어낸다”며 “생체 감각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이를 전해질 재료로 구현하는 방법을 더욱 발전시켜, 향후 전자 피부가 손상된 사람의 피부 감각을 되살리고, 인간과 교감 능력이 있는 로봇에 사용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교신저자인 UNIST 김성필 교수는 “외부 자극 정보를 스파이크 신호로 변환해서 전달하는 것은 실제 인간 신경계의 정보 전달 방식과 매우 흡사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며 “이러한 스파이크 형태의 정보 코딩 원리를 이용하여 새로운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게 되면 로봇 촉각 지능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고 뉴로모픽 칩과 같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에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Science Robotics)’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성과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지원사업과 미래뇌융합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수용체 각종 자극에 반응하는 감각신경 말단 2. 스파이크 신호 외부 자극이 있을 때, 수용체 내 이온의 분포 변화로 전압이 발생했다가 사라지는 전기 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