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ADMISSION
ACADEMICS
RESEARCH
STUDENT LIFE
NEWS CENTER
ABOUT
OUR DIFFERENCE

검색으로 간편하게 원하는 포스텍의 정보를 찾아보세요.

Research

연구성과

신소재 오승수 교수 연구팀, 주사 대신 바르는 약? ‘지방산 모양’에서 답 찾았다

  • 신소재공학
  • 등록일2026.09.15
  • 조회수37

[지방산 ‘분자 모양’이 약물 피부 투과도 결정하는 핵심 원리 규명]


POSTECH 신소재공학과 오승수 교수팀이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최시영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주사 대신 약을 피부에 바르는 방식으로 몸속에 약물을 전달할 길을 열었다. 피부를 이루는 지방산의 ‘분자 모양’이 약물 전달 효율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임을 밝히고, 이를 바탕으로 피부 투과도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분자 설계 원리를 제시한 이번 연구는 화학 공학·재료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Chemical Engineering Journal'에 실렸다.


 누구나 주삿바늘 없이 약을 투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한 번쯤 생각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약물을 피부에 바르는 것만으로 몸속까지 전달하기는 쉽지 않다. 피부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이 외부의 침입을 막는 든든한 방어막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슐린이나 펩타이드처럼 물에 잘 녹는 약물은 지방 성분이 촘촘하게 자리 잡은 피부 장벽을 통과하기 어려워 주사로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약물이 피부를 통과할 수 있게 장벽을 일시적으로 느슨하게 만드는 ‘투과 촉진제’가 연구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자유 지방산’은 피부를 구성하는 물질로, 생체적합성과 안정성이 우수하고 지질층 사이에서 약물이 지나가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이 지방산이 피부 지질의 촘촘한 배열인 ‘라멜라 구조1)를 많이 흐트러뜨릴수록 약물이 더 잘 통과한다고 여겨지고 있지만 같은 정도로 지질 구조를 흐트러뜨려도 지방산의 종류에 따라 약물 투과도는 크게 달랐다.


 연구팀은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탄소 사슬의 길이, 이중결합의 개수와 위치, 말단 작용기 등이 서로 다른 지방산 24종을 비교했다. 인공 피부 모델과 3차원 바이오프린팅 피부, 돼지 피부 조직에서 지방산에 따른 약물 투과도를 비교하고, 분자동역학 시뮬레이션2)으로 지방산이 피부 지질층 안에서 어떻게 배열되는지도 분석했다. 그 결과, 피부 지질 배열이 많이 무너진다고 해서 약물이 반드시 더 잘 통과하는 것은 아니며, 약물 투과도를 좌우하는 것은 바로 ’지방산 모양’이었다.



 특히, 특정 구조를 가진 지방산이 물에 잘 녹는 약물의 피부 투과를 효과적으로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탄소 사슬이 18개인 지방산 가운데 사슬 중간에 분자 구조를 꺾어 놓는 ‘시스(cis) 형태의 이중결합’이 있고, 물과 친한 성질을 가진 머리 부분인 카르복실기3)가 피부 지질층 표면에 자리 잡는 구조가 물에 잘 녹는 약물의 피부 투과를 높이는 데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구조가 약물이 피부를 통과할 때 넘어야 하는 에너지 장벽을 낮추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나아가 빛에 따라 분자 모양이 바뀌는 ‘광 스위칭 지방산’도 개발했다. 빛을 비추면 지방산 구조가 달라지고, 약물이 피부를 통과하는 정도가 달라졌다. 이 현상은 인공 피부와 돼지 피부에서 모두 확인됐다. 약물이 피부를 통과하는 문을 필요할 때 열고 닫듯 조절할 가능성을 확인한 셈이다.


 이번 연구는 피부 장벽을 무작정 흐트러뜨리는 것보다 지방산의 분자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이 약물 전달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를 이끈 오승수 교수는 "연구를 통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차세대 약물 전달 기술 기반을 마련할 원리를 제시했다“라며, “향후 세포막이나 리포좀 같은 생체막에도 적용하고, 다양한 자극에 반응하는 스마트 약물 전달 플랫폼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보건복지부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의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의 STEAM 연구사업(과학난제도전융합연구개발, 미래개척융합과학기술개발) 및  기초연구실지원사업(개척형), 경상북도·포항시 합성생물학 육성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016/j.cej.2026.179663


1) 라멜라(Lamellar) 구조: 물과 친한 부분과 기름과 친한 부분이 시루떡처럼 얇은 층을 이루어 겹겹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구조다. 피부의 지질층은 지질 이중막(lipid bilayer)이 친수성 머리 부분, 친유성 꼬리 부분이 자발적으로 배향해 규칙적인 주기성을 갖는 판상 형태를 이루는 결정성 라멜라 구조를 형성하여 단단한 장벽을 유지한다.

2) 분자동역학(Molecular Dynamics, MD) 시뮬레이션: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분자·원자들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움직이고 반응하는지 가상공간에서 초미세 단위로 관찰·예측하는 기법이다.

3) 카르복실기(carboxyl group): 지방산 분자의 한쪽 끝에 위치하는 작용기(-COOH)로, 극성을 띠어 물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참여 연구자

상단으로 이동