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 정운룡 교수팀, ‘액체금속 잉크’로 형태의 자유 얻다
[POSTECH–연세대 공동연구팀, 형태 변형이 가능한 3차원 배선용 액체금속 잉크 개발] 요즘 전자 소자는 접거나, 늘리거나,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폼 팩터(form factor)*1’를 추구하고 있다. 형태가 변하거나 신축성이 높은 전자 소자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큰 변형이나 기계적인 손상 시에도 전기적 특성이 변하지 않는 전극과 배선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POSTECH과 연세대(총장 서승환) 공동연구팀이 액체금속 잉크를 개발해 마음대로 형태를 바꿀 수 있는 전자기기 시대를 앞당겼다. 신소재공학과 정운룡 교수와 비라판디안 셀바라지(Veerapandian Selvaraj) 박사,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알로이시우스 순(Aloysius Soon) 교수와 장우선 박사 공동연구팀이 고전도성과 점소성*2을 갖는 액체 금속 마이크로입자 잉크를 개발한 연구 결과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스( Nature Materials)’에 1월 4일자로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전자 소자에는 금, 은, 구리와 같은 단단한 금속을 전극이나 배선으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금속 기판은 조그만 외력이 가해져도 재료에 금이 가서 전기 전도성을 잃기 때문에 형태 변형을 필요로 하는 소자에는 사용하기 어렵다. 그와 달리 상온에서 액체처럼 흐를 수 있는 액체금속은 쉽게 변형이 가능하면서도 높은 전기 전도성을 갖기 때문에 연신성*3 배선에의 활용 가능성으로 큰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액체금속을 잉크로 만들 경우, 표면에 산화막이 형성되어 프린팅 이후 전도성을 잃기 때문에 배선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공동연구팀은 액체금속 마이크로입자의 산화막에 수소 이온을 도핑하여 산화막을 전도체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수소 도핑에 의한 산화막의 전도성을 이론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양자역학 기반 재료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소 도핑된 인듐 산화물이나 갈륨 산화물은 현재 투명전극에 활용되고 있는 투명전도성 필름(ITO, Indium Tin Oxide) 전극과 비슷한 전기 전도성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수소 도핑되고 고분자가 표면에 붙은 산화막은 300% 정도의 높은 연신을 가해도 깨지지 않고 늘어날 수 있는 점소성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개발된 액체 금속 잉크는 수소가 도핑되어 고전도성을 가지면서 형태가 변할 수 있는 액체 금속 마이크로입자로서 연신이 가능한 다양한 기판에 3차원 회로의 직접 프린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인쇄된 전극과 배선은 500% 이상의 연신 시에도 저항의 변화가 거의 없고, 심각한 기계적 손상이나 높은 습도와 고온의 가혹한 환경에서도 전기적 특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차세대 소자 개발에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대 알로이시우스 순 교수는 “금속 산화물의 높은 점소성은 지금까지 연구된 적이 없다. 본 연구는 전도성 산화막의 점소성에 대한 연구였으나, 점소성이 있는 반도체나 부도체 금속 산화물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운룡 교수 연구팀은 개발한 잉크와 인쇄 기술을 활용하여 고연신성 배선의 실용화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프린팅 기술만으로 누설전류의 걱정이 없는 3차원의 복잡한 배선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로봇공학이나 인공 피부 및 3차원 프린팅과 접목하여 다양한 응용 분야에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정운룡 교수는 “이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연신 가능하고 접을 수 있으며, 기계적 손상 및 열악한 환경 조건에서도 전기적 특성을 유지하는 3D 전자 소자를 개발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대한민국 미래창조과학부의 글로벌 프론티어 사업이 지원하는 소프트일렉트로닉스연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 사업이 지원하는 인공 공감각 일렉트로닉스 소재 디스커버리 사업단, 그리고 한국화학연구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폼 팩터(form factor) 컴퓨터 하드웨어의 모양, 형태, 구성과 같은 물리적 배열을 말함. 최근, 모야의 변형이 가능한 소자의 등장으로, 소자의 형태를 뜻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음. 2. 점소성(粘塑性) 점성 (흐름성)과 소성 (변형성)을 모두 갖는 성질. 특히, 고체가 외부에서 탄성 한계 이상의 힘을 받아 형태가 바뀐 뒤, 그 힘이 없어져도 본래의 모양으로 돌아가지 않는 특성을 뜻하는 경우가 많음. 3. 연신성(延伸性) 길이를 늘임. 고무나 스프링처럼, 늘어날 수 있으며 탄성이 있어 원래의 크기로 돌아가는 특성.
화학 이인수 교수팀, 수퍼 박테리아 잡는 ‘쟁기질 표면’ 나노결정 발견
[POSTECH-UNIST 공동연구팀, 나노구조체의 표면질감 제어한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현상은 신종 바이러스나 약물에 내성을 가진 박테리아 등 새로운 병원체에 대한 두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초소형 입자(100nm 이하)인 나노 소재의 표면의 미세구조 제어함으로써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화학과 이인수 교수·아미트 쿠마 (Amit Kumar) 연구교수·니티 쿠마리(Nitee Kumari) 박사 연구팀이 UNIST(울산과학기술원) 생명공학과 조윤경 교수·수미트 쿠마(Sumit Kumar) 박사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고효율 자기 촉매 플랫폼으로 혼합된 FeCo-산화물 기반 거친 표면질감 나노구조체(MTex)를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를 통해 소개했다. 먼저, 연구팀은 다양한 금속이온이 고분자 외피에 싸여있는 평범한 나노 결정을 합성하고 매우 높은 온도에서 가열했다. 고분자 외피가 타는 동안, 고온 고체상 화학반응은 나노 결정 표면에 다른 금속이온의 혼합을 유도하고, 나노 결정 표면에 여러 개의 작은 가지와 구멍을 만들어낸다. 이때 나타나는 독특한 질감 표면은 박테리아를 죽이는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화학촉매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자기장에 대한 높은 인력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표면 특징이 없는 평범한 나노 결정이 고기능성 혼합 금속 산화물 나노 결정으로 변환하는 합성 전략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여러 개의 가지와 구멍이 있는 쟁기질된 들판과 같은 질감의 표면을 “MTex”라고 명명했다. MTex의 이러한 독특한 표면 질감 특성은 나노입자의 운동성을 증가시켜서 바이오필름*1 매트릭스에 효율적으로 침투하도록 하는 동시에 안정한 화합물로부터 박테리아에 치명적인 활성산소를 생성하는 높은 활성을 보여주는 것을 검증했다. 이 시스템은 광범위한 pH 범위에서 활성산소를 생성 할 수 있으며 효과적으로 바이오필름 내부로 확산되어 항생제에 내성을 지니는 박테리아를 죽일 수 있다. 또한, 나노구조체의 자성을 이용하여 바이오필름 잔해를 긁어낼 수 있다. 제1저자인 아미트 쿠마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MTex는 기존의 스피넬*2 물질의 안정된 매끄러운 표면과는 구별되는 매우 높은 촉매 활성을 보여준다”며 “이런 특성은 좁은 공간에서도 바이오필름에 침입하여 박테리아를 제거하고 폐기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이인수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처럼 나노입자의 표면 질감을 자유롭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활성 부위의 노출을 설계하고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며 “나노 스케일의 표면 구조체는 나노 바이오 인터페이스에서 새로운 효소와 유사한 특성을 개발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연구),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바이오필름 미생물이 응집하여 한 덩어리가 되어, 고체나 생체 표면에 보호막(film)을 형성하는 상태 2. 스피넬(spinel) 알루미늄·마그네슘의 산화물로 등축 정계(等軸晶系) 팔면체의 결정. 빛깔은 무색 또는 적·청·녹·황·갈·흑색 등이며 순수한 것은 보석으로 씀
환경 이기택 교수팀, 오염물질로 인한 바다 변화가 가장 빨리 일어나는 곳은 “이어도”
[동북아 해역에서의 비옥화 원인 밝혀] 최근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바다가 붉게 변하는 ‘적조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적조현상은 바닷물에 영양분이나 생활하수가 유입되면서 식물 플랑크톤이 많이 번식해 바닷물이 붉은색으로 보이는 것인데, 수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해양 생태계에도 영향을 준다. 환경공학부 이기택 교수, 박사과정 문지영 씨(제1저자) 연구팀은 1980년대 이후 질소 오염 물질의 유입이 증가하면서 동북아 해역의 영양염 균형이 파괴됐으며, 적조를 유발하는 식물 플랑크톤의 종이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질소 오염 물질 유입에 의해 해황*1의 변화가 가장 빨리 나타나는 곳이 중국 장강과 가까운 ‘이어도 과학기지’ 해역임을 확인했다. 이 연구 성과는 전문저널인 ‘호소학(湖沼學)과 해양학(Limnology and Oceanography)’에 소개됐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지역은 현대에 들어와 급격한 인구증가와 산업화로 인해 질소 오염 물질이 많이 늘어난 지역이다. 이 오염 물질이 홍수나 장마 등으로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서 동북아 해역은 예기치 않은 대규모 비옥화*2를 겪게 된다. 이러한 질소 오염 물질은 연근해의 유해 조류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수질 악화·해양 생태계 종 조성 변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많은 과학자들이 경고해왔다. 연구팀은 1980년대 이후 지난 40년 동안 한반도 연근해 및 동중국해에서 측정된 영양염*3 농도 자료와 적조 발생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 지역 해양의 광범위한 부분이 질소 부족 상태에서 인(P) 부족 상태로 변화했으며, 동시에 규산염(Si) 보다 질산염(N)의 농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 연근해의 주요 식물플랑크톤 역시 규조류에서 와편모조류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화석연료와 질소비료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 질소 오염 물질이 바다로 유입되는 양이 증가함에 따라 동북아 해역의 영양염 체계가 변화하고, 이에 따라 식물 플랑크톤의 종 조성, 나아가 해양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는 직접적 증거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질소 오염 물질 유입에 의한 해황의 변화가 가장 빨리 나타나는 곳이 이어도 과학기지 해역임도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이기택 교수는 “이어도 해역에서 나타난 변화는 가까운 시일 내에 한반도 연근해에서도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연근해 영양염 농도 및 생태계 변화에 대한 장기적인 관측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이번 연구 결과는 질소 오염물 배출량을 정하는 등 환경정책 수립의 중요한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립수산과학원의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산성화 영향 및 예측’, 국립해양조사원의 ‘기후변화에 따른 이어도 해역의 해양탄소순환 반응 및 한반도 기상인자들 간 상관성 연구(IV)’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1. 해황(oceanic condition, 海況) 1)해양의 물리적 변동 상황, 2)해수의 수온, 염분, 밀도 등의 바다의 상태 2. 비옥화 육지에서 질소를 포함한 오염 물질이 바다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플랑크톤의 영양분이 과도하게 많은 상태 3. 영양염(nutrient, 營養鹽) 생물 화학적인 하수 처리에서 유기물 분해를 하는 미생물의 생육과 증식에 필요한 무기성 원소. 식물플랑크톤이나 해조류의 골격물질을 구성하고 그것들의 유기물질 합성에 제약요인이 되는 화학물질
화공 한정우 교수팀, ‘가혹한 온도 변화에도 살아남는’ 안정한 고활성 촉매 나왔다
[고안정성·고활성 CO산화용 세륨산화물 촉매 설계] 자동차를 비롯한 다양한 산업에서 환경 보존 및 생성물의 수율을 높이기 위해서 촉매의 사용은 필수적이다. 특히, 자동차 정화장치의 경우에는 빈번하게 고온과 저온에 반복적으로 노출된다. 따라서, 촉매 물질이 초기에는 높은 활성을 갖더라도 이러한 온도변화에 대해 낮은 안정성을 보인다면 산업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현재 산업에서 높은 활성과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촉매 물질을 설계하는 것에 대한 수요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근 POSTECH 연구팀이 고활성과 고안정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신개념의 촉매를 개발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화학공학과 한정우 교수, 박사과정 김형준씨, 박사과정 신동재씨, KAIST 이현주 교수팀이 희토류 금속(La)과 전이 금속(Cu)을 동시에 도핑해 활성도가 높은 초고안정성 세륨산화물 촉매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촉매 부문 권위지인 ‘미국화학회 촉매지(ACS Catalysis)’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고활성을 갖는 촉매의 개발은 산업과 과학기술 발전에 상당히 중요하다. 촉매 물질이 활성도가 높더라도 안정성이 낮다면 산업 공정 과정 중 촉매의 교체 시기가 짧아져 산업용 사용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 때문에 높은 활성을 유지하면서 안정성이 높은 물질을 설계하는 것이야말로 에너지 문제 해결에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계산화학과 실험연구를 상호 보완적으로 수행했다. 먼저, 계산화학적 접근을 통해, 실험으로 합성된 세륨산화물 촉매가 고활성과 고안정성을 보인다는 가설을 설정했다. 그리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희토류 금속과 전이 금속을 함께 도핑해 세륨산화물 촉매를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세륨산화물 촉매는 기존의 세륨산화물 보다 150℃ 정도 낮은 온도에서 일산화탄소 전환율을 달성했다. 또한, 지금까지 보고된 어떠한 조건보다 가혹한 온도 변화 조건에서 약 700시간 동안 개선된 활성을 유지했다. 연구팀은 희토류 금속 도핑이 촉매 표면을 안정시켜 비활성화를 일으킬 수 있는 소결현상(sintering)을 억제하고, 전이 금속 도핑은 표면 결함의 형성을 촉진하여 활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한정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론팀과 실험팀이 상호 보완적이고 체계적인 연구 시스템 아래에서 이론적 가설을 검증한 모범적인 연구사례”라며 “이 같은 촉매 설계 방법은 앞으로 광범위한 촉매 반응에 대한 초고안정성∙고활성 산화물 재료 설계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초저에너지 자동차 초저배출 사업단,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한국연구재단 C1가스리파이너리사업 및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슈퍼컴퓨팅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생명 신근유 교수팀, 인체장기 완벽 재현한 조립형 ‘미니장기’ 나왔다
[POSTECH–-서울대병원 연구팀, Nature지에 신개념 어셈블로이드 발표] 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키워 사람의 장기 구조와 같은 조직을 구현한 것을 ‘오가노이드(organoid)’라고 한다. 흔히 ‘미니 장기’ 또는 ‘유사 장기’라고 한다. 인체 장기의 구조와 기능을 재현할 수 있어 인공장기를 만들거나 신약 개발을 위한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최근 국내 연구팀이 이 오가노이드를 뛰어넘어 장기 내 존재하는 모든 세포를 포함한 완벽한 인간조직을 구현할 수 있는 신개념 ‘어셈블로이드(assembloid)’를 개발해 과학기술 분야 최고의 권위지인 ‘네이처 (Nature)’ 16일자(현지 시간)를 통해 발표했다. 생명과학과 신근유 교수 연구팀은 다양한 세포들의 재구성을 통해서 인간조직을 정확하게 모사하는 신개념 장기 모사체인 조립형 인공장기를 개발했다. 그리고 이것을 ‘어셈블로이드’라고 명명했다. 순수 국내 기술로만 연구 개발된 어셈블로이드는 기존의 유사 장기를 초월한 미래형 환자 맞춤 체외인간장기로서 차세대 난치성 질환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혁신적인 기술이다. 오가노이드는 인간 장기와 유사한 미니 장기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오가노이드는 장기의 성숙한 구조를 모사하지 못하고, 조직 내 주변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근본적인 한계점이 존재한다. 또한, 인간 장기의 기능 수행을 위한 다양한 세포 및 조직 사이의 상호작용이 이뤄지지 못한다. 때문에 암을 비롯한 다양한 난치성 질병에 대한 정확한 모델링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큰 문제점으로 꼽혔다. 신근유 교수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 줄기세포와 인간 장기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세포를 재구성하여 상피세포, 주변의 기질층, 그리고 바깥의 근육세포 층으로 이루어진 조직화된 구조를 갖춘 조립형 체외 인간 장기인 어셈블로이드(assembloids)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어셈블로이드가 세포 구성과 단일세포 수준에서의 유전자 발현 양상이 성숙한 성체 장기와 동일함을 발견했고, 장기 손상에 따른 조직 재생 반응이 일어날 때 생체 내 조직의 변화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정상 장기로부터 발생되는 인간 종양의 병리·생리학적 특징을 완벽히 모사하는 환자 맟춤형 인간 종양모사체인 ‘종양 어셈블로이드(tumour assembloid)’를 개발했다. 유전자 조작 및 암세포 조립이 가능한 종양 어셈블로이드 플랫폼을 이용해, 종양 주변 환경으로부터 발생한 신호가 종양세포의 유동성을 결정하는 생리적 작용의 원리를 밝혔다. 이는 종양세포와 기질세포 사이의 신호전달 피드백이 종양 가소성을 조절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결과는 암세포의 유동성을 조절하여 암세포를 소멸시키는 차세대 암치료 패러다임인 암세포 변환 치료법의 개발을 가능하게 한 중요한 연구 결과이다. 논문의 제1저자인 김은지 씨는 “이번에 개발된 어셈블로이드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생체 밖에서 만든 조립형 인공 장기”라며 “이 어셈블로이드를 활용하면 암이나 퇴행성 질환, 조현병, 치매등의 복잡하고 다양한 난치성 질병을 모델링하고, 이 질병들의 발행기작을 규명 및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생명과학과 신근유 교수는 “지금까지 인체 조직 및 병리·생리학적 특징을 정확하게 모사하는 인간조직 모사체는 없었다”며 “이번에 개발된 조립형 인공조직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미래형 신약 개발의 혁신 플랫폼이 구축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다양한 난치성 질병 극복을 위한 환자 맞춤형 질환치료제 개발에 혁신을 가져올 새로운 신약개발 패러다임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연구에 참여한 노태영 교수는 “이 연구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융합연구 모델로 정밀의료, 맞춤의료를 위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명과학과 신근유 교수·통합과정 김은지 씨 연구팀이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선도연구센터사업, 포스트게놈 다부처유전체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서울대병원 구자현 교수, POSTECH 김상욱 교수, 정성준 교수, 노태영 교수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신소재 조문호 교수팀, 빛으로 결함 제어해 2차원 반도체 도핑한다
[파장 따라 가시광선에서는 p형, 자외선에서는 n형으로 … 2차원 ‘카멜레온 반도체’ 구현] 2차원 반도체*1 물질을 빛만으로 도핑*2할 수 있게 됐다. 기초과학연구원 (IBS, 원장 노도영)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단장 염한웅) 조문호 부연구단장 (신소재공학과 무은재 석좌교수) 연구팀은 2차원 반도체 물질을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을 이용해 도핑할 수 있음을 발견하고, 실시간 및 자유자재로 반도체 기능을 바꿀 수 있는 원자층 집적회로 소자를 구현하였다. 이는 빛이 일으키는 결함을 역이용해, n형*3과 p형*4 도핑 모두를 가장 간편하게 구현한 연구다. 2차원 반도체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와 특성이 전혀 다르다. 얇고 유연한 전자기기, 극초소형 컴퓨터 등을 구현할 차세대 반도체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상용화를 위해서는 실리콘 반도체처럼 내부 불순물 종류와 농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반도체는 도핑하는 불순물 따라 전자가 많은 n형과 양공이 많은 p형으로 나뉘는데, n형과 p형을 접합시켜야 트랜지스터가 되어 비로소 단일 집적 회로*5를 구현할 수 있다. 기존에는 표면에 화합물을 도포하거나 물질 합성 단계에서 도핑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n, p형 도핑에 각각 다른 처리가 필요하고 도핑 후에는 성질을 바꿀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빛을 활용했다. 원래 빛은 얇은 반도체를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빛 노출을 최대한 줄여야 했다. 연구진은 빛이 세기와 파장에 따라 다양한 화학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에 원자 수준 분해능을 갖는 투과전자현미경*6과 주사터널링현미경*7을 이용해 빛이 2차원 반도체 이텔루륨화몰리브덴(MoTe2)에 미치는 여러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자외선은 형, 가시광선은 p형으로 2차원 반도체를 도핑함을 확인했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은 강한 에너지를 가져 반도체의 텔루륨-몰리브덴 간 원자 결합을 끊었다. 이는 표면에 있는 몰리브덴 원자 일부를 탈락시키는데, 이 때문에 전자가 더 많아져 n형 반도체로 변하는 원리다. 반면 가시광선은 텔루륨 원자가 있던 자리를 산소로 치환함으로써 물질 전체에 양공이 많아졌다. 연구진은 해당 이텔루륨화몰리브덴 뿐 아니라 이셀레늄화텅스텐(WSe2) 등 다른 2차원 반도체도 빛으로 도핑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연구진은 이를 이용해 기능을 바꿀 수 있는 집적회로 소자를 구현했다. 먼저 2차원 반도체에 레이저를 쏘아 n형과 p형 반도체로 만들어 논리회로의 대표 부품인 인버터*8를 제작하였다. 이어 제작된 인버터에 다시 빛을 가해, 정반대 기능을 갖는 부품인 스위치로 바꿀 수 있음을 보였다. 이번 연구를 이끈 조문호 부연구단장은 “2차원 반도체 집적회로 구현에 필수적인 도핑 과정이 빛과 물질의 광화학반응으로 간단히 이해될 수 있음을 보였다”며 “이러한 기초과학-응용기술 순환 일체형 연구는 새로운 반도체 기술의 이상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전자 소자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 IF 27.500)에 12월 15일(한국시간) 온라인 게재됐다. 1. 2차원 반도체 원자 수 개 두께로 얇은 반도체. 3차원 반도체와 전혀 다른 성질이 나타나 차세대 반도체로 연구된다. 2. 도핑 반도체에 불순물을 주입해 정공이 많은 p형 또는 전자가 많은 n형으로 변환하는 공정. 3. n형 반도체 물질에서 결합을 이루고 남은 여분 전자들이 움직이며 전하 운반자 역할을 하며 전류가 흐른다. 4. p형 반도체 공유결합 수보다 전자가 부족해, 전자의 빈 자리인 양공이 전하 운반자 역할을 한다. 5. 단일 집적 회로 단일 재료 전자소자들로 구성되는 집적회로를 말한다. 6. 투과전자현미경 빛 대신 파장이 짧은 전자를 쏜 뒤, 시료를 통과하는 전자로 이미지를 얻는 현미경. 7. 주사터널링현미경 시료에 근접시킨 탐침에서 시료로 전자가 이동하는 터널링 현상을 이용, 표면과의 거리를 읽는 현미경. 8. 인버터(inverter) 입력과 반대되는 출력을 내는 회로. 입력이 0이면 출력은 1이 된다.
화학 류순민 교수팀, 2차원 물질로 ‘2배 강한 빛’ 제어한다
[2차원 접합체에서 일어나는 2차 조화파 간섭 규명] 최초의 레이저인 루비(ruby) 레이저가 1960년에 발명된 이후로 빛을 제어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통신, 의료, GPS, 광센서, 광컴퓨터 등 다양한 산업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최근 POSTECH 연구팀이 2차원 물질로 구성된 이종접합체에서 일어나는 비선형 광학 현상을 규명함으로써 빛을 제어하려는 목표에 한발 다가섰다. 비선형 광학 현상은 물질과 빛의 상호 작용에 있어서 2배의 입력이 있을 때, 그에 따른 산출이 단순히 2배의 세기가 아니라 다른 진동수로 나타나는 일을 일컫는다. 이 현상은 전자와 핵이 스프링으로 연결된 진동자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스프링을 일정한 주기로 움직이게 되면 전자와 핵의 진동으로 빛이 생성된다. 스프링을 당기는 힘이 작은 경우, 가한 외력과 같은 진동수를 가지는 빛만이 형성되지만, 강한 힘이 주어지면 배수 진동수를 갖는 빛이 생성되기도 한다. 이때 진동수가 두 배인 빛이 생기는 것을 2차 조화파 생성(이하 SHG)*1이라고 한다. 2차 조화파 현상은 점대칭성이 없는 물질에서 일어날 수 있는데, 이황화몰리브덴(molybdenum disulfide, MoS2)이나 이황화텅스텐(tungsten disulfide, WS2)과 같은 2차원 반도체 결정에서 효율이 높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화학과 류순민 교수와 통합과정 김원택씨 연구팀은 2차원 물질로 구성된 이종접합체(MoS2/WS2)에서 생성된 2차 조화파가 기존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음을 발견하고, 다른 위상을 가진 SHG의 간섭현상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확인했다. 이종접합체의 편광분해 분광학 결과가 타원편광의 SHG 결과를 보여주어 SHG 위상차를 예상했고, 2차 조화파 간섭계**12를 통해 직접 측정한 위상차가 편광 분해 분광학에서 얻은 결과와 정량적으로 일치해 가설을 입증할 수 있었다. 또한, DFT 계산을 통해 해당 결과를 뒷받침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2차원 물질의 SHG 연구는 대부분 세기에만 국한되어 왔지만, SHG 위상을 실측하여 두 물질 사이에 SHG 위상이 차이가 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이번 연구를 토대로 SHG 위상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류순민 교수는 “기존 연구는 SHG 세기를 활용해 2차원 시료의 결정방향을 파악하고 외부 자극을 통해 SHG 세기를 조절하는데 치우쳐져 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2차원 물질의 비선형 광학 현상에 대한 이해를 폭넓게 했을 뿐만 아니라 비선형 분광학 제어 방법에도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연구성과를 활용하면 2차원 물질을 이용해 2배의 진동수를 갖고 위상이 제어된 새로운 광자를 만들 수 있어 비선형 광학 현상 제어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나노과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최신 호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와 기초연구실지원사업(2차원 반데르발스 구조체 재료화학 연구실)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2차 조화파 (Second-Harmonic Generation, SHG) 같은 에너지를 가지는 광자 2개가 물질과 상호작용하여 그 에너지의 2배에 해당하는 새로운 광자 하나를 생성하는 비선형 광학 현상 2. 2차 조화파 간섭계 시료의 2차 조화파를 외부의 2차 조화파와 간섭시켜 생성된 간섭 스펙트럼으로부터 시료에서 생성된 2차 조화파의 위상을 측정하는 분광학적 기법
물리 이현우 교수팀, 전원 꺼져도 안 지워지는 고속 메모리 가능해진다
[POSTECH-서울대 공동연구팀, 고속 메모리의 에너지 효율 문제 해결 방안 발견] 개인용 컴퓨터에 들어 있는 SRAM, DRAM은 높은 속도로 동작이 가능하지만 전원이 꺼지는 순간 모든 정보를 잃어버린다. 반면,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유지되는 정보저장 장치들은 동작 속도가 느리다. 이런 장치들 중 비교적 빨라서 각광 받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도, 핵심 소자인 Flash RAM의 동작 속도는 SRAM, DRAM보다 수십 배 이상 느리다.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는 자기(磁氣) 메모리(Magnetic RAM, MRAM)는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유지되면서도 SRAM, DRAM과 대등한 동작 속도를 낼 수 있어 많은 메모리 업체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자기 메모리에 정보 기록을 위해서는 전력이 많이 소모된다는 문제가 있어 이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자기 메모리 연구의 주요 목표이다. 국내 공동연구팀이 자기메모리의 전력 소모를 낮추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물리학과 이현우 교수와 서울대(총장 오세정) 물리천문학부 박제근 교수, 장 카이쎈 (Zhang, Kaixuan) 박사 공동연구팀은 2차원 반데르발스 물질*1인 Fe3GeTe2에 전류를 걸면 이 물질이 강자성 물질에서 연자성 물질로 바뀐다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해 자기메모리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제안했다. 연자성 물질은 자석의 N극과 S극 방향이 쉽게 뒤바뀌는 자석 물질로서, 자석의 N극과 S극이 어느 방향을 가리키는지를 이용해 정보를 저장하는 자기 메모리에 연자성 물질을 사용하면 낮은 에너지로도 N극과 S극의 방향을 쉽게 바꿀 수 있어 정보를 쉽게 쓸 수 있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진다. 그러나 연자성 물질은 자기장에 살짝만 노출되어도 N극과 S극 방향이 쉽게 바뀌기 때문에, 자기메모리를 연자성 물질로 만들 경우 정보를 안정적으로 오래 저장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기메모리에 대한 기존 연구는 모두, N극과 S극 방향이 쉽게 바뀌지 않는 강자성 물질을 사용해 이루어져 왔다. 단 이 경우 N극과 S극의 방향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강한 자극을 주어야 하고 이로 인해 에너지 효율이 낮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POSTECH-서울대 공동연구팀에 의하면, Fe3GeTe2는 강자성 물질로서 N극과 S극 정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데 새로운 정보를 쓰려고 할 때만 Fe3GeTe2를 연자성 물질로 바뀔 수 있고 이 성질을 이용하면 정보 저장의 안정성과 정보 저장의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현우 교수는 “Fe3GeTe2에 전류를 걸면 특이한 형태의 스핀-궤도 토크가 생겨나면서 Fe3GeTe2가 강자성 물질에서 연자성 물질로 바뀐다”며 “이 성질을 이용하면 정보 저장 안정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자기메모리의 에너지 효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박제근 교수는 “작은 전력으로 빠르게 자료를 처리하고,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저전력 고속 비휘발성 메모리 실현에 한발 다가섰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근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발표된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한국연구재단 리더프로그램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1. 2차원 반데르발스 물질 그래핀처럼 층 사이가 반데르발스 결합으로 불리는 약한 전기적 인력으로 묶여 있어 얇은 원자층으로 분리할 수 있는 물질로, 1차원(선)이나 3차원(입체)에서 나타나지 않는 전자 상호작용으로 독특한 물리적 특성을 갖는다.
창의IT 박성민 교수팀, 이제 고혈압 치료도 복강경 수술로!
[POSTECH-서울대병원 공동연구팀, 복강경 신장신경차단술 개발] 고혈압은 만성적으로 동맥의 혈압이 올라간 상태를 말한다. 최고혈압 140, 최저혈압 90을 넘기면 고혈압이라고 진단하는데,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린다. 더욱이 고혈압 환자 중 약 10%는 약물치료로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아 현재까지 명확한 치료 방법이 없다. 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연구팀과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기존 카테터 방식이 아닌 복강경 방식을 이용한 새로운 고혈압 치료 방법을 찾았다. 창의IT융합공학과 박성민 교수‧통합과정 백진환 연구팀이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정창욱 교수‧송원훈 교수 연구팀과 함께 저항성 고혈압 치료 방법으로 새롭게 개발한 수술기기를 이용해 신장 동맥 외벽에서 직접적으로 신경을 손상시키는 복강경 방식의 신장신경차단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성과는 미국전기전자학회(IEEE) ‘트랜잭션즈 온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Transactions on Biomedical Engineering)’에 특집기사 및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 뇌에서 신장으로 향하는 신경 신호를 차단하기 위한 신장신경차단술이 주목받고 있다. 신장신경 신호를 차단하면 비정상적으로 높은 신장의 호르몬 수치를 낮출 수 있고, 그 결과 혈압을 낮출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카테터*1를 이용한 신장신경차단술이 연구되고 있으나, 고혈 조절에서 뚜렷한 임상적 효과성을 검증하지 못했다. 카테터 방식의 신장신경차단술은 동맥 안에 얇은 관을 삽입해 신장의 신경을 손상시켜 신경 신호를 차단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신장 동맥 내부에서 고주파 에너지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동맥 외부에 분포해있는 신장 신경들을 효과적으로 손상시키기 어려웠다. 또한, 신장 신경을 손상시키기 위한 에너지가 신장 동맥을 손상시킬 위험도 있어 안전성도 불완전했다. 연구팀은 신장 동맥 외벽에서 동맥을 보호하면서 직접적으로 신장 신경만을 완전히 손상킬 수 있는 복강경 신장신경차단 시스템(LDS*2)을 제안했다. 이 시스템은 동맥 외벽을 감을 수 있는 새로운 복강경 수술기기와 전극 온도를 제어하는 고주파에너지 전달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연구팀은 체내 LDS의 실현 가능성을 인체모사 시뮬레이션과 전임상 실험으로 입증했다. LDS은 전극과 외부 동맥벽 사이의 열 분배를 국소화해 동맥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이로써 LDS를 이용한 복강경방식의 신장신경차단술은 신장 신경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손상킬 수 있었고, 나아가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확인했다. 이번에 개발된 복강경 신장신경차단시술을 이용하면 로봇을 이용한 수술에도 이용할 수 있고, 심혈관계 질환까지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민 교수는 “미래에는 평생 고혈압약을 먹지 않아도, 한 번의 시술만으로 혈압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현재 동물 실험을 통한 검증 단계에 있다. 1. 카테터(catheter) 체강(흉막강, 복막강), 관상 기관(기관, 식도, 위, 장, 방광, 요관, 혈관) 등에 삽입하는 고무나 플라스틱, 금속 재질의 기구 2. LDS(Laparoscopic Denervation System) 복강경 신장신경차단 시스템
융합생명 김경태 교수팀, 뇌 질환 치료 가능해진다!
[뇌발달 및 퇴행성 뇌질환 핵심 분자의 국소발현 조절기작 밝혀] 치매, 자폐증, 조현병과 같은 뇌 신경질환은 이제 질병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질병이 발병하는 명확한 이유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 부족한 상황이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연구팀은 이 같은 뇌 신경질환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해 뇌 질환 치료의 실마리를 풀었다. 뇌 신경질환들의 경우, 뇌 신경세포의 발달 및 분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의 신호전달과 시냅스 가소성(plasticity), 즉 어떠한 영향에 의한 변형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며 발생한다. 신경세포 간의 정보전달은 시냅스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시냅스 활성과 구조는 자극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며 조절된다. 이때 BDNF가 신경세포의 생존과 시냅스 가소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BDNF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면, 뇌세포 간 원활한 정보교환을 방해할 뿐 아니라 뇌 신경세포를 사멸시켜 학습과 기억능력의 장애로 이어진다. 융합생명공학부 김경태 교수와 정영섭 박사는 신경세포의 시냅스 기능에 중요한 암파(AMPA) 수용체의 국소적 발현이 BDNF에 의해 조절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11월호에 게재됐다. 암파 수용체는 글루탐산이 작용하는 이온통로 수용체로서 흥분성 신경신호를 담당하고 있다. 이 수용체는 신경세포의 수상돌기 가시구조에 위치하여 시냅스에서 분비되는 글루탐산을 인식하여 신호를 전달한다. 시냅스 가소성을 위해 암파 수용체의 합성은 신경자극의 강도와 기간, 빈도에 따라 효율적이며 신속하게 국소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정상이다. 이 암파수용체 mRNA의 역할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지금까지 이 mRNA가 어떻게 수용체 단백질로 합성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암파 수용체 mRNA의 앞부분에 IRES(Internal Ribosome Entry Site) 활성이 있는 부위가 있으며, 일반적인 방식과는 달리, 이 부위에 RNA 결합 단백질인 hnRNP A2/B1이라는 단백질이 결합하면 단백질 번역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핵에서 전사되어 만들어진 암파 수용체 mRNA는 수상돌기로 이동하여 대기하고 있다가, 신경자극이 오면 이에 반응하여 신속하게 수용체 단백질을 만드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BDNF가 신경세포를 자극하면 hnRNP A2/B1의 양이 많아져 암파 수용체 단백질의 합성을 촉진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암파 수용체 단백질은 시냅스에 포진하여 신경신호전달을 효율적으로 수행한다. 연구를 주도한 김경태 교수는 “뇌 발달장애나 뇌 신경세포의 퇴행을 막는 핵심적인 메커니즘을 밝힌 연구”로, “향후 자폐증이나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 질환의 치료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뇌과학원천기술과제,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농촌진흥청의 차세대바이오그린21과제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