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밀 바이오이미징 길 여는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 제작법 발표]
국내 연구팀이 ‘빛’과 ‘소리(초음파)’를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통과시키는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 표준 제작 프로토콜을 제시했다. 피부에 기기 하나만 올려도 몸속을 들여다보는 SF 영화 속 장면이 현실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는 평가다.
POSTECH 전자전기공학과·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융합대학원 김철홍 교수,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김동규·하민규 씨, 경북대학교 의생명융합공학과· 첨단바이오융합학과·바이오융합연구원 박정우 교수 연구팀이 빛과 소리를 하나의 경로로 정밀하게 통합하는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transparent ultrasound transducer, TUT)’ 개발 기술을 체계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는 현지 기준 지난 8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프로토콜스(Nature Protocols)’에 게재됐다.
‘트랜스듀서(transducer)’는 에너지를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바꿔주는 장치를 말한다. 병원에서 피부에 젤을 바르고 탐촉자를 갖다 대 몸속을 확인하는 초음파 기기, 그 핵심 부품이 바로 트랜스듀서다. 전기 신호를 우리 귀에 들리지 않는 고주파 음파로 바꿔 몸속에 쏜 뒤, 돌아오는 신호를 다시 영상으로 만들어 낸다.
최근 바이오메디컬 분야에서는 이 초음파 기술에 광학 기술을 더하려는 시도가 활발하다. 초음파가 몸속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는 데 강하다면, 빛을 이용한 광학 영상은 세포나 혈관처럼 작고 섬세한 구조를 선명하게 포착하는 데 장점이 있다. 두 기술을 합치면 더 정확한 진단, 더 정밀한 치료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기존 초음파 트랜스듀서는 불투명한 재료로 만들어져 있어 빛을 그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 카메라와 초음파 센서를 따로따로 비스듬히 배치할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 보니 장비는 커지고 두 신호를 맞추기도 어려워 영상 품질도 떨어졌다. 손가락 굵기의 내시경이나 피부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처럼 작은 공간에 여러 기능을 넣어야 하는 의료기기 개발에는 특히 큰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이 제시한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는 말 그대로 빛이 통과할 수 있는 초음파 장치로 광학 장치와 초음파 장치를 하나의 축 위에 나란히 놓을 수 있다. 기존에는 카메라와 초음파 센서가 옆으로 비켜 서 있었다면, 이제 하나의 '투명 창문'을 통해 두 신호가 동시에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나아가 이 기기를 처음 만드는 연구자도 따라 할 수 있는 '표준 제작 설명서'도 함께 내놨다. 재료 선택부터 설계 최적화, 전극 제작, 최종 성능 검증까지 전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했으며, 관련 경험이 있는 연구자라면 약 3주 안에 직접 만들고 검증까지 마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술 자체뿐 아니라 '문턱을 낮췄다'라는 데 있다.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초소형 내시경, 실시간 영상 유도 치료 시스템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어 암 진단과 치료, 혈관 모니터링, 생체신호 분석처럼 빛과 초음파를 동시에 활용해야 하는 정밀 의료 발전에 기여할 전망이다.
POSTECH 김철홍 교수는 “광학과 초음파를 하나의 축으로 정렬해 활용하는 다중 모드 바이오메디컬 시스템 개발의 진입장벽을 낮췄다”라며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또한, 경북대 박정우 교수는 ”연구자들이 응용 목적에 맞는 투명 초음파 트랜스듀서를 체계적으로 설계·제작하고 성능까지 검증할 수 있어, 향후 다양한 바이오 이미징 및 치료 융합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교육부 대학중점연구소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 세종과학펠로우십, 집단연구지원사업, 딥사이언스 창업 활성화 지원사업, 연구개발특구육성사업, 보건복지부의 글로벌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BK21,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철홍 교수
전자전기공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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