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연구의 고정관념 뒤집다...Science 논문 2편 게재
- 화학과 김경환 교수, 물 연구 근본 바꾸는 가설 실험으로 입증 - 신소재공학과 정운룡 교수, 이온 전도체 활용 '인공 피부' 개발 POSTECH 연구 성과 2건이 20일(현지시각)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동시 게재됐다. 이전에 없던 연구를 개척하며 만들어낸 성과다. 특히 기초와 응용 분야에서 각각 학문적 진보를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개교 이래 최초로 사이언스지 동시게재를 이뤄낸 두 주인공은 화학과 김경환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정운룡 교수다. 김경환 교수는 물이 영하 70℃에서 두 가지 액체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물의 비밀을 풀 수 있는 가설을 실험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정운룡 교수는 사람처럼 온도와 압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인공 피부'를 개발한 성과를 발표했다. 이 역시 기존 열과 압력을 동시에 느낄 수 없던 인공피부의 한계를 극복해낸 것이다. 기존 연구의 한계를 극복함과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김경환 교수와 정운룡 교수. 이 둘을 만나 그간의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가벼운 물’과 ‘무거운 물’···영하 70℃서 발견한 물의 신비 물은 생명을 불어넣는 근원이다. 인간은 보름 넘게 음식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조건이 달린다. '단, 물은 계속 마실 때'이다. 물을 마시지 않으면 사람은 며칠도 살 수 없다. 우리 몸은 66%가 물로 이뤄져 있고 이 중 10% 이상만 잃어도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지구상에서도 마찬가지다. 겨울철 영하의 온도에서 강 표면이 얼어도 그 밑에선 물이 흘러 생태계가 유지된다. 국내외 연구진이 생명의 기원을 물에서 찾는 이유다. 물은 중요성만큼이나 성질도 독특하다. 4℃에서 가장 높은 밀도를 지니고 있으며 다른 액체와는 다른 성질들을 지녀 생명 현상에 기반이 되고 있다. 다만, 물의 특성에 대한 연구는 수십 년 동안 가설 제시와 증명이 지속됐지만, 가설을 입증할 실험 결과가 부족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경환 화학과 교수팀이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영하 70℃에서 물이 가벼운 물(LDL)과 무거운 물(HDL)로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물의 비밀을 풀어낼 실험으로 입증해 학계에 조명을 받고 있다. 김경환 교수는 앤더스 닐슨(Anders Nilsson) 스웨덴 스톡홀름대 교수와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고압 과냉각 물에서의 액체-액체 전이(LLT) 실험적 관측' 결과를 발표했다. 영하 70℃ 조건에서 얼지 않는 물을 만들어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물의 구조를 들여다본 결과, 가벼운 물(LDL)과 무거운 물(HDL)이 상전이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액체상태가 두 가지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진은 물의 변칙적인 특성을 '액체-액체 임계점'(LLCP) 가설을 통해 증명했다. 영하의 극저온 온도에선 물이 가벼운 물(LDL)과 무거운 물(HDL)로 나뉜다는 가설이다. 이를 증명하고자 연구진은 영하 70℃(205K)에서 얼지 않는 물을 만들었고, X선 레이저를 쏘아 펨토초(10-15s) 단위에서 구조를 분석했다. 2017년에는 영하 43℃ 조건에서 이를 관측해 사이언스지를 통해 발표한 바 있다. ◆ 생각의 전환, 물 연구의 근본을 바꾸다 가설을 실험적으로 입증하는 과정은 첩첩산중이었다. 나노초 단위에서 이뤄지는 측정도 난관이었지만, 영하 70℃에서 얼지 않는 물을 구현하는 어려움은 더 했다. 2017년에 영하 43℃에서 이뤄진 실험을 물을 계속해서 빠르게 냉각시키는 과정을 택했다. 그러나 극저온 온도로 낮아질수록 물을 액체 상태로 구현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기존 관점을 통째로 바꿨다. 물을 얼리는 방식이 아닌, 이미 얼려진 비정형 얼음을 순간 가열해 물을 액체로 만들어 구조를 보기로 한 것이다. 김 교수는 "비정형 얼음을 가열해 물을 들여다본 결과 두 가지 액체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나노초 시간대에서 이뤄지는 연구 과정에서 4세대 방사광가속기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연구진은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에서 극도로 짧은 펄스(100 펨토초 이하)의 X선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물이 두 가지 액체상으로 존재한다는 가설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물에 대한 근원적인 이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의미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 학문적 논쟁 넘어 비난 겪어도 '뚝심 연구' 김 교수는 "학회에서 발표하는데 누군가 '이 연구를 믿어선 안 된다'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학술적으로 심한 논쟁과 다툼 끝에 만든 결과라 더 큰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그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을 '발견의 행복'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른 이론을 믿고 계신 분들이 의구심을 품을 수도 있지만, 일단 연구 주제 자체가 재밌었다"며 "물 연구를 선도하는 분과 국제 공동 연구를 했고,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통해 새로운 실험적 결과를 증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은 생명의 근원이 될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며 "물의 특성을 기반으로 실험을 고려할 텐데, 물의 특성을 더 잘 이해한다면 이에 영향받는 시스템들에 대한 보다 정확한 연구들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는 '물 연구의 대가' 앤더스 닐슨 스톡홀름대 교수가 함께했다. 뿐만 아니라 POSTECH 화학과 학부생 2명(유선주, 정상민)도 참여했다. 사이언스 논문에 참여저자로 이름을 올린 유선주 화학과 석사생은 "과학자라는 꿈을 꾸면서 교과서에 남을 만한 자연법칙을 발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대학에 진학했다"며 "이런 의미 있는 연구에 함께할 수 있어 보람을 느꼈고 꿈에 다가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이번 연구 논문은 '고압 과냉각 물에서의 액체-액체 전이의 실험적 관측(Experimental observation of the liquid-liquid transition in bulk supercooled water under pressure)’이다. → 김경환 교수팀 연구성과 보도자료 바로가기 "앗 따가워" 열·꼬집기, 고통 느끼는 '인공 피부' 등장 사람처럼 온도와 기계적 변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인공 피부'가 개발됐다. 그동안 온도와 연신(延伸·길이를 늘임)을 동시에 감지하는 인공 피부 개발은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정운룡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유인상 박사가 '이온 전도체'라는 소재를 활용해 피부를 꼬집거나 비틀면서도 동시에 온도를 감지할 수 있는 인공 피부를 만들어냈다. 향후 웨어러블 온도 센서부터 사람의 촉각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 피부까지 폭넓은 활용이 기대된다. 정운룡 교수와 유인상 박사는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과 국제 공동 연구를 통해 온도와 연신을 동시에 감지하는 '다기능성 이온-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그동안 온도와 연신을 각각 측정하는 센서는 있었지만, 단일 센서로 구현한 인공 피부는 이번이 처음이다. 피부는 우리 몸속에서 가장 큰 감각기관으로 변형과 온도 등을 느낀다. 외부 자극이 가해지면 뇌에 신호를 보내 이를 감지한다. 사람은 뜨거운 열이나 꼬집기와 같은 압력이 가해질 때 고통을 느낀다. 사람의 감각기관은 외부 자극을 동시에 받아들여 감각을 구분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인공 피부는 사람처럼 열과 변형을 동시에 느낄 수 없었다. 사람의 촉각 수용체의 정도로 크기를 줄이는 과정에서 온도값과 연신값이 서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열이나 꼬집기와 같은 측정값을 얻으려면 전기의 저항이나 정전용량 등을 통해 신호를 얻는데, 이 과정에서 온도에 의한 변화인지, 연신에 의한 변화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인간 피부처럼 전해질을 함유한 이온 전도체 소재를 활용했다. 이온 전도체는 변형이 가해져도 파괴되지 않을 뿐 아니라 측정 주파수에 따라 측정되는 전기적 성질이 달라진다. 이런 성질을 활용해 온도와 연신을 구분하는 하나의 단일 센서를 만들어 인공 피부를 구현할 수 있었다. 이를 활용하면 사람 피부처럼 온도 자극과 기계적 자극을 독립적으로 감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인상 박사는 "기존 연신성 온도 센서의 가장 큰 문제는 기계적 자극과 온도 자극에 의한 전기적 신호 변화를 구분하기 어려운 점에 있었다"며 "이온 전도체를 이용해 단일 물질에서 두 가지 변수로써 정전 용량과 저항을 함께 측정하여 두 가지 미지수인 온도와 기계적 변형을 구분해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 신문 트렌드 읽는 과학자 연구팀은 궁극적으로 사람의 촉각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 피부 개발을 목표하고 있다. 이전에 없던 연구를 개척하는 만큼 연구진이 자율적으로 아이디어를 개진할 수 있는 연구 문화를 지향한다. 특히 정 교수는 연구가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도록 논문뿐만 아니라 매일 신문과 저널을 보며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정 교수는 "연구자로서 그리고 지도교수로서 현재의 연구가 어느 시기에 실제 활용될 수 있는지 예측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며 "논문뿐만 아니라 신문을 통해 트렌드를 파악해야 경쟁하는 기술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연구를 하다 보면 자기 연구 분야가 가장 소중하고 가치 있게 느껴지지만, 경쟁하는 기술들과 비교했을 때 뒤떨어진다면 냉정하게 연구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시기가 온다"고도 했다. 정 교수는 기초 연구와 응용 연구를 구분하기 위해 연구소기업을 창업하기도 했다. 정 교수 연구팀은 수시로 연구 방향성을 논의한다. 연구원이 총 21명이 소속돼 있고, 연구원들은 각자 연구 스케줄을 정하고 정 교수와 소통한다. 트렌드와 방향성을 잃지 않기 위해 연구 계획을 한 달가량 먼저 세우고 연구를 진행하는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 시간이 걸려도 연구 방향성 집중 정 교수는 "연구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며 "자신이 하고 있는 연구가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라고 주문한다"고 했다. 논문 작성에도 방향성이 중시된다. 정 교수와 연구원들은 연구 첫 페이지에 들어가는 인트로에 가장 공을 들인다. 연구에 대한 소개가 분명해야 연구 방향성을 지속할 수 있다는 목적에서다. 인트로에 대한 수십 번의 조정이 끝나야 비로소 한 편의 논문 작성이 시작되는 것이다. 정 교수 연구팀은 사이언스를 포함해 네이처 머티리얼스 등에도 굵직한 연구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번 연구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유인상 박사는 "사이언스에 논문이 게재됐다는 건 연구의 방향에 대해 해왔던 고민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해준 계기"라며 "다음 연구들도 자신감을 가지고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이온 전도체를 활용한 인공 피부를 개발하는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촉각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 피부를 만들어 촉각 기능을 잃은 이들에게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이번 연구 논문은 '이온 완화 동역학 기반의 인공 다기능성 수용체'(Artificial multimodal receptors based on ion relaxation dynamics)이다. → 정운룡 교수팀 연구성과 보도자료 바로가기
화학 김경환 교수팀, ‘존재한 적 없던’ -70℃의 “물” 찰나(刹那)의빛으로 보다
- POSTECH-스톡홀름대 공동연구팀, 4세대방사광가속기로 과냉각물 실험적 관측 성공 - 영하 70℃물로 ‘무거운 물’-‘가벼운 물’로 상변이 과정 관측…학부생 참여 ‘눈길’ 생명의 탄생과 유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구 생명체에게 필수적인 존재, 물은 아직도 신비에 싸인 존재다. 영하 20도에 달하는 한파 속, 강 표면은 얼어붙어도, 강물은 모두 얼지 않아 물고기도 겨울을 날 수 있는 것처럼 물은 다른 액체와 구분되는 여러 변칙적인 특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오랜 연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계에서는 물의 비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는 상태다. 이 중에서도 물이 무거운 물(HDL)과 가벼운 물(LDL)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는 ‘액체-액체 임계점(LLCP)’ 가설은 여러 물의 특성을 설명할 수 있지만, 이를 증명하는데 필요한 영하 43℃ 이하의 ‘얼지 않은’ 물을 만들어 낼 수 없어 그동안 가설에 머물러 있었다. 화학과 김경환 교수팀과 스웨덴 스톡홀름대 앤더스 닐슨 교수팀은 영하 70℃의 얼지 않은 무거운 물을 만들어, 100 펨토초 이하의 X선을 이용, 이 물이 가벼운 물로 바뀌는 과정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결과는 물이 원래 무거운 물과 가벼운 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이론의 직접적 증거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아 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사이언스(Science)’지 최신호를 통해 발표됐다. 또 이 연구에는 연구 당시 아직 학부생이었던 유선주 씨와 정상민 씨도 참여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물의 성질에 대한 다양한 가설 중, 액체-액체 임계점 가설은 극도로 냉각된 조건 아래에서는 물이 무거운 물과 가벼운 물로 나뉘어지며 두 물 사이에서 상태가 변화한다는 가설이다.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영하 43℃ 이하의 얼지 않은 물을 만들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로 오랫동안 여겨져 왔다. 3년 전 이미 영하 46℃의 얼지 않은 물을 측정한 연구결과를 같은 저널을 통해 발표한 바 있는 연구팀은 이를 더 발전시켜 영하 70℃에서도 얼지 않은 상태의 물을 만드는 실험에 도전했다. 먼저 영하 160℃의 고밀도-비정질 얼음(HDA)을 만든 연구팀은 이 얼음을 강력한 레이저로 순간적으로 가열해 영하 70℃의 무거운 물을 만들어냈다. 이 물은 찰나의 순간에만 존재하는 물로, 이 물을 관측하기 위해서는 극도로 밝으면서, 찰나보다 빠른 빛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조건을 갖추어 ‘꿈의 빛’으로 불리는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PAL-XFEL)에서 나오는 X선을 활용, 영하 70℃의 얼지 않은 물을 순간적으로 측정했다. 그리고, 이 무거운 물이 가벼운 물로 상변이를 일으키는 과정을 관측했다. 이 연구 결과는 물이 원래 무거운 물과 가벼운 물, 두 가지의 액체상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로서, 이와 관련된 물의 여러 특성들의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물이 왜 생명현상에 반드시 필요하고, 적합한 존재인가를 근원적으로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로 학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김경환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물의 비밀에 도전해온 세계 연구자들의 오랜 논쟁을 해소해 줄 중요한 연구결과이며, 물이 가진 변칙적인 특성을 이해해 물과 생명의 미스테리를 푸는 단초가 될 것”이라며 “기초 과학에서 큰 의미를 가질 이 중요한 연구 성과에서 학부생들이 상당 부분 기여한 것 역시 주목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신진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으며, 포항가속기연구소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 PAL-XFEL을 활용했다.
신소재 정운룡 교수팀, 보다 실제 피부처럼 “느낄 줄 아는” 전자피부 나왔다
- POSTECH-스탠포드 공동연구팀, 온도-기계 자극 구분하는 ‘다기능성이온-전자피부’ 개발 -다양한 움직임 측정 가능…휴머노이드 피부, 온도센서 등 다양한 분야 활용 우리에게 만약 피부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촉각도, 추위도, 통증도, 느낄 수 없어 브레이크가 없는 차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전혀 대응할 수 없게 된다. 피부는 단순히 장기를 보호하는 껍데기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자극이나 기온의 정보를 제공하는 ‘신호체계’ 혹은 날씨를 알려주는 ‘기상대’와 같은 역할을 한다. 피부 전체에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촉각 수용체*1들은 만지거나 꼬집기와 같은 기계적인 자극이나 기온을 느끼고, 전기 신호를 만들어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인공피부나 실제 인간처럼 움직이는 로봇 ‘휴머노이드’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 중인 전자 피부의 과제는 바로 온도와 다양한 움직임을 얼마나 인간의 피부처럼 느끼게 하느냐는 점이다. 지금까지 움직임이나 온도만을 각각 감지하는 전자피부는 있었지만, 인간의 피부처럼 온도와 다양한 움직임을 동시에 인지하지는 못했다. 신소재공학과 정운룡 교수‧유인상 박사, 미국 스탠포드대 제난바오(Zhenan Bao) 교수 공동연구팀은 온도와 기계적인 자극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다기능성 이온-전자피부’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사이언스(Science)지 20일자를 통해 공개된 이 연구성과는 이온 전도체가 가지는 특별한 성질을 이용해 아주 간단한 구조로 만든 것이 큰 특징이다. 인간의 피부 속에는 꼬집거나 비틀거나 미는 등의 다양한 촉각은 물론 뜨겁거나 차가운 온도를 감지할 수 있는 촉각 수용체가 있다. 이 수용체를 통해 인간은 기계적 자극과 온도 자극을 구분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발표된 전자 피부는 온도를 측정함과 동시에 피부에 기계적인 자극이 가해지면 온도에 큰 오류가 생기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인간 피부가 촉각 수용체가 전해질로 가득 차 있어 변형이 자유로우면서도 망가지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리고, 전해질을 함유한 이온 전도체 소재가 측정 주파수에 따라 측정할 수 있는 성질이 달라진다는 점을 이용해, 촉각과 온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다기능성 인공 수용체를 만들어냈다. 또, 연구팀은 이온 전도체에서 온도에만 반응하는 변수와 기계적인 자극에만 반응하는 변수를 도출, 전하 완화 시간과 정전용량*2, 2개의 측정 주파수만을 이용하도록 했다. 전하가 물체에서 빠져나가는 시간을 뜻하는 ‘전하 완화 시간’은 움직임에 반응하지 않아 온도를 측정할 수 있으며, ‘정전용량’은 온도에 반응하지 않아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다. 또 전극-전해질-전극의 간단한 구조로만 만들어져 상용화에서도 큰 이점을 가진 이 전자피부는 밀림, 꼬집기, 벌림, 비틀림 등의 여러 움직임에 대해 힘을 가한 방향이나 늘어난 정도는 물론, 힘을 가한 물체의 온도도 정확하게 측정해낸다. 자유자재로 늘리거나 변형할 수 있으면서도 온도를 감지할 수 있는 ‘다기능성 이온-전자피부’는, 웨어러블 온도센서나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와 같은 로봇 피부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1저자인 유인상 박사는 “집게손가락이 전자피부에 닿으면, 전자피부는 접촉을 온도변화로 감지하며, 이후 손가락이 피부를 밀면 접촉된 뒷부분이 늘어나 움직임으로 인지한다”며 “이 전자피부가 온도나 움직임을 감지하는 원리는 실제 인간의 피부가 다양한 촉각을 인지하는 원리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정운룡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해질을 이용한 전자피부 연구의 포문을 여는 첫 단계라 할 수 있다”며 “연구의 최종목표는 인간의 촉각 수용체와 신경 전달을 모사한 인공 전자피부를 만들어 질병이나 사고로 인해 피부나 장기의 촉각 기능을 잃은 환자들의 촉각을 복원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글로벌프론티어 사업,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핵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수용체(receptor) 각종 자극에 반응하는 감각신경 말단 2. 정전용량 전위당 충전되는 전하량
화공 김원배 교수 공동연구팀, “산소 빈자리“ 많을수록 온실가스 전환 잘 된다
[망간산화물 촉매의 CO2 전환반응 성능 향상] 세계 각국에서는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이를 부가가치가 높은 물질로 전환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POSTECH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공동연구를 통해 최근 이산화탄소를 연료나 플라스틱 등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원료물질인 일산화탄소로 바꿀 수 있는 촉매를 개발했다. 화학공학과 김원배 교수·한현수 박사과정 연구원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서민호 박사·진송 박사과정 연구원과 함께 플라즈마 처리 기법을 활용하여 금속산화물 표면에 산소 공공(空孔)*1을 형성시켜 이산화탄소 전환반응에 대한 금속산화물 촉매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이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나노에너지(Nano Energy)’에 게재됐다.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촉매의 성능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촉매에 ‘산소 공공’을 도입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기존 방법들은 합성과정에서의 불순물 발생, 긴 합성시간, 산소 공공 제어의 어려움 등의 문제점이 있었다. 산소 공공은 촉매재료의 결정 구조에서 산소원자나 이온이 빠져 비어버린 자리를 의미하는데, 두 개의 전하를 가진 산소 음이온(O2-) 하나가 사라지면, 전기적 중성을 맞추기 위해 자유전자가 생성되게 되고 연구팀은 이런 산소 공공의 수가 많아지면 금속산화물 촉매 표면에 전자가 풍부해지는 특성을 이용했다. 연구팀은 고도화된 표면처리 기술인 플라즈마*2 처리 기법을 활용하여 간단하고 빠르게 촉매성능이 향상된 망간산화물 구조체를 만들었다. 이때 망간산화물 촉매에 존재하는 산소 공공은 아르곤(Ar) 플라즈마 처리를 통해 증가하고, 산소(O2) 플라즈마 처리를 통해서는 감소한다. 연구팀은 산소 공공의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표면에 전자가 풍부하게 존재하는 촉매가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흡착하고, 전하 전달을 촉진해 일산화탄소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런 성질을 활용하면, 발전소나 제철소에서 배출하는 배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바로 처리할 수도 있다. 김원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플라즈마 처리를 통해 산소 공공의 농도가 제어된 망간산화물 촉매는 이산화탄소를 산업적 활용성이 높은 일산화탄소로 선택적이고 고효율로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산화탄소 전환용 금속산화물 전극 촉매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지원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을 통한 고로기반 CO2 저감형 Hybrid 제철기술 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1. 산소 공공(oxygen vacancy) 결정 구조에서 원자나 이온이 빠져 산소가 비어버린 자리. 산소 결함, 산소 결핍 2. 플라즈마 초고온에서 음전하를 가진 전자와 양전하를 띤 이온으로 분리된 기체 상태
화공 조길원 교수팀, ‘효율’과 ‘내구성’ 두 마리 토끼 잡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재 개발
[유기스페이서 분자설계를 통한 고성능∙고안정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구현]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저비용 공정이 가능하며 우수한 광전기적 특성을 가져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핵심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물질이 빛과 수분에 취약하여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 POSTECH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의 광전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유기스페이서 분자첨가제를 개발했다. 화학공학과 조길원 교수, 박사과정 송성원 씨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에 새로운 유기스페이서 분자첨가제를 도입함으로써 페로브스카이트 수분저항성을 높일 뿐 아니라 결정의 내부결함 농도를 획기적으로 낮추어 고성능∙고안정성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저널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의 표지논문으로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을 위해 유기스페이서 이온을 첨가함으로써 2차원 및 3차원 페로브스카이트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페로브스카이트 광활성층을 개발해냈다. 유기스페이서는 3차원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의 표면에서 2차원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만드는데, 이러한 구조는 물을 배척하는 성질이 커서 수분에 대한 저항성을 높이는 안정화층 역할을 한다. 또, 새롭게 도입한 유기스페이서는 2차원·3차원 페로브스카이트 결정계면의 기계적 응력을 최소화시켜 3차원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의 핵생성과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음을 최초로 발견했다. 이 결과, 광활성층인 3차원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의 내부결함이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태양전지는 21.3%의 효율을 달성했고, 수분 안전성을 확보해 60%의 상대습도 조건에서 500시간이 지나도 초기 효율의 80% 이상을 유지함을 확인했다. 연구를 주도한 조길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성능∙고안정성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구현을 위한 유기스페이서 분자설계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기술의 상용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나노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 연구단’ 지원으로 수행됐다.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화공 김영기 교수 공동연구팀, 손가락 터치만으로 홀로그램 바꾼다
[홀로그램용 메타물질에 전기, 온도, 터치에 반응하는 액정 결합] 손동작만으로 홀로그램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영화 ‘아이언맨’ 장면의 실현을 앞당길 기술이 소개됐다. 기계공학과 ·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팀과 화학공학과 김영기 교수팀이 꿈의 소재라는 메타물질*1에 액정기술을 접목, 외부자극에 반응하는 초소형 홀로그램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머리카락 두께의 1,000분의 1 수준의 초박막, 초경량 및 초소형 광학소자인 메타표면을 이용해 3D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 증강/ 가상/혼합현실 등 미래형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기존 메타표면을 이용한 장치는 한 번 소자를 제작하면 그 광학적 특성을 바꿀 수 없어, 처음 프로그래밍된 하나의 이미지만을 공간에 구현하는 데 그쳤다. 이에 연구팀은 외부 자극에 반응해 광학적 특성을 쉽게 바꿀 수 있는 액정(liquid crystal)을 메타물질에 접목하였다. 메타표면에 특별하게 고안된 액정 기반 광변조기(light modulator)을 결합, 액정 셀의 재료(5CB, E7 등)와 디자인(셀 두께, 액정 초기 배열 등)에 따라 손가락 터치나, 전압 또는 열과 같은 다양한 외부 자극에 반응하도록 했다. 실제 전압에 반응하도록 고안된 액정을 접목한 경우 0.8V 또는 1V에 전압을 걸어주면, 수 ms 이내(1밀리초=0.001초)로 홀로그램 이미지를 빠르게 변환할 수 있다. 온도에 반응하는 액정을 접목한 장치는 특정 온도(47°C) 이상이 되면 홀로그램 이미지가 스위칭 된다. 터치에 반응하도록 디자인으로 된 장치는 10kPa에서 0.01MPa 사이의 가벼운 손가락 터치만으로도 홀로그램 이미지를 빠르게 바꿀 수 있었다. 특히 450nm - 700nm의 파장을 갖는 가시광선 영역에서 매우 선명한 홀로그램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연구팀은 이 장치를 미생물이나 화학물질을 검출하는 센서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개발된 초소형 홀로그램 장치는 고화질 홀로그래픽 비디오 재생 광학소자, 온도감응형 홀로그램 센서, 미래형 인터랙티브/햅틱 홀로그램 기술을 앞당길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글로벌프런티어사업,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사업(RLRC), 미래소재 디스커버리사업, 기본연구지원사업 및 LG Display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 (AdvancedMaterials)’에 11월 11일 커버논문(frontispiece)으로 게재되었다. 1. 메타물질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물질로, 투명망토, 슈퍼렌즈, 음굴절 장치 등 새로운 광학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꿈의 소재로 불린다.
POSTECH 공동연구팀, AI가 새로운 고엔트로피합금 개발 앞당긴다!
[고엔트로피 합금 상 예측 위한 딥러닝 기술 개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이 필요하다. POSTECH 공동연구팀이 “합금 이상의 합금”으로 불리는 고엔트로피 합금을 개발하기 위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을 도입하며 신소재 개발에 한 발짝 다가섰다. 기계공학과 이승철 교수·통합과정 이수영씨, 기계공학과 진현규 교수·통합과정 변석영씨, 신소재공학과 김형섭 교수 공동연구팀이 AI를 활용한 고엔트로피 합금의 상 예측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머터리얼스 앤 디자인(Materials and Design)’ 최신 호에 게재됐다. 통상 금속재료는 필요한 성질에 따라 으뜸이 되는 원소에 두세 가지의 보조 원소를 섞어 합금을 만들었다. 이와 달리 고엔트로피 합금은 특별한 으뜸 원소 없이 다섯 가지 이상의 원소를, 같거나 비슷한 비율이 되도록 만든다. 이렇게 만들 수 있는 합금 종류는 이론적으로는 무한에 가깝고, 기계적‧열적‧물리적‧화학적으로 뛰어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이미 극저온이나 부식 등의 극한환경에서도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합금 등이 개발된 바 있다. 그러나 이제껏 새로운 고엔트로피 합금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설계가 진행됐다. 그렇기 때문에 신소재 개발을 위해서 과도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 따라서 해당 합금의 상은 무엇이며, 개발하려는 고엔트로피 합금의 기계적, 열적 특성은 어떤지 미리 규명하기는 더욱더 어려운 실정이었다. 공동연구팀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고성능-설명가능의 고엔트로피 합금 상 예측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주력했다. 연구팀은 모델 최적화, 데이터 생성 및 파라미터 해석의 세 가지 관점에서 딥러닝 기술들을 활용했다. 특히 조건부 적대적 생성 신경망(Conditional 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 기반의 데이터 증강 모델을 구축하는 데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AI 모델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고엔트로피 합금 샘플들을 반영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 방법과 비교해 비약적인 상 예측 정확도 향상을 달성했다. 또한, 연구팀은 설명 가능한 AI*1 기반의 고엔트로피 합금 상 예측 모델을 개발, 블랙박스인 딥러닝 모델에 해석 가능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특정 상을 갖는 고엔트로피 합금을 디자인하기 위한 중요 설계 인자에 대한 지침을 마련했다. 이승철 교수는 “이 연구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고엔트로피 합금에 AI 기술을 접목, 기존 연구의 한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결과”라며, “공동연구팀의 다학제 협업을 통해 AI 기반 신소재 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낸 데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진현규 교수는 “해당 연구의 결과는 기존 신소재 개발 프로세스를 위해 소요되었던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추후 새로운 고엔트로피 합금 및 그에 기반한 다양한 기능소재를 개발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글로벌인재양성지원사업,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메타형 실리사이드 신열전반도체 및 소자물성 측정 표준화기술 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설명 가능한 AI ‘블랙박스 모델’이라고 불리는 AI 모델의 내부적인 구현 방법을 해석, 설명하고자 하는 인공지능 기술
기계 조동우 교수팀, 염증 직접 치료하는 ‘기능성 스텐트’ 3D 프린터로 출력한다
[방사선 식도염 치료 위한 바이오잉크 탑재형 식도 스텐트 개발] 항암치료를 어렵게 하는 것은 치료 과정에서 찾아오는 합병증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방사선 식도염이 있는데,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으로 목이 아파서 침을 삼키기 어려워지다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결국 탈수증상으로 몸 상태가 나빠져 치료를 이어가기 힘들어진다. 하지만 이런 방사선 식도염을 직접적으로 치료할 방법은 아직 없다. POSTECH 연구팀은 3D 프린터를 이용해 체내에서 분해되는 식도 스텐트를 개발해 방사선 식도염 치료의 가능성을 열었다.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통합과정 채수훈씨, ㈜ 에드믹바이오 하동헌 박사 연구팀은 방사선 식도염을 직접 치료하기 위해 식도 유래 바이오잉크를 탑재한 생분해성 스텐트*1를 제작하고, 식도염 동물모델을 통해 치료 효능을 검증했다. 이 연구 결과는 생체 재료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가 있는 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스(Biomaterials)에 최근 게재됐다. 암을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지만, 방사선 치료는 여전히 외과적 수술, 항암치료와 더불어 일반적인 치료 방법의 하나다. 방사선 치료 중에 방사성 식도염이 발생하는 경우, 나타나는 증상에 따라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대증요법을 사용하거나, 부어오른 식도를 단순하게 벌려주어 마시거나 먹을 수 있게 해주는 스텐트를 삽입하는 등 치료가 제한돼 있다. 이런 방법은 손상된 조직을 직접적으로 치료하지 못한다. 연구팀은 먼저, 탈세포화 과정을 통해 식도 조직으로부터 세포성분을 제거하고, 세포외기질만을 추출한 바이오잉크를 제작했다. 3D 프린팅 시스템을 이용해 이 바이오잉크를 탑재할 수 있는 아령형 스텐트를 제작했다. 이렇게 개발된 스텐트를 염증이 유발된 동물의 식도에 삽입한 결과, 염증반응을 완화하는 동시에 조직재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주도한 조동우 교수는 “적극적인 영양을 제공해야 더 높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음에도 통증으로 인해 영양 관리가 어려워지면 그 치료 효과는 반감될 것”이라며, “이번에 개발된 식도 스텐트 삽입술이 임상에 적용된다면, 환자들에게 더욱 향상된 예후는 물론 높은 삶의 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으며, 3D 장기칩 및 의료기기를 상용화하는 ㈜에드믹바이오와 함께 공동개발했다. 1. 스텐트(stent) 뜻 좁아진 부위를 일정한 부피의 공간으로 확장하고 유지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금속 또는 폴리머로 만든 구조물
화공 박태호 교수팀, 이제는 양자점 탠덤 태양전지로! 최고 효율 달성
[POSTECH-토론토대 공동 연구팀, 양자점과 유기 고분자 접합…효율 개선] 태양전지는 햇빛이 있으면 어디에서나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어 가정용부터 산업용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우리에게 친숙한 친환경 발전방식 중 하나다. 주된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지만, 이보다 좋은 효율의 태양전지 소재를 찾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그중에서도 서로 다른 태양전지를 결합해 만드는 탠덤(tandem) 태양전지는 다른 영역의 빛을 더 많이 흡수시켜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화학공학과 박태호 교수, 박사과정 김홍일씨 연구팀은 토론토대(University of Toronto)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콜로이드 양자점(colloidal quantum dot, CQD)과 유기 분자를 결합해 모놀리식*1 통합 하이브리드 탠덤 태양전지(Monolithically integrated hybrid tandem solar cells, TSC)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양자점을 이용해 기존 탠덤 태양전지의 효율을 뛰어넘는 효율을 보인 이 성과는 재료 분야의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에 최근 게재됐다. 탠덤 태양전지는 빛을 흡수하는 파장의 영역이 다른 두 개 이상의 태양전지용 반도체를 쌓아올려 만든다. 탠덤 태양전지는 가시광선 영역에서 더 많은 빛을 흡수할 수 있는 소자지만 유기물과 접합한 기존 탠덤 태양전지는 아직 단일 태양전지의 성능에는 미치지 못하였다. 연구팀은 전지가 흡수하는 태양광 영역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양자점에 주목했다. 양자점은 반도체를 아주 작게 만든 물질로, 다른 광활성층 물질이 흡수하지 못하는 적외선 영역까지도 흡수하는 것이 장점이다. 용액공정을 통해 근적외선 영역에서 광 흡수성이 뛰어난 양자점을 여러 겹으로 쌓아 올리고, 이중 근적외선(NIR) 흡수기를 사용해 다양한 파장대를 흡수할 수 있는 전략적 광학 구조를 갖는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특히, 유기물층이 양자점 용매에 녹아 필름이 제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중 흡수층을 도입했다. 이렇게 개발된 양자점 하이브리드 탠덤 태양전지의 정합 전류는 15.2mA cm-2로 크게 향상됐다. 또 개별 단일 접합 전지보다 높은 13.7 %의 전력 변환 효율(PCE)을 보여 기존 텐덤 태양전지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뛰어넘는 높은 효율을 나타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1. 모놀리식 「일체로 되어 있는」 또는 「이음매가 없는」과 같은 의미로, IC 등 집적 회로의 반도체 기판이 한 장일 때, 이것을 모놀리식 IC(monolithic integrated circuit)라고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소자에서도 기판 하나에 다양한 소자가 집적으로 적층되었을 때를 말한다.
생명 김상욱 교수팀, 항암제 치료효과 예측하는 머신러닝 기술 개발
[환자유래 인공 미니장기의 항암제 반응성과 항암제 표적 단백질과 연관된 유전자의 전사체 정보 학습] 약물유전체학*1의 등장으로 기존에 축적된 다양한 약물반응데이터를 토대로 자체적인 알고리즘을 도출, 사람마다 다른 약물 반응성을 예측하는 머신러닝 연구가 활발하다. 사람의 생체반응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양질의 학습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이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출발점이 되는데, 기존에는 사람의 임상데이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확보가 용이한 동물모델 대상의 전임상데이터가 주로 이용되었다. 이 가운데 POSTECH 연구팀이 동물모델 대신 환자 유래 인공 미니 장기에서 얻은 데이터를 학습하는 알고리즘을 통해 항암제 반응성 예측의 정확성을 높여 주목받고 있다. 실제 사람에서의 반응에 보다 더 근접한 데이터를 학습시키겠다는 것이다. 생명과학과 김상욱 교수팀이 암환자 유래 인공 미니장기의 전사체*2 정보를 토대로 환자의 항암제 반응성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같은 암을 앓는 환자라도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에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를 선별하는 맞춤형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기존 머신러닝 예측기법은 암세포의 유전체 정보를 토대로 하고 있어 정확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불필요한 바이오마커 정보로 인해 머신러닝이 거짓 신호를 바탕으로 학습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약물의 직접적 표적이 되는 개별 단백질에 대한 전사체 정보뿐 아니라, 표적 단백질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생체 단백질 상호작용 네트워크 데이터를 이용, 예측 정확도를 높인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소개했다. 표적 단백질로부터 기능적으로 가까운 단백질의 전사체 생성량에 대해 우선 학습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머신러닝이 학습해야 했던 방대한 바이오마커 대신 선별된 바이오마커만 학습할 수 있도록 하여 정확도를 높였다. 또한 동물모델이 아닌 환자 유래 미니장기의 데이터를 이용해 실제 환자에서 반응과의 차이를 좁혔다. 실제 이 방법으로 대장암에 쓰이는 5-플루오로 우라실과 방광암에 사용되는 시스플라틴 등에 대한 환자의 약물반응을 실제 임상결과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측해냈다. 항암제에 반응할 환자를 선별하는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실현은 물론 새로운 항암제의 기전 규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사업, 중점 연구소사업 및 POSTECH 인공지능대학원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10월 30일 게재되었다. 1. 약물유전체학 개인의 유전자 차이를 기반으로 약물에 대한 반응성을 예측하는 학문 2. 전사체(transcriptome) 사람마다 유전정보를 토대로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종류는 물론 만들어지는 시기나 양도 다르며 만들어진 단백질의 활성도 다르다. 유전적 특성과 암세포의 전사체 정보를 분석하여 항암제의 치료효과를 예측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