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이윤태 교수, ‘인플루엔자’ 막는 ‘손’ 단백질 찾았다
[생명과학과 이윤태 교수팀, “CIC 단백질이 바이러스 감염 조절하는 B-1세포 형성 억제해”] B세포는 바이러스 감염이나 암 발생과 밀접하게 관련된 면역세포로 잘 알려져 있다. 이 세포는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 항체를 만들어내지만, 과하게 많아지면 오히려 암을 자라나게 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연구팀이 이러한 B세포를 조절하는 ‘손’ 역할을 하는 표적 단백질을 찾아냈다. POSTECH 생명과학과 이윤태 교수, 통합과정 홍혜빈 씨 연구팀은 가피쿠아(capicua, 이하 CIC)라는 단백질이 B-1 세포의 형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B세포는 태아 단계에서 최초로 만들어지는 B-1 세포와, 태어난 후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B-2 세포로 나뉜다. 그 중 B-1은 일단 태어나고 나면 자라나지 않는데, 그 이유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태아 시기와 출생 후 변화가 큰 CIC 단백질이 B-1 세포 변화와 관계가 있으리라 보고, CIC 단백질을 억제한 쥐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CIC가 없는 쥐는 정상적인 쥐보다 B-1 세포가 많고, B-2 세포는 적었다. 특히 CIC는 B-1 세포의 전단계인 TrB-1(Transitional B-1) 세포 형성마저 방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태아 시기에는 매우 적지만, 성장 과정에서 늘어나는 CIC가 B-1과 B-2 두 가지 B세포 형성에 관여하며, 두 세포의 균형 유지에 관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윤태 교수는 “B-1 세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나 암 발생에 관련된 세포이기 때문에 이 표적 단백질을 감염 방어나 새로운 항암 면역 표적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성과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화공 한정우 교수팀, ‘철(Fe) 든’ 이중 원자 촉매로 이산화탄소 전환 효율 높인다
[POSTECH·포항가속기연구소 공동연구팀, 간단한 합성법으로 이중 원자 Fe 포함된 촉매 설계법 개발] [“단일 원자 촉매 전환 효율의 2.8배 달해”]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자원으로 바꾸는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꼭 필요한 기술이다. 다만 전기화학적 전환 과정에는 촉매가 사용되는데, 구조가 단순한 기존의 단일 원자 촉매는 활성에 한계가 있었다. 촉매의 활성이 높아지면 전환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활성이 높은 촉매를 설계하는 것은 전기화학 촉매 분야에서의 중요한 과제로 여겨졌다. 화학공학과 한정우 교수·잉 왕(Ying Wang) 박사·박사과정 박병준 씨 연구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 이국승 박사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철(Fe) 원자가 이중으로 들어간 전기화학적 촉매를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전기화학적 촉매는 화학 반응물과 촉매 표면에서 반응해 이를 분해·합성함으로써 유용한 합성가스나 전기를 생성하는 역할을 한다. 촉매 반응 과정에서 생겨나는 중간체*1들의 흡착 에너지는 적정선을 유지해야 오히려 활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촉매 표면이 반응물과 너무 강하게 결합하면 촉매의 활성이 낮아지고, 반대로 너무 약해도 촉매가 반응을 촉진하는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질소를 도핑한 탄소에 철 단일 원자(Fe1-N-C) 또는 이중 원자(Fe2-N-C) 자리를 갖는 전기화학 촉매를 구성하도록 했다. 이에 더해 3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이중 원자 촉매의 원자 단위 구조를 밝혔다. 이 구조를 모사해 철 이중 원자 사이의 결합으로 이산화탄소 반응의 중간체인 일산화탄소(CO) 흡착 세기를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흡착 세기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면 이산화탄소 전환 반응의 활성을 높여 전환율을 향상할 수 있다. 연구 결과, 이중 원자 촉매의 이산화탄소 전환 효율은 단일 원자 촉매보다 2.8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정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중 원자 촉매를 비교적 간단하게 합성할 수 있음을 밝혔다”며 “이 촉매는 이산화탄소 전환뿐만 아니라 산소 환원 반응, 수소 발생 반응, 수전해 반응, 질소 환원 반응 등 다양한 전기화학 반응을 위한 촉매로도 응용할 수 있다”고 활용 가능성을 설명했다. 에너지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표지논문으로 최근 게재된 이 연구성과는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중간체 화학 반응 중간에 생성되었다가 소모되는 화합물로, 중간 생성물이라고도 한다.
기계 김준원 교수팀, 은 나노와이어를 원하는 형태로 손쉽게 패터닝 하는 무용매 포토리소그래피 기술 나왔다
[자외선 경화형 필름 이용해 용매 필요 없는 포토리소그래피 기술 개발] 자외선을 만나면 경화되는 필름을 이용해 투명전극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은 나노와이어(silver nanowire, AgNW)를 원하는 형태로 손쉽게 패터닝하는 기술이 나왔다. 단면 지름이 수십 나노미터(nm, 10억 분의 1미터)인 가늘고 긴 막대 형태의 은 나노와이어는 투명하면서도 전도성이 뛰어나지만, 은 나노와이어의 전극 패터닝*1을 위한 기존의 포토리소그래피*2 공정은 독성 용매 노출의 위험이 따르며, 복잡한 공정과 고가의 제작 비용 때문에 디바이스 전체의 제작 시간과 비용 절감을 실질적으로 구현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기계공학과 김준원 교수, 통합과정 유동우 씨 연구팀은 자외선 경화형 필름을 이용해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포토리소그래피 기술을 개발했다. 스티커와 같이 끈적거리던 필름에 자외선을 조사하면 굳게 되는데, 이 원리를 선택적으로 적용하면 은 나노와이어를 원하는 형태와 크기로 손쉽게 패터닝 할 수 있다. 유연하고 투명한 은 나노와이어는 빛을 잘 통하게 해 태양 에너지가 효율적으로 저장될 수 있어 태양전지와 같은 광전자 소자는 물론 유연한 터치 센서와 폴더블 디스플레이 같은 플렉시블 전자기기, 투명 히터(heater)와 같은 스마트 글라스 등 폭넓은 활용 범위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은 나노와이어의 전극 패터닝을 위한 기존의 포토리소그래피는 복잡한 공정 과정과 다양한 용매를 사용해야 하는 문제점 때문에 적용이 어려웠다. 특히 기판에 도포된 은 나노와이어의 경우 가느다란 막대 형태로 구성되기 때문에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의 여러 단계에서 사용되는 용액들에 의해 손실과 손상이 발생되어 제작된 전극의 전도성이 떨어지거나 원하는 선폭의 패턴 제작이 어려울 수 있다. 김준원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외선과 만나면 경화되는 UV 경화형 필름을 사용함으로써, 포토레지스트*3, 현상액*4, 에천트*5 없이 무용매로 기존의 공정 과정을 크게 단순화했다. 이 방식은 자외선과 포토마스크로 패터닝된 필름을 은 나노와이어가 도포된 기판에 붙이고 추가적인 자외선을 조사한 후 필름을 떼어내면은 나노와이어를 원하는 패턴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기술은 포토리소그래피 공정에 필수적이었던 포토레지스트 도포, 현상, 에칭*6 이나 포토레지스트 박리 과정을 건너뛰게 돼 제작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독성 용매의 사용이 없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다. 이에 더불어 은 나노와이어의 선폭, 간격을 미세하게 조정하거나 선 가장자리를 매끄럽게 처리해 보다 전극 패터닝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김준원 교수는 “해당 기술을 확장하면 다양한 광전자 소자 및 플렉시블 전자기기 개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설명하며 차기 적용 분야를 모색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특허 출원이 완료되어 특허 등록 심사 중에 있으며재료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스몰 메소드(Small Methods)’에 최근 게재됐다. *논문 링크: https://doi.org/10.1002/smtd.202101049 1. 패터닝 (patterning) 기판에 원하는 회로나 모양을 제작하는 행위. 2. 포토리소그래피 (photolithography) 사진 인쇄 기술과 비슷하게 빛을 이용하여 기판에 복잡한 회로 패턴을 제조하는 기법 3. 포토레지스트 (photoresist) 반도체 원료인 웨이퍼 위에 도포하는 감광액으로서 빛을 받아 회로와 패턴을 새기는 특수 고분자물질이다. 4. 현상 (develop) 현상액을 이용하여 필요한 곳과 필요 없는 부분을 구분하여 패턴을 형성하기 위해 일정 부위의 포토레지스트를 제거하는 것. 5. 에천트 (ethchant) 에칭에 사용하는 부식액. 6. 에칭 (ethching) 금속 표면을 산 따위를 써서 부식시켜 소거하는 방법.
물리 이길호 교수팀, 위상물질로 메모리 소자 소비 전력 낮춘다
[이길호 교수팀, 위상물질·자석 합쳐 스핀 전류를 높은 효율로 발생시키는 구조 개발]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면서 자전하듯이, 전자도 원자핵 주위를 돌며 스스로 회전하는 것과 비슷한 성질을 가진다. 전자의 자전에 해당하는 ‘스핀’이란 성질을 이용해 자성 메모리 소자의 소비 전력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물리학과 이길호 교수·통합과정 신인섭 씨 연구팀은 위상물질*1과 자석을 합쳐 스핀 전류를 높은 효율로 발생시키는 소자 구조를 개발했다. 이 물질은 크기가 작지만 많은 스핀 전류가 흘러 차세대 자성 메모리 소자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흔히 ‘반도체’로 줄여 말하는 반도체 기반의 메모리 소자는 전자가 가지는 전하의 성질만을 이용해 전류를 흐르게 한다. 그러나 사실 전자는 전하뿐만 아니라 스핀이라는 성질을 갖기 때문에, 스핀도 흐르게 할 수 있다. 단, 이 성질은 불순물의 영향을 받으면 쉽게 사라져 실제 소자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최근 웨어러블 기기 등 소자를 필요로 하는 기기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더 작은 소자를 만들기 위한 연구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자의 크기가 작아짐에 따라 불순물의 영향이 줄어들어 스핀을 활용한 차세대 메모리 소자로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물질을 구성하는 전자는 스핀 방향이 제각기 다른데, 스핀 방향이 모두 같으면 자석과 같은 성질이 나타난다. 이에 연구팀은 반도체 대신 자석을 소자로 이용하는 획기적인 시도를 했다. 전류가 흐르지 않으면 정보가 저장되지 않는 반도체와 달리, 자석은 자기장으로 스핀 방향을 일제히 바꿔주는 것만으로도 전류 없이 정보를 유지한다. 또, 자석에 스핀 전류 발생 금속을 붙이면, 전하 전류를 통해 스핀 전류를 발생시키고 이것이 자석으로 들어가 자석의 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 통상 백금이나 탄탈럼 같은 일반적인 스핀 전류 발생 금속을 붙인다. 연구팀은 이것 대신 위상물질인 이텔루르화 텅스텐(WTe2, Tungsten ditelluride)을 붙여 스핀 전류 발생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또, 자석과 위상물질을 접착할 때 그 경계면에 생기는 손상으로 스핀 전류가 손실되는 문제점을 개선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자석과 위상물질을 원자적으로 평평한 얇은 막 상태로 만들고 이들을 쌓는 방식을 도입했다. 그 결과, 일반적인 금속의 스핀 전류 변환 효율은 10%에 불과한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물질은 효율이 500%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메모리 상태를 조절하기 위해 필요한 전류도 기존 연구보다 열 배 정도 작아 보다 높은 에너지 효율을 구현했다. 이길호 교수는 “위상물질이 스핀트로닉스 응용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과학연구원,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위상물질 위상물질은 물질 내부와 표면에서 각기 다른 전기적 특성이 나타나는 물질로, 전자의 스핀과 운동이 강하게 상호작용하며 강한 스핀 전류를 만들어 낸다.
철강·에너지 박규영 교수, 값싸고 용량 큰 니켈 소재 ‘옷 입혀’ 배터리 수명 연장한다
[한·미 공동연구팀, 니켈 기반 LNO 소재 열화 억제 기술 개발] [“짧은 수명 한계였던 LNO 소재…그래핀 덧씌워 수명 연장”] 2020년 9월,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첫 배터리데이에서 일론 머스크 CEO는 ‘코발트 대신 100% 니켈 배터리로 가격을 절반 이상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니켈 기반의 니켈산리튬(LiNiO2, 이하 LNO) 소재는 코발트보다 저렴하고 용량이 크지만, 정작 오래 사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미 공동연구팀이 LNO 소재에 얇은 막을 덧씌워 수명을 늘리는 기술을 개발했다. 철강·에너지소재대학원 박규영 교수는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LNO 소재를 사용할 때 표면에서 발생하는 산소가 기계적 열화*1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소재 표면에 그래핀을 덧씌워 산소 발생을 막자, 소재의 수명은 2배 이상 늘어났다. LNO 소재는 리튬이온 이차전지 양극 소재인 리튬코발트산화물(LiCoO2, 이하 LCO)에서 코발트를 니켈로 대체한 소재다.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양극과 음극은 배터리의 성능을 결정하는데, 양극은 주로 용량과 사용 시간을 좌우한다. 양극 소재에 코발트 대신 니켈을 이용하면 가격을 20% 이상 낮추고 에너지 밀도를 30% 이상 높일 수 있다. 밀도가 높을수록 에너지를 많이 담을 수 있어 배터리 용량이 늘어난다. 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콩고 등에서 공급되는 코발트는 채굴 과정에서 아동 노동 착취 등의 문제가 제기돼, 니켈을 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다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LNO 소재는 수명이 짧아 그간 상용화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LNO 소재를 사용할 때 표면에서 산소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산소가 입자의 구조를 뒤틀리게 해 소재의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LNO 소재의 표면에 ‘꿈의 소재’로도 잘 알려진 ‘꿈의 소재’로도 잘 알려진 그래핀을 덧씌워 산소 발생을 차단해 수명을 2배 이상 늘리는 데 성공했다. 박규영 교수는 “이 연구성과를 활용하면 코발트를 없앤 LNO 소재의 상용화를 매우 빠르게 앞당길 수 있다”며 “향후 전기차 가격을 낮추고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최근표지 논문(Back cover)으로 최근 선정됐다. 해당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열화 내외부적인 영향에 의해 절연체의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
물리 박재훈 교수팀, 독특한 전기적 특성을 가지는 다윗의 별 모양 격자 구조 신소재 나왔다.
[POSTECH·MIT·UCSB 국제공동연구팀, 카고메 격자 구조의 차세대 그래핀 개발] [전자 간 상호작용↑…위상양자컴퓨터 등 미래 기술 소재로 주목] 그래핀은 2000년대 초반 우수한 전기적 특성으로 각광 받았다. 다만 상용화가 더뎠던 이유는 임의로 그래핀의 전기적 특성을 조절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다윗의 별’ 모양 구조에서 나오는 독특한 성질로 전기적 특성을 조절할 수 있는 신소재가 나왔다. 물리학과·막스플랑크 한국/포스텍연구소(이하 MPK, 소장 박재훈) 박재훈 교수, MPK 강민구 연구원 연구팀은 차세대 그래핀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고메 물질(CsV3Sb5)’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성과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캘리포니아대 산타바바라캠퍼스(UCSB) 연구팀과 공동으로 얻은 성과다. 육각 격자 구조로 구성된 그래핀은 빛과 같이 움직이는 디랙 페르미온이라는 특수한 전자구조를 가져 전기 전도성, 열 전도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물리적 강도가 뛰어나다. 디스플레이, 반도체, 집적회로, 배터리 등 활용 분야도 무궁무진하다. 단, 전자 간 상호작용이 0에 가까운 그래핀에서는 강상관계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강상관계현상은 외부 자기장에 따라 물질의 저항이 바뀌는 거대자기저항이나, 높은 온도에서 저항이 사라져 전기가 통하는 고온초전도 등을 말한다. 이를 이용하면 하드디스크의 저장용량을 크게 높이거나, 많은 전류가 필요한 MRI, 자기부상열차 등을 만들 수 있다. 이에 따라 그래핀의 한계를 극복하고 강상관계현상과 디랙 페르미온이 동시에 나타나는 차세대 그래핀의 중요성이 강조돼왔다. 연구팀은 그래핀의 육각 격자와 유사한 대칭성을 가지는 ‘카고메 격자(Kagome Lattice)’ 구조에 주목해 바나듐(Vanadium) 기반의 카고메 물질을 만들어냈다. 이 물질에서 초전도 등의 강상관계현상과 디랙 페르미온이 공존함을 확인했을 뿐 아니라, 반 호프 특이점(Van Hove Singularity)*1을 관측해 강상관계현상의 원리를 규명했다. 특히 독특한 전기적 특성과 초전도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카고메 물질은 향후 위상양자컴퓨터를 실현시킬 수 있는 물질로 여겨진다. 일반 양자컴퓨터는 외부의 잡음 때문에 양자정보를 잃어버려 컴퓨터가 오류를 일으킬 위험이 존재한다. 위상양자컴퓨터의 경우 양자정보가 위상학적으로 보호받기 때문에 외부 잡음에도 오류가 나지 않아 실용화 가능성이 더욱 크다.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경상북도, 포항시, 포스텍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반 호프 특이점 벨기에 물리학자 레온 반 호프가 제시한 전자구조의 특이점. 반 호프 특이점에서는 전자의 밀도가 크게 발산해 전자 간 상호작용을 높일 수 있다.
IT융합‧전자‧기계 김철홍 교수팀, 엑스레이 한 번에 3D 초음파 영상 눈앞에 펼쳐지는 기술 나와
[POSTECH·전남대 공동연구팀, 엑스레이 유도 초음파 단층촬영기법 ‘XACT’ 개발] [“선량 실시간 확인 가능…인체 영향 최소화 기대”] 대표적 암 치료법인 방사선치료는 엑스레이(X-ray)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이뤄진다. 다만 선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3차원 영상을 얻기 위해선 수 차례 촬영을 해야 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엑스레이를 한 번만 쏴도 3차원 초음파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IT융합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기계공학과 김철홍 교수,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최성욱 씨와 전남대학교 의과대학‧화순전남대학교병원 핵의학과 이창호 교수 공동연구팀은 엑스레이 유도 초음파 단층 촬영 기법(XACT, X-ray-induced acoustic computed tomography)을 개발했다. XACT 기술은 엑스레이를 쐈을 때 생기는 초음파를 영상화한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선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 번의 촬영으로 3차원 영상을 볼 수 있어 인체에 미치는 위험도 크게 줄어든다. 다만 기존의 XACT 기술로는 선명한 영상을 볼 수 없어 실제 환자에 적용할 때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실제 사용되는 엑스레이 CT 조영제를 활용해 영상의 화질을 높이고자 했다. 연구팀이 쥐에 엑스레이 CT 조영제를 경구 주입한 결과, XACT 기술로 쥐의 위(胃) 3차원 영상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새로운 조영제가 아닌, 시중의 조영제를 활용한 최초의 연구성과다. 이에 따라 향후 XACT 기술의 전임상시험 또는 임상시험 적용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세계적인 학술지 ‘옵틱스 레터스(Optics Letters)’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성과는 ‘옵티카 퍼블리싱 그룹(Optica Publishing Group)’의 ‘스포트라이트 온 옵틱스(Spotlight on Optics)’에 선정됐다. 옵티카 퍼블리싱 그룹이 발간하는 12개 학술지에서 매달 소수의 논문만이 스포트라이트 온 옵틱스로 선정된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 글로벌박사양성사업,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물리 이대수 교수, 현미경 끝으로 ‘콕’ 찔러 ‘찌릿찌릿’ 전기 통하는 변전성 조절한다
[POSTECH·서강대·서울대 공동연구팀, 원자간력현미경 이용해 나노미터 크기 물질 변전성 조절하는 가이드라인 최초 제시] [“물질 크기 작을수록 변전성 커져…향후 압전소재 대체 가능”] 물질에 균일하지 않은 힘이 가해지면 휘어지면서 찌릿찌릿한 전기가 통하는 성질을 변전성(Flexoelectricity)라고 한다. 이 성질을 이용하면 따로 전기장을 걸어주지 않아도 돼, 스마트폰이나 발전기·구동기 등의 소자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은 현미경 끝으로 ‘콕’ 찔러 나노미터(10억 분의 1미터) 크기 물질의 변전성을 조절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물리학과 이대수 교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노태원 교수·박성민 박사, 서강대 물리학과 양상모 교수 등 공동연구팀은 원자간력현미경(AFM)을 이용해 물질의 변전성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가이드라인을 최초로 발표했다. 스마트폰 안에 들어 있는 다양한 소자 중 상당수는 압전성(Piezoelectricity)을 이용해 전기장을 만들어낸다. 압전성은 변전성과 달리 물질에 한쪽 방향으로 균일한 힘이 가해질 때 전기장이 생기는 성질이다. 다만 압전성이 큰 지르콘 타이타늄산 납(PZT) 등은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있어 대체물질의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안으로 사용될 수 있는 변전성은 고체에서 너무 작게 나타나 실질적으로 산업 분야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그러던 중, 물질의 크기가 나노미터 단위로 작아질수록 변전성이 커진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 활용 가능성에 관심이 모였다. 나노미터 물질의 변전성을 활용하기 위해선 원자간력현미경의 뾰족한 탐침(tip)으로 물질의 표면을 누르는 방법이 사용된다. 그러나 그동안 이에 대한 체계적인 가이드 라인이 부재했다. 물질 표면을 누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복잡한 미시적 효과에 대해서도 정리된 바가 없었다. 이에 이대수 교수 공동연구팀은 원자간력현미경을 이용해 변전성을 조절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동시에 변전성 외에 나타날 수 있는 다른 미시 현상들을 폭넓게 소개하고, 변전성과 다른 현상들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론도 제안했다. 변전성이 나타나는 나노미터 물질은 기존의 압전 소재를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나노미터 단위의 발전기·구동기 소자로 사용할 수 있다. 향후 반도체·촉매 소자나 빛을 받으면 전류가 흐르는 광전지(Photovoltaic Cell)로도 활용이 기대된다. 이대수 교수는 “지난 10년 동안 원자간력현미경 기술은 나노미터 크기 물질의 변전성에 대한 많은 연구의 중요한 기초가 됐다”며 “이번 논문을 통해 관련 연구 분야가 계속해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학술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리뷰(Applied Physics Reviews)’에 게재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선도연구센터사업,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물리 이길호 교수팀, 초전도조각 쌓는 각도 비틀어 ‘베일에 싸인’ 고온초전도체 원리 밝힌다
[이길호 교수팀, 전극 이용해 고온초전도체의 비등방 초전도성 검증] [“값이 싼 액체질소 사용 가능한 고온초전도체의 원리 확인”] 매우 낮은 온도에서 전기 저항이 ‘0’이 돼 전류가 흐르는 물질을 초전도체라고 한다. 이 초전도체는 대용량의 전류를 에너지 손실 없이 보낼 수 있어 MRI, 자기부상열차 등 다양한 기술에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비싼 액체헬륨을 사용하는 저온초전도체*1와 달리, 고온초전도체*2는 값이 싼 액체질소를 사용할 수 있지만 작동원리가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이 가운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두 조각의 초전도체를 비틀리게 쌓아 고온초전도체의 원리를 확인했다. 물리학과 이후종 명예교수·이길호 교수, 통합과정 이종윤 씨 연구팀은 산화구리 기반 Bi2Sr2CaCu2O8+x(이하 Bi-2212) 조각의 각도를 비틀어 쌓음으로써 고온초전도체의 비등방 초전도성*3을 검증했다. 같은 물질이더라도 각도를 비틀어 쌓으면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물성이 나타날 수 있다. 초전도체가 아닌 두 개의 그래핀을 약 1.1도 비틀어 쌓으면 초전도성을 띠는 현상이 그 예다. 그래핀은 결정 방향과 관계없이 물성이 동일한 등방성 결정층인데, 방향에 따라 물성이 달라지는 비등방성 결정층의 경우 비틀어 쌓는 각도에 따라 물성이 더 극적으로 바뀐다. 특히 비등방성 결정 구조에서 비롯하는 비등방 초전도성은 고온초전도체의 원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주사 터널링 현미경이나 각분해능 광전자 분광기기를 통해 고온초전도체의 비등방 초전도성이 확인된 바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20여 년 전부터 전극을 이용한 전도 특성 연구로 비등방 초전도성을 확인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접합 시 온도가 800℃에 이르고, 조각을 뗐다 붙였다 하면서 접합 계면의 결정 구조가 변형돼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던 상황이다. 이에 이길호 교수팀은 반데르발스*4 비틀림 적층 조셉슨(Josephson) 접합의 전도 특성으로 산화구리 기반 고온초전도체의 초전도 방향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접합 계면의 결정 구조 변형을 막기 위해 반데르발스 힘으로 Bi-2212 결정층을 쌓아 계면에 가해지는 힘을 최소화한 것이다. 이때 불순물이 섞이거나 물질이 산화되지 않도록 공기를 차단한 상태에서 하나의 결정을 위아래 두 층으로 분리한 후 둘을 비틀어 쌓았다. 그 결과, Bi-2212 결정층을 비틀어 쌓은 고온초전도체에서 비등방 초전도성이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는 전도 특성으로 고온초전도체의 물성을 확인한 연구일 뿐 아니라, 새로운 나노 공정을 개발한 연구라는 의의가 있다. 연구에서 구현한 미세 박리 후 적층 기법은 공기 노출에 민감한 다른 물질의 계면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길호 교수는 “비틀린 각도를 조절해 새로운 물성을 만들어 내는 트위스트로닉스(twistronics)란 분야가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비틀림 각도가 물성을 조절하는 새로운 제어 손잡이가 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주로 그래핀에 관해서만 연구되었으나, 본 연구팀은 이를 초전도체로 확장해 초전도체 기반 트위스트로닉스란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저온초전도체 임계온도가 77K(영하 약 196.15℃)보다 낮은 초전도체. 2. 고온초전도체 임계온도가 77K(영하 약 196.15℃)보다 높은 초전도체. 3. 비등방 초전도성 한 물질 안에서 방향에 따라 초전도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성질. 4. 반데르발스 힘 이온결합이나 공유결합과 달리 분자 간의 정전기적인 상호작용으로 생기는 힘.
IT융합‧전자‧기계 김철홍 교수팀, 서로 다른 초음파 합쳐 ‘더’ 강력해진 유방암 진단기기 나왔다
[2종류 초음파 결합한 딥러닝 모델 개발] [악성 종양 진단 정확도 90% 달해…딥러닝 단일 모델(84%)보다 높아] 서로 다른 초음파를 합쳐서 더 강력해진 유방암 진단기기가 나왔다. IT융합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기계공학과 김철홍 교수, IT융합공학과 미스라 삼파(Misra Sampa) 씨 연구팀은 흑백의 그레이스케일(Gray Scale) 초음파와 변형 탄성(SE, Strain Elastohraphy) 초음파 영상을 결합해 유방암 진단을 돕는 딥러닝 모델을 개발했다. 초음파 검사는 유방 조영술, 엑스레이(X-ray), 자기공명영상법(MRI) 등 다른 진단 방법에 비해 안전하고 저렴할 뿐만 아니라 조직을 깊게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중에서도 유방암 진단에는 종양의 구조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그레이스케일 초음파와 조직의 단단한 정도를 측정하는 SE 초음파가 주로 활용된다. 이에 김철홍 교수팀은 두 개의 초음파를 결합해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했다. 이번 연구는 조직검사로 확인한 양성 종양 환자 42명, 악성 종양 환자 43명 등 85명의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김철홍 교수팀은 환자 67명에게서 얻은 205개의 그레이스케일 또는 SE 초음파 영상을 결합해 두 가지의 딥러닝 모델인 알렉스넷(AlexNet)과 레스넷(ResNet)을 각각 훈련했다. 이후 두 딥러닝 모델을 동시에 움직이도록 하고, 다른 18명의 환자에게서 얻은 56개 영상으로 성능을 검증했다. 이 딥러닝 앙상블 모델은 서로 다른 초음파 영상으로부터 다양한 특징을 포착해 악성 종양이 있는지를 찾아냈다. 연구 결과, 딥러닝 앙상블 모델의 정확도는 90%로 딥러닝 단일 모델(각 84%), 그레이스케일 또는 SE 초음파 영상 하나만을 사용해 훈련한 모델(그레이스케일 77%, SE 85%)보다 우수했다. 특히 딥러닝 단일 모델은 5명의 환자를 구분해내지 못한 반면, 앙상블 모델이 구별하지 못한 환자는 2명에 불과했다. 그간 유방암 진단 시 초음파 영상이 활용돼 왔으나 인력이 부족하거나 영상 화질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딥러닝 모델을 이용하면 두 정보를 동시에 활용해 유방암의 분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김철홍 교수는 “딥러닝 모델을 사용하면 초음파 영상에서 유방암을 더 정확하게 분류할 수 있어 진단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초음파 영상 분야 국제 학술지 'IEEE Transactions on Ultrasonics, Ferroelectrics, and Frequency Control'의 1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된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