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김동성 교수 공동연구팀, 번개에 버금가는 정전기, 배터리에 저장한다
- 접촉대전 나노발전기 에너지량 높이는 신기술 제시 - 나노임프린팅 공정-폴링공정 동시 사용해 고효율 변환회로 개발 ‘찌릿찌릿’ 겨울이면 더욱 기승을 부리는 정전기. 서로 다른 물체의 마찰로 생기는 정전기는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도 불청객일 수밖에 없다. 사실 정전기는 전류가 흐르지 않아 치명적인 피해를 주지는 않지만, 그 전압은 수만 볼트(V)에 달해 번개와 맞먹는다. 이런 정전기를 모아 사용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통합과정 유동현씨 연구팀, 전자전기공학과 심재윤 교수·통합과정 이설민씨 연구팀은 황운봉 교수 연구팀, 경희대학교 최동휘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정전기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주는 ‘접촉대전(接觸帶電) 나노발전기’의 에너지 총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제작방법을 제시하는 한편, 이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전기에너지로 만들어 주는 변환회로 개발에 성공했다. 사물의 진동이나 사람의 움직임, 빛, 열, 전자기파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했다가 사라지는 에너지를 수확해 사용가능한 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을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이라고 한다. 그중에서도 서로 다른 물질이 접촉했다가 분리될 때 발생하는 전기 에너지, 즉 정전기를 수확하는 장치를 접촉대전 나노발전기라고 한다. 지금까지 접촉대전 나노발전기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정전기를 수확해 발생시키는 에너지의 실질적인 양이 소량에 그치는 점, 마찰되는 순간에만 에너지가 발생하는 점 때문에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공동연구팀은 접촉대전 나노발전기의 에너지 총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마찰력을 집중시킬 수 있도록 나노임프린팅 공정을 사용해 수백 나노미터(㎚ = 10억분의 1m) 수준의 표면구조를 제작하는 한편, 동일한 마찰에서 정전기가 더 많이, 더 빨리 발생할 수 있도록 폴링 공정을 사용해 두 물질 간 전자 이동이 쉽게 일어나도록 했다. 나노임프린팅 공정이란 나노 금형을 고분자 필름과 함께 쌓아 올린 다음 열과 압력을 가해 나노 크기의 미세한 표면구조를 형성하는 방법이며, 폴링 공정은 높은 전압을 가해 마찰되는 물질 내부 분극의 방향을 바꿔줌으로써 분자구조를 규칙적으로 재배열하는 방법이다. 한편, 공동연구팀은 이렇게 접촉대전 나노발전기를 통해 만들어진 ‘순간적이고 불안정한’ 전기에너지를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안정된 에너지로 변환해주는 변환회로 제작에 성공했다. 이 변환회로 실험결과, 2.5 마이크로와트(μW)의 에너지가 입력됐을 때 70% 이상의 변환 효율을 기록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제작된 변환회로를 사용하면 외부 전력의 공급 없이도 1.8V의 안정적인 전압을 확보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이는 온·습도계의 센서나 계산기 등을 구동할 수 있는 정도이다. 이번 연구는 열과 압력을 가하는 나노임프린팅 공정과 전기장을 가하는 폴링 공정을 동시에 적용하여 접촉대전 나노발전기를 제작하는 첫 사례이다. 이번에 개발된 접촉대전 나노발전기 기술과 변환회로를 사용하면 정전기를 모아 생산하는 전기에너지의 양을 늘리고, 안정적인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다. 이것은 외부 전원 없이 센서를 구동 시켜야 하는 자가발전 시스템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성 교수는 “지금까지 접촉대전 나노발전기는 보조 전원을 추가로 이용하여 상용 변환회로를 구동하거나, 단독으로 구동하는 형태에 불과해 안정적인 전기에너지를 확보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로 기존 한계를 극복하고 정전기를 안정적인 에너지로 변환,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다양한 분야의 공동연구로 이뤄진 성과라 더욱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방과학연구소 핵심기술연구개발 사업,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최근 물리 화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 온라인 최신판을 통해 소개됐다.
화공 김원배 교수팀, 이산화탄소 ‘공장 굴뚝에서’ 다이어트한다
[이산화탄소 직접 처리 가능한 고체산화물 전해전지 촉매 개발]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생태계 오염과 기후변화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고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분해해 산업적 활용가치가 높은 다른 물질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계속돼왔다. 최근 POSTECH 연구팀이 발전소나 제철소 등 실제 산업현장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는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화학공학과 김원배 교수, 통합과정 박성민씨 연구팀은 황화수소가 포함된 이산화탄소에서도 효율적 환원이 가능한 고체산화물 전해전지(SOEC, Solid Oxide Electrolysis Cell)용 전극 촉매 개발에 성공했다. 이 연구는 재료분야에서 권위 있는 영국왕립화학회의 국제 학술지인 ‘재료화학A 학술지(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지금까지 이산화탄소를 분해하기 위해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의 역반응을 이용한 전해전지를 많이 사용해 왔다. 고체산화물 전해전지를 이용한 전기분해는 물과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일산화탄소로 변환할 수 있고, 추가적인 공정 없이 바로 합성가스를 만들 수 있어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발전소나 제철소 등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배출가스에 포함된 황화수소와 같은 불순물에 대한 내성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고체산화물 전해전지의 연료극으로 주로 사용된 니켈 기반의 소재는 황화수소에 매우 취약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금속 나노입자가 층상구조 페로브스카이트 소재 표면에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용출(exsolution) 현상*1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는 니켈과 같은 금속 기반 소재에 비해 성능이 낮지만 황화수소에 내성이 강하다는 특징을 이용한 것이다. 고체산화물 전해전지가 작동하면 표면에 형성된 코발트-니켈 합금 나노입자 촉매가 이산화탄소 전기분해 반응을 촉진해 페로브스카이트의 낮은 성능 문제를 극복한다. 또한 층상구조 페로브스카이트는 황화수소가 표면에 흡착 및 반응하는 것도 억제해 전극의 안정성을 높여준다. 이렇게 개발된 소재를 사용한 고체산화물 전해전지는 하루에 1㎠의 면적당 이산화탄소 약 7.1ℓ를 전기분해하여 일산화탄소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황화수소가 포함된 이산화탄소에서도 90시간 동안 탄소 침적과 열화 없이 안정된 전기분해 성능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했다. 김원배 교수는 “층상구조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에 자발적으로 형성된 코발트-니켈 합금 나노입자 촉매를 통해 기존보다 전기분해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라며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발전소나 제철소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황화수소가 포함된 배기가스 내 이산화탄소를 직접 처리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 지원사업, 과제번호:2017R1A2B2012318, 과제명:규칙적패턴 및 수직배향된 융합구조 촉매 플랫폼 제조 및 전극촉매 반응 연구),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너지기술개발사업, 과제번호:20182010106300, 과제명:고로기반 CO2 저감형 Hybrid 제철기술 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1. 용출현상 금속 혼합물 따위를 가열하면 그 성분이 분리되는 현상
기계·화공 노준석 교수팀, ‘영화가 현실로’ 양방향으로 정보 보내는 메타홀로그램
- 멀티플렉싱 가능한 메타홀로그램 광학 소자 개발 - 서로 다른 위치에, 서로 다른 정보 전달...공연용, 전시용, 차량용으로 접목 홀로그램 기술은 이미 일상 속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지폐의 위변조를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홀로그램 스티커, 자동차 앞 유리에 직접 투영돼 길을 안내하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내비게이션, 가상의 세계에서 실제와 같이 게임을 할 수 있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게임 등이다. 최근 더 얇아지고, 더 가벼우면서, 양방향으로 작동하는 메타홀로그램 소자가 개발되면서 와칸다 왕국의 신하들과 홀로그램으로 통신하는 영화 ‘블랙 팬서’처럼 현실에서도 서로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정보를 주고받는 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노준석 교수, 통합과정 김인기씨 연구팀이 단일 메타홀로그램 광학 소자에서 빛의 입사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홀로그램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다기능성 메타홀로그램 소자를 개발했다. 이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나노 분야 학술지인 나노스케일 호라이즌(Nanoscale Horizons)에 2020년 1월호 표지논문으로 소개됐다. 텔레비전이나 빔 프로젝터는 빛의 세기 정보만을 전달하는 데 그쳤다면, 홀로그램 기술은 빛의 세기와 위상정보까지 저장해 3차원 공간에서도 영상을 재생할 수 있다. 이때 메타물질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나노구조와 크기, 형태를 바꾸면서 빛의 세기와 위상을 조절할 수 있다. 픽셀 사이즈가 300~400나노미터(nm)에 불과한 메타홀로그램은 매우 높은 화질의 홀로그램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개발된 메타홀로그램 소자는 빛이 한 방향으로 입사할 때에 이미지를 형성했지만, 반대로 빛이 입사할 때는 이미지를 형성하지 못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두 종류의 메타표면*1을 사용했다. 한 종류의 메타표면에는 빛이 앞쪽에서 입사했을 때 위상정보를 갖도록 하고, 다른 종류의 메타표면은 빛이 뒤쪽에서 진행할 때 작동하도록 했다. 결과, 빛의 진행 방향에 따라 실시간으로 서로 다른 홀로그램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기존의 메타홀로그램이 갖는 저효율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실리콘 나노 기둥 안에서 발생하는 이중 자기공명 특성(dual magnetic resonances)*2과 반 강자성 공명(antiferromagnetic resonances) 현상*3을 나노 구조 디자인에 접목했다. 이렇게 제작된 메타홀로그램은 60% 이상의 높은 회절 효율을 가짐으로써 눈으로도 매우 선명한 이미지를 관찰 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개발된 메타홀로그램은 실리콘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반도체 공정을 그대로 사용해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양방향에서 작동하는 메타홀로그램은 단순한 하나의 이미지 정보를 제한된 위치에서 보여주는 것을 넘어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여러 사용자에게 동시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홀로그램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메타물질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노준석 교수는 “메타표면 기반의 초소형·초박막·초경량 광학 소자는 이제는 단순히 기존 광학 시스템에서 구현되던 기능만을 대체하는 것을 뛰어넘어, 메타표면 디자인 방법에 따라 더 많은 기능을 하나의 광학 소자로 구현할 수 있는 잠재성이 매우 큰 기술”이라며 “특히 이 연구에서 구현한 양방향에서 작동하는 메타홀로그램 광학 소자는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사용자에게 동시에 다양한 시각적 정보를 전달할 수 있어 기존의 홀로그램의 응용 분야 외에도 공연용, 엔터테인먼트용, 전시용, 차량용 홀로그램 등에 접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 지역혁신 선도연구센터(RLRC), 선도연구센터(ERC),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글로벌박사펠로우십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메타표면 메타물질은 기존에 존재하는 물질을 인위적으로 조절해 자연상에 존재하지 않는 물성을 띈 새로운 물질을 말한다. 메타표면은 메타물질의 2차원 박막을 빛의 파장보다 작은 패턴을 이용해 새롭게 만든 2차원 평면구조. 광학적 특성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2. 이중 자기공명 특성(dual magnetic resonances) 빛이 실리콘 나노 기둥과 상호작용을 일으키면서, 실리콘 나노 기둥 안에 전기장과 자기장이 유도된다. 이 실리콘 나노 구조의 크기를 적절히 조절하면 특정 파장대에서 전기장/자기장이 공명 특성을 일으키게 되는데, 특별히 자기장 공명 특성은 메타표면 홀로그램의 반사율 또는 투과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3. 반 강자성 공명(antiferromagnetic resonances) 현상 전기장/자기장 공명 특성이 일어나는 실리콘 나노 기둥 안을 더 자세히 관찰해보면, 그 안에서 국소적으로 회전하는 전기 변위 전류(electric displacement currents)가 발생하며 이는 다시 자기 쌍극자(magnetic dipoles)를 유도하게 된다. 이렇게 유도된 자기 쌍극자는 빛의 편광 방향에 따라, 즉 x, y 편광에 따라 짝수개 혹은 홀수개의 반 평행 (antiparallel) 방향으로 놓여진 형태로 구성된다. 이 현상이 높은 홀로그램 효율을 갖게 하는 근본 원인이다.
화공 차형준 교수 공동연구팀, 물 속에서 ‘스파이더맨’ 보다 강한 홍합, 그 이유는 ‘시너지’
- 표면접착단백질의 표면접착력-응집력 조절 메커니즘 제시 - 홍합 접착 분자들의 시너지 밝혀...“기존보다 강력한 수중생체접착제 나올 것” 마블에서 가장 오랫동안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캐릭터는 ‘스파이더맨’이다. 스파이더맨에게서 가장 큰 능력은 역시 끈끈한 거미줄을 발사하여 벽에 붙어 다니거나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물속에서도 이 거미줄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거미줄은 물에서는 그 기능이 분해되어 강한 접착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하지만 홍합은 어떤 환경에서도 강한 접착력을 가지고 있다. 거친 파도와 태풍에도 끄떡없다. 바위에서 홍합을 억지로 뜯으면 바위 표면이 떨어져 나올 정도다. 홍합은 ‘족사’라 불리는 질긴 섬유를 만들어 바위에 붙어 있는데, 족사를 만들 때 강력한 접착력을 가진 물질(접착단백질)이 분비된다.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팀(한정우 화학공학과 교수, 신민철 석박사통합과정 대학원생)과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낙균 박사로 이루어진 공동연구팀은 홍합이 분비하는 접착단백질들을 분석해 수중에서도 강력한 접착력을 가지는 두 분자, ‘도파(Dopa)’와 ‘라이신(lysine)’을 확인했다. 또한, 이들이 다양한 조건에서 서로 시너지를 낸다는 것을 밝혀 수중접착의 비밀을 푸는데 한발 다가섰다. 이제껏 수중접착 분야에서 관심을 받던 분자는 ‘도파’였다. 도파의 분자 모양을 모방하여 수중 접착제를 만들곤 했다. 도파를 이용한 기존의 수중접착은 접착 표면과 접착제 사이의 인력인 표면접착력과 접착제 분자들 사이의 응집력을 조절하기 어려워 실제 홍합과 비슷한 수준의 강한 수중 접착제를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도파뿐만 아니라 ‘라이신’ 분자도 수중접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홍합의 접착단백질 중 실제 접착 계면에 위치하는 표면접착단백질인 fp-3F는 수중접착을 가능하게 하는 도파와 양전하를 띄는 라이신 분자를 다량 함유하고 있다. 공동연구팀은 이들 분자의 분포를 관찰한 결과, 특정한 위치에서 이들 두 분자가 함께 붙어 있거나 떨어져 있다는 점에 흥미를 갖고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공동연구팀은 홍합의 표면접착단백질의 서열에서 착안하여 도파와 라이신의 거리가 각각 다른 단순한 펩타이드들을 합성하고 이들을 이용하여 도파와 라이신의 거리에 따라 이들의 시너지가 표면접착력과 응집력에 다르게 작용한다는 메커니즘을 밝혔다. 먼저 이들 두 분자가 함께 이웃하는 경우, 펩타이드의 수중 표면접착력이 크게 증가하고, 라이신 분자가 수중접착을 방해하는 접착 계면의 물 분자와 도파 분자 주위의 물 분자를 끌어당겨 수중 표면접착력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음으로는 도파와 라이신 분자가 붙어 있을 때의 철-매개 응집력은 앞선 표면접착력과는 반대로 감소했고, 이는 두 분자가 함께 위치하는 경우 응집력 매개체가 되는 철 이온의 도파로의 접근을 라이신 분자가 전기적·구조적으로 방해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실제 홍합의 표면접착단백질에 적용하기 위해 분자생명공학기법을 이용하여 두 가지의 인공서열 단백질을 만들어 자연서열 단백질과 비교했다. 그 결과, 인공서열 단백질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를 주도한 차형준 교수는 “수중접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도파와 라이신 두 분자의 시너지에 관한 새로운 발견으로, 기존과 다른 차원의 수중생체접착제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홍합의 접착단백질이 어떻게 설계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 추후 다른 자연의 접착단백질들에 관한 연구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계면과학의 권위지인 ‘저널 오브 콜로이드 앤드 인터페이스 사이언스(Journal of Colloid and Interface Science)’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중견)인 ‘부착성 생물의 수중 접착 기작에의 이해: 표면접착력과 응집력의 균형 조절’ 연구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화학 김기문 교수팀, 레고 블록처럼 자기조립하는 인공 미세소관 개발
[분자 간 새로운 자기조립 원리 규명] 직사각형, 정사각형 등 단순한 형태를 갖춘 레고 블록은 자동차에서부터 함선, 로켓, 거대한 성이나 놀이동산 등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종류의 창작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단순한 블록을 한 조각씩 조립해 복잡한 형태의 구조물을 만들고, 이를 모아 다시 조립한 결과다. 이처럼 여러 단계를 거쳐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조립’현상은 생명체에서도 일어나는데, 각 세포가 서로 생체 신호를 주고받으며, 특정 기능을 가진 다른 구조로 만들어지는 현상을 ‘자기조립’이라고 부른다. 화학과 김기문 교수(IBS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장) 연구팀은 호박 분자로 알려진 쿠커비투릴*1이 포함된 주인-손님 복합체가 자기조립하여 모양 상보성*2을 가지는 선형의 고분자 사슬을 형성하고, 이 사슬이 다시 자기조립하여 속이 빈 미세소관을 형성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 결과는 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안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 판에 속보로 게재됐다. 미세소관은 식물과 동물의 세포 내에 존재하며, 세포의 골격 유지, 세포의 이동, 세포 내 물질의 이동 등에 필요한 기관이다. 즉, 미세소관의 형성과 분해에 문제가 생기면 세포분열과 세포 내 수송과 같은 세포의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이 미세소관은 나노미터 크기의 원형 튜블린*3 단백질들이 선형으로 자기조립하여 프로토필라멘트*4를 이루고, 더 나아가 여러 가닥의 프로토필라멘트들이 모여 수 마이크로미터의 길이를 갖는 속이 빈 튜브 형태의 구조를 이룬다. 지금까지 미세소관의 계층적 형성 과정을 자세하게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모방 연구들이 오래전부터 활발하게 수행됐지만, 분자 수준에서의 형성 원리를 자세히 밝히지는 못했다. 미세소관을 만들기 위해 연구팀은 쿠커비투릴 분자와 양 끝에 티올기*5가 달린 분자의 복합체를 단위체로 사용했다. 이 단위체들 간에 형성되는 이황화 결합을 통해 선형의 일차원 고분자가 생성됐으며, 이어서 일차원 고분자들은 상호작용을 거쳐 미세소관과 유사한 속이 빈 튜브를 형성했다. 인공 미세소관의 형성 과정은 여러 분광 장비들로 관찰했으며 생성된 미세소관의 구조는 다양한 현미경 장비들과 포항방사광가속기 X-선 회절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 연구팀은 이 복합체가 자기조립 과정을 통해 선형의 프로토필라멘트를 형성할 때, 스스로 단단하게 굳어져 레고 블록과 같이 요철구조를 이루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특이하게도 형성된 요철구조는 튀어나온 부분이 움푹 들어간 부분과 잘 들어맞아서, 프로토필라멘트들이 옆으로 조립되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밝혀냈다. 논문의 제1저자인 황우습 박사과정 학생은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단위체에서 출발하여 미세소관의 구조를 모방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구조뿐만 아니라 미세소관이 생성되는 과정도 규명하고자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백강균 박사는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인공 미세소관을 활용해 천연 미세소관이 세포 내에서 수행하는 다양한 기능들을 모방하는 연구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번 연구로 생체 내에 존재하는 미세소관의 형성 원리를 규명하는 것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분자들이 다단계로 자기조립하는 새로운 원리를 규명해 이를 기반으로 특이한 구조나 기능을 가지는 신소재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 쿠커비투릴(Cucurbituril) 호박 모양의 고리형 화합물로 호박의 학명 ‘쿠커비타세’를 따서 이름 지어졌다. 글리콜우릴(Glycoluril) 분자가 메틸렌으로 연결돼 만들어지는 화합물로 이번 연구에서는 7개의 글리콜우릴이 연결된 쿠커비투릴[7]이 사용됐다 2. 모양 상보성 한 물체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이 다른 물체의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과 서로 일치해서 조립될 수 있는 관계에 있는 성질 3. 튜불린(tubulin) 세포 내의 미세소관을 구성하는 단백질 4. 프로토필라멘트(protofilament) 세포의 움직임과 형상을 결정하며, 직경이 매우 작고 속이 비어 있는 관을 이루는 단백질 섬유 5. 티올기 Sulfhydryl기(-SH). 2개의 티올기가 산화되어 이황화결합(S-S결합)을 이룰 수 있음. 특히, 단백질 중의 시스테인 잔기 말단에 위치하며 이황화결합 형성을 통해 단백질의 제2차, 제3차 구조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함
신소재 한세광 교수팀, 피 뽑지 말아요! 빛을 이용한 당뇨 진단 및 망막증 치료
- 스마트 LED 콘택트렌즈 개발 - ㈜화이바이오메드, 美 스탠포드 대학과 웨어러블 의료기기 사업화 추진 당뇨 환자들은 식사 전후에 채혈을 통해 혈당을 측정해야 하고, 당뇨로 인해 여러 가지 합병증에 걸리기 쉽다. 최근 POSTECH 연구팀이 콘택트렌즈를 착용하는 것만으로 당뇨 진단이 가능하고, 당뇨성 망막질환이 치료되는 '스마트 발광다이오드(LED) 콘택트렌즈'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당뇨 진단 및 치료용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 통합과정 이건희씨 연구팀은 미국 스탠포드 대학 제난 바오 (Zhenan Bao) 교수 연구그룹, 스탠포드 의과대학과 공동으로 당뇨 진단 및 당뇨성 망막질환 치료가 가능한 스마트 포토닉 콘택트렌즈와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개발했다. 신개념 당뇨 광 진단 및 광 치료 기술을 제안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저널인 네이처 리뷰 머터리얼즈 (Nature Reviews Materials, IF=74.5)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각막과 눈꺼풀 안쪽에 있는 혈관의 당 농도를 근적외선 빛으로 실시간 분석할 수 있는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ight emitting diode, LED)와 광검출기(photodetector)가 장착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 당뇨 진단에 성공했다. 또한, 초소형 발광다이오드가 장착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당뇨성 망막질환이 있는 동물모델에 착용시키고 한 달 동안 규칙적으로 빛을 조사한 결과, 망막 신생혈관 생성이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스마트 LED 콘택트렌즈가 당뇨성 망막증 치료에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검증했다. 이와 같은 스마트 LED 콘택트렌즈를 당뇨 환자들이 착용하면 혈당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될 뿐만 아니라 당뇨 합병증에 의한 망막증 치료도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한세광 교수 연구팀은 눈물 속에 있는 당 농도를 분석하여 당뇨를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학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으며, 올 해 상반기에 연구자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피부에 있는 땀의 당 농도를 고민감도로 분석할 수 있는 스마트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개발, 당뇨 진단에 적용할 수 있음을 검증했다. 또한 바이오 진단 및 치료 시스템 개발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화이바이오메드와 함께 당뇨 진단결과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블루투스 데이터 전송시스템도 개발했다. 연구를 주도한 한세광 교수는 “빛으로 당뇨를 진단하고 당뇨 망막증을 치료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며 “스탠포드 의과대학과 글로벌 공동연구를 통해 스마트 콘택트렌즈, 스마트 웨어러블 의료기기 사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환경 국종성 교수팀, 지구온난화가 대형 산불의 ‘불쏘시개’
-POSTECH 국종성연구팀, 북극진동에 의한 시베리아 산불 원인 규명 -봄철 산불 활동 예측 가능...탄소 방출·지구 온난화 방지에 도움 지난 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은 2주 동안 서울 면적에 버금가는 산림을 태웠고, 건물 500채 이상을 파괴했다. 2018년 발생한 캘리포니아 남부 6곳에서 동시다발로 발화한 산불은 사방으로 퍼지면서 3일 동안 약 405㎢를 태웠고, 86명의 사망자와 2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한편 러시아의 북부 내륙지방에도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한다. 2018년 7월 일어난 산불은 서울 면적의 5.3배에 달하는 약 3,211㎢를 불태웠고, 2019년에는 5월부터 산불이 번져 더 큰 규모의 땅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그간 이러한 대형 산불은 극도로 건조한 바람을 주된 원인으로 생각했지만, 지구온난화가 대형 산불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환경공학부 국종성 교수·김진수 박사(현 영국 에딘버러 박사후연구원) 팀은 서울대 정수종 교수, 일본 해양과학기술기구(JAMSTEC) 박호택 박사, 스위스 취리히 대학 가브리엘라 셰만-스트로브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북극진동*1과 관련된 남동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의 산불 발생 원리를 규명,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 지 8일자를 통해 발표했다. 시베리아·알래스카·북유럽 등지에는 땅 속이 2년 내내 얼어있는 영구동토층이 널리 분포해있다. 이는 북반구 육지면적의 24%에 해당한다. 1만1000년 전 마지막 빙하시대의 끝 무렵 생겨난 영구동토층에는 고대 동물 뼈나 식물 뿌리 등 5000억톤의 탄소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 이 지역의 탄소배출은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에 의한 탄소배출만큼 기후변화 예측에 중요한 지역이다. 연구팀은 남동 시베리아 지역의 영구동토층에서 일어난 산불을 통해 산불과 기후상태 변화의 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북극 주변을 에워싼 대기의 장벽이 깨짐과 동시에 시베리아지역 고기압이 비정상적으로 겨울의 온도를 높여 눈을 평소보다 빨리 녹여 지면이 건조해지면서 산불을 더욱 확산시키게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극 지역 중에서 산불이 가장 빈번한 남동 시베리아의 경우, 대규모 대기 조건을 분석하자 일 년 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봄철(4~5월)보다 1~2개월 전 북극진동이 일어날 때 산불로 인한 연소 면적이 더 넓다는 결과를 얻었다. 더욱 큰 문제는 영구동토층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더 많은 탄소를 방출시키고, 대기 중 탄소량이 갑자기 늘어나면 북극 온난화를 가속시킨다는 사실이다.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온도가 상승하면 앞선 결과처럼 지면이 건조해져 산불이 또 다시 확산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또한, 이 지역의 산불은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 중 에어로졸의 중요한 배출 요소 중 하나이다. 이 지역에 대형 산불이 발생한 후에 급격히 증가한 에어로졸이 편서풍을 타고 캐나다 대기질(air quality)까지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간 북극진동이 시베리아 산불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는 있었지만, 정확한 원리를 제시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 연구는 겨울철 북극진동의 활동성 여부로 봄철 산불 확산 여부를 예측할 수 있어 산불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종성 교수는 “시베리아의 동토 지역은 기후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이 지역의 산불이 임의로 발생하기보다는 기후요소에 의해서 조절되고, 이를 통해 산불을 예측할 수 있다”며 “최근 남동 시베리아지역은 온난화로 인하여 눈이 더 빠르게 녹고 있어 대규모 탄소 방출 및 지구온난화를 가속화를 막기 위해 적절한 산불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김진수 박사가 POSTECH 박사과정 재학 당시 수행한 한국연구재단의 ‘한-스위스 박사과정생 연수사업’을 통해 스위스 취리히 대학과의 공동 연구로 시작됐다. 1. 북극진동(arctic oscillation)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극소용돌이가 수십 일 또는 수 년을 주기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
화학 박수진 교수팀, 전기차 더 빨리 충전하고 더 오래 달리게 할 ‘바인더’ 나왔다
[POSTECH-UNIST 공동 연구팀, 고용량·고속충전 배터리용 ‘천연 고분자 바인더’ 개발] ‘친환경 자동차’로 꼽히는 전기차가 아직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은, 배터리의 용량이 아직 장거리를 달리기엔 부족하고, 충전속도가 늦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소재 중 하나로 ‘실리콘’이 꼽힌다. 기존 음극 소재인 흑연보다 10배 이상 용량이 크지만, 반면 전기전도도가 낮고 충전과 방전이 일어날 때 물질과 물질의 연결이 깨지기 쉽다는 단점 때문에 아직까지 실용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바로, ‘바인더’다. 음극 소재를 용매에 분산시키고, 극판에 접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화학과 박수진 교수팀과 UNIST(울산과기원, 총장 이용훈) 유자형 교수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상온에서 가교*1가 가능한 천연 고분자 바인더’를 개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서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실리콘은 배터리의 용량과 충전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기 전도도가 낮고, 충·방전 시 부피가 3배 이상 팽창해 물질 간 연결이 잘 깨진다는 문제가 있었다. 또 가교를 위해서는 100℃ 이상 고온의 열처리가 필요했다. 공동연구팀은 실리콘 전극의 구조적 안정성을 높이고 동시에 이온 전도도 향상을 위해 천연 고분자와 결합가능한 붕산(boronic acid)과 폴리에틸렌옥사이드(polyethyleneoxide)기반의 다기능성 가교제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가교제는 전체 전극의 1% 중량만으로 천연 고분자와의 가교를 통해 실리콘 전극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수명을 4배 이상 늘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상온에서 가교할 수 있어 고온 열처리를 필요로 하는 제조공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또 이 물질은 추가로 가교 촉매제를 넣어주지 않아도 충·방전 시 팽창으로 인해 끊어진 연결을 다시 이어주는 자가 치유기능이 있어 강한 접착력을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논문 1저자인 POSTECH 류재건 박사는 ”새롭게 개발된 다기능성 가교제를 활용하면 전체 전극의 약 1% 첨가만으로, 실리콘 전극의 전기화학적 특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고, 기존의 고성능 고분자 바인더에서 쓰이는 복잡한 공정을 간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수진 교수는 “가교제와 결합된 천연 고분자 바인더는 자가 치유능력, 강한 결합력, 빠른 리튬 이온 전달 특성이 있어 두꺼운 실리콘 전극 제조에도 안정적으로 적용이 됐다”며 “고속충전이 가능한 고용량 이차전지를 필요로 하는 전기 자동차 산업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됐다. 1. 가교 분자와 분자 간에 공유 결합이나 이온 결합처럼 완전한 화학 결합이 형성된 것
환경 민승기 교수팀, 점차 길어지는 한반도 폭염…지구온난화가 “원인”
[인간 활동이 긴 폭염에 미치는 영향 밝혀] 2018년은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가장 극심한 폭염이 기승을 부린 한 해였다. 서울의 최고 기온은 39.5℃, 평균 폭염일수 31.5일, 열대야일수 17.7일, 온열질환자수 4526명, 사망자수 48명이라는 무서운 기록과 가축 908만 마리, 어류 709만 마리 폐사 등 800억원대의 경제손실을 남겼다. 쬘 폭(暴), 불꽃 염(炎). 단어의 뜻 그대로 불꽃처럼 햇볕이 내려 쪼이는 살인적인 더위를 말하는데, 그 지속기간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팀은 최근 폭염이 점차 길어지는 원인이 ‘인간’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환경공학부 민승기 교수, 김연희 연구교수, 박사과정 이상민씨 팀은 옥스퍼드대학과 영국기상청과의 공동연구를 통하여 인간 활동이 한반도 폭염의 지속기간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으로 밝혔다. ‘미국기상학회보(Bulletin of the American Meteorological Society)’ 특별호에 소개된 이 연구는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2018년과 같은 강하고 장기간 지속되는 폭염의 발생가능성이 4배 이상 높아졌다는 것을 확인했다.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폭염이 강해지고 더 빈번해지고 있다는 것은 많이 보고되었지만, 폭염의 지속기간과 지구온난화의 연결고리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번 연구에서는 인간 활동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늘어날수록 장기간 지속되는 폭염이 증가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지구온난화가 한반도 폭염 지속시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고해상도 기후모델 실험을 수행했다.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인간 활동을 포함한 모델실험과 인간 활동이 배제된 모델실험을 각각 수천 번 반복하여 비교한 결과, 2018년 여름과 같은 장기지속 폭염은 인위적인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그 발생확률이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승기 교수는 “고해상도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비교 분석하여 온실가스 증가로 인해 우리나라에 폭염이 더 오랜 기간 계속될 수 있음을 정량적으로 확인했다”며 “앞으로 지구온난화가 지속되면 장기지속 폭염이 더욱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기상청 기상See-At기술개발, 국립기상과학원 기상업무지원기술개발,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 ‘비가역 기후변화 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창의IT 김철홍 교수팀, ‘500배 빨라진’ 초고해상도 광음향 현미경으로 ‘막힌 혈관’ 찾는다
[적혈구 이용한 초고해상도 국지화 광음향 현미경 제시] 200년 전 프랑스의 의사가 청진기를 사용하면서부터 인간의 생체를 관찰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다. 그 이후 지금까지 동물과 인간의 생체 내부의 해부학적, 기능적, 분자적 정보를 들여다볼 수 있는 최고의 현미경은 광음향 현미경으로 손꼽힌다. 이보다 무려 500배나 빠른 초고해상도 국지화 광음향 현미경(Super-resolution localization photoacoustic microscopy)이 POSTECH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창의IT융합공학과 김철홍 교수, 연구교수 김진영씨, 박사과정 김종범씨 연구팀은 자체 제작한 맞춤형 스캐닝 미러를 장착하는 고속 광음향 현미경 시스템을 최근 네이처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빛 : 과학과 응용(Light Science & Applications, IF: 14)'을 통해 제안했다. 이 현미경은 갈바노미터 스캐너를 사용하는 기존의 광음향 현미경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 체내 적혈구의 흐름만으로 혈관이 막히거나 터진 부위를 찾아낼 수 있다. 광음향 현미경은 레이저를 쏘아 물질이 빛을 흡수하면 광에너지가 열로 변하는데 이때 진동을 유도해 세포나 혈관, 조직을 이미징하는 원리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광음향 현미경은 특정 영역대의 광파장만을 스캔하기 때문에 좁은 부위만을 관찰할 수 있고, 영상 이미지를 만드는데 시간적인 한계도 있었다. 연구팀이 새롭게 개발한 광음향 현미경 시스템은 맞춤형 스캐닝 미러를 기존 현미경에 적용함으로써 광음향 초음파까지 스캔할 수 있다. 또한 영상을 얻기 위해 혈관을 잘 보이게 하는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체내의 적혈구를 이용하여 미세혈관을 볼 수 있다. 기존 광음향 현미경과 비교하여 속도가 500배 빨라졌으며, 이를 기반으로 국지화(localization) 영상처리기법을 적용함으로써 초고해상도 영상에 성공하였고, 이로 인해 공간해상도는 2.5배 향상되었다. 특히 이 시스템은 뇌졸중이나 심혈관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이 광음향 현미경 시스템은 혈액이 흐르는 혈관을 실시간으로 이미지할 수 있기 때문에 긴급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혈관 질환에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미세혈관 내의 혈류역학을 직접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혈역학적 반응, 혈관 내 조영제 역학, 미세순환기 이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철홍 교수는 “이번 광음향 현미경 시스템으로 살아 있는 쥐의 귀, 눈, 뇌의 미세혈관 및 사람 표피영상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며 “기존의 뇌 영상 시스템에 대한 보완 도구로서 전임상과 임상단계 연구로도 확대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명품인재양성사업, 한국연구재단 파이오니어사업, 기초과학연구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